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화 〉 69화. 최고의 선수에겐 최고의 에이전트!(2)
* * *
"흐음..."
굉장한 협상테이블이 성사되었다.
가우스 그룹의 황대표와 그 법무팀들. 그리고 반대편에는 레베카가 운영하는 마스터 우먼 스포츠 에이전시 회사의 운영진들.
"저희는 이지혜 선수를 전적으로 밀어주는 에이전트를 할 계획입니다. 그 계획서를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는 일정 수준의 수수료 이상을 절대로 받지 않을 것이며, 선수가 원하지 않는 이적 및 계약을 절대로 시도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죠."
"누구나 말은 그렇게 다 합니다만.. 흐음.. 레베카씨의 에이전시는 꽤 유명한 에이전시죠. 요새 문제가 조금 꼬여있다고 듣기는 했습니다만 그건 전반적으로 회사의 문제가 아니니 여기서 그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기로 하죠. 그리고 레베카씨 당신도 꽤나 유명하죠? 선수관리에는 조금 의심이 들기는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보자면 뛰어나고 인간적인 에이전트라고 평가할 만하죠. 그리고 직원들 하나하나 인격교육도 실시한다고 들었습니다."
황대표가 테이블에 팔꿈치를 대고 턱을 괴며 레베카를 향해 말을 이어나갔다.
"저희가 이지혜 선수의 뒤를 봐주는 걸 어떻게 아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유도 말씀드릴 생각도 없지만 이거 하나만 확실하게 말씀드리죠."
살짝 미소지은 채로 대화를 하던 황대표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레베카를 압박해가기 시작했다.
"...!"
과연 한 국가의 대기업 대표라는 건가. 위대한 업적을 세운 사람들에게 서는 특별한 아우라가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게 스포츠이건 아니건 상관없다.
"그 누가 되었건간에 그녀를 가지고 장난질을 친다면 차라리 지옥으로 가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레베카는 얼굴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조금 느끼며 당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차분히 말을 꺼냈다.
"후우... 이 먼 한국까지 찾아와서 저희가 당신들을 속일만한 이유가 없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거의 반한 상태이고 그녀에게서 커다란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그녀의 클럽도 꽤나 미래를 보고 있는 듯 하구요."
"흐음.. 클럽에 관한 문제도 살짝 골치가 아프긴 합니다. 그 유명한 공주님은 우리가 컨트롤이 가능한 분이 아니시거든요."
"아 마야 공주님 말씀이신가 보군요... 설마... 그녀가 끼어들지 않았었다면 웰링 구단주인 마크 주니어를 컨트롤 하실 생각이셨습니까?"
"저는 그런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만?"
황대표가 허허 하고 웃지만 레베카는 웃을 수가 없었다.
거대한 자본. 이는 스포츠 판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현재 웰링은 가우스 그룹의 거대한 후원과 광고 수입을 얻고 있으니 가우스 그룹의 입안에 들어가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사이에 마야 공주님이 끼어버려 가우스 그룹이 웰링 유나이티드를 향해 무언가를 시도할 방법이 사라진 것이다.
거대한 자본과 거대한 자본. 이는 힘 겨루기가 성사되지않는다. 왜냐하면 자본이라는 것은 조금만 더 크다면 순식간에 상대를 집어 삼켜버릴 수도 있는 법이니까.
"저희는 이미 레베카씨의 에이전시에 대해 조사를 끝낸 상황입니다. 연락을 받자마자 발에 불이나도록 뛰어다녔으니까요. 사실 저희도 이지혜 선수가 에이전트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는걸 인지한 상태라 에이전시를 수배하려고 하던 참이라 조금 다행이기도 합니다."
"그렇군요."
"단지 하나만 약속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만..."
"..."
꿀꺽
지금 말하려고 하는 약속 하나가 이 자리에 수십명이 모인 본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지혜 선수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책임감을 가져주십시오. 그녀가 무엇을 원하건 전부 들어줄 필요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잘못 된 길을 걸어가려고 한다면 따끔히 질책도 하시고.. 이번엔 선수 관리 미흡이라는 딱지가 붙지 않도록 노력하셔야지 않겠습니까?"
"...혹시 그녀가 당신의 숨겨진 딸이라도 되나요?"
"아하하하하!!!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어찌되었든 이 두 기업간의 만남은 꽤 괜찮게 마무리 된 듯 하다. 가우스 그룹에서 언론 플레이는 직접 도와주겠다고 말까지 해주니 에이전시 입장으로써는 이보다 더 좋은 조력자는 없을 거라고 판단했다.
***
"그래서 당신이 저랑 계약하실 에이전트분이라는 말인가요?"
나는 갑자기 찾아온 한 중년여성을 눈 앞에서 맞이 했다. 말이 중년여성이지 전형적인 서양미인이라고 해야하나 확실히 젊은 느낌은 아니지만 오히려 육감적인 서양미녀가 커리어우먼처럼 꾸미고 나오니 오히려 눈을 어따둬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네 에이전시를 찾고 계시다는 소식이 이미 이쪽 세계에 퍼지고 있더군요. 부끄럽게도 저희 에이전시는 그 사실을 몰랐더군요. 늦게나마 이렇게 찾아온겁니다."
"아... 네..."
