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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변해서 챔스까지!-102화 (102/124)

〈 102화 〉 102화. 저물어가는 올림픽(8)

* * *

와아아아아아!!!

관중들의 골의 냄새를 맡았는지 커다란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골대와의 거리는 30M가 넘는 아주 먼 위치다. 직접 슈팅을 하면서 골을 노려 볼 수도 있겠지만, 사전에 준비한 작전이 있기 때문에 나는 우선 벤치를 쳐다봐 감독님의 사인을 보았다.

손가락을 하나 피셨다. 사전된 작전을 실행하라는 의미. 나는 팔에 자연스레 메달려있는 견장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진짜 별거 아닌 물건인데 무겁게 느껴진다.

"지혜야. 다들 준비 된 것 같아."

세컨드 키커로 내 옆에 서있던 선수 한명이 상황을 파악하고는 내게 전해준다.

"흐음..."

세트피스 작전은 시작과 끝. 모든 상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키커다. 선수들이 아무리 절묘하게 움직여봤자 키커가 개 똥볼을 차버리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왼 팔을 번쩍 들고는 검지 손가락을 폈다. 감독님과 똑 같은 사인. 일본과 비슷한 전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신호를 보낸것이다. 일본 놈들 지들이 당한 작전과 비슷한 작전으로 당하면 표정이 볼만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크읏!"

"저리 꺼져.."

대한민국 팀과 일본 팀이 페널티박스 앞쪽에서 서로 견제하며 자리를 제대로 잡으려고 서로 조그마한 몸싸움을 계속해서 하던 중 내 신호를 보고는 눈빛이 바뀌기 시작했다.

'슈팅을 때리기 적절한 위치는 아니야. 그래도 힘이 장난이 아닌 선수이니까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단 말이지..'

일본의 골키퍼도 계속 해서 상황파악을 하려고 노력을 했다.

일본 선수들은 내 사인을 보고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자신의 마크를 수시로 확인하기 시작했다.

"...!"

삐익!!

주심이 휘슬을 불고 나는 스텝을 밟기 시작했다.

"...마크!"

"마크 확인 해!"

"뭐야!"

"마크 비었어!"

콰아앙!!

마크를 하던 선수 두명이 순식간에 사라져서 눈이 휘등그레지며 다시 따라붙기 위해 찾아보지만 이미 골대쪽으로 달리고 있었다.

'헤더? 아니면 단순한 크로스인가?'

공을 절묘한 높이로 빠르게 날아오기 시작한다. 일본의 골키퍼는 짧은 사이에 여러가지 가능성을 생각했지만, 이미 뛰어오고 있는 선수 두명 때문에 그 쪽이 더욱 위협적이라고 판단 할 수 밖에 없었다.

공을 찰때는 공이 상당히 높은 위치라 앞으로 튀어 나오는 판단은 아주 좋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 공격수나 수비수나 누구든 튀어나온 골키퍼의 시야를 가려버리거나 몸이 부딫혀서 밸런스를 잃어 버린다면 그대로 골이 나올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자리를 지키는게 보통의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공이 높게 떳다가 빠르게 낮아지면서 적당한 고도를 가르지르면서 날아와 버리니 일본의 골키퍼는 뇌가 정지되는 듯 한 느낌이였다.

"마크!!"

"몸이라도 부딫혀!"

일본 수비수들이 놓쳐버린 선수들에 의해 골을 먹힐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자 다급하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퉁 ­

철썩 ­

공은 달려오는 한국의 공격수들 보다 월등히 빨랐고, 일본 골키퍼와 한국 공격수 사이를 정확하게 지나 가면서 오른쪽 구석으로 바운드를 하면서 들어가고 말았다.

이야아아아아아아아아!!!!!!!!!!!!!

쿵 쿵 쿵 쿵 쿵 쿵

일본의 골키퍼는 경악한 표정으로 아무런 방해 없이 들어가 버린 공을 주저 앉은 상태로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이..이게 무슨.."

"꺄아아아악!!!!"

절망스런 표정으로 들어간 공을 바라보다가 골 셀러브레이션을 하기 위해 달려가기 시작한 나를 경악한 표정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푸하하하하하!! 튀어 나왔으면 잡은거 아냐!"

"그러니까.. 진짜 감독님 말대로 됬네!!"

"꺄아아아아악!!!!"

어이없다는 듯이 날 바라보던 선수들과 시종일관 소리를 꽥꽥 지르는 유정이를 밀어내고 나는 다시 한국인 관중들을 바라보며 90도 각도로 인사를 했다.

짝짝짝짝짝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 보다 예의범절이 있는 사람들을 더욱 좋아하는 경향이 있기에 나는 이러한 스탠스를 취하기로 마음을 먹은 상태였다. 결국 내가 인기를 얻고 계속 축구를 할 수 있는 것도 한국 사람들의 응원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

경기는 꽤나 싱겁게 마무리 되었다. 일본은 상당히 강팀이였던건 사실이다. 하지만 두번째 골을 먹었을 때 자신들의 작전과 상당히 흡사한 작전에 당한 점과 결국엔 나를 두번이나 막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인지 그대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경기는 3 대 1로 한국의 압승. 내가 찬 두번의 골과 공격진에서 미쳐 날뛰던 신유라 신유정 자매의 환상적인 팀 플레이 티키타카로 간단하게 마무리를 지어버린 세번째 골.

일본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고 두 분류로 나뉘었다. 상당히 상심을 느낀 듯한 선수들은 한참을 필드에 주저 앉아 울었고, 조금 튼튼한 심장을 가진 선수들은 그래도 준우승에 만족하는지 한국 선수들에게 다가오며 한명 한명씩 인사를 나누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경기가 끝난지 꽤 지났음에도 관중들은 여운에 빠져있는지 계속해서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대한민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올림픽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금메달!! 역사 최초로 아시아 팀이 금메달을 따냅니다!!"

