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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파티에서 배신당하자 옆집 누나하고 만든 SSS급 딸들이 복수를 시작합니다-92화 (92/102)

〈 92화 〉 정의의 성기사 8

* * *

눈 앞에서 녹아 내리는 병사들의 모습

그 중심에는 화염을 온 몸에 두르고 있는 어린 소녀의 모습을 한 괴물이 있었다.

“저년을 죽여라!”

“이 이상 피해를 늘려선 안되! 병사들은 물러나라! 우리가 상대할 것이다!”

성기사들의 외침에 공포에 싸여 있던 병사들은 서둘러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음에도 완전하게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한 살육의 현장.

그러나 그들이 한가지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있긴 했다.

저것을 상대하는 순간 자신들은 죽는 다는 사실.

그 명확한 진리를 인지하고 있었기에 성기사들의 앞을 막는 자들은 아무도 없었으며, 그 길을 따라 성기사들은 신속하게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살의 현장으로 나아갔다.

“오오라의 장벽을 펼쳐라!”

브루투스의 명령에 자신과 동료들의 몸을 오오라로 감싸는 성기사들.

그렇게 방벽이 생겨난 순간, 미친 듯이 날뛰고 있던 불꽃은 갑자기 비바람을 맞은 듯 사그라들기 시작했으며, 사방으로 피를 튀기던 거대한 주방용 칼 역시 힘을 잃고 다시금 크기가 작아지기 시작했다.

“좋았어!”

“사악한 마법이 소멸했다! 마법사들을 죽여라!”

브루투스의 말에 성기사들의 손에선 오오라의 구체들이 뿜어져 나가기 시작했고, 이는 마법이 사라지면서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두 자매를 덮치기 시작했다.

“신이시여.. 부디 저희에게 저 사악한 악마들을 이길 힘을..”

전황이 유리하지 않다는 것은 그도 알고 있었다.

루돌프가 마지막 힘을 끌어 모은 상황이었지만 병력은 당장 수적으로 열세였으며, 거기다가 기병대의 노력으로 전진을 돌파해 나가던 순간, 마법사들의 어마어마한 활약으로 인해서 가까스로 잡은 기회마저 놓쳐버리고 말았다.

여기서 무언가를 바꾸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은 상황.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루투스는 자신의 믿음을 버러지 않았다.

그는 믿고 있었다.

신을 섬기는 자로서, 마지막 순간에 기적이 내려올 것이라고.

정의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

“언니!”

“알고있어요!”

갑작스럽게 닥친 위기상황.

그러나, 두 사람은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미 메닐라를 통해 확실하게 교육을 받은 상황이었다.

비록 평범한 인간을 상대로는 거의 무적에 가까운 두 자매였지만, 아직 마법사로서 성기사들을 이길 정도로 성장하지는 못하였다.

때문에, 지금까지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면서 움직일 때도 두 자매는 성기사들과의 정면대결만큼은 절대로 피해왔던 상황.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는 사정이 전혀 달랐다.

“하아아앗!”

다음 순간, 하늘을 향해서 불꽃을 꼬아 올라는 프리그

전장 한복판에서 쏘아 올려진 그것은 그녀들이 있는 위치를 정확하게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응?”

“뭐.. 뭐야?”

앞으로 나아가던 성기사들의 발걸음이 갑자기 딱 멈추었다

가은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갑자기 무언가가 그들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크..으으으으으…”

“쿠어어어어!!!’

“! 이.. 이런!”

“죽은 자들이 일어난다!”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일어나기 시작하는 죽은 자들.

성기사들의 방벽이 깨진 것이 아니었다.

지금 이순간도, 방벽에 닿은 죽은 자들은 일어나는 도중에 자시 시체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러나, 방벽의 안쪽과 후방에는 여전히 무수한 시체들이 있었다.

오오라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장소

그곳에 누워있는 자들은 그대로 성기사들의 발목을 붙잡았고, 이에 당황한 성기사들은 다급하게 이에 대처하는 수 밖에 없었다.

“제길! 성가신 녀석들!”

“놈들이게 물리지 않게 주의하라! 진영을 유지하고 침착하게 처리한다!”

