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사일행 출신 사제의 우울-36화 (36/137)

〈 36화 〉 6. 여우와 늑대

* * *

6.여우와 늑대(9)

"... 모르겠어."

"..."

길지도 짧지도 않은 고민 끝에 나온 그 대답은 나를 기운 빠지게 만든다.

하지만 그건 소녀의 탓이 아니었다.

나는 내가 건넨 질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밖에 없었다.

"그건.. 그렇겠지."

소녀는 모친과 함께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것 이외에 다른 삶에 대해서는 여태껏 생각해본 적이 없을 터였다.

모친의 죽음에 흔들리던 소녀를 내가 어떻게 붙잡았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말이다.

들기 버거울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배낭을 소녀에게 맡긴 건 생각할 여유 없이 일단 몸을 움직이게 하려는 단순한 노림수였다.

계속 떠나간 것에 대해 붙잡고 생각해 봤자, 더 깊은 슬픔으로 빠질 뿐이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었으니까.

마침 내게 용서를 구하겠다는.. 그런 형편 좋은 이유까지 있었기에 소녀를 이곳까지 데려올 수 있었던 거다.

그런데 갑자기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냐며 앞으로에 대해 묻는다면 당연히 모른다고 대답할 수밖에.

무슨 대답을 기대한 걸까 나는.

아니지... 나는 왜 기대한 거지?

... 이유라면

.. 있다.

다시금 떠올렸다.

붉은 시야를 통해 보았던 소녀의 모습을..

자신의 안위는 생각하지 않고, 오직 타인을 구하기 위해 그 흉포한 괴물에게 겨우 단검 한 자루를 쥐고 달려들던 그 모습을 보고 나는...

.....

".. 그때 왜 나를 구했지?"

"...?"

확인하고 싶었다.

내가 죽는다면 용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수인인 자신에게 차별 없이 대해주었기 때문에?

그 고마움을 갚기 위해서였을까..?

아니, 그럴 리 없다.

만약 그 정도의 계산이 이미 깔려있었다고 한다면.. 굶주림과 살의, 목적 없는 광기를 두 눈에 담은 그 괴물을 상대로 단검 하나만 들고 달려드는 멍청한 선택을 할 리가 없다.

모순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어째서 그 괴물에게 달려들 수 있었지?"

수인이니만큼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

지금 달려들면 반드시 고통스럽게 죽게될 거라고.

아무리 죽음에 익숙해졌다고 해도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을 이유는 되지 않는다.

이미 한번 얻어맞아 피가 터지고, 뼈가 부러진 상태였으니만큼 분명 직감과 본능이 머릿속에서 경종을 울리고 두 다리에 제어를 걸어왔을 터였다.

"너는 그때 분명 느꼈겠지. 그놈에게 달려들었다가는 고통스럽게 죽게 될 거라고."

하지만 소녀는 달려들었다.

덜 자란 송곳니 대신 날카로운 단검을 괴물의 목덜미에 틀어박고 끝까지 놓아주지 않았다.

"응... 무서웠어."

".. 그렇다면.."

"하지만.."

배려라고는 없는 내 질문에 여태껏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던 소녀였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나.. 아직. 할수있는게. 있었어."

손에 단검이 쥐어져 있었으니까.

두 다리가 움직이고 있었으니까.

지금 그렇게 말하고 있는 건가...?

"그렇게 해서, 결국 너는 죽게 된다고 해도?"

"..."

".. 내게 상처 같은 건 의미 없다는 걸 알고 있잖아. 너는 직접 봤으니까 분명 알았을 거야, 그런데 왜 굳이 무리해서 위험을 무릅쓰는 선택을.."

".. 에단.."

"...!"

이해할 수가 없다는 생각에 점차 다급해져가는 내 말을 끊은 건, 수가 아니었다.

이름을 부르며 똑바로 나를 쳐다본 소녀는, 오히려 내게 왜 모르냐는 것처럼 답한다.

"... 아파하고.. 있었잖아."

"..."

"상처. 나아도.. 아픈건. 똑같으니까."

그때도 그랬다.

옷자락을 걷어올려 아물어있는 팔을 보여주곤 괜찮다고 말한 내게, 소녀는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선 말했다.

아팠을 거라고, 그러니 사과를 받으라고.

