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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변해서 챔스까지!-101화 (101/124)

〈 101화 〉 101화. 저물어가는 올림픽(7)

* * *

전반전이 끝나고 라커룸안.

"다들 잘하고 있어! 템포를 조금 늦춰야 할 것 같다."

감독님이 라커룸안에서 벌게진 얼굴로 브리핑을 하기 시작하셨다.

"세트피스가 많이 불안정하다. 연습한건 머리속에서 잊어야 할 것 같다. 우리의 의도와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감독님이 화이트 보드 위의 선수 번호판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세트피스 상황을 만들어보고 있었다.

"여기.. 여기서 놓쳤어. 완전히."

자리를 잡은 듯이 보이는 빨간색과 파란색이 서로 짝꿍을 이룬 세트피스 상환에서 순간적으로 생긴 빨간색 번호판 사이로 감독님이 양손으로 선수 번호판 두개를 양손으로 잡아서 X자로 움직였다.

"...아!"

누군가가 이제야 눈치를 챈듯 감탄사를 내뱉었다.

필드에서 뛰는 선수들은 트릭이 섞인 전술을 당하면 당장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후우.. 이 전술은 쓰지 않을려고 했지만.."

"...저는 괜찮습니다. 감독님."

선수 한명이 결의를 다진 표정으로 감독님을 바라보았다.

"팀이 이기기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란걸 알아주었으면 한다."

"물론이죠. 그래서 그 전술을 가끔씩 한 거 아니겠어요? 교체되는건... 정말 아쉽지만... 전 전반전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고맙다. 이 것 밖에 안되는 날 탓해도 좋아. 지금 일본은 상당히 강한팀이란걸 뼈저리게 느꼈다."

"아니에요! ...지혜야."

"언니"

많이 치하게 지내던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기억을 하고 있다. 수비수들중에서도 특출나게 끊임없이 연습하던 한 선수를.

"언니가 헌신적으로 수비를 한건 잘 알고 있어요. 제게 맡겨주세요."

"난 너가 잘해줄거라고 믿어. 연습한대로만 하자."

내 어깨를 툭툭 다독여주는 수비 선수. 프로 의식이 상당한 선수다. 이러면 나는 더욱 열심히 해서 그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다.

"다들 긴장 풀고, 연습 했던 것만 기억하면 돼. 생각보다 일본의 공격력이 더욱 강했던게 문제였을 뿐이니까, 이제 우리가 그 공격력을 제어 한다."

감독님과 선수들 모두 결의가 넘치는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

"으음...? 한국 팀에서 수비수가 교체가 되고 미드필더가 한명 들어옵니다."

"이러면 3­5­3으로 가려는 건가요...? 그건 너무 공격적인 전술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음...?"

"....어?"

­ 머임?

­ 머냐 이건 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골키퍼에 이어서 이번엔 수비수냐?

나는 중앙 수비수의 자리로 이동을 하기 시작했다.

"변형 4­4­2 입니다만... 이건 쓰리백으로 봐야겠지요?"

"그렇습니다. 이지혜 선수가 정확하게 중앙 수비수로 들어갔군요!"

그때 주장이 나에게 다가와 주장 견장을 나에게 달아주었다.

"...언니?"

"하하! 후반전 동안 대표팀을 부탁할게!"

나는 이상한 표정으로 감독님을 바라보니 나에게 따봉을 날리신다. 사전에 이야기가 된 상황인 것으로 보였다.

"...주장을 이지혜에게 건내는군요!"

내 어깨를 툭 툭 두들기며 앞으로 걸어가는 신유라. 아마 수비 조율을 할 때 카리스마를 심어주기 위해서 잠시 견장을 빌려준 듯 했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꽤나 책임감이 생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상황이 조금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만.. 파악을 해보자면 피지컬이 뛰어난 이지혜 선수를 센터에 박아서 일본의 전진을 막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만... 이지혜 선수의 수비력이 딱히 증명이 된 상황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

"지금 이 상황은 뭐야?"

"뭐지? 왜 이쥐해가 저기에 있어?"

"장난해?! 이쥐해를 뒤에 배치 하면 골을 못 넣잖아!"

"뭐하는거야!!"

대머리 남성들이 강하게 반발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웰링에서 공격수인 나의 파급력이 상당히 컷기 때문에 이 상황을 이해 할수 없었던 것이다.

서양인들이 격하게 화를 내니 주변의 사람들은 겁을 먹기 일쑤였다.

"아이참 왜 저렇게 화들을 낸대..."

"그러게.."

"..."

사람들이 겁을 먹는 것을 본 케리가 동료들을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이봐! 다들 일단 맥주부터 마시자고!"

"그래 씨발!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마시자고!"

매번 맥주를 입에 들이부으며 축구를 관전하던 사나이들이라 입에 맥주를 들이미니 조금 진정되는 느낌이였다.

"크으!! 맥주는 죽이는구만!"

"...진정 좀 됬어?"

"크흠!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아?"

"뭔가 생각이 있겠지! 지켜 보자고! 올림픽이잖아!"

"...그래! 우린 놀러왔지 화내러 온게 아니잖아!"

"크하하하하!! 한번 보여주라고 이쥐해!!!"

어느새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한국의 선축이였지만 공격권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금방 일본에게 볼에 대한 점유를 넘기고 말았다.

"...공격력이 조금 걱정되긴하네."

"이제 시작했잖아. 라인을 내리는 걸 보면 역습을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또다시 빠르게 패스를 하며 전진을 하기 시작한 일본. 역시나 다시 봐도 거침이 없다.

