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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파티에서 배신당하자 옆집 누나하고 만든 SSS급 딸들이 복수를 시작합니다-71화 (71/102)

〈 71화 〉 지옥으로 가는 길 9

* * *

“….정말 빨리도 오셨군요.”

상당히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아테나.

그녀의 눈 앞에는 그녀의 기분을 상하게 해놓고도 그녀가 손을 댈 수 없는 유일한 인물이 서 있었다.

“빠르긴.. 사랑하는 동생을 보러 오는 건데, 이 정도면 오래 걸린 거지.”

“…하아..”

기분 나쁠 정도로 유쾌한 표정을 짓고 있는 막달레나를 보면서 아테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솔직히 가능만 하다면 이런 여자 따위는 당장 내쫓아 버리고 싶었지만. 도로시의 거듭된 부탁이 있었던 만큼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무튼.. 저의 기분과는 별개로 당신 역시 손님인 만큼, 일단은 차를 내오도록 하겠습니다.”

“고마워, 그럼 어디 귀여운 조카가 타준 차 맛을 한번 더 보도록 할까?”

“…”

일부로 슬슬 속을 긁고 있는 듯한 막달레나의 태도에 아테나는 다시 한번 부아가 치밀어 올랐지만, 이내 그녀는 그런 감정을 속으로 삭힌 뒤 얌전히 방을 나섰다.

“재미있는 녀석이야. 저 아이가 도로시와 오즈가 처음으로 만든 NPC.. 아니, 장녀.. 인가?”

주인의 언니, 혹은 그것을 떠나더라도 외부의 고위 권력자를 대하는 태도로 보기에는 상당히 무례한 부분이 많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아테나의 태도는 막달레나의 눈에는 그저 귀엽게 여겨지기만 하고 있었다.

비유하자면 엄마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아이의 투정과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런 점에서 보면 아직 어리다는 생각을 하면서 막달레나는 느긋하게 자신의 앞에 홍차를 내려놓는 아테나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고마워.”

“…”

그대로 주저 없이 홍차를 들이키는 막달레나, 이를 보면서 아테나는 그대로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전혀 의심하지 않으시는 군요. 제가 독이라도 탔으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하는 아테나. 이를 보면서 도로시는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잃지 않은 채 말했다.

“네가 그 정도로 품위를 모르는 아이는 아니라는 것 정도는 이미 파악하고 있으니까.”

“…”

자신감마저 느껴지는 그녀의 말, 이에 아테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침묵 속에 담겨 있는 미묘한 긍정을 막달레나는 인식할 수 있었다.

“자 그럼.. 슬슬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하는데 괜찮겠어?”

“죄송하지만, 도로시님와 오즈님 깨서 오시려면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합니다만?”

“아니, 그 사람들 말고, 너 말이야.”

“네?”

예상치 못한 그녀의 말에 아테나는 당혹감을 표하였고, 그녀를 보면서 막달레나는 여전히 여유롭기 그지없는 태도를 유지한 채 조용히 입을 열었다.

*

“미안 언니, 내가 좀 늦었지?”

“늦어서 죄송합니다. 누님.”

“괜찮아, 1000년도 넘게 널 기다렸는데 이 정도는 기다린 것도 아니지.”

“하하.. 그거 단순히 농담으로만 들리진 않는데..”

약간의 쓴웃음을 지어 보이는 도로시와 오즈.

하지만 이내 그들은 반가운 사람과 다시 만났다는 사실에 그런 기분을 치워버린 뒤, 막달레나와 함께 자리를 옮겼다.

한편, 그렇게 방을 나선 ‘부모’와 그들 언니를 보면서 아테나는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방금 전과는 달리, 아테나가 ‘언니’분을 대하는 태도에는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

눈 앞에서 두 사람의 모습이 사라진 직후, 아테나는 그대로 소파에 앉아 몸을 기대었다.

그녀의 마음 속에는 방금 전의 주인의 언니에게 어떻게 하면 한방 먹여줄 까가 아닌. 그녀에 대한 놀라움 과 경외감으로 차있었다.

“과연.. 역시 그 도로시님의 언니 분이시다 이건가?...”

그녀가 자신에게 했던 일련의 계획들.

거의 완벽에 가깝게 구상해서 알여준 그 과정들을 다시 한번 머리 속으로 되새기면서 아테나는 조용히 감탄하고 있었다.

아울러 그 안에 담겨 있는 동생을 생각하는 언니의 배려심 역시 아테나로 하여금 그녀에 대한 인식을 조금 바꾸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여전히 완전하게 그녀를 신뢰할 수는 없지만, 아테나 역시 그녀와 마찬가지로 동생들을 돌보는 한 사람의 언니였기 때문이다.

*

“그렇게 된 일이란 말이지?”

“응, 본래 내가 내렸던 명령은 단순히 오즈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남자나, 도로시라는 이름을 지닌 강력한 마법사..혹은 그녀의 부하들이 나타나게 되거든 곧바로 내게 알려달라는 것이었거든? 그런데 아마도 시간이 제법 오랫동안 지나면서 그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변질된 것 같아. 강력한 적의 출현 같은 느낌의 예언으로 말이지.”

“본래 이야기나 전설 같은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살이 붙는 법이니까..”

“특히 마법사들을 배척하는 이 세계라면 더더욱 그렇겠지요”

그렇게, 막달레나의 단순한 명령이 생각지도 못한 나비효과로 귀결되었다는 사실에 두 사람은 약간의 황당함과 더불어, 자동적으로 입가에 쓴웃음이 피어나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무튼.. 오해야 그렇다 치더라도, 그것 때문에 아무 죄 없는 오즈를 통수친 그 녀석은 어떻게 해서든 처리를 해주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말이지.”

