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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파티에서 배신당하자 옆집 누나하고 만든 SSS급 딸들이 복수를 시작합니다-46화 (46/102)

〈 46화 〉 눈의 마왕 12

* * *

“엄마!”

“레베카!”

달아나는 군중 속에서 발을 헛디딘 소녀.

그녀의 어머니는 다급하게 발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구하려 했으나, 다음 순간 그는 본능적인 공포에 사로잡혀 그만 다리가 굳어버리고 말았다.

“괴.. 괴물…”

눈 앞에서 누런 침을 뚝뚝 흘리며 다가오는 괴물.

그것은 썩고 달아서 하얀 뼈가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손을 뻗어 그대로 소녀를 붙잡으려 하였다.

“제발! 제발 도와주세요! 누가.. 누가 저 괴물을..”

다급하게 소리치는 소녀의 어머니. 그러나 이미 공포에 질린 사람들 중 발걸음을 멈추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괴물은 그대로 거침 없이 소녀의 머리를 입 안으로 집어 넣기 시작했다.

“아..안돼! 안돼에에에!”

그 순간..

“커어어억!”

기괴한 소리를 내면서 마치 실이 끊어진 인형과 같이 동작을 멈추는 괴물.

지금까지 마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공격을 시도했음에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던 녀석의 움직임이 정지하면서 소녀의 어머니와 달아나던 마을 사람들의 시선은 그 괴물에게로 향하였다.

그리고..

“커르르르륵..”

마치 모래성이 무너지듯 순식간에 재가되어 허물어 지기 시작하는 괴물.

그 직후, 무너져 내린 괴물의 뒤에서는 한 사람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검은색 로브를 몸에 두른 채, 얼굴만을 내보이고 있는 여성.

은은한 달빛이 비추는 가운데,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은 달빛을 반사 하면서 천천히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으며,

한쪽 손에는 사람들이 처음 보는 무언가가..

나무와 쇠로 만들어져 있는 긴 몽둥이 같은 물건이 들려져 있었다.

이런 긴박한 순간에서조차 보는 이들로 하여금 몽환적인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모습.

“쿠워어어어억!”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갑작스럽게 옆에서 난입한 괴물에 의해서 잠시 흐트러지고 말았다.

괴성을 내지르며 몽둥이를 휘두르는 괴물.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자연스럽게 곤죽이 된 여성의 모습이 떠올려졌다.

그러나..

­탕!­

“크어어어거!”

이어진 장면은 여성이 한 무언가에 의해서 머리가 날아가 버린 괴물의 모습.

순간적으로 들리는 커다란 소리와 함께 여성의 손에 든 몽둥이 끝에선 연기 같은 것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직후, 괴물은 방금 전 사람들이 공격을 했을 때와는 달리, 그대로 완벽하게 재가 되어서 사라져 버렸다.

마을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묵직한 공포를 한 순간에 안도와 경외감으로 바꿔버리는 현장.

그리고, 그 중심에 서있는 여성.

자미엘은 인간들에게 들리지 않는 조용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좀비 인가.. 레벨은 대략 30. 속성은 전형적인 하급 언데드와 같고 특별한 점은 없는 것 같군.. 과연 이만하면 도로시님이 준비하신 인형으로 딱 적당한 수준이야.”

그 직후, 그녀는 인간을 능가하는 악마의 감지력을 통해서 이 마을의 다른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관측하기 시작했다.

괴물들에 의해서 마을사람들이 죽임을 당하기 직전에 난입하여 놈들을 처치하고 사람들을 구해주는 헬하운드 들.

비록 녀석들의 외모에 사람들은 두려움과 의문을 동시에 품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곧 이어서 그곳을 떠나 다른 괴물들을 처치하는 헬하운드의 행동에 인간들은 안심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자미엘의 입가에는 천천히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기 그지 없는 미소가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눈 앞에서 양 팔을 허우적거리며 달려드는 트롤 좀비들.

자미엘의 능력으로 놈들을 한번에 쓸어버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지만,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하면 그것은 현명한 판단이 아니었다.

‘천천히.. 그리고 아름답게..’

그렇게, 느긋한 모습으로 자신의 앞에 있는 트롤 좀비를 향해서 몽둥이를…

정확히 말하면, 총구를 겨누는 자미엘.

그리고..

­탕!­

“쿠웨에에엑!!!”

“쿠라라아아아가!”

딱 한발의 총성.

그와 동시에, 자미엘에게 다가가던 좀비들의 몸이 비명소리와 함께 터져 시작했다.

그 직후, 마치 거미줄에 걸려든 파리와 같이 부질없는 발버둥을 치면서 온몸이 재가되어 소멸해가는 좀비들.

그렇게 깔끔하면서도 완벽한 마무리를 보여주면서

자미엘은 주인이 보내준 소재를 이용해 완벽한 작품을 완성해 나갔다.

