소설리스트

여자로 변해서 챔스까지!-60화 (60/124)

〈 60화 〉 60화. FA컵 결승전(4)

* * *

"제리 맥과이어..."

헤리 그레이가 조금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제리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듣도보도 못한 선수지만 축구판이란 매번 새로운 선수가 튀어나오는 환경. 신기하지는 않다.

자꾸만 앞으로 드리블 치려는 움직임을 보이다 다시 공을 윙백에게 돌리며 라인을 내리는 제리 맥과이어.

이는 리버풀 수비진들의 심기를 자꾸만 거슬리게 만든다. 제리는 아직 리버풀 수비진을 뚫어낼만한 드리블 스킬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이는 리버풀 수비진들이 잘알고 있는 사실이고, 그가 올라오려고 할때마다 대인 마크의 혼동이 발생하고 있었다.

지난 웰링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모니터링하면서 제리와 이지혜가 스위치가 가능하다는건 이미 알고 있다. 이를 대비해 수비진들도 어느때다 스위치가 가능하도록 전술 훈련도 이미 마친 상황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거지?'

제리가 순간적으로 치고 나온다고 한들 리버풀 수비진들에게는 그다지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

재빠르게 눈알을 굴리며 필드의 상황을 확인해 보지만 격한 모습을 보이는 양측의 움직임 때문에 예측하기는 어렵다.

"크윽!"

폴 조지가 드리블을 시도하는 아이삭을 몸으로 저지하며 끊어낸다.

와아아아!!

처음으로 드리블 돌파에 실패한 아이삭. 분명히 드리블이 읽힌 탓도 있겠지만, 지난 수 일간 이지혜의 드리블 돌파를 막는 연습에 집중하며 수비력이 올라간 점도 있을 것이다.

"..."

당황한 아이삭. 물론 몇명의 수비가 쌓이기 시작한다면 누구든 드리블 돌파는 어려운게 사실이지만 수비 단 한명과의 일대일 상황에서 이렇게 무기력하게 막힌건 꽤나 충격적일테다. 그것도 3부리그 선수에게.

"그 정도로는 우리 루키보다 못하다고!!"

드디어 수비에 성공한 폴 조지가 격한 감정을 감추지 못한채 소리를 질렀다.

"...칫"

폴 조지를 째려보던 아이삭이 발걸음을 돌려 다시 리버풀의 진형으로 복귀하기 시작했다.

"집중해! 경기 흐름을 가져와야 해!"

헤리 그레이가 이상한 기운이 흐르기 시작한 웰링 유나이티드를 견제하기 위해 크게 소리쳤다.

공을 돌리기 시작하는 웰링 유나이티드.

라인을 다시 끌러올리기는 부담이 생겨버린 리버풀 FC.

슬그머니 라인을 끌어올리며 중원에서 짧을 패스를 주고 받다가 이지혜가 순간적인 속도를 끌어올리며 중앙을 가르지르는 듯한 모션을 취했다.

"...!"

"붙어!"

빠르게 눈치를 채고 붙기 시작하는 리버풀의 센터백들

웰링 유나이티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을 가로지르는 듯한 스루패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그다지 정확하지않고 부족한 킥력때문에 공이 딱 이지혜에게 도달 할만큼만 전진 할 수 있었다.

"앞에서 막아! 백업!"

이지혜의 앞을 막으며 긴장감을 끌어올리기 시작한 헤리 그레이.

'내가 돌파당하더라도 백업이 붙을거야! 너 혼자서는 힘들거다 애송이!'

빠르게 이지혜의 다리의 움직임을 파악하며 공이 이지혜에게 도달하기를 기다렸다. 무작정 달려들면 제쳐진다. 거리가 멀어지더라도 치고 달리며 제쳐질테다.

주륵

식은땀이 헤리 그레이의 볼을 타고 흐른다.

이지혜가 뒤에서 굴러오는 공을 확인하고 몸을 앞으로 조금씩 돌리며 자세를 갖춘다.

