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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파티에서 배신당하자 옆집 누나하고 만든 SSS급 딸들이 복수를 시작합니다-9화 (9/102)

〈 9화 〉 헤닝의 방문자 5

* * *

모험가팀 발키리아.

이곳 북부 대륙의 신화에서 나오는 신들의 여전사인 발키리아 에서 이름을 따온 이 모험가 팀은 그 이름과 같이 전원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전사 브륀, 궁수 힐드 그리고 성직자인 시그룬

비록 직업도 성격도 남다른 세 사람이었지만 그녀들의 조합은 마치 잘 맞아 떨어지는 톱니바퀴와 같이 훌륭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 수 년간 수 많은 실적을 쌓으면서 이곳 헤닝 에서 가장 뛰어난 모험가 팀 중 하나로 평가 받게 되었다.

3년 전, 큰 공적을 세우고 자취를 감춘 용사 파티에 이어서 나타난, 헤닝을 대표하는 강자라고도 할 수 있는 모험가 집단 발키리아.

그러나, 그런 그들이, 정작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영지의 귀족 영애들의 말에 따라서 성가시기 그지 없는 정보수집을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일단, 나는 그 용사파티가 머물렀다는 여관 쪽을 맡을게. 시그룬은 식당 쪽을 한 번 알아봐줘.”

“알았어.”

“힐드는 대장장이 아이언씨 에게 가서 쓸만한 정보가 있나 알아보도록 해줘. 그 노인 분, 지난 수 십년 간 이 도시에서 가장 뛰어난 대장장이로 일하고 있었으니까 분명 알고 있는 게 있을 거야.”

“네, 그렇게 할게요.”

마족이나 마법사를 퇴치하는 것도 아닌, 성 안에서 발 품팔이를 하면서 은퇴한 모험가 팀의 정보를 모으는 것.

그러나, 그들을 여기에 대해서 일절 불만의 표시를 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그들은 지금 찬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아.. 미안해요, 저 때문에 이런 구질구질한 일 까지 하게 되어서.”

사과의 감정을 담아 자책하는 시그룬.

그러나, 이에 대해서 브륀은 오히려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이며 그녀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괜찮아. 저번에도 말했지만 네 일은 곧 우리 모두의 일이라고 했잖아. 부담 가질 필요도 없고, 미안해 할 필요도 없어.”

"다른 것도 아니고 네 가족 들이랑 연관되어 있는 일이잖아? 지켜야 할 가족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는 게 좋아.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말이지.”

브륀의 말에 이어서 약간 딱딱한 어조로 은근히 그녀를 위로해 주는 힐드.

그런 동료들의 말을 들으면서 시그룬은 마음 한 켠이 아려 오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동시에 진한 안도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정말로 다행이야.. 형편 없는 내 인생에서 그래도 동료들 만큼은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현재 모험가임과 동시에, 신관으로서 성직자의 길을 걷고 있는 시그룬.

발키리아의 일원으로서 그녀의 신관으로서의 실력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었으며, 때문에 동료들은 물론이고 다른 모험가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인정을 받고 있는 입장이었으나..

그런 그녀의 과거의 삶, 그리고 현재의 삶은 결코 순탄치 않은 처지에 놓여 있었다.

본래 귀족가의 영애였던 시그룬.

그러나, 권력 다툼에서 패한 부모로 인해서 그녀의 가문은 풍비박산이 났고, 집안은 어마어마한 빚만을 남긴 채 완전히 몰락해 버리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시그룬은 어떻게 해서든 살아 남기 위해서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성직자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었으나 그것만으로 그녀의 문제가 해결 된 것은 아니었다.

그나마 그녀의 사정은 성직의 길에 들어 서면서 다른 위험에서 어느 정도 보호를 받을 수 잇는 위치가 되었으나.. 그녀의 가족들은 그러지 못했다.

부모는 빚쟁이와 병마에 시달리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 하였으며, 남겨진 어린 동생들은 사실상 인질이나 다름 없는 처지로 빚쟁이에게 붙잡히게 되었다.

결국, 그녀는 성직자에 있으면서도 어떻게 해서든 돈을 벌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으며, 방법을 물색 하던 끝에 이렇게 모험가의 신분으로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오오라라 불리는 신성한 신의 힘으로 사람들의 부상과 병마를 치유하고 마법과 같은 사악한 힘을 정화할 수 있는 신관들,

그나마 이런 신관들 중에선 목숨을 걸고 움직여야 하는 모험가의 길을 택하는 자의 수가 적었기에 시그룬은 위험을 감수 한다면 제법 큰 돈을 벌 수 있게 되었으며, 그 결과 그녀는 조금씩이나마 자신의 빚을 갚아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점차 다급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마냥 어린 아이들 이었을 그녀의 여동생들.