자신에게 주어진 이 아름다운 무대위 에서 한 사람의 조연이자 연출 자로서 말이다.

*

“대. 대체 누구지 저 여자는?”

“굉장한 실력이다.. 저 괴물들을 저렇게 간단히 처치하다니.”

자미엘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정체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는 사람들

그때, 그들 사이에 있던 카이의 부모가 떠듬거리면서 입을 열었다.

“저..저 사람은 분명 우리 집에 있던 그 손님..”

“그새 마을의 상황을 보고 나와주신 건가?..”

비록 자신들의 아이들이 걱정이 되긴 했지만, 그 이상으로 수 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해준 그녀의 행동.아울러 그녀가 보여주고 있는 상상을 초월한 힘에 두 부부는 그저 감탄할 뿐이었다.

“응? 카이 아버님. 저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는 거야?”

“아..알고 있다기 보단.. 우리 가족 역시 저분과 그 동료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었거든.”

“우리 집에서 방금 전 저것들과 비슷한 괴물이 나타났었어. 그런데 저 분들이 나타나 주셔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지.”

카이의 부모는 자신들의 지인에게 그녀에 대한 정보를 전하기 시작했다.

괴물의 습격에서 자신들을 구해주고, 아울러 이런 사태가 날 것을 경고해 주기까지 한 고마운 사람.

지인의 설명에 사람들은 그녀와 여전히 곳곳에서 괴물들을 처치하고 있는 짐승들에 대한 경계심을 풀면서 이 이야기를 주변 인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인간 특유의 약간의 부풀림과 과장은 덤이었다.

*

공포로 시작해서 안도로 끝났던 어둠이 물러가고 마침내 해가 뜨기 시작하는 시간

그러나, 평소라면 집 안에서 막 일어났어야 할 마을 주민들은 모두들 마을 광장에 모여 있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가씨 덕분에 제 딸이 살았어요,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마을 광장에서 사람들의 감사 인사를 받고 있는 자미엘.

그들을 향해서 그녀는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인 채 대답하였다.

“사악한 마족들로부터 인간을 지키는 것은 저희 마법사들의 의무.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마법사?”

“설마.. 악마의 힘을 사용 한다는 그…”

익숙하지는 않으면서도 썩 성서롭지는 않은 단어에 사람들은 의문과 약간의 두려움을 표하였고, 그들에게 자미엘은 친절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런 소문이 돌고 있다고는 합니다만.. 사실 마법사들은 단순히 저와 같이 특별한 능력을 사용하는 재능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저의 주인님도 저와 같은 마법사이기에 이런 짐승들을 조종하실 수 있는 것이지요”

자미엘이 마치 커다란 개를 다루듯, 그녀의 곁에 있는 헬하운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방금 전가지 괴물들을 가볍게 처치하던 녀석이 마치 강아지라도 된 것 같이 꼬리까지 흔들며 좋아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묘한 친근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긴.. 정말 악마 같은 것이라면 우리를 도와줄 이유도 없겠지.”

“괴물들로부터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돌아다니시는 분이 악마 일리가 없어.”

비록 마법사에 대해서는 좋은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거의 없었으나, 막상 이렇게 그들에게 목숨을 구원 받은 입장이 되자 주민들은 그들에게 제법 호의적인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무릇 백 번의 소문 보다는 한번의 도움을 받는 것이 사람들의 감정을 정하는데 있어서 더욱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법이었다.

“하..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희 마을을 구해주셨는데 아무런 사례도 하지 않는 것은..”

주민들의 대표로 보이는 이가 나서서 말했으나, 이에 자미엘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습니다. 저희들은 그저 여행 도중에 의무를 다한 것일 뿐. 다만 추후에 저희 마법사들이 이곳을 다시 지나게 되거든 그때는 편견 없이 조금만 편의를 봐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물론, 그렇게 하겠습니다.”

“은인을 대접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언제든 환영할 태니 부담 갖지 말고 이곳을 방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게 서로간에 훈훈한 이야기만은 나누면서 자미엘은 속으로 기쁨에 찬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것으로.. 마법을 사용하는 존재에 대한 적대감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릴 수 있겠지.”

이곳 에스빈은 큰 마을은 아니었지만, 제법 외부에서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교통의 요지 중 하나였으며, 따라서 소문이 퍼져나가기 아주 좋은 조건을 지니고 있었다.

이 이야기가 사람들 사이에 퍼져나간 다면, 지금까지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에 대한 편견에 제법 큰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리라.

그렇게 깔끔하게 볼일을 끝마친 직후,

자미엘은 마을 사람들과 작별한 뒤 헬하운드들을 끌고 도로시가 기다리고 있다는 곳으로 향하였다.

이후에 받게 될 주인의 칭찬에 큰 기대감을 품으면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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