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장 - 악마의 손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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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새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청사자 단장 바루아 경은 기사단뿐만 아니라 일반병인 랑게스트 경비단까지 총 동원해 악마의 손 지부 여섯 곳을 동시에 타격했다.
이쯤되니 악마의 손도 버틸 재간이 없었다.
백 명이 넘는 인원을 잠입시키긴 했지만 열두 개 지부에 점조직 형태로 흩어져 있었던 터라 지부 당 인원은 열 명 남짓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인해전술에 밀린 악마의 손 지부들은 문자 그대로 각개격파를 당했다.
그 결과 궤멸한 지부가 여섯.
지부 하나가 상황을 눈치 채고 도망치긴 했지만 일곱 가운데 여섯을 궤멸시켰으니 실로 막대한 성과였다.
그리고 이는 곧 악마의 손이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대체, 대체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이냐?!”
랑게스트 인근 숲.
배가 불룩하니 튀어나온 중년의 사내가 숲지기의 오두막에서 노성을 터트렸다.
에드가 남작.
랑게스트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거부로, 악마의 손의 오랜 후원자 가운데 하나였다.
“하룻밤 새에 지부 일곱이 털렸어! 그놈들을 잠입시키기 위해 내가 돈을 얼마나 썼는지 알고는 있나?!”
더욱이 이번에 잠입시킨 놈들은 어중이떠중이들이 아니었다. 모두가 전투요원이었으니, 이번 사태로 악마의 손이 입은 피해는 실로 막대했다.
“죄송합니다. 아직 원인을 파악 중입니다.”
에드가 남작의 다그침에 숲지기로 위장해있던 악마 추종자가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
사실 그 역시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청사자 놈들이 지부의 위치를 너무나 정확히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으으, 젠장할. 나머지 지부들은 어떻게 되었지?”
“당장은 움직이는 게 더 위험한 터라 지부 외 다른 곳에 숨어있게 했습니다.”
“아··· 혈압······. 미노스 경, 이래서 일을 진행할 순 있겠소?”
숲지기에 잔뜩 열을 내던 에드가 남작이 오두막 안에 자리하고 있던 마지막 한 사람을 돌아보며 물었다.
마인魔人 미노스.
이번 습격 사건을 총지휘하기 위해 악마의 손 본단에서 온 인사.
하얗다 못해 창백한 피부와 푸른 기가 감도는 은발을 가진 그는 이제 겨우 스무 살 남짓의 청년으로 보였지만, 악마를 몸에 받아들인 마인은 겉모습만으로 판단이 불가능한 법이었다.
에드가 남작의 조카라는 위장신분답게 귀공자다운 복장을 하고 있던 그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에드가 남작, 진행할 수 있느냐가 아니다. 진행하는 것이지.”
열둘 가운데 다섯이 남았다.
병력이 절반 이상 꺾인 셈이었지만, 습격을 실행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유리알처럼 번들거리는 미노스의 눈빛에 저도 모르게 움찔한 에드가 남작은 입을 꾹 다물고 뒤로 물러섰다.
더 이상 떠들었다가는 크게 경을 칠 것 같아서였다.
미노스는 그런 에드가 남작의 행동에 작게 웃었다. 시끄럽고 경박한 자였지만 저렇게 분위기를 잘 읽는 점 하나는 마음에 들었다.
“일단, 이쪽에서도 입수한 정보가 있다.”
미노스의 나직한 말에 에드가 남작이 다시 귀를 쫑긋거리며 관심을 보였지만 여전히 기가 죽은 탓인지 이야기를 재촉하지는 않았다.
숲지기 역시 그저 마른침을 삼키며 다음 이야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미노스는 미간을 살짝 좁히며 말을 이었다.
“오늘 아침 바이엘 백작가의 차남인 유더 바이엘과 체이스 백작의 차녀인 코델리아 체이스가 랑게스트에 도착했다.”
애당초 12가문의 친목회장을 습격하기 위해 랑게스트에 온 미노스였다.
12가문의 자제들의 출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놈들은 숙소를 잡자마자 기사단 본부로 향했다. 그리고 청사자의 지부 습격이 시작되었지.”
서로 별개의 사건이라 치부하기에는 타이밍이 너무 절묘했다.
에드가 남작이 호들갑을 떨며 말했다.
“헉, 말인즉 그 연놈들이 우리 지부의 정보를 청사자에 넘겼다는 말씀이오? 대체 어떻게?”
