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여자로 변해서 챔스까지!-94화 (94/124)

〈 94화 〉 94화. 웰링의 새 가족들!(3)

* * *

[오를란도, 르노 드 몽튀방! 웰링 유나이티드와 5년 계약!]

[독일의 두 천재! 영국으로 이적?!]

[사실상 불가능한 이적 소식에 함부르크, 뮌헨 팬들의 소리없는 아우성!]

[현재 두 선수들 인터뷰 거부하고 있어.]

[함부르크와 뮌헨 팬들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며 어안이 벙벙.]

[선수의 결정이다. 그래도 웃으며 보내줘야한다 ­ 함부르크 sv 감독]

[나도 처음엔 무슨 헛소린가 했다. 하지만 선수가 너무나 원했고, 언젠간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했다. ­ 바이에른 뮌헨 감독]

[웰링 유나이티드, 월드 클래스 두명을 영입해서 프리미어 리그를 정조준하다! 이지혜의 위치는?]

[두명의 공격수를 영입한 웰링 유나이티드. 이지혜. 이적 가능성은?]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이지혜 언제나 환영한다!"]

[웰링 유나이티드 서포터즈 일동 "우리 작은 여왕은 건들지 못해! 꿈도 꾸지마!" 위협적인 댓글 폭주!]

준결승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세계 곳곳에서 이런 저런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나랑 전화를 했던 사람이 오를란도라는 사람이라고 했나? 꽤나 특이한 성격의 남자인 것 같은데.. 꽤나 유명한 사람이였나보다. 나조차도 쳐다보기 어려운 위치에 있던 선수인 듯 한데.. 어쩌다 나한테 그런 관심을 가지게 된건지..

사실 조금 어떨떨한 상황이다. 이 먼 두바이까지 날라와있는 상황인데 갑자기 연락이 와서 나랑 전화를 하고 싶다고 한 사람이 월드 클래스라니.. 이런일을 누가 상상이라도 했겠는가.

그 이후로 감독님과 통화를 살짝 했는데, 나랑 재계약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내 주급을 클럽내 최고 수준으로 올려도 불만이 나오지 않을 상황이라고 판단한 점이랑 이번에 이적한 두 이적생들이 내 주급보다 적게 받을 거라고 통보를 했으니 내 주급 체계를 올려서 맞춰줘야 한다고 했다. 물론 내 실력도 돈을 많이 받아도 할말이 없는 수준이라고도 했고.

어쨌든 이젠 준결승을 준비해야만 한다. 물론 긴장감을 1도 없는게 문제라면 문제랄까 사실 방심을 한건 아닌데 스포츠란게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긴장을 해야 한다고 자꾸 마음가짐을 새로 가지려고 노력해보지만 쉽사리 풀어지는 긴장때문에 여간 힘든게 아니였다.

물론 지금 현재의 내 수준이라면 준결승은 물론이고 결승전에서도 그다지 어려움을 느낄것 같지는 않지만 나는 더욱 훈련에 박차를 가했다.

왜냐고? 물론 팬들을 위해서지. 어쨌든 기대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많을 것이고, 내 화려한 스타일의 축구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많을 것이다. 특히나 한국 사람들은 국뽕을 좋아할테니 통쾌한 스타일의 모습을 기대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팀 훈련이 끝나고 혼자 남아서 각종 드리블 연습을 했다. 요새 훈련이 부족하다고 마음 깊이 통감하고 있는 상황이라 웰링에 있을 때 처럼 열심히 훈련을 했다. 상대 선수들에게는 지옥 같겠지만 어쨌든 나는 프로니까..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겠지.

***

준결승 상대는 이탈리아. 카테나치오라는 수비 전술을 주로 사용하는 나라. 일명 버스 세우기 수비 전술인데 이 구닥다리 전술을 수십년이 지나도록 고집하는 이유는 그들의 아이덴티티이며 역사가 스며들어있는 전술이기 때문일것이다. 물론 세세한 전술은 조금씩 바뀌고 아예 사용하지 않는 클럽도 존재하지만 이 이탈리아 여자 대표팀은 카테나치오를 고집하는 팀이라는 것이다.