그러나, 지금 그녀들은 어느덧 10대 중반의 나이에 들어서면서 사춘기가 오기 시작했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시그룬을 인지하게 되었다.

빚을 지고 있는 점차 성숙해져 가는 10대 중반의 소녀들.

빚쟁이가 그 아이들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었으며, 때문에 시그룬은 가능한 빨리 빚을 모두 청산해서 그 아이들을 자신 곁으로 데리고 와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 절박한 심정으로 그 동안 자신이 숨겨 왔던 진실을 동료들에게 털어 놓으며 고개를 숙여 도움을 구하게 된 시그룬.

하지만, 이에 대해서 발키리아의 동료들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기꺼이 그녀를 위해 두 팔을 걷고 나서 주었으며. 그 결과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이번 일만 받아내서 해결할 수 있다면 분명 아무 문제 없이 동생들을 데려올 수 있을 거야. 그렇게만 된다면 동료들과 함께 진정으로 내가 원하던 삶을 살아갈 수..‘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브륀은 조금 가라 앉은 분위기를 환기 시키기 위해서, 어울러 슬슬 임무에 착수하자는 의미에서 가볍게 박수를 쳤다.

“자, 그럼 바로 출발 하도록 하자고. 비록 시간은 제법 넉넉하게 주어졌지만 우리들은 발키리아 잖아?”

“임무 수행은 신속하게, 결과는 완벽 그 이상으로.”

“네, 잘 알겠습니다.”

그렇게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브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시그룬은 곧바로 식당 쪽으로 향하였고, 브륀과 힐드의 경우는 도중까지 방향이 같은 만큼 반대쪽으로 일단은 함께 이동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시그룬에게서 떨어진 상황에서 두 사람은 자신들끼리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래서.. 시그룬의 남은 빚은 대충 얼마나 된데?”

조심스러움을 담아서 묻는 힐드. 이에 대해서 브륀은 차분한 어조로 그녀에게 대답을 해주었다.

“대략 은화 1만.. 그러니까 1탈란트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어.”

“그래도 다행이네, 그 정도면 이번 의뢰를 통해서 한번에 갚을 수 있을 정도잖아. 이번 일 걸려 있는 비용이 보통이 아니었으니까 말이지.”

“그야 그렇긴 한데..”

그녀 답지 않게 입가에 미소를 담아 보이는 힐드, 그러나 이에 대해서 오히려 평소에 잘 웃는 모습을 보여주곤 하였던 브륀은 오히려 심각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는 중이었다.

“?.. 왜 그래 리더?”

“솔직히.. 난 조금 걱정 돼, 시작부터 상당히 독특한 이번 임무도 그렇고, 그 빚쟁이 들고 말이야.”

“뭐.. 임무야 나도 이래 저래 미심쩍은 부분이 있긴 해. 물론 이해는 어느 정도 가지만 신용을 너무 따진다는 점도 조금 수상하고.. 무엇보다 저 사람들이 왔다는 그 슈베른이라는 장소도 영 미심쩍고 말이야.”

북쪽의 동토 어딘가라고 추측만 할 뿐 실제로 가본 적도 관련 정보도 전무한 상황.

그러나, 단순한 장난질 이라기엔 내놓은 돈이 너무 컸으며 아울러 일의 진행은 선불 60% 후불 40%인 만큼 일단 시그룬의 동생들은 무난히 구해놓고 갈 수 있을 것이었다.

즉, 설령 적당한 사기라 해도 그녀들 입장에선 목숨에 위험만 없다면 어느 정도의 장난질은 당해줄 수 있다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브륀을 고심하게 만드는 문제.

그것은 어쩌면 이 이상으로 골치 아픈 일이라 볼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 빚쟁이라 하지. 단순히 빚만 지워서 돈을 받아가는 게 아니라 그걸 가지도 피도 눈물도 없는 장난질을 계속 진행하니까.’

그런 점에서 시그룬에게 어느 정도 당부를 해줄 필요가 있다 생각하며 얼마 지나지 않아 힐데와도 헤어지게 된 브륀.

그렇게 발키리아는 의뢰를 따내기 휘한 정보 수집에 돌입하였으며, 결과적으로 의뢰인들이 원하리라 추정되는 정보들을 근 이틀 만에 거의 모두 다 모을 수 있었다.

그런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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