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여자로 변해서 챔스까지!-116화 (116/124)

〈 116화 〉 116화. 프리시즌(6)

* * *

"패스를 살려!"

"키티의 속도에 맞추라고!"

"젠장...!"

제리가 온 힘을 다해 달려가 보지만 내가 뿌린 크로스를 그대로 놓치며 슬라이딩까지 해버렸다.

"괜찮아!"

아무래도 너무 오래 팀원들과 떨어져 지냈다 보다. 감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뭔가 오류난 컴퓨터 처럼 내가 생각한 위치와 동료들의 위치가 조금씩 어긋나는 기분이다. 이게 미세한 차이가 조금씩 나버리니까 합이 안맞는 것 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으음... 좀 처럼 잘 안맞네.. 신경을 썼는데도 잘 안되네...'

사실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였지만 나는 그걸 몰랐기에 최대한 팀원들에게 맞춰주려고 발버둥을 쳐보았다.

"헤이! 공간이 비면 직접해!"

결국 알렉스 감독님이 보다 못했는지 나에게 직접 해결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르트문트의 수비진들은 나를 상대하는게 처음인지라 상당히 해메이는 모습이 참으로 볼만 했다.

"거기! 그 여자한테 빨려들어가지마!"

"슬라이딩 태클은 하지마! 속도가 빨라서 지나치잖아!"

아무래도 도르트문트를 다시 만나면 조금 고생하지 않을까 싶다. 왠만한 드리블은 거의 다 보여주었기도 하고..

"결국 막아내질 못했구만..."

도르트문트의 감독이 전광판을 슬며시 바라보며 자신의 눈을 손으로 가리기 시작했다.

웰링 유나이티드 3 : 2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단순한 친선 경기가 끝났을 뿐인데 이미 난장판이 나있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가시죠 감독님"

"...그러지"

상대가 모든 부문에서 완벽한 팀이 아니라는 건 확인 할 수 있었다. 확실히 수비 부문에서 많은 약점이 나타난다. 하지만 웰링의 공격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파괴적이라 계속해서 농락당하는 도르트문트의 수비수들을 지켜보는 입장으로서는 정신이 어질어질 해질 정도였다.

***

도르트문트의 라커룸.

"으흐흐흐... 롤랑이 괴물인줄 알았는데..."

"괴물은 맞잖아? 더한 놈이 있었을 뿐이야..."

"더한 놈? 그 정도를 더한 놈 정도로 치부 해도 되는 건가?"

"진짜 정신 나갈 것만 같네.. 무슨 여자가 저렇다는 거야? 사실 남자 아니야?"

도르트문트의 선수들이 한 숨을 쉬면서 정비를 하고 있었다. 보통의 프리시즌이라 함은 몸을 풀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함의 목적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오늘의 경기는 경기력을 끌어 올린다고 하기엔 조금 너무 빡샌 경기다.

"허억... 허억..."

"크흑.. 오늘 도대체 뭐야.. 단순한 프리 시즌 경기가 아니였나..?"

"웰링 녀석들이 굉장히 전투적이야.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그나마 공격수들은 좀 나은 편이지 수비수들은 말 그대로 뻗기 직전이였다.

덜컹­

"다들 어떤가? 오늘 경기의 모습이 자네들의 최선은 아니겠지?"

"..."

"괜찮습니다!"

"래도 생각보다 상당한 놈들인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음엔 이길 수 있어!"

"그렇지!"

중후한 목소리로 라커룸을 휘어잡는 듯한 분위기가 자동으로 생긴다. 명장 감독의 카리스마가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라커룸에서까지 축 처지던 분위기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다음에는 어떻게든 이기겠다는 투지를 보이기 시작한 도르트문트 선수들.

"흐음..."

감독은 팔짱을 낀 채 턱을 손으로 두드리며 고민에 빠졌다. 수석 코치가 직접 감독에게 전해들은 지시를 선수들에게 피드백을 해주며 시간을 벌어주었다.

