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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파티에서 배신당하자 옆집 누나하고 만든 SSS급 딸들이 복수를 시작합니다-16화 (16/102)

〈 16화 〉 복수의 서막 4

* * *

영주와 그의 가신들을 모조리 숙청했다는 건트의 이야기

이를 들으면서 오즈는 분노를 표하는 여관 주인의 말에 적극적으로 호응을 해주기 시작했다.

“건트 장군.. 그 사람에 대해선 저도 들은 바가 있었습니다. 본래 용사 파티에 속해 있던 사람인데 그때부터 인성이 썩 좋지 못했다 하더군요. 들리는 바에 따르면 동료의 등에도 칼을 꽂아 넣었던 아주 악독한 녀석이라고 합니다.”

“그렇소? 그랬단 말이지. 과연, 본래부터 싹수가 아주 노오란 녀석이었구만. 이래서 사람은 실력만 보고 판단을 하면 곤란하다니까. 하아.. 결국 이렇게 되면 우리 아가씨만 불쌍하게 되었구먼.”

“? 아가씨라니요 누굴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 그러고 보니 자네들은 이방인이라 소식을 모르겠구먼. 영주님의 따님이신 마틸다 아가씨를 말하는 것이네. 얼굴도 곱고 성격도 좋으신 분이지만, 아 글쎄 그 빌어 먹을 건트 녀석이 그 분이랑 강제로 혼례를 치를 계획이라지 뭔가? 더러운 녀석 같으니. 지 주제도 모르고 고귀하신 분께 손을 대려 하다니. 그 녀석은 분명 천벌을 받게 될 것이야.”

“네, 분명히 그렇게 될 겁니다. 아무럼. 그래야 하고 말고요.”

그렇게 여관 주인의 말에 호응을 해주면서 쓸만한 정보들을 끄집어 낸 오즈.

동시에, 그렇게 오즈가 캐낸 정보들을 바탕으로 도로시는 앞으로의 상황에 대한 계획을 짜내기 시작했다.

‘반란을 일으켜 전대 영주를 죽이고 새로 영주가 된 건트. 그러나, 비록 밖에서는 다들 쉬쉬하고 있지만 이렇게 조금만 내부 상황을 들여다 보면 민심은 가히 최악으로 굴러 떨어졌다 할 수 있다. 죽은 영주는 사람들의 동정을 받고 있으며, 그의 딸이라는 여자는 민중의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는 와중에 아버지를 죽인 건트와 강제로 혼인을 하게 되었다 이건가?’

건트의 반란으로 인해서 현재 이곳 뉘벤의 인심을 가히 최악이라 할 수 있었다.

비록 그가 어떤 명분을 걸고 반란을 벌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전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현 상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그저 건트가 지니고 있는 무력뿐이라 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무력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매우 강력한 억제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당장은 그것 만으로도 충분해 보였으나, 만약 어떤 사소한 계기로 인해서 그 무력이 흔들이게 된다면 그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함부로 장담할 수 없었다.

바꿔 말하면.. 작금의 상황은 일을 벌여서 건트를 나락으로 끌고 가야 하는 오즈와 도로시의 입장에선 아주 좋은 환경이라 할 수 있었다.

‘이건 마치 이야기의 한 장면 같은걸? 사악한 장군의 반역으로 비탄에 빠진 백성들과 공주님. 그때, 돌연히 정의의 사자들이 나타나서 사악한 악의 세력을 끌어 내리고 다시금 평화를 가져다 준다 라..’

그렇게 나름대로 머릿속에 시나리오를 그려보는 도로시.

하지만.. 막상 그런 구상을 하던 도중, 도로시는 자신의 계획 헤서 한가지 문제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 자신들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것.

즉, 지금의 자신들은 가급적 외부에 정체를 드러내선 안 된다는 사실에 대한 것이었다.

‘당장 앞으로 처단해야 하는 것들이 많은 만큼, 함부로 행동에 나설 수는 없는 법이지. 거기다가 저들의 뒷배를 끄집어 내기 위해선 더더욱 그러하고.’

애초에 여기까지 정체를 숨기고 온 이유부터 가, 가급적 자신들의 정보를 흘리지 않기 위함인 만큼, 적어도 이링 어느 정도 진척되기 전까지 눈에 띄는 행동은 가능한 자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약간의 아쉬움 속에서 화려하고 근사한 계획에 대한 욕심을 접는 도로시.

그 대신, 그녀의 머릿속에는 문득 자신이 생각해도 상당히 재미 있으면서 골 때리는 시나리오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확실하게 일을 처리함과 동시에 정의 구연을 할 수 있으며, 아울러 자신들의 정체 또한 완벽하게 감출 수 있는 그런 시나리오가 말이다.

한편, 그렇게 도로시가 앞으로의 일의 진행을 구상하고 있던 그때.

