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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파티에서 배신당하자 옆집 누나하고 만든 SSS급 딸들이 복수를 시작합니다-5화 (5/102)

〈 5화 〉 헤닝의 방문자 1

* * *

“어때? 이 정도면 그렇게 까지 눈에 안 띄겠지?”

평소의 마법사 로브와 낫 대신, 가벼운 경갑옷과 할버드를 착용한 도로시.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오즈는 약간 곤란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누나에게 말했다.

“으음.. 유감이지만, 그 모습으로 나갈 경우 사람들 눈에 안 띄지는 않을 것 같아.”

“응? 어째서? 일단 마법사로 여겨질 법한 장비들은 다 빼고 전사 복장으로 맞췄는데.. 여기서 더 빼야 할 거라도 있는거야?”

“아..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라..”

도로시의 물음에 오즈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대답을 주저하였다.

일단 눈 앞에 있는 도로시의 복장만 보면 확실히 마법사가 아닌 할버드를 든 여전사로 보이긴 하였다.

본래 대마법사인 도로시가 이렇게 모습을 꾸민 이유는, 이 세계에선 대대로 마법사라는 존재를 혐오하여 왔으며 마족과 같이 퇴치해야만 하는 대상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마법사들이라는 자들은 골렘과 같은 마법 병기들을 이끌고 마을을 습격하거나 도시에 질병을 퍼뜨리는 등의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만큼 오즈가 보기에도 이는 마냥 편견이라고만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즉, 마법사 복장으로 도시를 돌아다닌다는 것은 나 수상한 범죄자요 하고 광고를 하고 다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며, 그런 점에서 도로시는 별 수 없이 직업상의 이득은 전혀 받지 못하는 장비들을 착용해 정체를 감출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유사시에는 언제든 장비를 변경할 수 있으며, 아울러 굳이 장비가 없더라도 레벨 600대 후반인 그녀의 기초 전투력은 맨손으로 400대 존재들도 때려잡을 수 있는 수준인 만큼 딱히 전력상의 위험요소는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에서 도로시가 여전사로 변장을 한 것과는 별개로, 지금 그녀의 모습이 다른 사람의 눈에 안띄냐 하면 거기에 대해서 오즈는 절대로 긍정을 해줄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이렇게 투박하게 꾸민 상태인데도 우리 누나 너무 미인이잖아. 이 정도면 길 가는 사람마다 다 쳐다보면서 난리가 날걸?’

아무리 멋을 안 내더라도 본편이 워낙 예쁜 탓에, 도로시의 모습은 이 자체로도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오즈 입장에서 그걸 대놓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

그렇게 의문을 표하는 도로시를 보면서, 오즈는 얼굴을 붉힌 채 약간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일단 우리들의 경우는 얼굴이 알려지면 조금 곤란 할 지도 모르니까 일단 가면 정도는 쓰는게 좋을 것 같아. 그것만 제외하면 나머지는 괜찮을 지도..”

“그래? 하긴.. 이번 일에선 나 역시 가능한 정체를 숨기는 편이 좋을 테니까..”

오즈의 말에 인벤토리에서 하얀 가면을 꺼내 착용하는 도로시와

붉게 달아 오른 얼굴에 투구를 착용하는 오즈.

이 순간, 오즈의 모습은 지금까지의 가벼운 전투복이 아닌,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을 완전히 가리고 있는 전신 갑주 차림을 하고 있었다.

비록 그렇게까지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모험가로 2년간 활동 하면서 어느 정도 인맥이 남아 있던 오즈였으며, 무엇보다 그 용사파티 사람들과 마주했을 경우도 고려 한다면 이런 식으로 정체를 감출 필요가 있었다.

여기다가 그가 착용하고 있는 갑주 역시 보통 물건이 아닌, 이곳 카알론 내에서 착용제한이 없는 전신갑옷 중 가장 성능이 좋은 물건이었다.

기본적으로 초보가 착용하더라도 300대의 방어력을 제공하며 무게 또한 깃털과 같이 가벼워 활동에 전혀 지장이 없는, 오즈 에게 있어선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는 장비.

이런 상태라면, 설령 예기치 못하게 도로시와 떨어진 상황에서 불시의 습격을 받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었다.

물론, 이조차도 어디까지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안전장치에 불과 했지만 말이다.

“자 그럼 슬슬 출발하자 누나. 밖에서 애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조금 서두르는 편이 좋겠어.”

“알았어 오즈.”

부끄러움과 긴장이 묻어나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는 오즈.

이를 보면서, 도로시는 가변 뒤에서 다정함이 담긴 미소를 지은 채 대답하였다.

*

칼마르 연합국.

대륙 북부에 위치한 국가로, 영토의 대부분이 춥고 척박한 동토 지대로 이루어져 있는 이 나라는 대부분의 주요 도시들이 남쪽 지역, 혹은 해안가에 위치해 있었다.

‘헤닝’ 이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는 이 도시는 그런 칼마르 연합국에 소속되어 있는 도시로서

3만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이 인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간 거주지였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 비교적 기후가 온건한 덕분에 농사가 가능한 지역이면서, 동시에 대륙 중부 지역과도 연결이 되어 있는 교통의 요지이기도 한 장소.

그리고 지금, 이곳에 헤닝시의 성문 앞에는 길을 가던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저 사람들은 뭐지?”

