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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파티에서 배신당하자 옆집 누나하고 만든 SSS급 딸들이 복수를 시작합니다-38화 (38/102)

〈 38화 〉 눈의 마왕 4

* * *

눈 앞에 있는 가족들에게 대략적인 설명을 들은 도로시.

특히, 방금 전에 보았던 그 괴물에 대할 설명을 통해서 도로시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트롤… 확실히 그거랑 비슷하게 생기긴 했는데..’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판타지 세계의 흔한 몬스터.

이 세계에선 마족 이라는 종족으로 분류되며, 특히 그 중에서도 마왕의 직속 부하들이 바로 이 트롤이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즉.. 이 통로를 따라가다 보면 그 마왕을.. 혹은 그 끄나풀 같은 녀석을 만날 수 있다 이 말인가? 그렇다면 역시 일단은 들어가 볼 필요가 있겠어.”

어차피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일.

그렇게, 마치 게임상의 던전 앞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도로시는 자신의 뒤쪽에 서 있는 두 사람을 향해 말하였다.

“그럼, 자미엘 이쪽 일을 맡길게. 혹 트롤 같은 게 또 나타날 수도 있으니 잘 보호해 주고.”

“네? 하.. 하지만 도로시님. 아무리 그래도 아샤트리아 혼자서는 위험한 것이..”

“아니, 이쪽은 괜찮으니까 그렇게 해, 그리고 상황에 따라선 플렌 B를 시행할 수 있으니까 잘 대처해 주고.”

“…하아..”

자미엘의 말을 물리침과 동시에 추가로 한 마디를 덧붙이는 도로시.

주인의 강한 신뢰가 느껴지는 그 명령에, 자미엘을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부디 조심해 주시길.”

“걱정하지마. 그럼 다녀올게.”

그렇게 자미엘에 대한 명령을 끝낸 뒤, 도로시는 아샤트리아와 함께 헬하운드를 대동한 채 그대로 창고에 난 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

주인이 떠난 직후, 자미엘을 진한 아쉬움에 사로잡혔다.

임무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그럼에도 도로시의 곁을 지키는 일을 가장 중요한 일을 아샤트리아가 가져간 것은 그녀 입장에선 조금 부러운 일이었다.

‘하아.. 도로시님을 떠나 보내고 겨우 이런 것들을 상대해야 하다니. 하지만 뭐.. 이것도 다 도로시님 과 오즈님을 위한 것이니까..’

그렇게 아쉬운 마음을 접은 채, 그녀에게 주어진 과제를 신경쓰기 시작하는 자미엘

주인이 의도한 바가 무엇인지..

문제의 그 플렌 B의 진행해 대해선 당연히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는 만큼, 그녀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 그럼.. 이제 이 인간들을 어떻게 요리해 볼까나..’

그런 생각과 함께, 자미엘은 그대로 뒤쪽에 서 있는 인간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흑… 으흐흑…”

“괜찮아 게르다. 이제 다 끝났어.. 이제 우린 안전할 거야.”

다음 순간 들려오는 울음소리.

아까 전에 기절했던 소녀가 깨어나 두려움에 떨면서 울기 시작했고, 이에 다른 인간들은 그 소녀를 달래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그들 역시 가시지 않은 두려움에 몸을 떨고 있다는 것을 자미엘은 쉽게 인식할 수 있었다.

아울러서, 계획과 관련해서 이런 인간들의 감정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말이다.

*

싸늘하면서도 음침한 느낌이 드는 얼음 통로.

곡괭이를 이용해서 투박하게 길을 낸 듯한 그곳에서, 도로시와 아샤트리아는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저쪽인가..”

좀더 안쪽으로 들어간 그녀의 눈에 보이는 것은, 얼음 통로나 끝나고 보이는 갱도를 연상 시키는 굴.

그곳에선 비 정상적으로 차가운 냉기가 흘러 들어오고 있었으며, 이 얼음 통로는 아마도 그 결과로 인해서 만들어진 듯 하였다.

‘냉동고 문을 열어놓은 것 같네.’

냉기가 풀풀 흘러나오고 있는 구멍을 보면서 도로시의 머리 속에 든 생각이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얼어 죽으러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

하지만 이 세계 기준으로 사기적인 스팩을 지니고 있는 도로시에게 이 정도는 에어컨 바람을 쐬는 수준에 불과했다.

‘LDG 시절에는 프로스트 드래곤의 냉기도 심심하면 얻어맞았는데 이 정도야 뭐..’

물론, 그 당시에는 화면으로만 봤던 것이고, 이렇게 직접 냉기를 느끼는 것 하고는 또 다른 일이었지만, 어쨌든 그들은 그다지 불편함을 느끼지 않은 채 헬하운드를 앞세워 안으로 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이 갱도 역시 곡괭이 같은 것으로 파낸 듯한 모양인데.. 이곳은 특이하게 얼음이 얼어있지 않아. 거기다가 이런 냉기는.. 아마도 이 안쪽에 냉기를 발산하는 근원이 존재하는 것 같은데.’

어쩌면 방금 전 보았던 트롤과 같은 괴물들이 우글거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봤자. LDG로 치면 레벨 30도 안 되는 허약한 생물체 이긴 했지만 인간들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분명 상당한 강적.