이번에도 그저 내가 아파하고 있었으니, 구하려 했다고..

그렇게 말하고 있다.

이 어린 소녀가 말이다.

"하하.."

"..."

내가 갑작스레 허탈한 웃음을 터뜨리자, 소녀는 물론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수도 흠칫 놀라 표정을 다잡는다.

.. 아무 이유 없이 웃은 건 아니었다.

일면식도 없는 이들의 무덤이 무너져 있는 것조차 그냥 지나치지 못해, 무릎과 두 손이 온통 흙투성이가 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어코 날 멈춰 서게 한 소녀다.

그녀가 품은 이타심에 대해 눈치채고, 이미 확신에 가까운 생각까지 가지고 있었던 주제에 기어이 끝까지 의심하고 직접 물어 그 의중을 살폈다.

그것도 아직 이렇게나 어린 소녀에게.

나를 구하기 위해 몸을 내던진 소녀에게, 대체 무슨 다른 속내가 있을 거라고 의심을 한 건지.

이렇게까지 실례되는 질문을 쉴새없이 던지고 나서야, 한편으로는 진정으로 안심하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 것이다.

역시 틀렸다.

나는 이 소녀의 곁에 있을 수 없다.

그럴 자격이 없다.

이런 주제에 소녀의 마음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 잘도 했구나 싶다.

나는...

이런 '희망'을 볼 때마다 감정에 먼저 휩쓸려 마치 자신이 진짜 구원자라도 되는 것처럼 이상에 빠져 옛 미련을 다시금 되뇌이곤 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얼마 못가 그 희망에 대한 의심과 걱정으로 불안에 사로잡힌다.

그렇게 되면 이꼴이다.

일관성이 결여된 우스운 나 자신을 바라보며, 끝내는 이렇게 허탈한 웃음만이 남는다.

항상 똑같은 레퍼토리에 구역질이 난다.

그렇기에 애초부터 그 희망조차 볼 수 없도록 두 눈을 가리고 싶다고까지 생각하는 나 자신에게 또 한 번 역겨움을 느낀다.

아.. 정말이지.

나는,

".. 실례 했어. 날 구해준 네게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었던 건지.."

"...? 괜찮아."

"나는 이 자리에서 너와 나 사이에 있는 용서나 감사 따위의 빚을 전부 정리 할 생각이다."

"..?"

"과거에 있었던 사사로운 일들에 대해서는 이제 잊고, 너와 네가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의미지."

일부러 조금 더 설명을 덧붙였지만, 소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전에도 한 번 말한 것처럼, 네가 나에게 저지른 잘못에 대해 전부 용서해 주겠다는 말이야. 그리고, 날 구해준 건 따로 갚도록 할 테니까.."

"고마운건.. 괜찮아."

".. 괜찮다고..?"

"응.. 내가... 더 많이. 받았으니까."

난 특별히 뭔가를 준 기억은 없는 것 같은데.

"처음 먹어보는, 알록달록한거. 따뜻한거."

말린과일과, 마물 고기를 말하는 걸까?

과일이야 그때 가방에 남아 있었던 거고, 고깃덩이들이야 어차피 혼자서라도 먹다가 금방 상해 버려야 했을 짐덩이에 불과했다.

"... 계속, 곁에서. 지켜줬어."

변덕에 휩쓸린 책임을 져야 했기에, 배낭을 들고 따라오라고 한 건 나였다.

나는 소녀에게 노역을 부여할 생각이었지, 따라와서 마물에게 죽임을 당하라는 의도가 아니었다.

"그리고.. 신발도..."

그건...

"아..?"

소녀는 말을하다 문득 시선을 내리고는 아무것도 신겨지지 않은 자신의 맨발을 내려다 보고 충격이라도 받은 것처럼 가만히 있다가, 이내 큰 잘못을했다는 얼굴과 눈빛으로 나를 황급히 올려다본다.

그리곤 수에게는 자신의 신발을 못봤냐는 듯한 간절한 시선을 보낸다.

"수.. 언니, 내.. 내 신발..."

"난.. 나는 못봤어."

"미.. 미안.. 해. 나... 처음으로.. 받은 건데..."

아예 울먹이기 시작한 소녀를 보고 더 당황스러운 건 나였다.

