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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파티에서 배신당하자 옆집 누나하고 만든 SSS급 딸들이 복수를 시작합니다-40화 (40/102)

〈 40화 〉 눈의 마왕 6

* * *

조심스럽게 저택 안으로 발걸음을 들이기 시작한 도로시.

그녀의 앞에는 지금까지와 같이 헬하운드 일단 한 마리를 세워둔 상태였다.

물론, 지금 저택 앞에는 언제든 그녀의 신호만 받으면 안으로 돌입할 천마리의 헬하운드들이 우글거리고 있는 상황.

‘그럴 가능성은 적지만.. 정말 만에 하나 나도 감당하기 힘든 녀석이 튀어나올 경우도 대비를 해야지.’

하나하나는 그다지 강하지 않지만, 머리수로 밀어 붙일 수 있는 헬하운드들 정도면 적어도 도망칠 시간은 벌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도로시의 계산이었다.

그렇게 만일의 사태에 대한 대비까지 끝마친 채, 도로시는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호오.. 그래도 안쪽은 제법 깔끔해 보인다..’

얼어붙은 시체가 쌓여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안으로 들어온 그녀의 눈에는 그래도 제법 영화에서 나왔던 이미지와 비슷한 얼음 저택의 모습이 있었다.

곳곳에는 자체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는 붉은 수정들이 반짝였으며.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고드름들은 수정의 빛을 반사해서 상당히 근사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뭐라고 할까.. 이 저택의 주인. 입구 쪽의 미적 센스는 최악이지만 내부 인테리어는 제법 일가견이 있는 것 같은데..’

생각지도 못하게 좋은 구경을 했다 여기면서, 도로시는 근사한 모습과는 별개로 갈수록 한기가 강해지고 있는 저택의 복도를 따라 안으로 이동하였다.

그때.

그녀의 눈에 지금까지와는 달리 움직이는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저건.. 드디어 나타난 건가?”

그녀의 눈에 보이는 것은 머리가 없는 시체들 이였다.

여기까지 오면서 봤던 것들과 비슷한 상태를 하고 있는 모습.

그러나, 그것은 여타 시체들과는 달리 느리지만 분명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영화에서 나왔던 좀비와 같이 한쪽 다리를 질질 끌면서 한쪽 손에는 녹슨 망치 나 검을 든 채 이쪽을 향해서 비틀거리며 다가오고 있는 녀석.

일반적으로는 상당히 무시무시한 모습이었지만, 이렇게 실제로 머리조차 없는 썩은 시체가 움직이고 있는 모습은 도로시 입장에서는 공포는커녕 상당히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신기한 구경거리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

아울러, 그런 감정적인 부분 보다는 오히려 다른 부분에서 그 움직이는 시체는 도로시의 머리속에 한가지 의문이 들게 하였다.

“도로시님 여기는 제가..”

“아니, 굳이 그럴 필요 없이 헬하운드를 보내지 뭐.”

“..알겠습니다.”

대검을 뽑아 든 채 앞으로 나가려는 아샤트리아를 제지하는 도로시.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고, 굳이 닭잡는데 소잡는 칼을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눈 앞에 있는 것들은 닭보다도 못한 수준이었지만..

“일단 예상대로 언데드이긴 한데.. 뭐랄까. 이건 조금 많이 약한데?”

외모와는 별개로, 지금 이 순간 도로시에게 감지되는 이 머리 없는 좀비의 전투력은 고작해야 20.

이 정도 수준이면 물론 이 세계 기준으로 어지간한 인간 마을을 박살낼 수 있긴 하지만, 그렇다 처도 도로시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었다.

LDG의 몬스터로 치면 말 그대로 지나가다 밟혀서 죽는 잡몹도 안되는 수준.

‘얕보고 있는 건가?.. 그게 아니면 설마.. 이건 무슨 함정 같은 거? 일단은 침입자인 나를 방심 시키려는 의도이거나.. 뭐 그런 류의..’

아무리 그래도 딱히 어떤 특별한 힘이 느껴지는 것도 아니고, 그저 허약한 하급 언데드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녀석을 보냈다는 사실에, 도로시는 약간의 실망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에이.. 아무리 그래도 마왕인 만큼 이 뒤에 다른 무언가가 있겠…지?, 있을 거야 그럼.’

그렇게, 애써 방금 전보다는 약간 소박해진 기대감을 지니는 도로시 였다.

“뭐.. 자세한 건 파밍을 하면서 알아보면 되겠지.”

아무튼, 자신을 향해 무기를 들고 다가오는 좀비 때를 보면서 깔끔하게 결론을 내린 도로시는 그대로 전방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그러자..

“캬르르릉!!”

“컹!컹!”