거기다가 놈들을 부리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 녀석은 트롤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제법 강할 가능성도 있었다.

당장 680대인 도로시가 다루고 있는 헬하운드 레벨이 고작 200을 정도라는 사실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게임에서도 보면 보스 몬스터는 일반 몹들에 비해서 훨씬 강할 때가 많았으니까. 그리고 그런 녀석을 처치하면 제법 쓸만한 아이템이..’

그렇게, 마치 게임 내에서 던전 탐험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두 사람이었다.

그렇게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지는 지하를 향해서 뚫려있는 통로.

다행히 처음에는 조금 비좁은 듯 했던 길은 점차 넓어지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도로시가 이동하기에는 편해졌으나, 그만큼 냉기는 점점 더 강해졌다.

그래 봤자 헬하운드 의 몸에 있는 불길이 여전히 뜨겁게 이글거리고 있을 정도로 큰 의미는 없었지만.

그리고 잠시 후, 도로시가 슬슬 지루해 진다는 기분을 느끼기 시작하던 그때, 마침내 통로가 끝나고 넓은 광장과 같은 장소가 보이기 시작했다.

“오.. 드디어 도착한 건가?”

약간의 기쁨과 호기심을 느끼며 도로시는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고.

그런 그녀를 호위하면서 아샤트리아 역시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에 있을지 모르는 적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얼음으로 뒤덮여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그곳을 내려다 본 도로시는 자동적으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크르르르릉..”

“..도로시님..”

경계심과 약간의 흥분을 표하며 낮은 울음 소리를 내는 헬하운드와 아샤트리아.

그도 그럴 것이, 그 앞에 보이는 장면은 도로시의 통제 하에 있다고는 하지만 그 근원은 마성에 물들어 있는 헬하운드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피의 바다.

도로시의 눈에 보이는 장면은 그런 단어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얼음으로 된 바닥에는 냉기로 인해서 얼어 붙은 핏자국 들이 흥건하게 고여 있었으며, 곳곳에는 인간으로 보이는 것들의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말 그대로, 이곳에서 잔혹한 학살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려주는 장면.

한가지 특이한 점은, 그것들은 모두들 하나같이 머리가 없이 몸통만 남아 있다는 점이었다.

바닥에 남아있는 약간의 잔해들로 봐서 깔끔하게 목은 벤 것은 아니고, 마치 아까 트롤이 들고 있던 몽둥이 같은 것으로 머리를 내려 터뜨린 듯이 보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상당히 끔찍한 장면이네. 그런 와중에 이런 걸 태연하게 보고 있는 나도 대단하다만..’

전이의 여파인지, 그래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현실에 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위가 강해져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면서 도로시는 천천히 피로 흥건한 그곳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한 발 한 발 디딜 때마다 발에 밟힐 정도로 많은 육편들.

정황상, 방금 전에 습격 당했던 가족들을 자신이 구해주지 않았다면 그들의 다음 운명은 운명이 이것이 아니었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트롤은 전설 속의 이야기 같은 것이라고들 하던데.. 설마 생존자들의 대다수가 이런 꼴이 되었기 때문인가?’

지하 세계에서 굴을 파고 살아가면서 외진 곳에 있는 인간들의 집으로 은밀하게 통로를 연결한다.

그리고, 늦은 시간을 틈타 그들을 습격해 끌고 온 뒤, 통로를 부숴버린다.

이렇게 되면 운 좋게 도망친 소수 만이 남아 이야기를 퍼뜨릴 것이며 그럼에도 녀석들의 실체에 대해선 확실치 않은 채로 남게 된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트롤에 대한 이야기가 퍼진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 게 있단 말이지.’

여기까지 생각을 해봐도 도로시의 머리 속에는 해결되지 않은 의문이 남아 있었다

그녀의 눈에 보이는 생각보다 멀쩡하게 남아있는 인간들의 몸통.

개중에는 오래 된 것들도 워낙 낮은 온도 탓에 거의 부패가 이루어 지지 않았다.

‘먹이가 아니야.. 당장 LDG 에서도 잡은 몬스터나 짐승은 도축해서 고기로 쓰는데, 이것들은 전혀 훼손이 되어있지 않잖아.’

식량 용도가 아님에도 굴까지 파가면서 인간들을 습격하는 트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기에 도로시는 짙은 의문과 동시에 상당한 호기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역시 이런 건 조사해보는 게 좋겠지. 이 뒤에 다른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르고..’

이 광장의 뒤쪽에는 또 다른 곳으로 향하는 여러 갈래의 길들이 보였다.

저곳을 마저 수색하면 이 흥미로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결론을 지으면서 도로시는 천천히 팔을 뻗어 마법을 발동하였다

“”

짧고 간단한 주문. 그러나 그 결과는 상당히 극적이었다.

넓은 광장 전체가 한 순간 일렁임과 동시에 곳곳에 있는 그림자에서 수많은 형상들이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크르르릉…”

“핵!핵!핵!핵!”

헬하운드.

그녀가 이 인근 곳곳에 풀어 놨던 1000여 마리에 가까운 녀석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광장 안은 빼곡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붐비기 시작했다.

“그럼, 지금부터 이 앞을 샅샅이 수색하도록.”

도로시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헬하운드 들은 다시 그림자와 동화되면서 사방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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