"일본? 경기는 처음보는데 상당히 잘하네.."

"그러게 여자라고 생각하기 힘들정도네.. 수준이 상당히 높은 경기야.."

점점 경기가 진행이 되어가니 영국에서만 축구를 보면서 눈이 높아진 영국인들도 경기에 빠져들고 있었다.

"...어?!"

그러다 공을 빠르게 돌리던 공이 어느샌가 이지혜의 발 밑에 닿고 말았다.

"뭐야?!"

와아아아아!!!

꽤나 공격이 살벌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가슴 졸이고 있던 한국인들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언제 움직인거지? 보지 못했어.."

"나는 봤어! 스프린트야!"

"...스프린트?"

다시 공격권이 한국에 넘어가고 빠르게 공격을 시도해보았지만 안타깝게도 공은 아웃이 되고 말았다. 일본은 다시 수비진형부터 빌드업을 시작했다.

"이번엔 잘 지켜보자고. 공이 이쥐해 쪽으로 흘러갈지는 잘모르겠지만.."

일본 공격수 세명이 티키타카를 시도하며 넘어오기 시작했다. 세명이 다섯명이 넘는 중원에게 둘러쌓였지만 꽤나 단출하게 빠져나오면서 패스를 이어나갔다.

"오오... 꽤 하는데?"

"그러게, 리버풀놈들 플레이랑 상당히 흡사한데? 재미있어"

대머리 아저씨들은 일본을 꽤나 고평가하며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세명중 한명이 수비라인을 뚫기위해 순간적으로 튀어나오며 스루 패스 각을 만들어보았지만 스루패스를 차기 직전 순식간에 다가온 내가 공을 강탈해 버렸다.

"와우!!! 오 마이 갓!!"

"존나 빠르잖아?!"

"이러니까 못보지! 거의 5미터는 떨어져있던 것 같은데?"

패스를 끊고 뺐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기술이다. 공을 잘 못 뺐으려 다가갔다가는 제쳐지기 일 수이고, 생각했던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패스를 건냈다면 내가 다가간 것은 커다란 오점이 되어서 그냥 간단하게 중앙이 뚫려버렸을 것이다.

"뭐지? 어떻게 한거지?"

와아아아아!!!!

또다시 공격권을 간단하게 뺐어버리니 대머리들의 표정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아니!! 수비도 존나 잘하잖아!"

"뭐야 이게!! 이거 맞아?!"

계속해서 공방권을 뺐어버리는 상황에 일본은 답답해지기 시작해 공을 사이드로 돌리기 시작했다.

사이드로 돌려서 크로스. 단단한 중앙을 부셔버리려면 정석적인 테크트리이다. 하지만..

터엉!!!

퍽!

오오오우...

공을 잘 올려보았지만 크로스 상황에서는 어쩔수 없이 여자로서는 상당한 키와 체켝을 가진 나를 피할 수는 없는 법이였다. 공을 받으려고 빠르게 움직여 보는 공격수를 간단하게 따라잡아서 어깨로 밀면서 간단하게 공을 캐치해서 헤딩으로 걷어낸다.

"오우... 완전 통곡의 벽인데? 혼자 센터를 막고 있어서 불가능 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잘 막아주고 있네..."

"...도대체 수비는 언제 또 연습을 한거야? 웰링으로 돌아와서 수비한다고 그러는거 아니겠지?"

"에이.. 그러겠어? 우리 수비진은 든든한 덩치들이 많아서 여왕님이 오실필요는 없다고! 여왕님은 그냥 제일 앞으로 편하게 나가셔서 맛있는 골이나 드셔주시면 된다고!"

"하하하!! 그게 맞지!!"

대머리들의 분위기가 좋아져서 케리는 마음 편하게 맥주를 들이킬 수 있었다.

***

"감독님.. 생각보다 지혜가 더 잘해주네요."

박코치가 감독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흐음.. 내 예상이 정확하게 들어맞았군.. 정말 대단한 재능을 가진 친구야..."

감독은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경기 상황을 지켜 보았다. 아직 동점 상황이기에 골을 만들어내야 하지만, 단단한 일본 수비진을 뚫기엔 신자매들의 공격력으론 조금 부족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수비진에서 이지혜의 존재감은 어마어마했다. 후반전에 들어와서 마지막 수비라인을 뚫어낸적이 없으니까.

"하아... 내가 월드컵 감독까지 한다면 좋을텐데..."

"하하하! 지혜가 탐이나요?"

"물론이지, 언제나 감독들은 재능있는 선수들을 가르치고 이끌어주는데 흥미를 가지고 있으니... 이지혜는 거의 다이아몬드 원석급의 유망주야. 이제 20살인 애송이가 저정도라니.."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잘 나가겠죠?"

"지금까지 봐온 재능이라면 충분하다고 보긴 하는데... 축구판이라는게 워낙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법이지 않겠는가, 하지만 웰링이 무슨 수작질을 준비하고 있는 듯 하니 지켜볼만 하겠지."

"그 분데스리가 최고의 공격수 두명이 이적한 것 말이죠..."

"하하하 그래.. 아무튼 경기에 집중하자고!"

그 사이 돌파를 시도하던 신유정이 다급한 마음이 생긴 일본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삐삐비빅!!!

우우우우우!!!

"드디어 기회가 생겼군. 세트피스에서 한방 먹었으니. 우리도 세트피스에서 한 방 먹여줘야 하지 않겠나? 이걸 위해 이지혜를 밑의 라인으로 내린 거니까."

감독이 음흉한 표정으로 손을 비비며 필드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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