드디어 공이 이지혜의 발 밑에 도달하고 헤리 그레이는 자세를 낮추며 그간 봐온 이지혜의 드리블 스킬을 머릿속에 재생하며 머리를 굴렸다.

그러나

"..?!"

"씨발!"

힐 킥으로 헤리 그레이와 백업을 온 윙백의 사이를 가로지르는 공

"안돼애애!!!"

헤리 그레이가 괴성을 지르며 이지혜를 막아서며 진로를 방해해 보지만 공을 이미 이지혜 발을 떠나 페널티 박스 안으로 굴러가고 있었다.

타다다닥!

그 순간 단 한번도 라인을 끌어 올리지 않았던 제리 맥과이어의 모습이 그들의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간 라인을 올리지 않아 대인 마크를 하지 않았던 마크 문제가 터져버린 것이다.

'다이렉트 스루패스라니?!'

데이터에 전혀 존재 하지 않았던 패스가 눈앞에서 일어나자 리버풀 수비진들의 뇌가 정지해버렸다.

단 몇초간 머뭇거린 리버풀은 치명적인 실수로 이어져 버린다.

공이 빠지는걸 보고 윙백이 제리 맥과이어에게 달려가 버린다.

"안돼!!!"

헤리 그레이가 불길함을 느끼며 달려가는 윙백을 향해 소리를 쳐보지만 이미 막아야한다는 급박감에 움직여 버린 윙백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미 제리 맥과이어의 위치는 키퍼에 의해 슈팅 각도가 전혀 나오지 않는 상황. 단지 공이 다시 이지혜에게 리턴되는 걸 막아야 했다.

"!!"

순간 헤리 그레이는 이지혜의 존재를 잠시 잊었다가 다시 눈치채고 마크를 확인하러 움직였지만 이미 이지혜는 자리에 없었고 제리 맥과이어의 발에서도 공은 이미 사라져 있었다.

터엉!!!

낮게 떠서 키퍼 앞을 스쳐 지나가는 공을 이지혜가 다이빙을 하며 헤더로 골을 넣은 것이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쿵쿵쿵쿵

[들어갑니다! 완벽한 스루패스를 선보인 이쥐해! 리버풀은 확실하게 이쥐해를 마크하지 못했습니다! 자리를 지켰어야 해요!]

[이건 소통의 문제였던것일까요? 윙백이 제리 맥과이어가 올라오는걸 반드시 알고 있어야만 했고, 팀동료들에게 말을 했어야만 했습니다.]

[패스의 퀄리티로 봐서는 작전되어있는 상황 같군요! 이쥐해가 자신의 서포터즈 앞에서 환호를 합니다!]

[알렉스 감독도 경기장에 뛰어나와 배로 슬라이딩을 하는 군요! 꽤 날렵한데요?]

[정확하고 완벽한 헤더였습니다. 이 선수가 발만 잘쓰는줄 알았는데요. 몸자체가 인간병기인듯하군요.]

[3대0의 절망스런 상황에서 극적인 동점상황으로 돌려버립니다 이쥐해! 헤트트릭! 이 선수는 골 넣는게 밥먹는 것 보다 쉬워보이는 군요!]

[만약 제리 맥과이어가 욕심으로 슈팅을 때렸다면 동점을 만들지 못했을 겁니다. 침착함을 잘 유지하는 선수군요. 이 선수도 데뷔한지 얼마 안돼는 선수거든요?]

[웰링 유나이티드의 루키 듀오가 일을 내고 맙니다! 웰링 유나이티드 서포터즈들이 너무나 행복해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전광판에 서로 껴안으며 소리를 질러대는 마붕이들의 모습이 비춰진다. 몇몇은 태극기를 휘두르며 국뽕을 충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으아아아악!!!!"

"젠장! 시발! 개좆같은!"

"마크! 마크를 하라고! 저 녀석을 막아야한다고!"

상황을 다시 원점으로 돌린 웰링 유나이티드. 경기는 아무도 모르게 변해버렸다.

3­0까지 몰아붙혔건만, 도대체 무슨 약을 했길래 저리도 포기하지 않고 더 강해지는 모습이 보이는 건가.

