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엔딩메이커-26화 (26/473)

< 제5장 - 악마의 손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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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유더 공자님과 함께 가고 싶어! 떠, 떨어질 수 없어!”

“음, 완벽해. 그렇게만 하면 되겠네.”

유더는 짝짝짝 박수를 쳤고, 코델리아는 빨개진 얼굴로 눈을 꽉 감더니 그대로 욕지거리를 토했다.

“아흑, 진짜.”

“그래, 이해한다. 이해해.”

유더가 동조하자 코델리아의 얼굴은 더더욱 붉어졌다. 부끄러움 때문이 아니라 분노 때문이었다.

“야!”

“응.”

“왜!”

“어.”

“왜 이번에도 나인데? 너, 너가 해도 되잖아! 맞아! 꼭 나일 필요는 없어!”

유더와 코델리아가 서로 사랑하는 것이지, 코델리아가 일방적으로 유더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마치 커다란 깨달음을 얻은 듯 코델리아가 눈까지 반짝이며 흥분하자 유더는 절레절레 고개를 가로저었다.

“에헤이, 그건 아니지.”

“왜, 뭐, 뭐가 아닌데? 또 그놈의 구음절맥 때문에?”

“아니, 아무리 그래도 구음절맥 때문은 아니지. 우리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자.”

유더는 진정하라는 듯 두 손으로 제법 큰 제스쳐를 취하더니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을 이었다.

“북부에 용무가 있는 건 너랑 나 중에 누구지?”

“너지.”

“맞아, 나지. 그럼 내가 가는 거에 코델리아가 따라가고 싶어하는 상황이잖아?”

“그런데?”

“여기서 내가 코델리아랑 떨어지고 싶지 않다고, 코델리아도 ‘데리고’ 가겠다고 하면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지만 좀··· 그렇겠지?”

유더는 곤란하다는 듯 쓰게 웃었고, 코델리아는 다시 한 번 울상을 지었다.

유더의 말대로였기 때문이다.

유더가 코델리아를 ‘데리고’ 가겠다는 것과 코델리아가 유더를 ‘따라’ 가겠다는 것 사이에는 무지막지한 차이가 존재했으니 말이다.

“그런고로,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코델리아가 유더를 따라가겠다고 어필해야 하는··· 그런 상황인 거지. 반대의 경우면 내가 했을 거야. 정말로. 맹세할 수 있어.”

유더가 정말 맹세라도 하듯 자기 가슴에 손을 올리며 말하자 코델리아는 와락 인상을 구겼다.

“미워 죽겠어.”

“미안하다, 사랑한다.”

“미친놈이 뭐라는 거야.”

“그러게.”

능글맞게 웃은 유더는 다시 자리에 앉았고, 코델리아 역시 입술을 삐쭉이긴 했지만 자리에 앉았다.

“좋아, 우리 둘이 동행하는 건 그렇게 해결한다 치고··· 오늘 밤에 있을 정보 교환과 기타 등등을 위해 우리끼리 입을 맞출 필요가 있어.”

“미노스를 잡은 것 때문에 그러는 거지?”

“맞아, 루카스가 가세하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우리 셋이서 잡기에는 너무 거물이었으니까.”

미노스가 유더 일행과만 싸웠다면 ‘미노스가 그냥 약했습니다.’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문제는 미노스가 다른 누구도 아닌 화염법사 로닌을 모두의 앞에서 꺾었다는 사실이었다.

그 정도의 강자를 유더와 코델리아가 쓰러트렸다고 하면 다들 일단 이상하게 생각할 터였다.

“음··· 그냥 로닌이랑 싸운 거 때문에 많이 지치고 약해졌다고 하면 되지 않나?”

“그것도 되긴 하는데, 우리 아버지 이름 판 건까지 해서··· 큰 그림을 그리려면 그냥 여기서는 패를 하나 까는 게 날 것 같아.”

“패를 깐다니?”

“잠깐 가까이 와봐.”

새삼 주변을 살핀 유더가 작게 말하자 코델리아는 눈을 깜박이며 그런 유더에게 바짝 다가섰다.

“그러니까······.”

유더가 귓속말로 작게 설명하자 가만히 듣던 코델리아는 어느 순간 고개를 끄덕였다.

늘 그랬듯이 제법 그럴싸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저기, 그런데 말이야.”

“응?”

“굳이 귓속말로 할 이야기야?”

어차피 둘 밖에 없는데.

“아니, 나도 모르게. 그냥 분위기 좀 타서.”