"다들 프리시즌이라고 긴장감을 풀지 말도록 해. 물론 경기 전에 이미 한번 한 이야기지만 몸으로 한번 겪고나니 느끼는 바가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감독의 말에 동의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몇 몇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기는 했다. 프리 시즌은 준비하는 기간이기에 거친 플레이를 피하고 싶어하는 선수들도 물론 존재하기 때문에 감독의 입장에서는 모든 선수들을 만족 시켜줄수는 없는 법이였다.

그렇기에 감독으로써는 입이라도 잘 털어서 선수들의 의욕을 끌어 올리는 수 밖에 없는 것이였다.

"경기가 격해진 감은 없지않아 있지만은 우리 명문 도르트문트 입장으로써는 이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걸 잘 알것이다. 상황을 보아하니 다음에 웰링 유나이티드를 만난다면 압도적으로 이기긴 힘들어 보이지만 최대한 전력을 다해서 도르트문트의 힘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

"넵"

"물론이죠"

썪어도 준치라고 도르트문트는 이번 친선 경기에서 패배했지만 어떻게든 이득을 보기 위해 미리 풀어놓은 코치들과 직원들로 인해서 데이터를 얻었다는 성과하나만으로 각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정신승리를 하기 시작했다.

***

[보르시아 도르트문트. 웰링 유나이티드에게 패배.]

친선 경기도 공식 경기 못지 않게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는 한다. 특히나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이라면 더욱 더 심하기도 하다.

"으음...?"

케리의 펍에서도 아직 리그중인 외국의 축구 중계를 계속해서 틀어 놓고는 한다. 마치 축구에 대한 관심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처럼 말이다.

"어이! 대머리! 여기 기사 확인했어?"

"당연할걸 묻고 그래! 여기 이 동네에 사는 사람들 중에 그 기사 안 본 사람 찾는게 더 힘들걸?"

"으흐흐 그렇구나.."

"그나저나 그건 뭐야?"

"음?"

케리가 기사를 보던 신문을 치우니 차곡 차곡 개어진 무언가가 보였다.

"아.. 이거? 다른 애들이 말 안해줬어?"

케리아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잭을 쳐다보았다. 마치 여태껏 어디서 놀다가 소식도 못 들었냐는 표정이여서 잭은 조금 당황스러워 했다.

"잉? 난 아무것도 못들었는데? 물론 거의 매일 취해있었지만..."

잭은 자신의 민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신의 행동에 부끄러워했다. 그나마 매일 취해있던게 부끄러운 행동이란걸 아는걸 다행이라 생각해야하나 케리는 곤란해 했다. 건강에 대해 조언을 해줘도 귓등으로 듣고는 볼만한 축구 경기를 찾아 해메이는 외로운 늑대마냥 여기 저기 온 갖 펍을 다 돌아니니 말릴 수가 없다.

"아무튼... 조만간 프리 시즌이 끝나고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잖아? 거기서 우리 존재감이 적으면 안될거 아냐?"

"그렇지? 그래서 그건 그 머시기 존재감을 위해서 준비한거란 말이지?"

"그래. 물론 나혼자 준비한게 아니지만, 너가 매일 취해있지만 않았어도 너도 같이 준비했을거야."

"에휴... 그래 내 잘못이지. 그래서 한 번 뭔지 볼 수 있을까? 보아하니 배너인 듯 한데?"

"그래 이건 배너야. 전부 손으로 만든"

"손으로 만들었다고?!"

누가 그런 엄청난 결정을 내렸는지 얼굴을 좀 보고 싶은 잭이였다. 배너를 손으로 일일이 만들 필요도 없을 뿐더러 요새 컴퓨터 작업으로 얼마나 잘 만들어져서 나오는데 궃이 손으로 고생을 하며 만들게 한건지 꼭 보고 싶었다.

"이건 우리가 쓸려고 만든건 아니야. 우리 펍에 다니는 손님들 중에 어린 자식을 자식을 가진 가족들이 직접 만든거야."