브루투스의 지휘 아래 빠르게 죽은 자들을 정리해 나가는 성기사들.

그러나 그들이 어찌어찌 상황을 마무리 지었을 때, 이미 그들의 눈앞에 있던 마법사들은 어디론가 사리지고 없었다.

“젠장! 놓친 건가? 그 녀석은 대체 어디로..”

“브.. 브루투스님! 저기!”

그때, 성기사들의 안색이 새파랗게 일그러졌고, 이에 브루투스의 얼굴 역시 딱딱하게 굳어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사방에서 밀고 들어오는 황제의 군세.

브루투스는 알지 못했지만, 루돌프의 죽음 직후 사기가 꺾여버린 지휘관들은 도처에서 그대로 항복은 선언해 버렸고, 그 여파는 순식간에 남은 병사들을 휩쓸기 시작했다.

그렇게 삽시간에 무기를 내던지면서 무너져 내버린 루돌프의 병력을 가로질러 황제의 군세는 빠르게 전장을 장악해 나갔고, 이제 그 여파는 거의 후방에 아까운 이곳에 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브..브루투스님.. 이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저희들은..”

“항복은 없다.”

“네?”

그들의 눈에는 더 이상 검을 휘두르는 자들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루투스는 결연한 목소리로 성기사 들에게 말했다.

“아직..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희망을 버리지 마라.. 우리에게는 주님께서 계신다.. 모두 무기를 들고 적에게 나아갈 준비를 해라. 신의 의지가 있는 한 우리는 반드시..”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끝이 보이지 않는 병력.

오오라가 강력한 힘이긴 하지만, 평범한 인간을 상대하는데 있어선 마법사보다 월등히 떨어진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브루투스는 검을 강하게 쥔 체 말하였다.

상황이 절망적이라는 것은 그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 해서 여기서 항복을 할 수는 없었다.

다른 성기사들과는 달리, 그는 이번 전쟁에서 기사단을 이끌고 온 수장이었다.

항복을 한다 해도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는 몸이었으며, 설령 살아남는다 해도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교황청에서 쫓겨나거나 한직으로 물러나 비참한 삶을 살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그런 미래를.. 브루투스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렇게 될 바에.. 차라리 장렬하게 싸우다 죽겠다. 여기까지 어떻게 올라왔는데, 이런 식으로 모든걸 날려 버릴 수는 없어! 어차피 끝장난다면 전사로서 이대로 명예롭게 죽음을..’

그렇게 자기 자신을 위한 각오를 한 채, 그는 목소리를 높여 성기사들에게 소리쳤다

“우린… 승리할 것이다.. 신의 기적으로! 우리가 진군하는 길에는 분명히 주님의 은총이…!”

그 순간..

“커어억!!”

갑작스럽게 뒤쪽에서 느껴지는 격통.

그것이 무언인지 인식하기도 전에 그의 귓가에 차가운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인정하지.. 처음부터 우리들이 바보였어..”

“당신 같은 사람을 믿고 여기까지 오다니.. 죽은 동료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딱딱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성기사들.

자신과 함께 ‘정의의 길’을 선택하기로 나아왔던 자들은 이제 그의 등에 무기를 내리찍고 있는 중이었다.

“네..네..놈들이.. 어.. 어떻게.. 가.. 감히.. 나를..”

피를 토하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는 브루투스.

그의 눈에는 무기를 내던지는 성기사들의 모습이 보였고.

그와 동시에 환호성을 내지르는 악마의 군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난.. 틀리지.. 않았어.. 그런데 어째서… 난.. 난…’

믿고 있던 이들의 손에 의해서 맞이하는 최후.

이 비참하기 그지 없는 상황에서 그는 어떻게 해서들 발버둥을 치려 하였으나, 그런 그를 보면서 성기사들은 다시금 지체 없이 검을 꽂아 넣었다.

‘이..이렇게.. 죽을 수는.. 이..이런.. 이런 거지 같은 꼴로 죽는 것은.. 커억!’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브루투스의 숨이 끊어졌고, 전쟁터에는 승리의 함성을 외치는 황제와 그의 병사들의 목소리만이 가득 울려 퍼졌다.

*

카알론의 중심부.

그곳에선 아샤트리아가 막 가져온 소식을 진에게 전해주고 있었다.