"아니, 괜찮으니까.. 어차피 여기까지 오는 동안만 쓰려 한 거고..."

그렇게나 심하게 두 번을 나가떨어졌으니 그때 벗겨졌던지, 아니면 내가 급하게 강을 건너오는 동안 강에 떨어뜨린 것인지도 모른다.

애초에 별생각 없이 고기 손질을 끝내고 남은 가죽이 시야에 들어왔을 때 마침 상처투성이였던 소녀의 발이 떠올랐기에 조잡하게 모양만 갖춰서 그럴듯하게 묶어준 것뿐인데, 고작 그것에 고맙다며 잃어버려서 미안하다고 울먹이고까지 있으니..

.. 이에 대해 뭐라고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

결국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다가, 옆얼굴이 따갑다 싶어 시선을 돌리니 눈을 가늘게 뜬 수가 날카로운 이빨로 쿠키를 토막내며 나를 흘겨보고 있다.

".. 수?"

"별거 아니야, 듣고 있다 보니까 조금 질투 나서."

"... 애한테 그런 감정을 느낄 줄은 몰랐는데."

"당신 때문이잖아."

나 때문이라고..?

"..."

"으후.. 답답한 남자같으니."

툭하면 내 탓이라는데.. 그녀가 질투를 느낄 이유가 대체 뭐가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는.."

"됐어, 지금 결정해야 할 건 이거잖아? 시르."

수는 내 입 가까이 검지를 들이밀어 말하려던 걸 막아세우고는 소녀에게 시선을 돌린다.

"훌쩍.."

"선물받은 걸 잃어버린 심정이 어떨지 모르겠는 건 아닌데, 여기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일단 다른 것부터 해결 하자. 알겠지?"

"... 응.."

해결해야할 거라면, 원래는 내가 해야했을 바로 그 질문이다.

소녀의 작은 어깨에서 떨림이 잦아들고 나서야 수는 시선을 맞추고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너는 여기에 남고 싶니, 아니면 이대로 에단을 따라가고 싶니."

"..."

"참고로 나는 둘 다 마음에 안들지만, 에단이 네 선택을 따르겠다고 했으니 나도 따라는 줄 거야."

적당히 식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은 수는 상인의 표정을 하고선 말을 잇는다.

"물론, 여기 남는다고 해도 잠자리와 식사를 대가 없이 제공하지는 않을 거야. 제대로 객잔 일을 시킬 테니까."

"수, 그건..?"

"아, 아니. 그런 일 말고, 청소라던가 빨래 같은 거니까..! 당신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마? 내가 아무리 그래도 당신이 맡긴 아이에게 접대 일을 시킬 리 없잖아."

"... 그렇..지."

손부채질로 달아오른 얼굴을 가라앉히는 수.

객잔 일이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실례되는 착각을 해버린 것 같다.

"그래도 뭐, 네가 게으름만 피우지 않는다면 스폴에 살고 있는 수인들 중에서는 두 번째로 편안하고 안전할 생활을 약속할 수 있어."

물론 첫 번째는 자신이라는 말도 빼먹지 않는다.

한순간에 여러 말들이 오간 것 같지만, 소녀는 제대로 그 질문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잠시 잊고 있었다.

처음에 분명 나는 소녀가 선택하는 대로 따르려 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 대답이야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으니, 불쾌하게도 마음은 놓이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 깨끗해지는 거품... 수.. 언니.."

"..."

"하지만.. 나, 따라가고 싶어."

".. 누구를?"

수가 대신 되물어주었지만 소녀는 착각의 여지없이 분명하게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 날 따라가겠다고 한 건가..?

그렇게나 크게 다치고 난 다음이다.

평생 본적없는 호화스러운 이곳의 삶에 미혹되더라도 나는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 그걸 포기하고, 날 따라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이 소녀는 알까?

"트라사에서도 말했지만, 내 옆에 있으면 분명 또 그런 위험한 일들이 생길 거다. 네 목숨의 안위보다, 고마움을 갚는 게 먼저라는 그런 말을 하지는 않겠지?"

"... 고마움. 갚는다.. 응, 그것도 있어."

"다른 이유도.. 있는 건가?"

끄덕.

작게 고개를 끄덕인 소녀는 나와 시선을 맞춘다.

