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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변해서 챔스까지!-66화 (66/124)

〈 66화 〉 66화. 공주님은 아무도 못말려!(2)

* * *

"음...?"

언제나와 똑같은 일상과도 같은 팀 전술 훈련.

하지만 오늘은 뭔가 크게 다르다.

팀 분위기가 평소와는 다르다고 해야할까 분위기가 한층 업되어있는 듯한 기분이다.

"..."

"..."

톰과 제리 녀석이 한 곳을 바라보며 멍하니 서있었다.

"야! 정신 안차려?!"

전술 훈련 코치님이 저 멍청한 듀오 녀석들에게 화를 내기 시작하셨다. 하긴 잠깐 저러는 것도 아니고 하루 종일 저러고 있으니 화나실만 하시지.

"...코치님 이 병신들만 그러는건 아닌 것 같은데요?"

내가 다가가며 말을 걸자 코치님이 한숨을 쉬시며 머리를 부여 잡으셨다.

"안그래도 머리 아파죽겠는데 다들 집중 안하고 그러니 원... 기분을 잘 알겠다만은..."

그래도 혈기왕성한 남성들이 모여있는 동네가 아닌가?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을 수도 있겠지.

"야! 폴! 애들 좀 집중시켜 봐!"

"예? 아 예 예...예? 뭐라구요?"

"이런 씨발..."

"아하하하!!!"

다들 왜 이리 훈련에 집중하지 못하고 한눈을 파는 것일까. 그런 이유라고는 하나 밖에 없지 않은가.

저어기 어디서 저런걸 가져왔는지 휘황찬란한 색의 버티컬이 달린 네모난 천막같은 텐트를 좌우앞을 열어 놓고 왕이 앉을 만한 의자에 앉아 우리를 구경하고 있었다.

"야 야 키티. 저분이 그... 새로오신 구단주님이셔?"

"음.. 구단을 인수하긴 했는데 구단주라는 명칭을 쓰지는 않는데.."

"...? 그게 무슨 소리야?"

"자기는 돈만 주고 일은 하기 싫은가 보지..."

"...? 이해 할 수가 없네.. 돈이 남아도나?"

"집안이 워낙 대단하신 분들이신가 봐.. 인수한지 일주일도 안됬는데 구장의 많은게 변하고 있잖아?"

"어... 맞아. 개인 지급 물건도 새로 싹다 사주셨어..."

톰은 꽤 가난한 집안의 장남이라고 한다. 자신의 밑으로 세명의 동생들이 있는데, 다들 아직 어려 돈을 벌만한 나이가 아니라 자신이 버는 주급으로 가족의 생활비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어렵다고 한다. 듣고 보니 꽤나 효자녀석인 것 같은데 그래서 이리 긍정적인 마인드의 남자가 된건가? 나는 잘 모르겠다.

"어이 톰. 우리가 이번에 지급 받은 유니폼들... 너무 좋지 않냐?"

제리가 자신의 유니폼을 들고 쭉쭉 늘리며 놀라고 있었다.

단 일주일만에 지급 받은 실험용 유니폼. 이것도 완성된 제품이 아니라고 하는데 착용감이 상당히 뛰어나다.

작은 부분에서 부터 선수들을 위해 돈을 펑펑 쓰고 있으니 선수들 사이에서 저 위대하신 공주님의 평가가 나쁠리가 없지 않은가, 게다가 어마어마하게 아름다우시기까지 하다.

하지만 워낙 높은 절벽의 꽃이라 그럴까. 혈기왕성한 스포츠맨들이라 할지라도 그녀에게 추파를 던지는 몰상식한 놈은 없었다. 아마 있었다고 해도 내가 반으로 접어버리지 않았을까? 왜냐고? 미녀는 지켜줘야 하는거 아니야?

나는 저 멋진 의자에 앉아 꽤나 요염하게 다리를 꼬고 뭔지 모를 서류들을 보고 있는 그녀를 보니 참으로 희한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왠지 아무 걱정도 없다는 듯이 쿨한 모습으로 훈련하는 우리를 구경하며 일을 처리하는 그녀를 보니 왠지 대단해 보이기도 하다. 듣기로는 축구쪽으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하던데..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 정도로 내게서 뭔가를 느낀듯한 공주님이다.

저 공주님은 오로지 나 때문에 이 영국까지 온 듯 했지만, 온 정성을 다해 클럽을 보살피는 듯해 보였다. 지금으로서는 말이지.