해설진들은 역전 골, 그리고 쐐기 골, 경기가 종료되는 휘슬이 불렸을 때. 총 세번이나 괴성을 지르고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를 지를 정도로 흥분한 상태였는데, 감정을 조금 추슬렀는지 이제는 차분한 모습이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대표팀 선수들! 대한민국을 기어코 역사 책에 기록하고 말았습니다!"

화면에서는 내가 여러 일본 선수들에게 둘러쌓여 마치 소녀팬을 마주친 남자 아이돌마냥 곤란해 하는 모습이 찍히고 있었다.

"하하하! 이지혜 선수의 인기가 상당합니다. 방금 전 까지는 적이였을지 모르겠지만, 애초에 이지혜 선수는 많은 여성 축구인들에게 우상이였을겁니다. 여성 최초로 프리미어리거에 가장 근접 해 있는 선수이니까요!"

­ 주모오오오오!!!!

­ 나 좀 그만 불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모 과로사

­ 이미 주모도 행복사 했을거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야.. 올림픽 축구 금메달을 내가 살아있을 때 볼 줄이야...

­ 하아.. 이제 언제 마리눈나 볼 수 있는거지?

­ 개막식까지 얼마나 남았지..

­ 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

­ 날 가져요 누나!!!!날 가져요 누나!!!!날 가져요 누나!!!!날 가져요 누나!!!!날 가져요 누나!!!!날 가져요 누나!!!!날 가져요 누나!!!!날 가져요 누나!!!!

­ 자 이제 누가 축구 볼모지지??자 이제 누가 축구 볼모지지??자 이제 누가 축구 볼모지지??자 이제 누가 축구 볼모지지??자 이제 누가 축구 볼모지지??자 이제 누가 축구 볼모지지??

"자자 시청자 여러분! 곧 시상식이 시작 됩니다. 자랑스런 대한민국 선수들을 맞이 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나는 일본 선수들과 한명 한명 인사를 나누었다. 일본어를 할 줄 모르지만, 그래도 여기저기서 조금씩 들었던 단어를 내뱉는건 어렵지 않으니까 시도는 해보았다.

"이지혜짱..."

"이지혜상..."

몇 명의 선수들이 나를 동경의 눈빛으로 바라본다는 걸 잘 느꼈다. 아무래도 이 선수들에게 나는 질투심을 불태우며 달려들만한 클래스가 아니라는걸 아는 것인지 단지 팬심이 가득한 소녀들로 돌아간 느낌이였다.

"으음... 오하이오 고자이마스? 으음... 와타시와... 이지혜데스... 아리가또."

"?"

"아하하하하!!! 카와이이!!"

나는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일본어를 전부 말했고 왠지 일본 선수들이 좋아하는 걸 보니 크게 실수를 한 것 같지는 않았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내가 여기서 일본어를 했다는 걸 가지고 일본에 나쁜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걸 일본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 떠들기 시작하면서 일본 팬이 꽤나 늘었다고 한다.

"오... 이지혜 선수가 일본 선수들과 분위기가 좋아 보이는 군요. 이게 스포츠맨십아니겠습니까? 오늘 치고박고 싸웠다고 평생 적이 아닙니다. 일본 선수들도 더욱 강해져서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보기 좋군요.. 아무튼 이제 시상이 시작 됩니다."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은 올림픽 진행 스텝이 이끄는 대로 움직여서 시상대로 이동을 했다. 아직 시상도 안했는데 몇명의 선수들의 눈가가 빨개지는 걸 보아하니 꽤나 감격스러워 보였다.

"크흠... 다들 너무 잘해주었... 크흠..."

감독님도 복받치는 감정이 올라오는지 고개를 들고는 울음을 참는 듯한 모습이였다. 이미 저 멀리 벤치에서는 코치진들 중 여성들은 대부분 울고 있는 상황이고 남성들은 여성들을 다독이고 있었다.

"여기 언니"

나는 주장 견장을 유라 언니에게 돌려주었다.

"너가 끼고 있지 그래?"

"아니에요. 그래도 우리 팀의 주장은 언니니까요."

"크흡..."

내가 그냥 편하게 건낸말이 주장 언니의 어떤 스위치를 건들고 말았나보다. 바로 입가를 손으로 가리고 울기 시작해서 이동을 하다가 당황한 우리들은 주장 언니를 다독이다가 한명 한명 울기 시작했다.

"다음 시상은 우승팀. 금메달. 대한민국."

진행자가 담담하게 진행을 하는데 금메달 시상석에 서있는 대한민국 대표팀들은 나만 빼고 다들 울고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어떻게든 눈물을 멈춰보려고 양 눈가를 비비며 헐떡이는 유정이나 이미 꺼억 꺼억 대며 울고 있는 막내 골키퍼. 나도 울컥하기는 한데 이런 감정에 약한게 아닌지 눈물까지 나오지는 않았다.

IOC의 중요 인사가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금메달은 하나씩 걸어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린 소녀부터 아가씨들까지 하나 같이 통곡을 하듯 울고 있으니 당황한 듯 손이 방황을 했지만 결국 전부에게 걸어주었다.

동 해 물과 백 두산이~

애국가가 구장에 울려퍼지며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나는 결국 웅장함에 감정이 올라와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는데 나는 조금 쪽팔려서 손등으로 얼른 훔쳐서 안 운척 있었지만 이미 사람들은 전부 다 보고 말았고 나중에 짤로 우승은 당연한건데 애국심이 나를 울린다고 짤이 돌아다니기 시작한걸 알게 되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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