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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파티에서 배신당하자 옆집 누나하고 만든 SSS급 딸들이 복수를 시작합니다-19화 (19/102)

〈 19화 〉 복수의 서막 7

* * *

자신의 앞에서 무시무시한 소리를 지껄이는 악마의 모습.

이에 건트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판단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사.. 사람들의 영혼을?.. 이 악마.. 진심으로 하는 말인가?’

계약 따위는 한 적도 없는 입장이었지만, 문득 건트는 이 악마가 단순한 헛소리를 하고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악마라는 존재들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들이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선 역사와 기록을 통해 대강이나마 알고 있었다.

교활하고 잔인하며, 일말의 자비 따위는 지니고 있지 않은 피도 눈물도 없는 존재들.

그런 배경지식에 따라서 작금의 상황을 바라보기 시작하자, 건트는 지금 그가 상상 이상으로 끔찍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순간, 건트가 영주의 자리에 오르는 과정이 절대로 깨끗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여기에 있는 모든 이들은 물론이고 건트 자신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악마와의 거래 같은 것은 없었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모두 마음 속에 건트가 한 짓은 악마가 저지른 것이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남아 있었다.

그리고 이런 시기에.. 진짜로 악마가 나타났고.

건트와 영주 자리를 놓고 계약을 했다는 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했다.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상관 없었다.

범접할 수 없는 힘을 뿜어내면서 말하는 악마의 목소리는 그대로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던 의심과 분노의 씨앗을 싹 틔우기 시작했으며..

결과적으로 이곳에 있는 모든 이들의 머릿속에는 한가지 사실이 진실 여부와 상관 없이 사실이라 자리잡게 되었다.

건트는..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 영주가 된 것이며.

이제 그 대가로, 이곳에 있는 모든 이들의 영혼이 저 악마에 의해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이.. 이 더러운 녀석!”

“어떻게 인간으로 이런 짓을!”

“지금껏 우리들의 충성의 대가가 고작 이것이었단 말이냐!”

그 사실에 가장 먼저 분노를 터뜨리는 것은 방금 전까지 그를 호위하고 있던 병사들이었다.

친위대로서 줄곧 건트에게 충성을 바쳐왔던 이들.

그러나.. 그 충성의 대가가 악마에게 영혼이 삼켜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 순간, 그들은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보다 더 큰 분노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비록 건트 앞에서 아첨하며 고개를 숙이는 입장이었지만 그들 역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건트의 권력을 결국 자신들에게 나로는 것이었으며, 자신들이 고개를 돌린 순간 건트의 자리 역시 끝장이 난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건트의 친위 부하들이 분노를 터뜨리기 시작한 그때..

“커억!”

“커어어얶!”

다음 순간, 비명을 토해내며 그대로 쓰러지기 시작하는 건트의 부하들.

방금 전까지 옆에 서 있던 이들이 갑자기 쓰러지는 것을 보면서 남은 부하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그들의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 죽었어..”

“서.. 설마..설마 정말로 영혼을..”

공포에 떨면서 절망적인 기색을 내보이기 시작하는 건트의 남을 부하들.

그들을 보면서.. 악마는 거만한 태도로 혀를 차면서 말하였다.

“쯧쯧.. 생각보다 영혼의 질이 좋지는 않군. 하지만 뭐 상관 없겠지. 어차피 이제 여기에 있는 녀석들의 영혼은 전부 다 나의…”

그때…

“자.. 잠시만요! 악마 츄러스님!”

“응?”

“아..”

다음 순간,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악마.

그것의 시선의 끝에는 화려한 신부의 복장을 하고 있는..

그리고, 방금 전과는 달리 얼굴에 생기가 돌고 있는 죽은 영주의 딸, 마틸다가 있었다.

“뭐냐 인간? 나에게 무슨 할 말이 있는 것이냐? 혹 네 영혼을 가장 먼저 나에게 바치고 싶은 것이라면 기꺼이 그렇게 해 주겠다만?”

“제 영혼을 원하신다면 얼마든 가져가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츄러스님. 그 전에 부디 저의 말을 아주 조금만 들어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악마의 앞에서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은 기세로 이야기하는 마틸다.

그녀의 이런 모습에, 악마는 마치 제법 흥미를 느끼기라도 한 듯 턱을 감싸고 있는 검은 갈기를 만지작거리며 그녀에게 말했다.

“흐음.. 좋다. 그리 말한다면 어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보거라 인간. 이래 보여도 난 자비로운 악마 츄러스님 이시다. 영혼을 건 이상, 그 정도 부탁은 들어 주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츄러스님. 허면 한 가지만 질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은 분명 계약에 따라서 건트가 이 땅의 영주가 될 경우 이 땅의 백성들의 영혼을 가져가겠다 말씀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건트가 영주가 되지 못한 다면 그 계약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으음?”

마틸다의 물음에 살짝 고개를 갸우뚱 하는 악마. 이어서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마틸다는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아직 당신의 눈 앞에 있는 건트는 이 땅의 영주가 아닙니다. 비록 필요한 절차는 거의 다 밟았지만 그가 영주가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저와의 혼인이 끝난 뒤. 그 전까지 건트는 그저 한낱 장군에 지나지 않은 존재일 뿐이지요. 그 말은 즉.. 아직 당신에게는 이 사람들의 영혼을 가져갈 권한 따위는 없다는 뜻입니다!”

