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사파티에서 배신당하자 옆집 누나하고 만든 SSS급 딸들이 복수를 시작합니다-13화 (13/102)

〈 13화 〉 복수의 서막 1

* * *

뉘벤.

캍마르 연합국에서 가장 큰 세 도시 중 한 곳이자, 연합국의 북부와 남부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있는 거대한 항구도시.

그곳의 중심에 위치한 영주의 성에서는, 지금 한바탕 소란으로 가득 찬 연회가 열리고 있는 중이었다.

“아하하하! 참으로 감축 드립니다 영주님! 듣자 하니 이번에도 건트 장군께서 대승을 거두셨다지요?”

“그렇다네, 겁도 없이 분란을 일으키던 도적들은 단숨에 전멸 시켰다는 군!”

여과 없이 기쁨을 표현하는 영주와 그의 신하들.

지금 이 순간, 그들의 입에서는 영주에 대한 상투적인 칭찬, 그리고 실질적으로 그들에게 이 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 기쁜 소식을 전해준 장군.

건트에 대한 칭찬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과연 대단합니다. 역시 이 영지 최고의.. 아니 칼마르 최고의 전사다운 위용입니다.”

“솔직히 3년 전, 건트 장군이 이곳에 왔을 때 많은 사림들이 그의 실력을 의심했습니다. 저 역시, 뜬금 없이 장군이라는 직함을 달게 된 그의 실력에 대해서 많이 의심을 했었지요.”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지금껏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무적의 용장! 이곳 뉘벤의 수호자인 그의 이름은, 이제 우는 아이 조차도 뚝 그치게 만들 수 있다 들었습니다.”

“이 모든 게 영주님의 선견지명 덕분입니다. 부디 일전에 저희들의 어리석음에 대해선 용서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과거, 모험가의 신분에서 갑자기 이곳 뉘벤의 장군으로 임명된 인물인 건트.

그의 이런 파격적인 등용에 대해선 초기에는 제법 사람들의 말이 많았다.

아무리 제법 명성 있는 모험가였다고는 하지만, 정식으로 기사 임용을 받은 것도 아니었으며, 그렇다 해서 이곳에서 뚜렷한 공적을 세운 적도 없는 인물을 갑작스럽게 채용한 것에 대해선 많은 이들이 짙은 우려를 표하였었다.

그러나.. 그가 부임한지 3년 째 된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남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인 무력,그리고 이를 뒷받침 하는 교활한 책략을 기반으로, 건트 장군은 지금까지 뉘벤과 그 인근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내내 승승 장구를 하였으며, 그 결과 뉘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수 많은 영주들의 시도를 번번히 무산 시키고, 역으로 뉘벤의 영역을 두 배 가까이 늘리는데 성공하였다.

빈말이 아닌, 가히 이 인근 최고의 용사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인물.

그런 건트 장군은 이번에 발생한 도적때들을 상대로 또다시 승리를 거두었으며, 이에 영주와 그의 가신들은 모두 그의 용맹과 승리를 축하하고 있는 중이었다.

단 한 사람만 빼고 말이다.

“허허, 딸아 이 좋은 날 무슨 일이 있는 것이냐? 기분이 영 좋지 않아 보인다만.”

“아닙니다 아버지. 소녀가 기분이 안 좋을 일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저 몸이 조금 피곤해서 그렇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너무 무리하지는 말 거라. 어차피 이 자리는 단순한 축하를 위한 장소. 피곤하다면 그만 돌아가서 쉬도록 하거라.”

“아.. 아닙니다. 신경 써주시는 것은 감사하오나 전 정말로 괜찮습니다.”

그렇게 애써 불편함 감정을 감추기 위해 살짝 술을 들이키는 여인.

영주의 딸인 마틸다는 모든 이들이 기뻐하고 있는 이 곳에서 홀로 속알이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렇게 되면.. 결국 피할 수 없는 미래라는 건가? 건트 장군과 내가 혼인을 하는 것은..’

3년 전과는 달리, 이제는 모든 이들이 칭송하는 영웅이 된 건트 장군.

그러나.. 오직 마틸다 만큼은 여전히 건트 장군에 대한 불편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었다.

다른 이들은 신경 쓰고 있지 않았지만, 마틸다는 여전히 그가 이곳의 장군으로 부임하게 된 이유가 불명확 하다는 사실에 의심을 품고 있었으며, 더 나아가 건트 장군의 공적들에 대해서도 줄곧 불편한 시간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었다.

비록 전투에서는 승리를 가져왔지만 그 방법은 하나같이 교활함과 모략으로 접철되어 있었으며 이는 이번에 도적들을 쓸어버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듣자 하니.. 도적들의 친인척이었던 주민들을 잡아다가 방패로 내세웠다지.. 아무리 상대가 도적이라지만 그런 짓까지 하다니..’

