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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파티에서 배신당하자 옆집 누나하고 만든 SSS급 딸들이 복수를 시작합니다-12화 (12/102)

〈 12화 〉 해닝의 방문자 8

* * *

“으으..”

따스한 무언가를 느끼며 천천히 눈을 뜨는 시그룬.

뿌옇던 시야가 천천히 밝아지면서 그녀의 눈에는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본래 귀족 출신이었던 그녀 조차도, 여태까지 살아가면서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는 화려한 장소였다.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바닥과 고풍스러운 장식들, 그리고.. 도대체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호화롭기 그지 없는 가구들

그것들의 모습을 보면서, 시그룬은 짙은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여..여긴 대체 어디지? 난 분명 마지막에 그 마법사에게 당해서..’

지금 이 순간도, 단순히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그녀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그 은발머리의 마법사.

그 당시 느꼈던 고통이 다시금 엄습하는 것 같은 감각을 느끼면서 시그들은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를 치기 시작했다.

그때..

“어?”

다음 순간 그녀가 인식한 한가지 사실.

그것은. 그녀의 발목을 단단히 휘감고 있는 굵은 쇠사슬이었다.

강철이 아닌 알 수 없는 물질로 만들어진 그것은 시그룬에게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고 있었으며, 이에 시그룬은 자신이 눈을 뜨게 만든 그 온기의 정체가 무엇인지 비로소 인식함과 동시에, 자신이 어떤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인지 깨달을 수 있게 되었다.

‘그 마법사에게 붙잡혀 버린 건가? 그렇다면 다른 동료들은 어디 간 거지? 서.. 설마 나를 빼고는 이미 모두 다 죽어버린 것은..’

문득, 동생들 이외의 또 다른 가족들이 자신을 빼고 모두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움에 사로잡히기 시작한 시그룬.

그때..

­또각, 또각­

“!”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구두소리.

이에 시그룬은 두려움에 떨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대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지 인식한 그 순간,

“헉!”

그녀의 눈 안에 비치기 시작한 그것은.. 자동적으로 그녀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괴물.

자신들과 동료들을 순식간에 쓰러뜨린 존재.

은발의 마법사

그녀를 보면서, 시그룬은 자동적으로 공포에 몸을 떨기 시작했고, 은발의 마법사는 그런 시그룬의 곁으로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

다음 순간, 천천히 시그룬의 턱을 들어 올리며 그녀와 눈을 마주치는 은발의 마법사.

그 순간, 시그룬은 그제서야 비로소 그 마법사의 얼굴을 똑바로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어서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른 한가지 생각. 그것은..

‘..예.. 예쁘다.. 엄청나게..’

그것은, 같은 여성인 그녀가 보더라도 반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아름다움이었다.

마치 하늘의 천사가 강림한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고 여겨지는 그런 압도적인 미모에, 시그룬은 상대가 자신에게 있어서 공포의 대상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시 동안 그녀의 얼굴에서 눈을 땔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잠시동안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 정도의 미모에 대한 여운이 잠시 조금 가라앉기 시작한 그때, 마법사는 천천히 시그룬을 살피던 손을 내려 놓았으며 이어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철컹!­

“!”

다음 순간 너무나도 가볍게 풀어지는 쇠사슬.

이에 시그룬은 덜컥 두려움을 느끼면서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고, 그런 그녀를 보면서 마법사는 그 외모만큼이나 아름답기 그지 없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과연.. 제법 쓸만한 자질이 엿보이는 군.”

“..네?”

“그 두 놈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자질이라.. 확실히, 그들이라면 모를까 네 녀석만큼은 내가 받아오길 잘한 것 같단 말이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는 마법사.

이에 시그룬은 그녀의 말에 대해서 문득 의문을 느끼며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그게 무슨 말씀이신 가요? 그들 이라면.. 설마 제 동료들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지금 그들은 어디에..”

“쉿!”

급박하게 말하는 시그룬의 입에 손가락을 대는 마법사.

이어서 그녀는 조용한 목소리로 시그룬에게 말하였다.

“조급해 하지 마렴, 지금부터 차근차근 전부 다 설명해 주도록 할 테니까. 일단 네가 궁금해 하는 동료들이라면 지하 감옥에 잘 가두어 둔 상황이다. 감히 것도 없이 나의 집을 쳐들어 와서 다짜고짜 무기를 겨눈 그 녀석들을 그냥 둘 수는 없는 법이지.”

“큭…”

단호하게 말하는 마법사의 말에, 시그룬은 안도와 걱정을 동시에 느끼기 시작했다.

안도하는 이유는, 적어도 자신의 동료들이 지금 당장은 죽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걱정을 하는 이유는 자신을 포함한 발키리아 전원이 결국 이 무시무시한 마법사의 손에 붙잡히게 되었다는 것.