유더가 어설프게 웃자 코델리아는 눈을 가늘게 떴다.

‘가끔 보면 멍청한 건지 똑똑한 건지 모르겠단 말이지.’

분명 미친 듯이 똑똑하긴 한데, 어딘가 어설픈 구석이 있달까.

‘하긴, 아웃복서도 사람이니까.’

홀로 납득한 코델리아가 음음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작게 웃은 유더는 이내 정리하듯 말했다.

“아무튼 대강 알겠지? 전체적인 이야기는 내가 진행할 테니까 대충 장단만 맞춰줘.”

“알겠어.”

결행은 오늘 저녁.

유더와 코델리아는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랑게스트 굴지의 고급 숙소 가운데 하나인 트레지앙은 평소보다 훨씬 더 북적거렸다.

랑게스트에 머물고 있던 북방 12가문의 자제들이 모조리 트레지앙으로 숙소를 옮긴데다가, 밤이 되니 기사단을 비롯한 곳곳에서 손님들이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청사자 기사단과 랑게스트 경비대가 트레지앙을 철통같이 수비하는 가운데 청사자단장 바루아 경과 랑게스트 경비대장, 랑게스트 시장이 트레지앙을 찾았고, 화염법사 로닌을 필두로 한 붉은 여명 탑의 마법사들 역시 트레지앙을 방문했다.

그리고 저녁 8시.

트레지앙 1층에 위치한 대회의실에 선 유더는 모두의 앞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페어리 퀸을 만났습니다.”

“뭐요?”

“페어리 퀸이요. 페어리들의 여왕. 아, 물론 페어리들도 인간들처럼 여러 여왕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단수가 아니죠.”

유더의 설명에 회의실에 있던 모두는 눈을 껌벅이며 서로를 돌아보았다.

아니, 분명 미노스를 어떻게 이겼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었나?

갑자기 웬 페어리 퀸이란 말인가.

더욱이 페어리 퀸을 만났다고?

“혼란스러우시죠? 이해합니다. 하지만 사실입니다. 저와 코델리아 양은 페어리 퀸을 만났습니다. 랑게스트에 도착하기 며칠 전에 말이죠.”

유더가 차분히 말을 잇자 회의실 안의 분위기가 ‘일단 들어보자’ 쪽으로 전환되었다.

만족한 유더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달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환상적인 밤이었습니다. 코델리아 양의 눈부신 외모에 반한 페어리들이 다가와 페어리 퀸의 밤놀이에 참여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죠.”

유더가 코델리아를 가리키며 말하자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고, 코델리아는 순간 얼굴을 확 붉히더니 고개를 숙였다.

‘미, 미친놈이 뭐라는 거야.’

사실이긴 했지만, 어찌되었든 부끄러운 것은 부끄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유더는 아랑곳 않고 코델리아에게 물었다.

“코델리아 양, 그렇죠? 페어리들이 다가와 코델리아 양이 너무 아름답다고, 페어리 퀸의 밤놀이에 초대하고 싶다고 그랬었죠?”

“어으··· 네······.”

코델리아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했지만, 회의실의 모두는 코델리아의 진정성을 의심하지는 않았다.

이러나저러나 코델리아가 절세미소녀라는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더욱이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붉히는 모습이 귀엽기도 했고.

“아무튼,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바이콘이 나타나 우리를 공격했습니다. 본래부터 페어리들을 많이 괴롭히던 녀석이라더군요.”

바이콘이라는 말에 로닌을 주축으로 한 마법사들이 눈을 빛냈다.

유니콘만큼이나 보기 힘든 마수가 바로 바이콘이었기 때문이다.

“이게 그때 잡은 바이콘의 뿔입니다. 저와 코델리아 양이 함께 놈을 격퇴한 뒤 하나씩 나눠가졌죠.”

유더가 품에서 꺼낸 바이콘의 뿔을 가볍게 흔들자 마법사들 사이에서 경탄이 퍼졌다.

“잠시, 보여주실 수 있겠소?”

“물론입니다.”

마법사들의 요청에 흔쾌히 응한 유더는 곁에 있던 준을 통해 바이콘의 뿔을 건네주었다.

“오오, 진짜다.”

“진짜야. 바이콘의 뿔이 분명해. 혼돈의 힘이 어려 있어.”

마법사들이 저마다 감탄하자 회의실 안의 분위기가 다시 조금 변했다.

유더의 말을 완전히 신뢰한다는 분위기로 말이다.

“바이콘까지 격퇴하자 페어리들은 더더욱 초대해야 한다며 저와 코델리아 양을 페어리들의 연회장으로 안내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저와 코델리아 양은 페어리 퀸을 만났죠.”

