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사파티에서 배신당하자 옆집 누나하고 만든 SSS급 딸들이 복수를 시작합니다-34화 (34/102)

〈 34화 〉 완벽한 남자 4

* * *

나름대로 각오를 한 채 지도에 적힌 장소로 향한 스펠라.

그곳은.. 인적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깊은 숲 속이었다.

“어서 나와! 이 더러운 자식! 네놈이 원하는 대로 이렇게 이곳에 나타나 줬잖아! 꾸물거리지 말고 썩 나오라고!”

창을 뽑아든 채 처절한 목소리로 소리치면서 스펠라.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괴물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그녀였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스펠라 에게는 더 이상 공포를 느낄 만한 정신적인 여유마저 남아있지 않았다.

신성 제국의 사교계에서 사실상 퇴출된 스펠라.

그 말은 즉 더 이상 그녀에게는 그녀가 원하는 완벽한 남자를 만나 결혼 할 수 있는 기회 따위는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 하였다.

그녀의 오랜 꿈은 산산이 부숴져 버렸으며, 이제 남은 것은 자신의 인생을 망친 그 괴물에게 어떻게 해서든 한방 먹인 뒤 죽음을 맞이하는 것 뿐..

그렇게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여기까지 온 그녀는 문제의 그 괴물을 불러내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소리쳐도 그 괴물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는 당연한 일이긴 했다.

그 괴물이 말한 약속시간 같은 것은 이미 수 개월도 더 전의 일.

이미 진작에 모든 상황은 종료되었을 것이 뼌 하며, 그녀가 이곳에 와 있는 것은 정말로 하등 쓸모 없는 일일 뿐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곳에 서서 온 힘을 다해 괴물을 불러내려 하였다.

모든 것이 파탄 난 그녀에게 있어서 이제 남은 것은 이것 뿐이었기에..

복수와 죽음..

단지 그것만이, 지금 그녀에게 남아 있는 삶의 유일한 목표였기에..

그렇게.. 몇 시간을 그 일대를 돌아 다니면서 마치 광인과 같은 형상으로 괴물을 찾아 돌아다니는 스펠라.

그러던 중..

그녀는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신을 잃어 버렸다.

그리고..

*

“!.. 헉! 뭐.. 뭐지?”

갑작스럽게 정신을 차리면서 스펠라는 당혹감을 담아 소리쳤다.

그와 동시에 느껴지는 것은.. 그녀의 발목을 단단하게 묶고 있는 족쇠의 감각.

이에 스펠라는 자신이 어딘가에 감금 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다급하게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에 보이는 것은 오래된 감옥과 같은 장소.

그녀가 있는 방의 끝부분은 철창으로 가로막혀 있었으며, 지저분하고 음습한 느낌으로 가득 차 있는 듯 하였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스펠라는 자신의 이런 주변 상황에 대해선 신경 쓸 겨를 조차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지금 이 순간..

그녀의 눈앞에 또렷하게 보이는 ‘그것’의 존재로 인해서였다.

“너..너! 네 녀석은!”

그것은.. 지금껏 자신이 찾아낸 완벽한 남자들을 모조리 빼앗아간 바로 그 괴물..

비록 이전과 같은 무시무시한 힘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것은 그녀가 결코 잊을 수 없는 바로 그 복장을 한 채 철창 넘어 에 서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비로소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그것을 보면서, 스펠라는 처절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네놈은.. 대체 뭐 하는 녀석이냐! 대체 왜.. 왜 나를 이렇게 불행하게 만든 것이지? 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대체 무엇 때문에 나의 꿈과 희망을 모조리 앗아가 버린 것이냐!”

분노와 절규에 찬 목소리로 소리치는 스펠라.

그때.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그 검은 가면을 쓴 괴물은 천천히..

자신이 두르고 있던 가면과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

그 안에서 나온 사람의 모습을 본 스펠라의 얼굴은 순식간에 당혹감과 공포로 뒤 덮이기 시작했다.

“설명이 되었어? 네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너.. 너.. 네가.. 네가 어떻게..”

눈앞에 있는 사람을 보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스펠라.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그 사람은..

수년 전 스펠라가 가벼운 마음으로 상대한 뒤, 그녀의 손으로 끝장을 내버렸던 바로 그 사람.

오즈 인벤시블은

스펠라는 보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살아 있냐고? 그런걸 굳이 지금 이야기할 필요는 없지 않아? 너 방금 전까지 그렇게 열심히 소리치고 다녔잖아. 빨래 내 앞에 나오라고, 당장 죽여버리고 말겠다고 말이야.”

“큭…”

오즈의 말에 그대로 말문이 막혀버린 스펠라.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간 그 녀석에게 어떻게 해서든 복수를 하겠다 벼르고 있던 그녀였으나,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눈 앞에 있는 그 원수를 보면서도 차마 소리조차 내지르지 못하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지금 그녀가 철창 안에 갇힌 채 움직임이 봉해져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다른 존재라면 몰라도..