그렇게 복잡한 심정 속에서 시그룬은 조심스럽게 눈 앞에 있는 마법사를 보며 빠르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일단.. 당장 무언가가 있는 건 분명해. 모험가인 우리들은 순식간에 제압한 마법사야. 마법사와 모험가의 관계를 고려하면 곧바로 무시무시한 고문을 진행하면서 죽이거나 혹은 전투가 끝난 즉시 모조리 끝장을 내 버렸을 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은..’

문득, 방금 전 이 마법사가 운운한 자질 이라는 것에 무언가 단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시그룬은 그대로 조심스럽게 눈 앞에 있는 마법사를 보며 말하였다.

“워..원하는 것이 무엇이지요?”

“흐응?”

생각보다 빠르게 상황 파악을 하는 시그룬을 보면서 살짝 흥미를 내비치는 마법사.

이에 시그룬은 간곡함이 담긴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저에게 원하는 것이 있으시다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그러니. 그러니 제발 제 동료들은 안전하게 풀어 주세요. 제발 부탁 드립니다 마법사님.”

모험가의 명백한 적인 마법사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애완하는 시그룬.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마법사는 입가에 조용히 미소를 지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원하는 것이라면 있지. 아울러 만약 네가 이 요구를 수락해 준다면 기꺼이 네 동료들을 풀어줄 것을 약속해 주마.”

“마.. 말씀만 해주세요 마법사님. 무엇이든.. 무엇이든 다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렇게 시그룬의 말을 들은 마법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가에 미소를 담아 보였다.

“좋아, 그럼 너에게 명하겠다.”

그 말과 함께 천천히 시그룬의 머리칼을 어루만지는 마법사.

이에 시그룬는 온 놈이 얼어붙는 것 같은 감각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런 그녀를 보면서 마법사는 환하게 웃어 보이기 시작했다.

“앞으로 네 년은 나의 노예가 되도록. 영원히.. 이 세상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

한 순간, 그녀의 마음을 짙은 절망 속으로 빠뜨리는 선언.

이에 시그룬은 덜덜 떨면서도 그녀의 말에 그저 머리를 조아릴 수 밖에 없었다.

지금 그녀의 말을.. 이 사악한 마법사의 말을 듣지 않으면 자신과 동료들은 죽는다.

동료들을 위해서, 그리고 동생들을 위해서 그녀는 지금은 이 마법사의 말은 무엇이든 들을 필요가 있었다.

“그..그렇게.. 하겠습니다.. 아.. 앞으로 저 시그룬은.. 당신의.. 노.. 노예로서.. 영원한 충성을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자신을 향해 영원한 노예의 서약을 맺는 그녀를 보면서..

은발의 마법사.

아테나 인비저블의 입가에는 진한 미소가 담기기 시작했다.

*

자신들에게 정보를 물어다 준 발키리아의 맴버들.

그들을 성공적으로 포섭(?) 한 뒤, 오즈는 마음 속에 찝찝한 감정을 지닌 채 도로시에게 물었다.

“저.. 누나.”

“응?”

“아무리 그래도.. 이건 역시 좀 심한 게 아닐까? 일단은 우리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준 사람들 이잖아.”

“그러기는 하지, 그래서 이 정도 처우에서 끝내준 것이고 말이야.”

“에?”

도로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오즈.

이에 대해서 도로시는, 그의 얼굴을 보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일전에도 말했지만, 저 녀석들이 목줄도 없이 설칠 경우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어. 아주 작은 불씨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법. 그럴 바에는 단호하게 제거를 하거나, 그도 아니면 우리들의 개로 만들어서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이용을 하는 편이 가장 나아.”

“..누나..”

냉정한 기색이 엿보이는 도로시의 말.

이에 대해서 오즈는 문득 그녀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다는 것을 다시금 떠올리기 시작했다.

비록 자신을 비롯한 주변 사람에게는 한 없이 상냥하지만, 그 외의 것들을 이용하는 데엔 일체의 주저함이 없는 사람.

반대로 말하면, 아군일 때는 너무 좋은 사람이지만, 적 일 때는 이 정도로 무서운 사람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였다.

“자 그럼, 잡설은 이쯤 하고, 쓸만한 정보 에다가 적당한 장기 말도 들어 왔으니, 슬슬 일을 시작해 볼까?”

“..복수. 우선 첫 번째 표적은 도끼 전사 건트. 정보에 따르면 대영주의 기사단장으로 임명 되었다지?”

복수에 대한 열망이 다시금 피어나는 것을 느끼며 방금 전의 찝찝함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를 오즈.

이어서 그의 입가에는 진한 미소가 담기기 시작했고, 그런 동생을 보면서 도로시 역시 작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무슨 짓이든 하겠어.. 너를 위해서.. 카알론을 위해서.. 그리고.. 그 아이를 위해서라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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