그녀는 운영진들에게 요청을 받고 돈을 지급해주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클럽 구석 구석을 자신의 발로 돌아다니며 눈으로 확인을 한 것을 보니 성격도 꽤나 꼼꼼 한 것 같다. 게다가 일도 확실하게 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녀의 주위에는 몇명의 보디가드들이 있었고, 비서도 한명 같이 있는 듯 했다. 움직이는 개인 기업의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디자이너라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 그런지 새로 후원 해주는 유니폼도 꽤나 깔쌈한 느낌인 것 같다.

나는 외모는 상당히 뛰어난 여성이지만, 속은 아재라 패션 센스는 지옥과도 같은데 내 눈에도 멋진 느낌이다. 흐음... 옷에 관해 좀 배울 수 있을까? 괜히 이 좋은 몸을 거지 같은 아재 감성으로 더럽히는건 아깝잖아?

"이제 곧 리그도 끝이야. 아직 확정 된건 아니지만 승격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고, 좋은 거부에게 구단이 인수되기도 하고, 너무 좋은 일만 생기는거 아냐?"

제리가 평소 답지않은 밝은 얼굴로 행복해 하고 있었다.

그를 처음 만난지 벌써 몇 개월이 지났나. 그는 슬럼프에 심하게 빠져 자기 비탄적인 성향이 강했는데.. 점점 팀이 성공을 해나아가니 그에게도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나 보다. 삐쩍 말랐던 몸에 살도 좀 붙은 것 같기도 하고.

"미친 미키녀석이 다음 시즌에는 1군 스쿼드로 올라온다는데? 더 시끄러워 지겠군."

"아 씨발 이적할까"

"오 그런말 제발 하지마."

"키티. 농담은 가려서 좀 해. 넌 입이 너무 거칠어."

내가 농담삼아 이야기를 하니 놈들이 정색을 한다.

"야야 농담이야. 그 놈이 좀 짜증나는건 사실이지만."

미키는 혈통에 이탈리안이라도 섞였는지 여자를 향해 느끼한 말을 하는데 거부감을 못 느끼는 듯 하다. 만약 당신이 남자라면 생각해 봐라. 어떤 느끼한 남자놈이 당신을 마주칠때마다 아름답고 사랑스럽다고 키스하고 싶다고 하면 어떨지...

물론 이는 놈도 농담으로 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좀 소름돋아 하지말라 정색했더니 왠지 놈은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하아... 그래도 괜찮은 녀석이잖아?"

"그렇긴 하지 훈련도 제일 열심히 하거든.."

톰이 같이 훈련을 했던 동료를 떠올리듯 하늘을 쳐다보며 말했다.

"음....?"

왠지 펜스 쪽에서 소란스러운 느낌이 들어 우리는 그쪽으로 향해 시선을 돌렸다.

훈련시설은 펜스와 벽. 이렇게 이중으로 막혀있는데 우리 서포터즈들은 벽을 넘어 펜스까지는 구경을 올 수 있도록 입장시키고 있었다. 물론 치밀한 검사를 통과해야 할테지만.

"!@#$!@$!$@!#!!"

"뭐지?"

"뭐야?"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의문을 표했다.

"어?!"

조금 지켜보니 왠 거대한 플랜카드가 보이기 시작했고, 그 플랜카드에는 [웰링 유나이티드를 매각하려는 마크 구단주은 죽을 각오해라!! 우리 웰링 유나이티드는 돈 놀이하는 클럽이 아니다!!]

"..."

"...하하"

"아무래도 우리 서포터즈님들이 오해가 좀 있으신가본데?"

"그렇겠지... 사정을 정확히 알기는 힘들테니까..."

"크... 그래도 우리 클럽을 얼마나 걱정하고 사랑한다는 거냐?"

"하하하! 저기봐 알렉스 감독님이랑 수석코치님이 달려가시네!"

***

몇일 전 케리의 펍.

"크으!! FA컵 결승전은 졌지만 너무 행복하구만!"

"그렇지.. 리그 경기도 계속 해서 연승중이니..."

"우리 여왕님이 없어도 잘 해내고 있구만! 조금 아슬아슬하긴 하지만... 확실히 전보다 잘 해 지긴 했어!"

"맞아. 팀에 활력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야! 전엔 이를 악물고 뛴 느낌이라면 이젠 좀 축구다운 축구를 하는 듯한 기분이야."

딸랑~

"오오 우리 사랑하는 동지들 다 모였는가?"

"대머리 오셨는가!"

"오늘도 반짝이는 걸? 멋진 남자일세"

"시발 새끼들 사랑한다."

"아하하하!!! 뭐야 벌써 취한거야?"

잭이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케리의 펍으로 들어오는데 벌써 얼굴이 시뻘게져 있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던걸까?

"오 케리. 오늘도 손님이 많은 걸? 바빠?"