“네, 그렇게 해주신다면 저야 감사하지요.”

살짝 불편한 기색을 담아 이야기하는 막달레나.

이에 대해서 오즈 역시 기꺼이 호응하는 기색을 보였다.

예언이니 뭐니 하지만, 그렇다 처도 용사 브루투스가 개인의 출세를 위해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변함이 없는 일일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말인데.. 사실, 그것과 관련해서, 그리고 이곳 카알론과 마법사들과 관련해서 내가 생각해 둔 계획이 있는데 말이지..”

“뭔데? 어서 말해봐.”

그 직후, 도로시의 잎에서 나오기 시작한 한가지 계획에 대한 것.

그것은.. 오즈의 복수. 그리고 도로시가 원하는 대로 마법사들의 세력을 보다 넓게 확장시킨다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계책이었으며..

이에 두 사람은 기꺼이 이를 받아들이기로 결정 하였다.

상황에 따라선 무수한 피를 흘리게 될 수도 있는 그러한 계획을 말이다.

*

신성제국.

대륙 중부에 위치해 있으며 넓고 비옥한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거대한 제국.

비록 그 크기 자체는 고대 제국 롬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었지만 교황이 부여한 정통성과 대륙에서 1,2위를 다투는 강대한 국력은 제국이라는 이름에 결코 부끄럽지 않는 위용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제국을 다스리는 군주이자 교황에게 인정받은 신의 선택을 받은 왕.

하인리히 황제는 근래 들어서 한가지 골치 아픈 문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이었다.

얼마 전, 내부 사정을 들먹이며 교황의 성기사 지원 명령을 씹어버렸던 하인리히 황제.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여파로 인해서 교황청의 북방 원정은 일시 중단되었지만..

그 직후, 교황청은 새로운 문제를 들먹이면서 하인리히 황제와 기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제길.. 설마 교황 녀석이 슈타인의 허물을 물고 늘어질 줄이야..”

얼마 전, 제국 내에선 황제의 친인척인 슈타인 대공과 연관된 한가지 사건이 발생했었다.

슈타인 대공이 다스리는 영토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 출연했다는 것.

마법사들의 피조물이라는 설도 있고, 악마의 저주로 인해서 태어났다는 소문고 있는 그 괴물은 강철과 같은 육신에 거인과 같은 힘을 지니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서 하마터면 슈타인 대공과 그의 약혼녀마저 위험에 빠질 뻔 했다고 한다.

다행히, 아슬아슬한 순간에 슈타인 대공의 활약으로 괴물을 처형할 수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유발된 백성들의 불안과 민심의 혼란은 자연스럽게 교회 세력에 힘을 실어주게 되었다.

여기까지라면 그래도 아직 큰 문제는 아니었으나..

얼마 전부터 교황은 이 일을 적극적으로 공론화하기 시작했고, 이 미지의 공포를 통해서 이미 다수의 제후들을 포섭해 나가는데 성공하고 있었다.

이는 현재 교황과 힘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하인리히 황제에게 있어서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사실.

그나마 얼마 전 칼마르에서 있었던 마그렌 여왕의 암살 시도–대외적으로는 죽었다 살아났다 하고 있었지만 황제는 이를 단순히 여왕의 계략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이후, 북부에서의 교회 세력이 확 줄어버리긴 했지만, 여전히 교회의 성장은 황제에게 있어선 눈의 가시와 같이 여겨지고 있었다.

‘현재 교황은 지속적으로 힘을 키우면서 나에게 성직자 서임권을 요구하고 있다. 그 동안 제후들에 대항하기 위해 교회의 세력에 너무 힘을 실어준 것이 실수였어. 어떻게든 빨리 대책을 마련 해야..’

본래 성직자 자체는 교회에서 임명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그들에게 봉토를 주고 교구를 다스리는 권한을 내려주는 것은 지금까지 줄곧 황제의 몫이었다.

혼인을 하지 않는 성직자의 특성상 임자 없는 봉토는 국가에 다시 귀속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교황은 이러한 권한을 자신이 가짐으로써 그의 권력을 강화하길 원했고, 이는 자연히 황제와 교황간의 불화를 유발하고 있는 중이었다.

‘앞선 계획이 실패한 만큼, 자존심을 다친 교황은 이번 일을 가지고 끝을 보려 하겠지. 하지만 나도 그렇게 순순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야.’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대륙 최강의 제국이었다.

황제는 이 제국을 보다 부강한 곳으로 만들고 싶어 했으며, 이를 위해선 우선 자신의 권한이 강해야 한다 생각하고 있었다.

분열된 국가는 강해질 수 없다는 점에서 이는 객관적으로 봐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를 위해서라도.. 우선은 주변 제후들의 동태를 보다 자세히 살필 필요가 있겠어. 아울러 충성심이 약한 북부의 영주들도 이 기회에 한번 관리를 해줄 필요가 있겠지.’

불안정한 시국에는 한번쯤 군기를 잡아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충성심을 지니고 있는 자들에게 의욕을 주고, 반역을 꿈꾸는 자들에게는 불안감을 안겨 준다.

아울러 이미 대놓고 등을 돌린 자들 조차도 당장 황제의 명을 거역할 명분은 없는 만큼 이를 통해 그들에게 누가 이 나라의 주인인지 명확하게 알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황제는 즉시 제국 곳곳에 칙서를 보내었다.

각 지역의 대 영주들을 모두 소집하는 자리.

혹 참여가 불가능 하더라도 대리인이라도 보내는 것인 원칙인 만큼, 황제의 칙서가 떨어진 직후 제국 각지의 영주들은 황도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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