여관 주인을 상대하고 있던 오즈는 약간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 빌어 처먹을 건트 놈이 말이야.. 내가 어렵게 구입한 골동품까지 들고 갔다니까? 몇 년 전 상인 한태서 어렵게 구입한 장식품이었는데. 그게 마음에 든다면서 지 멋대로 들고 가 버렸다고.”

“아하하.. 그것 참 나쁜 놈이네요. 대체 가정 교육을 어떻게 받았길래 인성이 그 모양일까요?”

어느 순간부터 술잔을 기울이면서 점점 더 열심히 건트를 욕하기 시작하는 여관 주인.

이에 오즈는 슬슬 지치는 기분을 느끼면서도 최대한 열심히 그를 상대해 주고 있었다.

‘쓸만한 정보는 얼추 나온 것 같다만. 그래도 일단 같은 피해자 입장에서 어느 정도는 어울려 줘야..’

비록 어느 순간부터 술 취한 사람 특유의 한말 또 하고가 반복되는 듯 한 기분이었지만, 일단 최대한의 인내심을 발휘하는 오즈..

결국 여관 주인의 오버 히트는 술잔이 텅 비고 오즈의 인내심도 텅 비었을 때 즈음 간신히 끝나게 되었다.

*

“후..”

“고생했어 오즈야.”

한참 동안 시달린 끝에 간신히 방으로 돌아온 오즈와 도로시.

여관방 자체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으며 구조 또한 허름하기 그지 없었으나 그나마 공간이 제법 넓다는 점만큼은 긍정적으로 볼 여지가 있었다.

그렇게 일단 약간 삐그덕 거리는 나무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는 두 사람.

이어서 도로시는 차분한 어조로 오즈에게 자신이 생각 했던 계획을 말하였다.

“어때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아?”

“오오.. 과연 대단한데. 우리 누나 이런 쪽에도 재능이 있는 줄은 몰랐어.”

“후훗, 고마워.”

자신이 짠 계획에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오즈.

그의 이런 모습에 도로시는 자동적으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기 시작했다.

“자 그럼, 각본을 이렇게 하기로 하고, 바로 진행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 보자고.”

그 말과 함께, 도로시의 시선은 그대로 오즈가 아닌 그녀의 옆쪽으로..

정확히 말하면, 그녀의 말 밑에서부터 길게 뻗어 잇는 그림자로 향하였다.

그리고..

“아샤트리아.”

도로시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그녀의 그림자.

이어서 그곳에서는 마치 그림자가 형상을 갖추는 것 같은 느낌으로, 검을 드레스를 착용한 아샤트리아가 튀어 나왔다.

“부르셨습니까 도로시님.”

정중한 목소리로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아샤트리아.

그런 그녀를 보면서, 도로시는 차분하면서도 약간의 위엄이 느껴지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 있겠지?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듣고, 시간이 되면 그대로 행동으로 옮겨줘.”

“명을 받들겠습니다 도로시님.”

그렇게 이어진 도로시의 명령을 아샤트리아는 머릿속에 잘 숙지하였고, 이내 그것이 끝난 뒤, 그녀는 즉시 행동을 위해서 다시금 검은 그림자와 같은 모습이 된 채, 그대로 방을 빠져 나갔다.

“뭔가 신기하네, 게임 상에서야 별 것 아니지만, 설마 진짜로 그림자가 되어서 움직이다니 말이야.”

당연히 물리 법칙으로는 말도 안 되는 현상을 눈 앞에서 지켜 보면서 오즈는 살짝 신기한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의 이런 말에 도로시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을 표시하였다.

“그건 그렇긴 하지만.. 솔직히 난 가끔 당혹스러워. 일단 게임 상에선 편의를 위해서도 그렇고 설정 상으로 내 직속 호위 이니까 줄곧 붙어 있는 게 맞긴 하지만, 가끔 보면 시도 때도 없이 어느 순간 그림자 속에 들어가 있단 말이지, 종종 보면 이건 호위라기 보단 약간 엄마 곁에서 안 떨어 지려는 아이 같은 느낌도 든다니까.”

난감함을 담아서 이야기하는 도로시.

이에 대해서 오즈는 입가에 쓴웃음을 담은 채 그녀에게 말했다.

“하하.. 뭐.. 하지만 아주 틀린 말도 아니잖아. 누나도 알다시피, 저 아이는 사실상 우리 딸이나 마찬가지 이니까 말이야.”

“…그건.. 아주 틀린 말도 아니긴 하지만.”

“..! ..아.”

오즈의 말에 살짝 부끄러움을 느끼며 얼굴을 붉히는 도로시.

그리고, 그녀의 이런 반응에, 오즈는 그제서야 자신이 한 발 늦게 조금 묘한 이야기를 꺼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그대로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뭐라고 할까.. 이런 식으로 말하니까 이거 약간 부부 같은데?”

‘딸이라는 표현이.. 생각 보다 제법 파괴력이 있는 말이었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두 사람은 잠시 고개를 돌린 채 침묵을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순간, 상대방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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