"흐음... 똑같지 뭐... 오늘 무슨 좋은 일이 있었어?"

"좋은 일? 요새 매일이 좋은 일 뿐이지! 특별하게도 오늘 더 좋은 일이 있었지만!"

"오 무슨일인데?"

"야! 씨발 좋은일이면 맥주 한잔씩 돌려야 아다리가 맞는거 아니냐?! 남자 새끼가 배알이 없어?!"

"하하하하!!!"

"알았어! 케리. 일단 모두에게 맥주 한잔씩 돌려줘! 이야기는 그 다음에 풀어 젖히도록 하지!"

"오오오오!!!!!"

"웰링의 최고의 남자! 그~ 이름은~ 줴에에엑!!!"

"아하하하!!!"

펍에 남자밖에 없어서 남정네들이 더욱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몇명 여자가 있었는데 왠일로 오늘은 남자뿐일까. 오히려 이 미친 남정네들은 그 사실이 더 기쁠 것이다. 자고로 축덕들은 미쳐 날뛸때 행복하니까.

"자자 쭉 들이키라고!"

"그래 이제 좀 입 좀 털어봐! 무슨 일인데 그래?"

"잘 들어봐 친구들... 내 친구놈이 두바이에서 술 장사로 출장을 자주 다니거든? 그런데 그쪽 고위 인사쪽에서 좀 재미있는 썰을 듣고 왔나 봐!"

"재미있는 썰? 그게 좋은 일이야?"

"아직 일어난 건 아니지만! 이 축구판이 썰로 먹고 사는 동네 잖아?"

"그렇긴 하지. 썰이 없으면 재미없어 죽는다고. 그래서 그게 뭔데?"

"그게.. 두바이 왕족이 우리 웰링 클럽 인수에 관심이 있나 봐"

"...?"

"뭐 씨발?!"

"뭐!!!"

콰앙!

흥분한 대머리들이 마시던 맥주잔을 테이블에 쾅쾅 내려 찍기 시작했고 케리는 그걸 바라보며 얼굴이 썪기 시작했다.

"넌 그게 좋은 일이냐?"

"진정들 해봐. 사람의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지. 그 분이 상당히 축덕이라는데 운영에는 별 관심이 없나 봐. 거의 팬심이라고 하던데?"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인데?"

"그거 저기 맨체스터에 있는 하늘색 병신들 이야기 아니냐?"

"아하하하!!!"

"허어.. 그게 말처럼 그럴까?"

"근데 진짜 그런 돈 많은 병신 같은 놈들이 있긴 하잖아?"

"...만약 인수해서 돈에 미쳐 날뛰면?"

"어... 내 친구는 절대 안그럴거 같다고는 했는데..."

"하아.. 그걸 어떻게 믿냐 병신아..."

"우리 웰링 유나이티드는 역사도 깊은 클럽이야! 물론 높게 올라간적은 없지만... 아무튼 돈 놀이로 이용 된다면 절대 안돼!"

"흐음. 정말 돈 놀이로 생각할까"

웅성 웅성

수십명이 모여있는 펍이다 보니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사람이 많아 시끄러워진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많은 클럽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좋은 길로 걸어간 클럽도 있지만 최악의 상황에 빠지는 나쁜 길로 향하는 클럽도 존재할 만큼 인수 이슈는 서포터즈들에게 커다란 떡밥이다. 물론 한 사람의 썰이긴 하지만 자고로 남자들이란 이런 썰로 쓸데없이 진지하게 토론하는 점이 있지 않은가?

사실 사람의 말이란건 뒤집기가 너무 쉽다. 그게 자본이 껴있다면 더욱 자주 뒤바뀌는게 사람의 말이다 보니 그들은 약간의 걱정이 가슴속에 생긴 듯 하다. 잭은 머리가 그렇게 좋은 놈이 아니라 주변 사람의 말을 쉽게 믿는 경향이 있어 자신의 친구가 소문을 흘렸을때 그렇구나 하고 좋게 믿어 버리고 만 것이다.

"일단... 기다려봐 사실은 아니잖아? 아직 확정된건 아무 것도 없다고..."

대머리 친구 한놈이 차분하게 말을 하지만 다른 대머리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높게 들고 소리를 쳤다.

"씨바아아아알!!! 혁명이다아아아!!! 쳐들어가즈아아아!!!!!!!"

머리에 핏줄이 솓아날 정도로 흥분해서 크게 외치는 녀석.

녀석이 든 스마트폰의 화면에는 한 기사가 켜져 있었다.

[웰링 유나이티드. 아랍 에미리트 왕족의 소유 기금 중 의류 사업체인 언밸런스에서 인수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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