아직 물기가 마르지 않은 그 반짝이는 눈동자에 어째서인지 숨이 막혀왔다.

"처음으로, 뭘 할수있는지. 말해줬으니까."

내가 시킨 거라고는 배낭을 들게 한 것, 불을 피울 준비와 뒷정리뿐이다.

누구든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어떻게..

"모두.. 루파의 딸, 할수있는거.. 없다고했어."

"..."

"엄마는.. 나쁜짓, 하면안되는거, 알려줬고."

이런 세상에서도.. 해서는 안되는 나쁜 짓이라는 개념을 자식에게 가르치는 부모가 있었을 줄이야.

소녀의 모친은 자신의 가치를 짓밟히면서도, 모든 더러움을 끌어안고 소녀를 바르게 키우려는 의지만큼은 버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알 것 같았기에, 나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고야 말았다.

소녀에게 자주 이야기해줬다는 푸른 하늘 이야기에 분명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 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시킨 것뿐인데."

"에단, 보통은 그 누구나에 수인을 포함하지는 않아."

"..."

언젠가 소녀에게 비슷하게 들었을,

수가 옆에서 거들어온 그 말에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나만, 할수있는일."

"...?"

"용사님들 이야기. 에단에게.. 언제든지. 해줄수있어."

"..."

확실히.

그것만큼은 이 소녀밖에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건 분명 내가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데에 큰 도움이 되겠지.

하지만,

".. 분명 후회할 거야."

"응."

"..."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말 대신, 고민도 없이 긍정하는 그 대답에 잠시 벙지고 말았다.

날 무안하게 하려는 건가도 싶은 그 대답에 이어, 소녀는.. 마지막 한마디로 내 입을 완전히 틀어막았다.

"그래도.. 괜찮아."

비가 그치고 난 다음이기에 평소에는 맡을 수 없는 가볍고, 비교적 탄내가 덜한 공기가 활짝 열린 창문을 통해 불어들어 오고 있다.

창틀에 몸을 기대고 바람을 시원하게 맞고 있는 수와, 그 바람을 그다지 맞고 싶지 않아, 바로 옆의 벽면에 등지고 선 나.

"바실리카로 돌아가는 거지?"

"신탁도 확인해야 하니까."

".. 결심이 선 거야?"

내가 먼저 신탁의 이야기를 꺼낼 줄은 몰랐던지 의외라는 듯한 목소리다.

"일단은."

"그럼.. 음, 이 소식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

"무슨 소식이길래?"

말할지 말지 고민하는 듯 망설이던 수는 어차피 꺼낸 이야기를 안하는 것도 그렇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며칠 전부터 스폴에 돌았던 소문이 있어."

"소문..?"

"목격자는 많은 모양이지만, 내가 직접 본 건 아니니까 아직까지는 소문이야."

"어떤 소문이길래."

"... 음, 역시 대가를 받는 편이 좋을까?"

"..."

시원한 바람에 기분이 좋아진듯 살랑거리는 수의 꼬리가 내 옆구리를 쿡 하고 찌른다.

이걸 확 잡아당겨버릴까 고민하고 있는데, 내 손이 가까워지자 눈치빠르게 그 앞에서 빠져나와 다시 여유롭게 살랑거리기 시작한다.

주인의 성격을 빼다닮은 꼬리가 아닐 수 없다.

"아후후.. 농담이야 농담."

".. 그래서?"

나를 긴장시키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일부러 뜸을 들이던 그녀가 건네준 정보는, 의외였으며 또한 분명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다들 말하길, 용사가 나타났다고 해."

"... 용사..?"

"밝은 금발에, 깔끔한 외모의 미청년. 더 들은 거라고는.. 한손검을 두 자루 매고 있었다는 것 정도?"

"..."

"얼마전 바실리카로 떨어지는 빛줄기를 다들 봤으니 그런 착각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용사'를 봤다고 콕 짚어서 말하는 사람들이 그리 적은 수가 아니라서 말이야. 본인이 용사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도 아닐텐데.. 의문스럽기는 해."

밝은 금발,

그리고 두 자루의 검...

"지금은 스폴에서 떠났다고 들었는데, 아마 바실리카로 간 게 아닐까?"

"..."

"에단...?"

"... 잠깐, 생각하고 있었어."

어쩌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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