“결국 이렇게 전쟁이 끝났습니다..”

“반년.. 생각보다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어, 아무리 그래도 1년은 걸렸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하아..”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를 하는 도로시.

그리고, 이렇게 사건의 결과를 전해 들으면서 그는..

오즈는 짙은 아쉬움이 담긴 한숨을 내쉬었다.

“전쟁이 너무 빨리 끝나서 섭섭해?”

“..응.. 솔직히 난 브루투스 그 녀석이 조금 더 고생하다가 내 앞으로 끌려오는 결말을 기대했는데.. 이런 식으로 끝이 나 버렸어.”

“그러게.. 확실히 루돌프가 생각보다 빨리 무너진 것도 있고. 결정적으로 녀석이 동료들에게 배신당해 죽어버릴 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으니까 말이야.”

본래라면 포로로 잡히거나 적들에게 둘러싸인 브루투스는 잡아오는 것이 그들의 계획이었으나.. 아쉽게도 녀석은 이쪽에서 사로잡으려는 시도를 하기 전에 동료들에게 칼을 맞고 죽어버렸다.

배신자에게 어울리는 배신으로 인한 최후라 할 수는 있었지만, 녀석이 좀더 오랫동안 고통을 받기를 바랬던 입장에선 여러모로 아쉬운 결말이었다.

‘뭐… 나머지 놈들은 그래도 충분히 고통 받다가 죽어나갔으니.. 그 점을 위안으로 삼는 수 밖에..’

그렇게, 얼추 종료되어 가는 복수계획 속에서, 오즈와 도로시는 브루투스에 대한 사안을 접어둔 뒤 보다 정치적인 부분에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럼, 이걸로 누나가 생각했던 부분 역시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건가?”

“응, 맞아. 이걸로 마법사들에 대한 지나친 경계심을 심어주지 않으면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니까.”

솔직히 프레이이 자매와 제니가 아닌, 아샤트리아와 메닐라 그리고 아테나 같은 존재들이 이번 일에 전면으로 나섰다면 아마도 전쟁은 밀당 같은 것을 할 필요도 없이 순식간에 끝이 났을 것이다.

전장에서 아샤트리아가 검을 휘둘렀다면 단 일격에 적들의 진영이 눈 앞에서 사라졌을 것이며

메닐라의 마법이면 성 하나를 단 수 초 만에 통째로 지워버리는 것도 가능 했다.

여기에 아테나가 움직였다면 루돌프를 비롯한 장수들은 그 즉시 단 수초도 안 되어 목이 달아났을 것이다.

오오라라는 상극의 힘이 있다고는 하지만, 200레벨도 못 넘긴 성기사들의 오오라 따위는 500레벨인 정원사들에게 있어선 산불에다가 물 한 바가지를 뿌리는 수준 밖에 되지 않았다.

애초에 성기사들이 어쩌구 하면서 시간을 질질 끌고 이로 인해 황제가 병력을 모으면서 고생을 하는 그런 과정도 필요도 없이, 진심을 내보였다면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리되었을 상황.

그러나..만약 그렇게 마법사들이 자신들만의 힘으로 이번 일을 간단하게 처리해 버렸다면..

인간 군대의 도움도 없이 단 몇 명 이서 모든 상황을 종료시켜 버렸다면..

아마도 황제는 마법사들에 대해서 매우 커다란 경계심을 품었을 지도 모른다.

통제할 수 없는 지나친 힘은 그 자체로 공포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마법사들은 황제에게 오오라라는 약점을 알려주면서 그것에 맞춰 충실하게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에 황제를 비롯한 제국의 수많은 병사들은 그 말을 그대로 믿게 되었다.

오오라의 힘이 있으면 아무리 강한 마법사라도 제압할 수 있다.

그렇게 카알론에선 적당한 진실과 사기가 뒤섞인 정보를 완벽하게 살포하는데 성공 했으며 이를 통해서 확보한 황제의 신임을 기반으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도로시와 오즈.. 그리고 카알론에는 해야 할 일들이 남아있었다.

동생에게 완벽한 상황을 만들어 주려는 막달레나의 상냥하면서도 잔혹한 계획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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