바이엘 백작가와 체이스 백작가는 랑게스트에서 마차를 타고도 몇날 며칠을 달려야 하는 멀고 먼 바일룬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곳에 자리한 두 백작가가 어찌 랑게스트에 잠입한 악마의 손의 지부 정보를 손에 넣는단 말인가.
미노스도 거기까지는 알 수 없었다.
그렇기에 생각했다.
“생포한다.”
유더와 코델리아를.
두 사람이 어떻게 악마의 손의 정보를 손에 넣었는지 알아낸다.
랑게스트에 잠입한 악마의 손 지부의 정확한 위치 정보를 아는 것은 오직 미노스 한 사람뿐이었다.
그런데 열두 군데 모두는 아니더라도 일곱 군데가 노출되었다.
놈들은 대체 어떻게 알아낸 것일까.
이쪽을 찾아낼 수 있는 수단이라도 손에 넣은 것일까?
“잡고나면 알게 되겠지.”
인간의 연약한 정신 따위 희롱할 방법이라면 얼마든지 있었으니까.
더욱이 코델리아는 애당초 이번 습격 사건의 최중요 목표 2인 가운데 하나였다.
둘을 한 번에 잡기 위해 친목회 날까지 기다리고 있을 뿐, 어차피 잡아야 할 사냥감이었다.
‘기대되는군.’
놈들에게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 12가문의 영애로 태어나 곱게 자란 소녀가 어떤 비명을 지를지.
하얗게 웃은 미노스는 자세를 바로 했다.
스스로가 에드가 남작에게 말했듯이 습격 취소 같은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본단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본단의 검인 자신의 책무였으니 말이다.
“이틀 뒤 밤, 예정대로 계획을 실행한다.”
조금이지만 변조를 가하여.
미노스는 창밖을 돌아보았다. 유리알 같은 눈이 달빛을 받아 번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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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델리아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달빛이 흐린 대신이라도 되듯 맑은 밤하늘엔 별이 한가득이었다.
“흐어어.”
하지만 코델리아의 입에서 나온 것은 맑고 순수한 감탄이 아닌, 피로에 찌든 한숨이었다.
“다리 아푸다.”
하루 온종일 돌아다녔으니까.
오전 중에는 청사자단과 함께 지부를 습격하러, 오후에는 붉은 여명 탑 출신의 마법사들을 만나러.
단련된 기사인 달리아와 준조차도 지칠 정도였으니, 마법사인 코델리아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리고 이는 곧······.
“반응이 없다. 그냥 시체인 모양이다.”
발코니에 놓인 긴 의자에 죽은 듯 쓰러져 있는 유더의 어깨를 콕콕 찌르며 코델리아가 킥킥거리자 유더는 늘어진 그대로 말했다.
“뒤진다?”
“말하는 것 좀 봐. 아주 입에 걸레를 물었어요.”
코델리아가 끌끌끌 혀를 차자 유더는 억울해서라도 눈을 떴다.
“야, 누가 걸레를 물었다고?”
“네가.”
뻔뻔하게 답한 코델리아는 유더의 다리를 툭툭 쳐 밀어낸 뒤 긴 의자 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무튼 잘 되어서 다행이야.”
“그러게.”
붉은 여명 탑의 마법사들은 생각 이상으로 협조적이었다.
오늘 만난 마법사 넷 모두가 협조를 약속했을 뿐만 아니라 주변에 전파까지 해주겠다고 나섰으니 말이다.
“이게 돈과 권력의 단맛인가.”
절세미소녀와 탑주의 딸이란 신분, 여기에 백작가의 재력을 조합하니 상상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
“그냥 걱정되어서 도와준 걸 수도 있잖아.”
“그럼 더 좋고.”
물론 그럴 리가 없었다.
뭐, 절세미소녀가 사정하니 측은지심이야 들었겠지만, 코델리아의 신분과 유더가 제시한 돈이 아니었다면 넷 중 하나조차도 응하지 않았으리라.
마법사는 사회 엘리트에 속하는 직종이었고, 그런 자들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필요한 법이었으니까.
“아무튼 중요한 건 2단계 역시 성공했다는 거지.”
오늘 설득한 네 명의 마법사들 중에는 ‘화염법사 로닌’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영웅전기2에서 마법사 테크를 타다보면 적어도 한 번 이상 만나는 인물이었는데, 이명이 알려주듯 화염계 마법 쪽의 유망주였다.
나이는 서른이나 되었을까?
여자에 약한지 코델리아의 애원에 쩔쩔매는 모습이 꽤 볼만했었다.