이 전술은 드리블러에겐 최악의 만남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촘촘하게 가두고 수비를 하다보니 도저히 뚫어내기도 힘들고 자칫 잘못하다 팀의 템포가 꼬여버려 공격진에 선수가 몰린 틈을타 빈 뒷공간으로 카운터 어택을 허용하게 되는 일도 자주일어난다.

그렇다면 내가 해야할 일은 명확하다. 아마 수비는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이 뚫어내기 상당히 어려울 정도로 탄탄할 것이다. 그럼 내가 그 수비진들을 박살낼 필요가 있을텐데 박살을 내면서 공을 잘 간수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국내 축구팬 여러분! 오늘은 대한민국과 이탈리아의 준결승전!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는 대표팀입니다! 모두 응원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와아아아아!!

­ 근데 영국 다음에 이탈리아라니.. 진짜 매칭 어질어질하네

­ ㅋㅋㅋㅋㅋㅋㅋㅋ 대진표도 운빨이 좀 필요하지

­ 준결승이면 이미 강한팀들만 올라온거니까 별로 의미 없지 않을까

"오늘 이지혜 선수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지난 이탈리아의 경기들을 살펴보면 정말 숨이막히는 수비 진형을 잘 짰습니다. 팀 결속력이 어마어마하다는 이야기거든요?"

"그렇죠. 물론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야겠지만은 아무래도 현재 이탈리아 선수들의 수비를 뚫어내려면 강한 공격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이도 우리나라에는 강력한 창이 하나있으니까요."

­ 크으으으으 지혜눈나면 끝이지. 이탈리아도 소용없을 듯

­ ㄹㅇㅋㅋ 솔직히 벌써 경기 결과가 보이는 것 같다

"경기는 지켜봐야 알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여태까지 이지혜 선수가 보여줬던 활약을 기대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 이거 진짜지. 나 ㅅㅂ 아직도 그 정신나간 드리블이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네

­ ㅋㅋㅋㅋㅋ 그거 전세계 뉴스에 나오던데? 벌써 아침 뉴스 차지했냐고

­ 우리 눈나... 멋있다...

"자! 경기 시작됩니다! 이탈리아의 선축!"

확실히 이탈리아 선수들이 엉덩이를 상당히 내려깔고 앉는게 벌써 느껴진다.

경기가 진행되면 진행 될 수록 너희는 절대로 골을 넣을 수는 없을 거라고 항의를 하듯이 페널티 에어리어에 파리 하나 들어가지 못하도록 촘촘하게 수비를 하는 것이 느껴졌다.

'으음...'

축구라는건 나 혼자 하는게 아닌 법이다. 물론 내가 공격력이 뛰어나서 골을 많이 만들어 내긴 했지만, 그 뒤에는 우리 대표팀 선수들의 숨은 노력이 있는 법이였다.

열심히 수비진형부터 미드필더까지 공을 옮겨주고, 틈을 보고 내게 정확히 공을 전달해 주는 것도 보기엔 쉬워 보이겠지만 전혀 쉬운일은 아니다. 그래서 올림픽을 지켜보던 찐축구팬들은 내 활약상만 칭찬하는게 아니라 전체적인 선수들의 수준 자체를 많이 칭찬을 하고 있다.

텅!

툭!

정확히 내 발 아래로 깔려 내려오는 공. 신유정이 낮은 패스를 빠르게 찬것이다. 바로 이 패스만 보아도 패스의 질이 다르다. 솔직히 말하자면 패스 수준만 보자면 웰링 유나이티드 선수들 보다 뛰어나다고 생각이 든다.

나는 공을 몰고 페널티라인 앞에 지역 수비를 하고 있는 5명의 수비수들을 보고 답답함을 조금 느꼈다. 하지만 강제로 뚫어내라면 못 할건 없다고 또 느껴지긴 했다.

다시 신유정에게 리턴 패스를 하고 상황을 조금 지켜 보았다.

이탈리아녀석들은 진작에 내 경기 영상을 모두 찾아보았는지 내가 공을 잡을 때마다 상당히 긴장한 모습으로 자세를 낮추고 드리블에 어떻게든 대응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이렇게 대응하려고 노력을 한다면 조금 힘이든다. 실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끈질기게 달라붙는다면 아무리 뛰어난 육체를 지닌 나라고 하더라도 쉽지는 않은 일이다.

