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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파티에서 배신당하자 옆집 누나하고 만든 SSS급 딸들이 복수를 시작합니다-69화 (69/102)

〈 69화 〉 지옥으로 가는 길 7

* * *

“하아…홍차는 정말 오랜만이야… 이 맛이 그리웠다고..”

“하하… 호들갑은.. 대체 얼마나 오랜만 인건데?”

“동방에서 여기로 돌아온 뒤로는 한번도 못 마셨으니까.. 대략 700년 정도..”

“…미안.. 호들갑이 아니네..”

“차는 얼마든지 있으니 천천히 드세요 누님.”

“응 고마워 오즈.”

마치 감로수 마시듯이 홍차를 들이키는 막달레나를 보면서 도로시와 오즈는 살짝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어쩐지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이 언니의 고충이 피부로 전해지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

그렇게 홍차 하나를 다 비우고, 문 밖에 있던 아테나가 영 좋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잠시 방안으로 들어와 따라준 네 번째 잔까지 들이킨 뒤에야 막달레나는 만족한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동안 이거 없이 어떻게 살았는지 몰라.. 설마 하니 이런 식으로 몇 백 년 뒤에나 맛보게 될 홍차를 그것도 극 상품으로 밀 마셔보게 될 줄은 몰랐어.”

“으음.. 설마 1000년 정도 살면서 미래까지 예측하게 된 거야? 몇 백년쯤 지나면 대충 이 정도로 기술이 발달하겠구나.. 같은 거라 던지.”

막달라네의 말에 도로시는 약간 식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고. 이에 그녀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사실 이건 내가 앞으로 해줄 이야기와 관련이 있어.”

“이야기 라면… 그.. 마법사 들을 탄압했던 것에 대한 이야기 말인가요?”

“응. 미리 말했듯이. 제법 이야기가 길어질 거야. 제법 충격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언니의 말에 도로시와 오즈는 조금 긴장한 표현을 지어 보였고, 그렇게 나름대로 준비가 된 동생을 보면서 막달레라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

1000년 전. 이곳 칼마르 연합국 보다 멀리 남쪽에 위치한 곳에 떨어진 막달레나는 지금의 도로시와 마찬가지로 혹 있을지 모르는 가족들을 찾겠다는 목적으로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동료로서 인연을 쌓아가던 중, 그녀는 한가지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이 세계의 마법사들이 자신들의 힘을 이용해 인간들 위에 군림하여 그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힘과 권력을 쥔 채 자신들의 뜻에 반하는 이들을 무자비하게 탄압 했으며, 그 과정에서 막달레나가 심적으로 의지하고 있던 동료이자 연모하던 인물을.. 후일 사람들에게 성자라 불리게 된 남성을 죽게 만들었다.

그 외에도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고 고통 받는 모습을 보면서 막달레나는 결국 분노에 휩싸여 자신이 지닌 극상의 힘을 사용해 그 일대의 마법사들을 멸절시키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마법사들과의 악연.

그들을 막달레나가 가는 곳 마다 자신의 힘을 과시하며 사람들을 노예처럼 부리고 있었으며 그때마다 막달레나는 마치 심판을 위해 강림한 성녀와 같이 그들을 무자비하게 쓸어나갔다.

그 결과, 이 세계에는 그녀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수많은 이들이 그녀의 뜻에 동참하여 마법사들에 대해 무기를 들고 나서기 시작했다.

그렇게, 본의 아니게 이 세상에 생겨나게 된 막달레나를 주축으로 한 세계의 질서.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종교의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고, 현재는 사실상 이곳 서방 대륙 전채가 믿고 있는 종교로서 자리잡게 된다.

사람들 사이에 마법사들에 대한 혐오와 증오가 깔리게 된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

아울러, 그런 일련의 과정의 주체로서 살아가면서 막달레나는 한가지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이 세계의 역사의 흐름은 본래 그녀가 살던 그것과 거의 비슷하다는 사실을.

비록 마법사나 마족들과 같은 요소들이 있긴 하지만, 사실 이런 요소들을 역사속의 이야기에 대입해보면, 약간의 뒤틀림만 동반해서 설명 가능한 부분들이 있었다.

동쪽의 야만족들에게 쫓겨난 북방 지역의 백성들의 대규모 이동으로 제국이 무너지거나.

그 과정에서 종교를 주축으로 한 대륙의 새로운 질서가 편성되는 이야기 등..

이를 이 세계의 관점으로 보자면 동쪽에서 몰려온 마족들에 의해 쫓겨난 북방 지역의 인간들이 남쪽으로 내려와 도움을 청하게 되었고, 이에 대해서 마법사들을 사실상 멸절시키고 새로운 질서를 개편하려던 막달레나가 그들의 지원에 응해 마족들과 북방의 마법사들을 격퇴.

이를 기반으로 그녀의 주요 추종세력인 종교, 즉 교회 세력이 북쪽에도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기준에 따라서 현재 도로시와 막달레나가 있는 지금은 현대의 역사로 치면 11세기 중세 유럽. 종교와 황제간의 권력 다툼이 격화되어 가는 시기였으며, 실제로 막달레나의 눈에도 그러한 조짐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마치.. 예정된 흐름에 따라서 세상이 움직이는 것 같이..