“미노스는 얼음과 한기를 다루니까. 로닌이 극상성이지.”
엄밀히 말해 미노스는 마법사가 아니었다.
그는 악마를 몸에 받아들여 반인반마가 된 마인으로, 악마에게 받은 각종 이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
“마검사에 가까운데 로닌이 상대할 수 있을까?”
“뭐, 이쪽에 있는 건 로닌만이 아니니까.”
청사자 단장 바루아 경은 허깨비가 아니었다.
이번 지부 수색작전으로 말미암아 랑게스트의 치안 자체에 의구심을 가지게 된 그였으니 다른 누구도 아닌 12가문의 친목회를 그냥 간과하지는 않으리라.
‘취소시키지는 못 할 테니 당일 날 기사 몇 정도 파견해주겠지.’
기사는 괜히 기사가 아니었다.
당장 달리아만 하더라도 평범한 병사는 혼자서 열 명도 넘게 상대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거기다 다른 12가문 자식들도 있고.”
그들 자체보다는 가문에서 딸려 보냈을 호위병력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명색이 12가문인데 다들 어련히 실력자들을 붙여줬으리라.
유더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코델리아였지만 이내 도리질을 하더니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그래도 방심하면 안 돼. 게임에서도 호위병력 다들 달고 왔지만 결국 개털렸으니.”
“맞아, 좋은 마음가짐이네. 그래도 너무 걱정은 하지 말고. 애당초 그걸 아니까 1단계랑 2단계를 준비한 거잖아?”
적의 병력을 반감시키고 이쪽의 병력을 보강한다.
1단계와 2단계가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니 게임에서보다 훨씬 더 좋은 상황이었다.
“좋아, 그럼 이제 3단계를 하자.”
코델리아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물었다. 무척이나 기대에 찬 눈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더가 아직 3단계가 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음··· 그게 말이지.”
“응응, 그게.”
“사실 3단계는 이미 거의 끝났···다고 해야 하나?”
“응? 3단계가 뭔데?”
코델리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유더는 쓰게 웃으며 답했다.
“추리기.”
“추리기?”
“어, 원작에서는 습격 자체가 말 그대로 습격이었고 악마의 손도 많았잖아?”
“아,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공격 대상 말하는 거지?”
“맞아, 공격 대상.”
원작에서 친목회에 모인 12가문의 자식들 숫자는 코델리아를 포함해 모두 일곱이었고, 악마의 손은 일곱 모두를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놈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악마 소환이야.”
12가문의 자제들을 납치해 북부에 혼란을 일으킨다는 것조차 실은 부차적인 목표에 불과했다.
악마를 소환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인신공양이었는데, 단순히 제물의 숫자만 많다고 해서 고위 악마가 소환되는 것은 아니었다.
‘급을 맞춰야 하니까.’
고위 악마를 소환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가치 있는 제물을 바쳐야 했는데, 인신공양의 관점에서 보면 12가문의 자제들은 다들 먹음직스러운 먹잇감들이었다.
‘12가문의 피에는 많든 적든 천사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까.’
플레이아데스의 귀족들은 그냥 말뿐이 아니라 정말 특별한 존재들이었다.
물론 천사의 피를 이었다고는 해도 벌써 수백 년도 넘게 지난 먼 옛날의 일인 터라 피가 흐려질만큼 흐려졌지만, 그래도 천사의 피였다.
때때로 격세유전을 통해 천사의 피가 강하게 각성한 이들이 태어나고는 했는데, 12가문의 자제들 가운데서도 그런 이들이 있었다.
“놈들은 전력이 반쪽이 났어. 그러니 게임에서처럼 12가문의 자제들 전원은 노리지 못 할 거야. 반드시 확보해야 할 한 명에게 전력을 집중하겠지.”
“그리고 우리가 그 한 명에게 붙어 있는다?”
“맞아, 그게 바로 3단계야.”
적을 약화시키고, 아군을 강화시키고, 적이 목표로 삼는 타겟을 집중 방어한다.
“그래서 누군데? 이미 거의 끝났다며.”
코델리아의 물음에 유더는 쓰게 웃더니 새삼 코델리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도 이미 알겠지만 원작 전개를 고려해봤을 때 놈들의 목표가 될 만한 건 두 사람이야.”
두 사람.
이쯤 되니 코델리아도 짐작이 갔다.
그녀는 한숨을 한 번 길게 내쉬더니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코델리아랑 루카스.”
“정답.”