말 그대로 짐승을 울음소리를 내면서 눈 앞의 좀비 군단을 향해 달려드는 헬하운드 들.

그리고 이어진 결과에 대해서 도로시는 별로 기대도 하지 않았다.

“쾅!”

“쨍그랑!”

“콰직!”

알 그대로 멍멍이 앞의 뼈다구 같은 느낌으로 처참하게 쓸려나가기 시작하는 좀비들.

수 적으로는 이쪽이 대략 두배 이상 많은 것도 있다만.. 솔직히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굳이 숫자 상의 이점 때문이 아니라 이쪽 저쪽 병력이 이쪽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해도 결과는 그리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애초에 레벨 20대 언데드와 레벨 200짜리 헬하운드 들의 싸움이었다.

결과가 어찌 나올 지는 불을 보듯 뻔한 것.

그렇게 대략 10여분 후,

예상대로 변변한 저항도 못하고 그대로 토막이 나버리는 시체군단.

그 여파로 인해 마법까지 모조리 풀려버렸는지, 따로 화염이나 신성 계열로 정화 같은 것을 하지 않았음에도 박살 난 시체는 바닥에 뉘어진 채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뭐.. 그다지 기대는 안 했지만… 진짜 생각보다 심하게 약한데. 정말 이대로 끝? 에이 설마.. 그건 아니겠지. 분명 이 뒤에 더 강한 무언가가 있을 거야.”

그렇게 제법 아쉬움을 느끼면서 도로시는 발걸음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부디, 이 다음에는 마왕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무언가가 나타나길 바라면서.

*

“다 되었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트롤의 습격으로 엉망이 되었던 집.

창고 쪽은 말할 것도 없었으며, 생활 공간 역시 트롤이 난동을 부리면서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대로부터 고작 수 분이 지난 지금, 그들의 집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하게 원상복구가 되어 있었다.

정확한 과정은 그들도 알 수 없었다.

그 괴물 개를 데리고 다니던 사람과 함께 왔던 여성이 그들에게 정리를 해줄 태니 잠시 밖에 나가있으라는 말을 했고.

이에 그들은 두려움과 약간의 기대감을 가진 채 그 말대로 했다.

그 직후 한 순간 집 안에서 빛이 번쩍 하는 듯 했고. 그 결과가 지금의 상황이었다.

“신기하다.. 무슨 마법 같아.”

“정말..”

카이와 게르다가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방금 전까지 트롤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던 때와는 달리 지금은 순수한 호기심만이 남아있는 듯 한 모습.

생소한 상황으로 인해서 조금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이고 있는 부모와는 달리, 아이들는 깔끔하게 치워진 집 안을 신기한 듯 돌아다니고 있는 중이었다.

“응? 그런데 창고 쪽도 다 고쳐놓으셨네요? 그 멍멍이를 조종하시던 분이 돌아올 때 필요하지 않나요?”

카이의 물음에 그녀는 입가에 가볍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로브로 가리고 있어서 얼굴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소년인 카이가 보기에도 정말 예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미모와 다정함이 느껴지는 미소였다.

“괜찮습니다. 그 부분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지요..”

“네?”

“이 뒤에 또 뭐가 있나요?”

그녀의 말에 카이와 게르다는 고개를 갸우뚱 하며 물었고, 동시에 그들의 부모의 얼굴에는 감출 수 없는 염려와 두려움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위험한 일을 겪은 직후였기에, 한층 더 긴장한 모습을 보고 있는 그들의 모습.

이를 보면서 그녀. 카알론의 정원사 자미엘은 심각한 표정으로 그들에게 진한 우려가 섞여 있는 말을 하였다.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를 다 들은 남매의 부모는 아이들을 잠시 맡아달라는 말을 남긴 채, 다급하게 집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혼비백산 마을을 향해서 달려가는 부부를 보면서 자미엘은 마음 속으로 조용히 회심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후훗.. 단순한 인간들을 다루는 것은 아주 간단한 일이지. 예상대로 잘 움직여 주고 있어.’

도로시의 은총을 받아 카알론 에서도 손가락 안에 드는 지모와 교활함을 지닌 채 태어난 존재인 자미엘.

그녀는 이런 뛰어난 능력을 통해서 인간들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지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자 그럼.. 준비도 끝났으니 이제부터 느긋하게 도로시님이 상황을 이끌어 가시는 것을 지켜보도록 할까?’

그렇게 생각 하면서 자미엘은 그녀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어린 소년과 소녀에게 자상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하고도 어리석은 존재들.

그들의 순진한 모습을 보면서 자미엘은 이 앞에 작은 불씨를 시작으로 이어지게 될 커다란 소란에 대해서 한껏 기대감을 품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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