“와아.”

작게 감탄한 것은 실비아였다.

외모는 도도한 절세미녀였지만, 그녀도 이제 겨우 열여덟 살인, 아직 소녀심을 품은 어린 처녀였다.

아마 사석이었다면 당장에 다가와 페어리 퀸에 대해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으리라.

유더는 그런 실비아를 위해 페어리 퀸의 외모를 제법 상세하게 묘사한 뒤 다시 코델리아를 돌아보았다.

“페어리 퀸께서는 바이콘을 쓰러트린 우리에게 한 가지 선물을 주셨습니다. 바로 문라이트죠.”

이제 코델리아의 차례였다.

코델리아는 마른침을 한 번 꿀꺽 삼키더니 문라이트를 들고 일어나 유더의 옆에 섰다.

“성곤聖棍 문라이트입니다. 강력한 달의 마력을 품고 있습니다.”

코델리아가 문라이트를 앞으로 내밀자 마법사들뿐만 아니라 기사들 역시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유더는 만족했다.

이미 분위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팥으로 메주를 쑨다는 식의 과도한 주장만 하지 않는다면 무슨 말을 하든 제법 신뢰성 있게 들릴 터였다.

“문라이트에는 지난 일백년 동안 축적해온 달의 마력이 있었습니다. 미노스와의 싸움에서 코델리아 양은 그 힘을 일시에 방출했고··· 그 결과 로닌 경과의 싸움으로 크게 지쳐 있던 마인을 격파할 수 있었습니다.”

굳이 태양의 목걸이나 벨라스틴의 마법진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루카스는 벨라스틴의 마법진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까.’

칼잡이답게 그냥 뭔가 마법을 썼다- 정도로만 생각할 터이니 얼만든지 둘러댈 수 있었다.

“과연, 그렇게 된 것인가.”

청사자 단장 바루아 경이 유더가 가장 원하던 답을 내주었고, 마치 도미노가 무너지듯 회의장 안의 모두가 납득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좋아, 먹혀들었어.’

실제로 싸움에 참여한 루카스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하고 있다는 게 청신호 중의 청신호였다.

이제 이 건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자는 없으리라.

‘아버지 건도··· 잘 통하면 좋겠네.’

유더가 굳이 페어리 퀸이라는 패를 깐 이유.

‘페어리 퀸이 알려줬습니다.’

랑게스트에 큰 일이 있을 거라고.

불길한 기운이 뭉친 곳이라며 장소 또한 가르쳐주었다고.

‘페어리 퀸의 말이라고 하면 믿지 않을 것 같아 부득이 아버님의 이름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바루아 경에게는 정보의 출처가 바이엘 백작이라 했으니, 바이엘 백작은 유더에게 대체 어디서 그런 정보를 얻었느냐 추궁할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그 정보의 출처를 확인할 수 없는 대상인 페어리 퀸에게 돌린다.

‘그리고··· 어찌되었든 막아냈다는 것이 중요해.’

유더의 정보 덕분에 칠십 명에 가까운 악마 추종자들을 잡을 수 있었고, 그로 말미암아 습격 사건 역시 막아낼 수 있었다.

바이엘 백작은 공과 과를 공정히 보는 이였으니, 이 정도 공을 세우면 자신의 이름을 팔았다는 과를 덮어줄 터였다.

‘완벽해.’

유더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자 옆에서 쳐다보고 있던 코델리아는 눈을 가늘게 떴다.

진실과 거짓을 섞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솜씨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떨지도 않고 거짓말을 늘어놓는 연기력까지.

역시 아웃복서009의 전직은 사기꾼이 아니었을까?

‘가능성이··· 있어!’

코델리아가 새삼 콧김까지 뿜으며 흥분할 때였다.

“야, 무슨 생각하는지 다 보이거든? 아무튼 슬 빠지자.”

이전처럼 코델리아의 옆구리를 살짝 찌른 유더는 꺅하고 아주 작게 비명을 지르는 코델리아와 함께 단상에서 내려와 자리로 돌아갔다.

이후에는 유더의 생각대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이번 습격 사건의 목적이 불명확하니, 북방 12가문의 자제분들께서는 다소 불편하시겠지만 가문에서 지원 병력이 오기 전까지는 숙소에만 머물러 주셨으면 합니다.”

목적이 불명확하다.