“으으음…”

마틸다의 말에 악마는 살짝 당혹감을 내비쳤고, 그가 무언가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마틸다는 다급한 목소리로 무장을 한 건트의 부하들과 병사들을 보면서 말했다.

“자! 뭣 들 하고 계십니까! 저 자들처럼 악마에게 영혼을 빼앗기고 싶지 않으시다면 어서 움직이십시오! 이 가증스러운 반역자를 당장 체포하는 것입니다!”

“! 아.. 예!”

“알겠습니다 아가씨!”

마틸다의 말에 즉각적으로 행동에 나서는 병사들.

본래 건트의 부하였던 그들에게 있어서 그녀의 말은 불과 수 분 전까지만 해도 절대로 들을 리 없는 것이었으나, 지금 이 순간 마틸다와 악마의 대화를 통해서 그들 역시 인식하게 되었다.

여기서 그들이 저 악마의 손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

건트가 영주가 되지 못하도록 막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에 병사들은 즉시 행동에 나섰고, 그대로 무기도 갑옷도 없이 서 있던 건트의 주변을 순식간에 포위하였다.

*

“이.. 이 자식들이.. 어서 물러서지 못해! 이런 식으로 날 배반할 셈이냐!”

“먼저 배신한 것은 네놈이지 않은가!”

“인간으로서의 도리마저 저버리다니! 너 같은 녀석을 주인이랍 시고 섬겨왔던 우리가 어리석었다!”

순식간에 등을 돌려버린 부하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건트는 짙은 분노와 절망을 곱씹기 시작했다.

‘이럴.. 이럴 수는 없다.. 내가..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이제 영주 자리가 눈 앞까지 왔는데.. 어째서.. 어째서 나에게 이런 일이.’

완벽하다 여겨지는 길을 걷고 있었다.

운 좋은 기회를 잡은 이후, 한치의 어긋남도 부족함도 없는 최고의 길을 찾아 걷고 있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그가 믿어 왔던 완벽한 길 한가운데에서, 건트는 생각지도 못한 절망과 마주하게 되었다.

악마라는 이름의..

그의 능력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맹수를 말이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의 든든한 발판이 되어 주었던 이들은 순식간에 그에게 창을 겨누는 적으로 변하였으며, 그가 지배하고 다스릴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백성들은 이 순간 그를 증오에 찬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성난 파도와 같은 존재로 뒤바뀌어 있었다.

이 뒤에 남은 것은 반역자로서 처형을 당하는 최악의 미래만이 있을 뿐.

그러나.. 그에게는 참으로 유감스럽게도 그에게 있어선 그러한 편안한 결말 조차도 허용되어 있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런 쓸모 없는 녀석!”

“!”

“으아아아!”

­쾅!­

다음 순간, 갑자기 분노에 차 거칠게 도끼를 휘두르는 악마.

거의 사람의 키만한 그 도끼는 그대로 건트의 바로 옆에 떨어지면서 단 일격에 단상을 박살내 버리고 말았다.

이에 건트를 포위하고 있던 병사들은 그대로 공포에 질려 뒤로 몸을 내빼었으며, 건트는 자신의 마로 앞에 떨어진 검은 도끼를 보며, 그대로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끼며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리고.. 그런 건트의 모습을 내려다 보면서 악마는 무시무시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만한 힘을 주었음에도 이런 결과를 만들어 버리다니..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 없는 인간이로군! 너 같은 쓰레기 녀석이 아닌 차라리 저 계집과 계약을 했어야 옳았다!”

당장 자신은 한 적도 없는 계약을 다시 한번 들먹이는 악마의 모습.

그러나 그러한 진실과 무관하게 분노한 악마의 모습을 사람들의 본능으로 하여금 자동적으로 공포의 절규를 내뱉게 만들었으며, 이에 건트는 그저 두려움에 떨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이렇게 된 이상 할 수 없다! 계약을 이루지 못한 대가로, 네놈이라도 지옥으로 끌고 가고 말겠다!”

“! 자.. 잠시만.. 그..그건 또 무슨!”

생각지 못한 악마의 선언에 건트는 당혹감을 느끼며 말을 하려 하였으나,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악마는 처음 나타났던 때와 같은 검은 동공을 만들어 낸 뒤, 그대로 건트를 붙잡은 채 그 안으로 사라졌다.

“아…”

그렇게, 무언가 갑작스럽게 진행된 느낌이 드는 전개와 함께 눈 앞에서 사라져 버린 악마와 건트.

그러나 그 직후.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의 입에선 이내 기쁨의 환호성과 위험한 순간에 나서서 자신들을 구해준 마틸다에 대한 칭송의 목소리가 널리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이런 모습을 뒤로 한 채 그곳에 있던 두 사람.

도로시와 오즈는 그대로 신속하게 그곳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럼..빨리 가보자 누나,가서 내 오랜 친구와 간만에 썰이라도 풀어야 하지 않겠어?”

“후훗 그래, 그래야겠지. 우린 그 녀석에게 들어야 할 이야기가 아주 많이 있으니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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