“처음 보는 얼굴이다만.. 복장으로 봐선 다른 지역에서 놀러 온 귀족이 아닐까 싶은데?”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그것은 네 사람으로 이루어진 작은 무리.

그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동적으로 귀족 영애와, 그녀들의 호위병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전신을 갑주로 뒤덮고 있는 전사와

할버드를 들고 있으면서, 경갑옷 차림에 가면을 쓴 여전사.

전사의 경우는 비교적 흔한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이는 여전사 역시 가면을 착용하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곤 별로 특별할 것이 없는 흔한 모험가나 용병의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행렬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이유.

그것은 그들의 뒤쪽에 서 있는, 귀족가의 영애로 추정되는 두 여인들 때문이었다.

무표정한 얼굴을 지니고 있으며 검은 드레스 차림을 하고 있는 여성.

키는 약 175에 여자치고는 상당히 큰 키였으며, 머리는 짧은 흑발에. 눈동자는 보랏빛을 띠고 있는 그녀는 상당한 미인이었지만 마치 한 자루의 검과 같이 날카로운 인상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옆쪽에 나란히 서있는 또 다른 여성.

상복을 연상시키는 검은 드레스 차림의 여인과는 대조적으로, 화려한 드레스를 착용하고 있으며, 붉은 머리카락에 금빛 눈동자를 지니고 있는 미인.

그녀는 입가에 화사한 미소를 지은 채 다정한 목소리로 검문을 진행하고 있는 병사로 하여금 자동적으로 입가에 웃음이 지어지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대단한 미인이다.. 내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걸 봤지만 저 정도로 예쁜 여자들은 처음이야..’

‘외모도 대단하지만, 복장만 해도 보통 집안 사람들이 아닌 것 같은데.. 백작. 아니면 후작가의 영애 일 지도 모르겠어.’

그렇게 성문 앞에서 행선지를 비롯한 간단한 검문을 받은 뒤, 그대로 도시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여인들.

그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한동안 눈을 때지 못하였고, 그런 사람들의 시선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두 여인은 그대로 앞선 두 전사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자신들의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자 그럼. 곧바로 목적지로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아가씨.”

“아..아가씨라니.. 그런 말씀하지 마십시오 오즈님.”

“후훗, 아샤트리아 아가씨. 지금은 일단 조용히 맞춰 주시면 감사겠습니다. 아직 주변에 보는 이목이 제법 많으니까요.”

“도..도로시님..”

눈 앞에서 약간의 장난끼를 담아 이야기하는 ‘주인’ 들

이에 카알론의 NPC 중 한 명이자, 이번에 귀족가의 영애로서 위장하고 있는 검은 드레스 차림의 여성.

아샤트리아 엘라어스는 진한 송구함을 느끼며 살짝 얼굴을 붉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아샤트리아의 얼굴을 보면서 그녀와는 대조적으로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있는 NPC.

자미엘 웨버 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는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살짝 목소리를 낮춘 채 말했다.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 아샤트리아. 어차피 도로시님이랑 오즈님이 허락하신 일이잖아? 지금 같은 상황에선 오히려 불편한 티를 내는 게 더 문제라고.”

“그야 그렇긴 하지만..”

자미엘의 말에도 영 어색함이 가시지 않는 듯한 아샤트리아.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오즈는 문득 자신이 예전에 짜 놓았던 아샤트리아의 성격을 다시금 떠올리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조용하면서 약간 소심한 성격을 지닌 아가씨였지? 전투에 돌입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지만. 아무튼 이런 점에서 보면 역시 설정해 둔 성격이 거의 그대로 나오는 것 같아.’

본래 게임상에서 NPC 들의 이런 설정은 말 그대로 설정일 뿐, 실제로 게임 내적인 부분에 있어선 별 영향을 주지 못하였으나, 지금과 같이 이들이 생명을 지닌 존재가 된 뒤로는 이것이 대부분 그대로 이루어 졌다는 것을 오즈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그럼 점에서 보면 나름대로 조심해야 할 부분도 많지만 말이지. 수틀리면 힘으로 눌러 버릴 수 있는 도로시 누나랑은 달리 나는 예들이 툭 치는 것 만으로도 끔살 당할 수 있는 수준이니까..’

비록 지금까지 만난 NPC 들은 하나같이 오즈에게 호의적이었으며, 그 중에는 아샤트리아와 같이 과할 정도로 자신을 높게 대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렇지만, NPC 들도 살아 있는 생물체 이며, 아울러 나름대로의 생각과 감정을 지니고 있는 만큼, 그녀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여러모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오즈는 생각하고 있었다.

‘최대한 잘 대해 줘야지.. 아버지로서 상냥하고 다정하게. 엇나가지 않도록.’

오즈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그는 문득 자신이 그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것을 인식 하면서 그대로 발걸음을 딱 멈추었고, 이에 맞춰서 나머지 세 사람 역시 그곳에 정지 하였다.

“여기야?”

“응. 아마도 지금 이 안에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곧 여기에 나타날 거야.”

도로시의 말에 조용한 분노가 담긴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오즈.

그리고, 그의 말을 들은 직후, 뒤쪽에 서 있던 두 NPC의 얼굴에는, 방금 전의 가벼운 태도 대신 날카로운 살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어느 쪽이든 결과는 마찬가지..”

“그럼, 일을 시작해 볼까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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