"...호오"

자신의 팀에 애정을 가지고 가족끼리 직접 만든 배너라니.. 이런건 불평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상당히 잘 만들었어. 내가 보관하고 있는 것 뿐이고."

"하아... 그래"

잭은 신문을 치우고 다시 배너를 하나 하나 접어서 보관을 하기 시작한 케리를 도와주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잘만하면"

"어허 부정타게 무슨 소리하려고?"

매번 쓸데없는 소리를 하던 잭의 주둥이를 닥치게 만드려는 케리의 노력을 뚫어내고는 잭은 입을 털기 시작했다.

"잘만하면 프리미어 리그야! 고작 1년 밖에 안 남았다고!"

"아잇! 그래 알고 있어. 그러니 침 좀 튀기지 말아. 배너에 다 묻게 생겼네 하하"

"..."

잭은 털털하게 웃는 케리를 힐끔 째려보고는 다시 배너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거리의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야. 만약 홈경기를 치룬다? 상대 놈들은 지옥같은 원정경기가 되고 말거야."

"그렇겠지."

축구를 하는 동네에서 사람이 많은 동네 보다 사람이 적은 시골이 더욱 기가 세다. 그래서 대형 클럽에 자그마한 클럽을 상대하기 위해 원정 경기를 갔다가 험악한 분위기에 무너지는 경우도 종종 생기고는 한다.

"솔직히 챔피언십은 간단하게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

"나도 그래. 아니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걸?"

"조금 불안한 건 있긴 하지만 말이야."

케리가 신문을 옆의 테이블에 올려 놓고 손가락으로 톡톡 건든다.

[보르시아 도르트문트. 웰링 유나이티드에게 패배.]

아까 케리가 읽던 신문의 기사다. 제목은 평범한 경기 내용이지만 기사 원문을 읽어보면 조금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이번 도르트문트와 웰링의 경기는 관중도 들이지 않고 티비로 방송도 하지 않고 비밀 친선 경기를 치뤘기에 경기 내용을 사람들이 보지는 못했지만, 기자들을 막지는 않았기에 경기 사진과 내용이 돌아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경기에 대한 중요한 내용은 세가지 정도 된다.

첫 번째는 이지혜가 돌아와서 굉장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왠지 팀과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느낌이란 것.

이 것은 많은 웰링 팬들이 예상을 하긴 했다. 자리를 오래 비운 선수는 잠깐 동안 슬럼프를 겪는 경우도 있으니 흔한 일이다.

두 번째는 도르트문트의 생각 보다 강한 공격력. 그리고 웰링 유나이티드의 불안한 수비력.

이 것도 조금 예상이 되긴 했지만 팬들의 불안감을 꽤 생기게 만들긴 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직접 본게 아니기에 뭐라 평가 하기도 힘들긴 하다.

세 번째는 상당히 강력한 이지혜 롤랑 르노의 삼각 편대. 웰링에서 나온 3개의 골이 전부 이 세명의 발을 거쳤다는 중요한 점이다.

세 번째 내용은 상당히 크게 작용했다. 많은 유럽 클럽들이 이 세명의 효과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 한 것이다. 웰링이 2부 리그에 올라왔기 때문에 어느 대회에서 만나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에 대비를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지난 리그 1에 있을 시기에는 그냥 저냥 잘하네 라고 평가를 했다면 이제는 실제로 위협으로 다가온다는 뜻이다.

"재밌을 것 같네!"

케리가 배너 하나를 쭉 피면서 웃는다.

"그러게 우리 여왕님이 병신 같은 돼지 놈들의 배를 걷어차서 직접 이 영국 리그를 점령하겠지!"

잭도 배너 하나를 들고는 웃는다. 그러다 많은 웰링의 서포터즈들이 케리의 펍으로 들어오며 이런 저런 수다를 떨기 시작한다.

이제 영국의 일상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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