이상한게 뭐냐면 나에게 관심있다는 에이전트들은 저번에 감독님을 통해 알게 되긴 했는데 실제로 나를 찾아온 적은 없다는 점이다.
"흐음.. 모르고 계셨군요?"
"네?"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튼 저희는 최대한 이지혜 선수님에게 배려를 해드릴 생각이고 앞으로의 계획도 도와드릴겁니다."
"네. 그럼 잘 부탁드릴게요."
계약에 대한 세세한 사항은 황대표님이 보내주신 법무사 한분이 오셔서 도와주셨다. 나야 이런 계약과 법에 관한건 잘 모르니 한번 꼼꼼히 읽으며 이상한 점이 없나 살펴 보는 정도 밖에 할게 없었다.
똑 똑
"응? 지금 중요한 거 처리하고 있다고 구단에 말해놨을 텐데..."
레베카라고 자신을 소개한 에이전트 눈나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이봐요"
문 앞에는 눈을 부라리며 서있는 갈색 눈나가 있었다.
"네? 저기.. 혹시 마야 공주님?"
"나 본적 있지 않아요?"
"네.. 기억나네요.. 그게 언제적이였죠? 꽤나 오래전 일인 것 같은데요?"
"아무튼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에이전트 계약? 이지혜랑? 그럼 저한테 먼저 말을 해줬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게 공주님이랑 무슨 상관이죠? 이건 선수와의 에이전트 계약일 뿐이에요."
"혹시나 그쪽이 이지혜 선수에게 몹쓸짓을 할지 어떻게 알아요?"
"...지금 저를 모욕하시는 건가요 공주님? 이건 저도 조금 참을 수 없는데요?"
두 눈나가 서로를 노려보며 으르렁 대고 있었다.
"저기.. 도대체 왜 싸우시는 건가요.."
내가 그 둘에게 다가가며 조금 소심하게 말을 걸었다. 아직도 나는 이쁜 눈나들에게 면역력이 별로 생기지 않은 듯 하다.
"앗..."
갈색 눈나가 나를 보며 당황하기 시작하며 자신의 옷매무새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거 참 꼴 불견스러운 모습을 보였군요. 저는 단지 저희 클럽의 중요선수인 이지혜 선수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을까...하고 걱정 했을 뿐이랍니다? 아. 나쁜 의도는 없답니다? 현재 그쪽 에이전시에 문제가 조금 있다는 것 빼구요."
"하아.. 공주님 알겠습니다. 졌어요. 그 이야기를 꺼내시다니.. 조금 잔인하시네요. 그만큼 이지혜 선수에게 진심이라는 뜻 같군요. 저도 마찬가집니다. 저는 미국의 회사를 철수하고 영국으로 이전했습니다. 이 일에 목숨을 건 상황이라구요."
"오... 정말요? 그럼 우린 동지인가요?"
"..."
레베카씨가 마야 공주님을 조금 질렸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아무튼 사이 좋게 지내세요..."
내가 또다시 소심하게 이야기하자 마야 공주님이 활짝 웃는다.
"물론이죠. 당신이 그러라고 하면 그래야죠."
"?"
***
[오 님들 이번 풋볼 온라인 업데이트 확인함?]
이번 업뎃 개좋은듯 ㅋㅋㅋㅋ 맨날 없뎃하다가 왠일이래? 영국 FA컵 특집팩 출시라니!! 무려 이지혜도 포함되어있다구!! 바이 바이 내 예쁜 월급아...
ㄹㅇ 이지혜 능력치 실화냐? 초기 스탯이 95인데? 이미 월클 선수 스탯이랑 동급이야 ㅋㅋㅋㅋㅋㅋ
이번에 웰링 유나이티드도 업뎃 됬는데 이지혜도 포함되어있음. 스탯은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80인데?
왜 이리 차이가 나는거지? 돈에 미친건가?
ㅋㅋㅋㅋㅋㅋ어차피 금새 올릴 수 밖에 없을걸?
그렇긴 하지
[시발 이 새끼들 미쳤나? 외모 너프 실화냐?]
이지혜가 이렇게 못생겼다고? 이 미친놈들 우리 눈나를 이따구로 만들어 놔?
(대충 이지혜의 모델링을 크게 확대한 사진)
내가 시발 월급 다 꼴아박아서 겨우 뽑았는데 시발 이게 현실이냐?
와... 이게 뭐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이지혜 아닌데?
오늘 자꾸 이지혜글 올라오는데 유명한 사람임?
? 이지혜를 몰라? 너 시발 간첩이지?
미친놈이네
[출시 하루만에 사과 공지 올라옴 ㅋㅋㅋㅋㅋㅋㅋ]
(이지혜 선수에 관한 외모 이슈에 관해 사과 공지를 올립니다. 이후 대충 외모 수정을 하겠다는 공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놈들 할거면 제대로 하던가 이렇게 대충하는게 어딨냐?
아무튼 외모 버프 확실할테니 미리 미리 뽑아둬라. 응? FA컵 패키지 선수카드라 버프 없을거라고? FA컵 한 두번 나갈것도 아니잖아?
아 나도 뽑고 존나 실망하긴 했음. 트레이드 마크인 존예 얼굴이랑 존나큰 가슴이 없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발 제대로 만들어줘... 잠도 제대로 못자겠다고!!!
이렇게 점점 이지혜의 국내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