*

언니의 설명을 들은 도로시와 오즈는 상당한 놀라움에 사로잡혔다.

지금까지 자신이 본래 왔던 세계랑 이 세계는 전혀 별개의 장소라 인식하고 있던 그녀였다.

그런 그녀에게, 언니의 이야기는 딱히 문제 될 것은 없다 여겨지지만 일단은 나름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었다.

“에… 그러니까.. 그렇게 되면.. 언니 말 대로 앞으로 600년 정도 있으면 종교 전쟁이 발발해서 신성 제국 인구의 30%가 전멸 한다던가.. 900년 정도 뒤에는 세계대전이 일어나서 7000만 명이 죽는다던가.. 한다는 거야?”

“뭐.. 완전히 똑같지는 않겠지만, 대략 비슷한 일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 실제로 현실로 치면 서로마 제국이라 볼 수 있는 국가를 내 손으로 멸망시키는 과정에서 제법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니까.”

“으음.. 그렇다면.. 만약 1000년 정도 있으면 한국에서 원래의 우리들이 태어나고 자란다 던가.. 그럴 가능성도 있는 건가?”

그렇다면 혹 시간이 걸리더라도 엄마를 비롯한 가족을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진 채 도로시가 물었고, 이에 막달레나는 신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닐 거야. 실제로 역사적으로 유명한 동일 인물이 태어나는 것은 몇 번 봤으니까.. 다만, 그 존재가 완벽하게 그 사람하고 같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닐 수 있긴 하지만.”

“으음.. 일종의 평행세계.. 같은 개념인가요? 그렇다 처도 아직 무언가를 확신하긴 힘드네요..”

“뭐.. 그래 봤자 대충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읽는 정도 이고.. 지금의 우리는 그런 걸 무시할 정도로 터무니 없는 힘을 지니고 있으니 그냥 참고로만 알아 둬. 굳이 연관이 있는 건 1000년 뒤에 우리들이 태어날 때쯤이나 될 테니까.”

그렇게 까놓고 보면 상당히 심각한 이야기를 말하면서도 어쩐지 막달레나의 표정이 가벼워 보이는 것은 역시 자신들을 만난 덕분일 가능성이 높다고 도로시와 오즈는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녀가 지금까지 절망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던 것에는 그래도 언젠가는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었으리라.

거기까지 생각하던 중. 문득 도로시의 머리 속에는 또 한가지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응? 잠시만.. 그럼… 장미는? 우리 집 셋째는 어떻게 되는 거지?”

도로시의 말에 막달레나는 상당히 염려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음… 솔직히 내가 가장 걱정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그거야. 그나마 너 같은 경우는 이렇게 국가 단위로 어그로를 끌 만큼의 힘을 지니고 전이했잖아? 그 덕분에 이 드넓은 대륙에서도 1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찾아낼 수 있었단 말이지.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장미는..”

“…레벨 1.. 장비는 언니가 주었던 파괴 불가에 영구 귀속이 붙어 있는 검 한 자루..”

“그걸 떠나서 그 아이는 아직 어린 소녀잖아요. 그런 아이가 혹여 저랑 비슷한 일을 겪게 된다면..”

힘없고 나약한 사람일수록 이용당하고 배신당하기 쉽다.

그런 점에서, 아직 어린 소녀인 장미가 이 세계에서 무슨 험한 꼴을 당하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거기다가 덤으로 네가 이렇게 엉뚱한 시간에 나랑은 한참 떨어진 곳에서 거점째로 나타났다는 건.. 장미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른다는 뜻이지..”

당장 가족을 찾은 것은 분명 기쁜 일이었다.

하지만, 이를 통해서 정말로 도움이 필요한 어린 소녀의 행방이 미궁에 빠져들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세 사람의 얼굴에는 걱정의 빛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찾아 내야 해. 내도 이것 저것 알아봤지만. 이 세계에선 아직 아이들 인권 같은 전혀 확립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 그런 와중에 장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게 된다면..”

“네 말대로.. 지금으로선 그게 최선이긴 해. 문제는… 하아…”

막달레나가 골치 아픈 한숨을 내쉬었고, 이에 도로시는 의문에 찬 표정을 지어 보였다.

“왜.. 왜 그래?”

“아니.. 말했듯이 지금 내 위치가 교회 세력의 수장이잖아? 사실 이런 위치를 이용해서 나도 너희들이랑 장미를 찾기 위해 한가지 명령을 내려 놓았었어. 만약 이 세계에.. 오즈라는 특이한 이름을 사용하는 사람이 나타나거나, 혹 도로시라는 이름을 가진 강력한 마법사와 그 부하들이 나타나게 되면 곧바로 나에게 보고하라고 말이야. 그런데. 아무리 생각애도 그 일이 제법 꼬여버린 것 같아.”

“으음… 무슨 뜻인지 대충은 알 것도 같은데..”

찾으라고 했던 인물인 오즈가 도리어 교회의 공작으로 추정되는 일로 인해서 죽임을 당할 뻔 했으며.

정작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동안 막달레나 본인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정말로 우연한 방식으로 이렇게 그들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그녀가 이 일에 호기심을 지니고 직접 나서지 않았다면,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을 터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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