신유정이 공을 받고 내 움직임을 정확히 보고 다시 빠르게 패스를 건내준다. 완벽하다. 유정이가 남자였다면 난 거침없이 웰링 유나이티드로 끌고가 계약 해줄 수 없냐고 물어봤을 것이다.

"신유정 선수. 주변을 잘 살피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선수들이 달려들지 않기에 계속 끌어내 보려 시도를 해보지만, 전혀 움직이지를 않는군요."

"이지혜 선수 공을 받고 뚫어 보려 시도를 하다 다시 리턴 패스를 합니다. 조금 답답한 수비진에 골머리를 썪는 듯한 모습이군요."

­ 와... 수비진형에 몇명이 우겨들어간거임? 저 놈들 공격할 생각이 없나?

­ 공격하면 바로 수비 뚫린다는 생각하는거겠지. 역습만 생각하고 있을 듯

"우리 대표팀이 라인을 많이 끌어 올린 상황입니다. 역습에 주의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사실 이렇게 우겨 들어가서 버스를 세워 놓은 듯한 수비를 해버린다면 해결책이 하나 더 있긴하다. 성공률이 적고, 공격 기회를 한번 잃어 버린다는 단점이 있을 뿐이지만.

일단 나는 내 주변에 이탈리아 선수들을 떨어트려 놓기 위해 조금 라인을 슬그머니 내렸다. 다른 이탈리아 선수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이지혜 선수가 움직이는 듯한 모습입니다. 공격헤야죠"

­ 와... 진짜 답답하긴 하다. 지혜 눈나 뭐라도 좀 해봐

우우우우우우

거의 10분이 지나갈동안 아무런 공격도 없이 패스만 주구장창 하고 있으니 관중들도 야유를 하기 시작한다. 조금만 기다려 보라구..

나는 이탈리아 선수들이 나를 드디어 놓쳐버렸다는 걸 눈치를 챘다. 아무래도 처음 보는 사람을 계속 주시하고 있지 않다면 놓치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언니!!"

내가 절묘한 각도에 위치했다는 걸 빠르게 눈치챈 유정이가 나에게 패스를 보내고 반대쪽으로 달린다.

이탈리아 선수들은 로빙패스를 의식하고 유정이의 움직임을 따라 수비라인을 움직였는데 이 것이 치명적인 실수로 작용하고 말았다.

'공간을 만들었다면...'

나는 패스를 하는척 유정이를 바라보고 다리에 강하게 힘을 준다.

콰아앙!!!

애초에 나는 골대의 위치를 계속 주시하고 이탈리아 선수들의 수비위치를 확인을 하고 있었다. 내 시선만을 의식했다면 그건 큰 실수다.

내가 보던 방향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공이 날라간다.

이탈리아 선수들은 자신들이 생각한 패스가 아니라 강력한 슈팅이 반대 방향으로 날라가니 몸이라도 날려보려고 했지만 역동작에 걸려버려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이건 이탈리아의 골키퍼도 똑같은 상황이였다.

철썩­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선제골입니다!! 이지혜!!! 완벽한 페이크 중거리 슈팅이였습니다!!!"

"언제 미드필더 라인까지 내려갔는지 저도 눈치를 채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자꾸 미적거리면서 패스를 주고 받았던거군요!"

"이탈리아!! 이지혜를 프리로 놔두어서는 안된다는걸 몰랐군요! 이지혜 선수에게 40m 이상의 거리도 사정거리 안 쪽입니다!!"

­ 와씨 빨랫줄인데

­ 와아아아 씨이 미쳐따아아아!!!

­ 레이저쏜 줄 알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진짜 킥력 어마어마하네. 여자 맞냐?

­ 와아아아아아!!!! 마리눈나!!!!!!!!!!!

나는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때려넣고 그 감각이 너무나 통쾌해서 바로 유정이를 허릿춤에 들고 한국인들이 모여있는 관중석쪽으로 달려가 유정이를 하늘로 던지고 다시 안아주었다.

"꺄아아아악!!! 언니이이!!!!"

유정이는 그래도 행복한 모습이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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