[이쥐해 선수의 모습이 전반 초반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그렇네요. 스피드나 힘 스탯이 조금 더 오른 느낌입니다. 과연 어린 선수라 그런가요? 경기도중에 발전하는 모습을 보게 되다니요!]

경기가 다시 시작되었지만 리버풀을 조금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고있고 웰링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일말의 승리의 가능성을 느꼈는지 혼신의 힘을 불사지르며 몸을 날리는 모습이 보였다.

[누노 레오. 성급하게 슈팅을 때려보지만 폴 조지가 몸을 날려 막아냅니다! 주장으로서 헌신하는 모습이 보기 좋군요!]

"크윽..."

"캡틴 괜찮아?"

"이 정돈 아무것도 아니야! 저 자식 잘 마크 해! 슈팅을 때리는 것만해도 엄청 위협적이라고!"

압도적인 점유율을 선보이며 경기를 장악했던 리버풀이 압도적으로 밀려오는 패기에 밀려 경기의 양상은 반반으로 흘러갔다.

콰앙!!!

자꾸만 패스를 허용시키며 공간을 내주는 리버풀 수비진들 덕에 이지혜가 강슛을 때리기 시작했다.

"큽!!"

다행이도 키퍼 정면으로 날라오는 공을 리버풀 키퍼가 몸으로 받아냈지만 어마어마한 공의 힘 때문에 공을 받고서 아픈 표정을 지었다.

"무슨 씨발 쇠공이 날라오는 것 같네.. 마크 똑바로 해! 정신 차려! 아직 경기 안끝났어!"

자꾸 위협적인 슈팅이 날라오기 시작하자 불길함을 느낀 리버풀 키퍼가 수비진들을 질책하기 시작했다.

헤리 그레이가 손을 쭉펴서 흔드는게 보였다. 선수들은 인저리 타임을 보여주는 부심을 확인하니 5분의 시간이 주어져있었다.

"5분만 버텨. 후반에 다시시작하면 돼."

"녀석의 페이스가 상당히 높아. 후반 초중반쯤 지나면 많이 지쳐있을거야."

"그래 씨발 저 괴물녀석도 사람이야. 후반 정도면 지쳐 떨어져 나가겠지."

가슴에서 불타오르는 불꽃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소중하게 보다듬으며 다리가 멈추지 않도록 필드를 뛰어다니는 이지혜 때문에 리버풀 선수들은 죽을 맛이였다.

다른 선수들은 기량이 그다지 뛰어나지 못해 압박감을 느끼는 정도지만 저 괴물 녀석에게 서는 위협이 느껴졌다.

괴물이 또 다시 공을 몰고 드리블 하기 시작한다.

"백업! 백업! 집중!"

엄청난 속도로 리버풀 수비진들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이지혜.

쿠우우웅

꿀꺽

자신을 쳐다 보며 일직선으로 달리는 이지혜를 보는 헤리 그레이는 왠지 그녀의 뒤에서 아우라가 조금 느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흡!"

순식간에 자신을 제쳐버린 이지혜에게 기어코 따라 붙어 어깨로 밀어보지만 꿈쩍도 안한다.

'안돼!! 이런 미친 탱크같은 년!'

콰앙!!

자신이 밀든 말든 신경도 안쓰며 백업이 오기전에 반박자 빠른 슈팅을 때려버린다.

태애애앵!!

운이 좋았는지 공이 살짝 떠 리버풀의 골포스트를 강하게 때리고 하를로 치솟으며 밖으로 나간다.

우웅우웅

얼마나 강한 슈팅이였는지 아직도 골포스트가 진동을하며 울려대는 소리가난다.

"..."

리버풀의 키퍼가 예상 못한 빠른 슈팅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나간 공을 쳐다보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삐익 삐익 삐이이익!!

"...흐읍! 휴우..."

"허억 허억 허억"

그제서야 키퍼는 숨을 쉴 수 있었고 단 몇 분동안 돌파해내기 위해 달려드는 이지혜 때문에 지친 헤리 그레이가 격한 숨을 내쉬었다.

투둑 투둑

"...?!"

그때 마침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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