눈 앞에 있는 이 남자는 자신에게 복수를 할만한 이유나 충분히 차고 넘쳤기 때문이었다.

그 사실을 인식 하면서, 스펠라의 끓어 오르던 감정은 그대로 허망하게 꺼져 버렸고. 이어서 그녀는 모든 것은 체념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나.. 나를.. 어떻게 할 셈이지?”

“… 뭐?”

“어쩔 셈이냐고 물었다. 능욕을 할 거면 빨리 해. 고문을 하고 싶으면 분이 풀릴 때까지 하고. 목숨을 거둘 생각이면 지금 당장 해치워 버리라고!”

쥐어 짜내는 목소리로 소리치는 스펠라.

이에 대해서 오즈는 살짝 실망감이 담긴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말했다.

“뭐야 너.. 설마 벌써부터 포기 한 거야? 조금 더 발악이라는 걸 해보는 게 어때? 내 입장에서 얼마나 벼르고 벼려 왔던 복수인데 이렇게 벌써 좌절해 버리면 너무 시시하잖아.”

“쓸 대 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처리하기나 해. 난 어차피 내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뿐. 거기에 대해서 구차하게 용서를 구하거나 할 생각 따윈 없다!”

단호한 어조로 이야기하는 스펠라.

그렇게, 생각 했던 것 이상으로 깔끔하게 죄를 인정해 버리는 그녀 태도를 보면서, 오즈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기 시작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전사답게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지 않는 당당한 모습.

그러나, 그녀의 이런 태도를 보면서 오즈는 기가 차다는 듯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나 참.. 그렇게 당당하신 분이 왜 다섯 번이나 기회를 줬을 때 이를 그냥 씹어 버리셨을 까? 네 년이 그냥 얌전하게 왔다면 굳이 애꿎은 희생자 늘릴 필요 없이 빠르고 간단하게 끝내는 거 였잖아.”

“!...”

정확하게 사실을 찌르는 오즈의 말에 또다시 말문이 막혀 버린 스펠라였다.

비록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나름대로 체면을 세우면서 담담한 태도를 내보이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녀는 이미 두려움의 사로잡혀 다섯 명이나 되는 사랑하는 이들을 희생시켜 버린 상황

그리고, 그런 스펠라의 모습 보면서 오즈는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아.. 아무튼 뭐 좋아. 네년이 순순히 벌을 받겠다면 그렇게 해주는 게 좋겠지. 아 물론, 죽음 같은 물러 타진 것은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말고 말이야.”

그 말과 함께 가볍게 박수를 치는 오즈.

­드르르륵!­

“!”

그러자.. 방금 전까지 막혀 있던 옆쪽 감옥 벽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고,

그곳에서는.. 스펠라의 눈에 너무나도 익숙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뭐… 뭐야.. 이거.. 이.. 이 사람들.. 네가 죽인 거 아니었어?”

“죽이기는.. 내가 너처럼 무고한 사람을 함부로 처 죽이는 야만적인 인간인 줄 알아?”

그녀의 눈에 보이는 것은 코넬리우스 백작을 비롯하여 그녀와 사랑을 속삭였던.. 그리고 극심한 공포에 사로잡혀 그녀가 끝내 버리고 말았던 다섯 명의 남자들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들을 보면서도 스펠라는 재회의 기쁨 같은 것은 손톱만큼도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그 이유는 그녀를 향해서 천천히 다가오고 있는 그 다섯 남자들의 상태..

비록 얼굴은 알아볼 수 있었지만. 완벽하게 풀려 있는 눈빛과 이성이 날아간 듯한 표정을 통해서 스펠라는 이들이 지금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지금은 그냥 간단히 처리만 했을 뿐이야. 일이 끝나면 다들 사지 멀쩡하게 돌려보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물론 그때까진 시간이 제법 오래 걸리겠지만 말이야.”

그 말과 함께 그대로 뒤를 돌아서 가버리는 오즈.

그 직후, 그의 귓가에는 오직 성욕 외에는 모든 사고와 욕망을 봉인 당한 다섯 남자에 의해서 처참하게 능욕을 당하기 시작하는 스펠라의 비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힘의 조절도 순서에 대한 개념조차 없이 말 그대로 발정난 돼지와 같은 모습으로 스펠라에게 엉켜 드는 그들.

그 사이에서 들려오는 절망에 찬 절규를 끝으로. 오즈는 미련 없이 그곳을 완전히 벗어났다.

“그렇게 원하던 대로 완벽한 남자들과 사랑을 나누게 되었는데.. 이거 생각보다 그다지 행복해 하는 것 같지는 않은 걸?”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