악마의 손이 노린 것이 루카스와 코델리아라는 사실을 아는 것은 유더와 코델리아 단 둘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애당초 악마의 손의 전투원들은 자신들의 목적에 대해 몰랐고, 목적을 알고 있던 마인 미노스는 비명횡사했으니 말이다.

아무리 포로로 잡은 악마의 손 전투원들을 고문하고 겁박해봐야 나올 것이 없을 터였다.

‘이것도 일단 숨겨야 해.’

알려지면 코델리아와 함께 움직이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리라.

물론 악마의 손의 추가적인 습격에도 대비하긴 해야 할 터였지만, 놈들도 이런 대규모 작전이 실패한 마당에 재차 대규모 작전을 실행하기는 어려울 터였다.

“이상입니다. 청사자 단원들이 1층에 상주하고 있을 터이니 도움이 필요하시거나 문의하실 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 접촉해 주십시오.”

바루아 경의 이야기를 끝으로 사실상 회의가 파하였다.

하지만 바루아 경의 일행 외에는 누구도 회의실을 나서지 않았다.

저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였는데, 그 중에서도 다들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것은 역시 유더와 코델리아 두 사람이었다.

“정말 고마워. 두 사람 덕분에 살았어.”

제일 먼저 유더와 코델리아에게 다가온 것은 실비아였다.

절세미녀인 그녀가 눈시울까지 붉히며 감사하자 아무리 유더라해도 얼굴이 붉어질 수밖에 없었다.

코델리아는 저도 모르게 흥 소리를 내더니 실비아의 손을 마주잡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언니. 많이 무서우셨죠?”

“으응··· 그래도 코델리아는 직접 싸우기까지 했잖아. 정말 대단해. 그리고······.”

실비아가 살짝 말끝을 흐리자 코델리아는 고개를 갸웃하며 다음 말을 기울였다.

유더 앞에서야 노란폭풍의 면모가 확확 살아나는 코델리아였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체이스 백작가의 영애인 코델리아 체이스로서의 면모가 더 살아나는 그녀였다.

“이야기를 좀 더 할 수 있을까? 마인과의 싸움 이야기는 무섭지만··· 그··· 페어리들 이야기도 더 듣고 싶어.”

“물론이죠 언니. 제가 다 말씀드릴게요.”

코델리아가 화사하게 웃자 이번에는 실비아가 살짝 얼굴을 붉혔다.

정말로 꽃이 피는 것 같이 아름다운 미소였기 때문이다.

“비올라, 너도 이리 와. 같이 이야기하자.”

“···네, 언니.”

구석에서 눈치만 보던 비올라는 코델리아가 손짓하자 흠칫하며 떨긴 했지만, 살짝 흥분한 목소리와 눈빛을 보니 코델리아가 불러줘서 무척 기쁜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말이죠··· 달이 정말 아름다운 밤이었어요.”

코델리아가 이야기를 시작하자 실비아 홀릭인 펠릭스가 슬쩍 끼어들었고, 페어리 퀸에게 관심이 생긴 마법사들과 기사들 역시 모여들었다.

‘좋아, 저쪽은 코델리아에게 맡기고.’

유더는 코델리아에게 가는 대신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루카스 쪽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우연인지, 아니면 애당초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인지 루카스와 시선이 맞부딪혔다.

“유더 공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자리에서 일어난 루카스가 유더에게 다가서며 물었다.

그렇지 않아도 루카스와 해야 할 이야기가 있는 유더로서는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물론이죠, 루카스 공자. 그 날 있었던 싸움 이야기도 하고 싶으니까요. 정말 루카스 공자가 있어서 살았습니다.”

유더가 매끄럽게 말하자 루카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루카스도 눈이 있었으니까.

그 날의 싸움을 주도한 것은 유더와 코델리아였지 루카스 자신이 아니었다.

‘자, 이걸 이제 어떻게 한다.’

유더는 루카스와 함께 자리에 앉으며 고민했다.

코델리아에게 말한 것처럼 루카스에게 태양화초에 대한 정보를 넌지시 전함과 동시에 북방으로 초대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이끌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일단 싸움 이야기부터 해보자.’

미노스와의 싸움으로 시작해 구음절맥 이야기를 흘리고, 넌지시 치료법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머릿속으로 대강의 설계를 마친 유더가 입을 열려는 순간이었다.

“유더 공자.”

“예, 루카스 공자.”

유더가 매끄럽게 답하자 루카스는 숨을 한 번 고르는가 싶더니 다소 낮춘 목소리로 말하였다.

“혹시, 태양화초라고 들어보셨습니까?”

태양화초.

유더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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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장 - 악마의 손 #7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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