유더가 구음절맥과 천무지체를 타고났다면 코델리아는 맑고 고결한 영혼과 고위 천사의 피를 타고났다.
유더처럼 눈에 확 띄는 재능은 아니었지만 코델리아의 발전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뒷심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어찌되었든 코델리아는 악마 소환의 제물로만 보자면 A랭크는 따놓은 당상인 우량주였다.
그리고 루카스 흐레스벨그.
흐레스벨그의 기린아라 불리는 검의 천재로, 영웅전기2의 플레이어블 캐릭터 가운데 하나였다.
“으, 난 루카스는 싫은데.”
“응? 왜?”
그러고 보니 온갖 캐릭터를 다 플레이 하는 노란폭풍이었지만 유독 루카스로는 플레이 횟수가 적었다. 공략글을 쓴 적도 없고 말이다.
그냥 썩은물의 예의상 엔딩만 한 번 본 느낌이랄까?
‘잘생겼는데?’
유더가 절세미소년이라면 루카스는 시원한 느낌의 쾌남이었다.
성격이 딱히 모난 것도 아닌데 왜 싫어하는 것일까.
유더가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코델리아가 입술을 삐쭉이며 말했다.
“루카스로 플레이하면 코델리아가 마인이 되잖아.”
“아.”
알 것 같았다.
코델리아나 루카스나 친목회 때 악마의 손의 습격을 받는 것은 똑같았는데, 루카스 루트로 가면 루카스가 주인공이 되다보니 코델리아가 악마의 손에 붙잡히게 되어 있었다.
‘제물로 쓰였다가 아예 마인이 되고··· 급기야 악마가 되었지.’
천사의 피를 워낙 진하게 타고난 터라 타락천사 계열이 되긴 했지만.
“너 코델리아 정말 좋아하는구나.”
“영웅전기2에서 내 최애캐니까.”
그리고 지금은 그 최애캐가 되었고.
‘나도 유더가 최애캐였나?’
제일 자주 플레이한 캐릭터이기는 했지만 최애캐인지 까지는 의문인데.
어찌되었든 지금은 개인적인 호불호는 접어둘 때였다.
“어찌되었든 지켜주자. 냅뒀다가 잡혀가면 엄청 난적 되는 거 알지?”
“알지. 코델리아 루트 타면 진짜 끔찍할 정도로 앞을 막아서니까.”
루카스 루트에서 코델리아가 악마가 되듯, 코델리아 루트에서는 루카스가 악마가 되었는데, 본래 타고난 검의 재능 자체가 엄청난 녀석이다 보니 실로 무시무시한 괴물이 되었다.
“둘 모두 지켜내자고.”
“그래, 코델리아랑 루카스를 지켜내자.”
자기 입으로 말하고도 웃겼는지 코델리아가 돌연 킥킥 웃었다.
코델리아가 코델리아를 지키자고 3인칭 화법을 쓰는 셈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이었다.
“도련님.”
“아가씨.”
발코니 창 너머에서 마이아와 달리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슬슬 둘만의 시간을 끝내고 들어와서 쉬라는 뜻이 함축된 부름이었다.
“슬슬 자야겠네.”
“그러게, 오늘은 아주 푹 잘 것 같구만.”
간만의 고급숙소인데다가 고생도 잔뜩 했으니까.
유더의 대답에 작게 웃은 코델리아는 엉덩이를 털고 일어선 뒤 발코니 문을 잡으며 말했다.
“아무튼 잘 자.”
“그래, 너도 내 꿈꾸고.”
언제나와 같은 교환에 코델리아는 생긋 웃으며 가운데 손가락을 세운 뒤 발코니 문을 열었고, 유더는 바로 따라가는 대신 잠시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우러렀다.
“루카스 흐레스벨그.”
12가문의 수장격인 흐레스벨그 가문의 후계자.
영웅전기2의 진주인공인 막시밀리언과 쌍벽을 이루는 검의 귀재.
‘뭐, 기대되는 건 루카스보다는 실비아지만.’
12가문 중 하나인 크로스벨 가문의 여식인 절세미녀.
남자로서 잘생긴 사내놈보다 절세미녀가 더 기대되는 것은 인지상정이었으니까.
‘페어리 퀸, 당신이 옳았어요.’
흰소리를 늘어놓으며 페어리 퀸의 우아한 미소를 떠올리고 있자니 다시 마이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
“어, 지금 갈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랑게스트의 야경을 눈에 담은 유더는 발코니 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틀 뒤 늦은 오후.
북방 12가문 자제들의 친목회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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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장 - 악마의 손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