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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파티에서 배신당하자 옆집 누나하고 만든 SSS급 딸들이 복수를 시작합니다-47화 (47/102)

〈 47화 〉 백설 여왕 1

* * *

계획대로 일이 착착 진행되어 가는 것을 구경하는 건 아주 기분 좋은 일이다.

특히, 여러 개의 일과 목적이 하나의 과정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다면,

그것은.. 단순히 이를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상당한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좋았어. 이걸로 얼추 계획은 다 짠 것 같아.”

“고생했어 누나.”

빼곡하게 적혀 있는 필기와 각종 자료들.

이를 조합해서 마침내 하나의 ‘대본’을 완성한 도로시의 입가에는 진한 기쁨의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그건 그렇고, 우리들은 참 운이 좋단 말이지, 설마 내 복수 계획과 카알론의 세력 확장 계획을 한꺼번에 진행 할 수 있게 되다니. 이런 상황은 정말로 예측하지 못했어.”

“그러게나 말이야. 설마 네 뒤통수를 후려 갈겼다는 그년이 칼마르 연합국의 수도에서 그 짓을 하고 있을 줄은 정말로 몰랐는걸?”

그렇게 기대에 찬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는 도로시와 오즈.

일전에 스펠라를 족친 이후 한동안 뜸했던 용사 파티의 흔적.

비록 그 이후로도 두 사람은 카알론의 전력을 풀어서 전력을 다해 그들을 수색하고 있었으나, 아쉽게도 딱히 쓸만한 정보는 얻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등잔 밑이 어둡다고, 설마 이곳 칼마르 연합국의 수도에서 그 중 한 명을 발견하게 된 것은 정말로 운이 좋은 결과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되면.. 정말로 행방이 묘연한 것들은 단 두 명인가? 듣자 하니 남쪽에 있는 신성 제국 내에서도 쓸만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 들었는데 말이지.”

“그렇긴 하지만.. 뭐, 그래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마. 어차피 이대로 대륙 전역을 뒤지다 보면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게 분명 하니까 말이지. 그리고.. 문제의 그 흑막에 대해서도 말이야.”

“알았어, 누나 말대로 너무 초초해 하지 않을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어떤 식으로든 다시 만나게 될 녀석들인 것은 분명 하니까.”

도로시의 말에 공감을 하면서, 일단은 눈 앞의 상대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오즈.

그렇게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한번 더 작전 계획을 점검한 뒤, 곧바로 딸들을 동우너해서 이를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일전에 한 번 효과를 보면서 그 효용성이 입증된 방법이었다.

*

인연 라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생기기가 쉽지 않지만, 어떤 식으로든 한번 그것이 자리를 잡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마치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넝쿨과 같이 여러 가지 일들을 순식간에 이루어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그녀는..

칼마르 연합국의 여왕 마그렌은 상당한 행운을 타고났다 볼 수 있었다.

“마족?”

“네, 지금 성 북쪽에 트롤을 비롯한 마족들이 다수 출현하여 교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대체 이게 무슨.. 아니, 그보다 현재 전황을 어떻게 되고 있지?”

“그다지 좋지는 않습니다. 적들의 수는 적지만 하나 하나가 인간을 능가하는 힘을 지니고 있어서…”

“거기다가 놈들은 무슨 특별한 저주라도 받은 것인지 몸이 잘려나가도 멀쩡히 움직이고 있다 합니다. 이대로는 병사들의 희생이 클 것입니다.”

“상황이 급하군, 지금 즉시 다른 곳의 수비 병력에게 명을 전해라. 즉시 북문으로 병력을 집결시키도록. 성 안에 괴물들이 들어오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알겠습니다 폐하.”

갑작스럽게 들어온 급박한 보고.

그러나, 이에 대해서 전조가 아주 없던 것은 아니었다.

칼마르 연합국의 서쪽에서부터 시작된 마족들의 습격에 대한 보고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들려오고 있었다.

약 반년 전, 에스빈을 시작으로 이곳 쾨벤하운을 향해 천천히 다가오는 마족들의 공세.

다행인 것은 침공이 시작된 직후, 곧 이어서 나타난 마법사들에 의해 놈들의 공세는 계속해서 격파 당했다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서 그때마다 마족들은 제법 큰 피해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놈들은 끊임없이 어딘가에서 병력을 충원하여 공세를 이어 나갔으며, 마침내 이곳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그렇다는 것은.. 이번에도 어딘가에 그 마법사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인가?..’

마족들의 공세도 공세였지만, 솔직히 마그렌 여왕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이쪽이었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마법사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

이에 마그렌은 내심 기대를 하면서도 일단 마법사들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급하게 병력 충원을 지시하고 아울러 친위대의 움직임 역시 고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왕의 대비와는 별개로 상황은 친위대가 움직일 지경까지 가지는 않았다.