그 과정에서, 단순히 도적의 혈연이라는 이유 만으로 죽임을 당한 이들만 수십 명에 달했으며 그 중에는 아무 죄 없는 어린아이들까지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한다.

그리고.. 이렇듯 잔혹하고 교활하기 그지 없는 건트 장군은 이제 곧 있으면 마틸다와 혼례를 올리기로 되어 있었다.

이는, 그녀의 의사 따위는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은 사실이었다.

모든 젓은 전적으로, 어마어마한 공적을 밑바탕으로 하여 건트 장군이 일을 밀어붙인 결과 이루어진 것 일 뿐.

하지만, 이에 대해서 마틸다는 또렷하게 거절을 할 수 있는 명분도 힘도 없었다.

상대는 이 나라 최고의 영웅이었으며, 이에 아버지는 당연히. 혹 그가 다른 어딘가로 떠나기라도 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건트의 요청을 기꺼이 수락하였다.

그 결과, 그녀는 반 강제적으로 건트와 약혼식을 치르게 되었으며, 이는 이제 조금 있으면 혼인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 분명했다.

‘그 남자의 품에 안기게 된다..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끼쳐.. 하지만 방법이 없잖아. 내 손으로 바꿀 수 있는 것 따위는 아무것도 없는 걸.’

그렇게, 영주의 딸로서 이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채념 하기 시작하는 마틸다.

한편, 그녀의 이런 태도에 대해서 알 턱이 없는 영주와 시종들은 그저 작금의 상황에 기뻐하면서 점점 더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마음껏 축재를 즐기고 있었다.

그때..

­쾅!­

거친 소리와 함께 열리는 연회장의 문.

그 직후 들어오는 서늘한 바람과 함께, 그곳에 있던 이들의 눈에는 거대한 도끼를 등에 메고 있는 한 사내와 그의 부하들의 모습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오.. 어서오게나 건트 장군! 내 기다리고 있었네.”

갑주를 착용하고 도끼를 매고 있는 굴강한 전사,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무장한 군인들.

그 모습을 보면서도, 이미 술에 거하게 취해 있는 영주와 그의 측근들은 그저 반갑기 그지 없는 태도를 내보일 뿐이었다.

“영주님. 영주님의 명에 따라서 도적들을 모조리 척살하고 왔습니다.”

“아아.. 그래 그래. 참으로 수고가 많~았네. 자 그럼 어서 와서 한잔 하게나. 내 자네가 온다는 말을 듣고 특별히 아주 귀이한 술을 내오라 하였다네.”

그 말과 함께 앞에 놓여 있는 잔에 술을 따르는 영주.

이에 건트 장군은 천천히 영주의 바로 앞에 다가가 무릎을 꿇었고,

그런 건트에게 영주는 술이 가득 담긴 잔을 하사하였다.

“자자, 어서, 어서 쭉 들게나. 오늘은 참으로 좋은 날이 아닌가? 근심 걱정 다 털어 버리고, 마음껏 먹고 취해 보도록 하세.”

“예, 영주님.. 평소라면 응당 그렇게 해야겠지요. 하지만 송구하게도.. 소장은 오늘 술을 마실 수가 없습니다.”

“술을.. 마실 수 없어? 왜.. 왜 그러는가? 어디 아픈 겐가?”

건트의 말에 혀꼬이는 소리와 더불어 살짝 당혹감을 내비치는 영주.

이에 건트는 조용히 입가에 미소를 담기 시작했다.

그리고..

“? 응? 지.. 지금.. 이건 무엇인가 건트 장군?.. 왜.. 왜 이거는 것인가?”

다음 순간, 영주를 바라보면서 도끼를 뽑아 드는 건트 장군.

이에 영주의 얼굴에는 취중에도 또렷하게 알 수 있는 당혹감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그런 영주를 보면서 건트의 미소를 그대로 싸늘한 조소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것 이 무엇인지 무르셨지요? 이것은 말입니다...”

그 말과 함께, 도끼를 든 채 천천히 영주에게 다가가는 건트 장군.

그의 이런 모습에, 영주의 친위대들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며 무기를 뽑아 들었으나.. 그들의 행동은 이미 완전 무장을 하고 있던 건트의 부하들에 의해서 제지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방해가 되는 것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인식 하면서,

건트는 눈 앞에서 창백한 얼구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영주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영지를 계승하는 것입니다. 영주님.”

“커어억!”

그 말과 함께 그대로 영주의 머리를 갈라버리는 건트.

그와 동시에 방금 전까지 술과 노래가 가득했던 연회장은 삽시간에 피와 비명소리가 난무하는 지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