그녀가 바라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 주었기 때문이다.

*

눈 앞에 서 우글거리는 괴물들.

비록 수는 적었지만, 덩치도 커다란 녀석들이 성벽 앞에 빽빽하게 몰려있는 통해 숫자에 비해서 그 수가 상당히 많아 보였다.

“제길! 놈들을 막아라! 불 화살을 쏴라!”

평범한 공격으로 놈들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들리는 소문을 통해서 알고 있었다.

그나마 효과가 있는 것은 불을 이용해서 태워버리는 것.

생각 외로 불이 잘 붙는 몸을 가지고 있었으며, 실제로 이미 두 마리 정도가 궁수들의 불화살에 집중적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재가 되어 사라져 버린 상태였다.

그러나,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절대로 안심할 수 없었다.

인간을 능가하는 무지막지한 완력으로 두드리는 통이 한쪽 성벽이 반파된 상황.

다행이 지원군이 도착하면서 어떻게든 틀어 막고는 있었지만 지치지 않는 놈들의 파상공세에 위기가 계속되고 있었다.

그때..

“응?.. 저 사람은..”

“서.. 설마..”

어느 순간, 그들의 눈에 검을 들고 앞으로 걸어 나가고 있는 한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다.

짙은 색의 로브를 두르고 있는 그자는 상당히 작은 체구를 하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득실거리고 있는 괴물들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있는 듯 하였다.

“그.. 그 사람인가?”

“저것이 소문으로만 듣던 바로 그..”

괴물들이 나타나는 곳에 등장하여 구원의 손길을 뻗는다는 존재.

이에 병사들은 그 정체 불명의 사람에게 한껏 기대감을 품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진 그들의 눈에 보이는 장면은..

“쿠어어어어어!!”

“쾅!”

“에?..”

다음 순간, 괴물의 일격을 맞고 그자는 허망하게 곤죽이 되어버렸다.

뭔가 당당하게 등장했던 것과는 별개로 허망하기 짝이 없는 결과.

이에 병사들이 잠시 얼빠진 표정으로 이를 바라보고 있던 그때였다.

“뭐야 저 인간은..”

“그냥 상황 파악을 못한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병사들의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언 듯 여성의 목소리로 들렸으나 병사들은 그것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은 채 눈 앞에 있는 적들을 처리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그때..

“아무튼, 그럼 슬슬 일을 시작해 볼까?”

“?”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은 몇몇 병사들은 대체 무엇을 시작한다는 것일까 의문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크아아아악!”

다음 순간, 기괴한 소리를 내지르며 눈 앞에 있던 트롤의 거대한 몸이 바닥에 쓰러졌다.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그곳에 있는 병사들은 한 순간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

“저.. 저기봐!”

그때, 한 병사가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그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붉은 머리칼에 로브 차림을 하고 있으며, 손에는 기괴하게 생긴 몽둥이를 들고 있는 여성의 모습.

그녀는 그 몽둥이를 가볍게 휘둘러 괴물의 머리를 가격했고,

그 일격에 맞은 괴물의 머리통은 마치 호박이 터지듯 간단하게 으깨져 버리고 말았다.

그 뒤로도 이어진 몽둥이를 든 여성의 활약.

이에 방금 전까지 유지되고 있던 힘의 균형은 순식간에 인간들에게 넘어 왔고, 그대로 병사들은 괴물들을 매섭게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공격하라! 적들을 모조리 쓸어버려라!”

지휘관들의 명령에 따라 사기가 오른 병사들은 사방에서 괴물들을 쓰러뜨려 나갔다.

불을 사용한 무기들을 휘두르며 거칠게 공격을 가하는 이들.

방금 전까지 존재했던 죽음에 대한 공포는 그 정체 불명의 남성. 아마도 마법사로 추정되는 이가 등장하면서 순식간에 승리에 대한 열망으로 뒤바뀌어 버렸다.

“크게게겍!”

그렇게 패배가 확실시 되자 그대로 도주하기 시작하는 얼마 남지 않은 괴물들.

몇몇 병사들이 그 뒤를 따라가려 하였으나 놈들은 거대한 덩치만큼이나 속도 역시 빨랐다.

그때..

“그럼 마무리를 지어볼까?”

다음 순간, 천천히 들고 있던 무기를 기묘한 자세로 눈에 갔다 대는 여성

한 순간 그녀의 눈은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궁수와 같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리고..

“탕!”

한 순간 울려 퍼지는 짧으면서도 커다란 소리.

그러자..

“크어어어…”

다음 순간, 갑자기 피를 뿜으면서 달아나던 마족들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꿰 뚫리기라도 한 듯한 모습이었지만, 정확하게 그것이 무엇인지 그들은 알 수 없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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