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엔딩메이커-52화 (52/473)

< 제15장 - 교차점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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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일 바이엘.

27세.

바이엘 백작가의 장남. 차기 바이엘 백작.

십검호 가운데 하나인 바이엘 백작의 후계자답게 어린 시절부터 명성을 떨친 검의 달인.

다른 백작가 장남들이면 벌써 애가 둘에서 셋은 될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홀몸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사실 나머지 이유들은 그저 명목뿐일 뿐, 게일이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이유는 기실 한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아델리아 체이스.

24세.

체이스 백작가의 1남2녀 가운데 둘째인 장녀.

열아홉의 나이에 세일룬 왕국 근위마법병단에 입단하여 5년 만에, 그것도 24세라는 젊은 나이에 단장 직에 오른 천재 마법사.

“오랜만에 뵙습니다, 아델리아 양.”

“오랜만에 뵈어요, 게일 공자님.”

전장에 나가는 것이 아니었던 터라 갑옷을 생략하기는 했지만, 그 외 부분에서는 겉에 걸친 코트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기사의 정복 그 자체인 게일이었다.

그리고 아델리아.

코델리아의 언니답게 절세미녀인 그녀는 어머니를 닮아 색이 진한 금발의 소유자였다.

근위마법병단의 문장이 새겨진 정복 차림 그대로였는데, 몸에 딱 맞는 검은색 전투복에 금색 실로 수를 놓은 고급스러우면서도 화려한 차림이었다.

“비록 이렇게 만나게 된 이유가 썩 좋지는 못 하지만··· 그래도 건강한 모습을 보니 좋군요.”

“저도요.”

언제나처럼 사람 좋게 웃는 게일에게 약간은 쌀쌀맞게 답한 아델리아는 새삼 다시 흥 소리를 낸 뒤 말했다.

“이미 대강 들으셨겠지만 다시 말씀드리자면, 계획은 단순해요. 일단 밤낮을 잊고 달려서 흐레스벨그 백작령- 그 중에서도 북부 국경 근처에 도달합니다.”

“그 다음엔 추적 마법을 사용하고요?”

게일이 자기 말에 오르며 묻자 아델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가 주신 반지를 갖고 있을 테니 그걸 추적하면 될 거예요.”

“추적 범위는 얼마나 됩니까?”

“제법 넓지만 그래봐야 작은 영지 하나 크기 정도에요. 흐레스벨그 백작령처럼 넓은 곳이면 부분 탐색 밖에 안 될 거예요.”

“그래도 든든하군요. 역시 아델리아 양입니다.”

“흥. 딱히 칭찬 받을 일은 아니거든요?”

흥흥 거린 아델리아는 머리를 한 데 모아 묶은 뒤 말고삐를 고쳐 잡았다.

“아무튼 출발하죠. 제가 앞장설게요.”

“근방 지리에는 제가 더 익숙할 터이니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모두들! 다녀오겠다!”

아델리아의 날선 태도에도 불구하고 빙긋 웃으며 답한 게일은 돌연 배웅 나온 이들에게 인사를 건네더니 한발 먼저 말을 출발시켰다.

“이랴!”

승마 솜씨가 대단한 게일인만큼 앞서 달려 나가는 모습이 제법 멋졌지만 아델리아에게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못마땅한 얼굴로 앞서나가는 게일을 바라보더니 이내 흥 소리와 함께 뒤를 돌아보았다.

“다녀올게요.”

냉랭히 말한 그녀는 그대로 말의 박차를 가해 게일의 뒤를 따랐다. 아니, 기세만 보면 동행이 아니라 경주를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

그 중에서도 마이아와 달리아는 자연스럽게 서로를 돌아보았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어설픈 미소를 흘렸다.

“괜찮···겠죠?”

“아···마도요?”

게일 바이엘과 아델리아 체이스.

어쩐지 모를 불길한 예감 속에 마이아와 달리아는 어느새 저 멀리까지 나아간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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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말했다.

“도박장이랑 고급 뷔페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오? 결국엔 가게가 이긴다는 사실이오.”

바로 그랬다.

고급 뷔페에서 본전 뽑겠다고 아무리 먹어봐야 남는 건 배탈뿐이듯이, 도박장에서 아무리 용을 써봐야 결국 방문객은 돈을 잃게 되어 있었다.

“물론 저건 평균 이야기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결국 카지노가 돈을 번다는 것 뿐, 소소하게든 어마어마하게든 돈을 따는 소수는 분명 존재해.”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도박장에 가지 않을 테니까.

“그래서 네가 그 소수라고?”

“늘 이기는 소수지.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세 곳에서 출입금지명단에 오른 이 몸이니까 말이야.”

카지노에 가기 위해 일단 근처 숙소에 들러 옷부터 갈아입던 와중이었다.

유더의 말에 근사한 붉은 드레스의 치맛단을 정리하던 코델리아가 눈을 깜박였다.

“출입금지명단?”

“어, 일종의 블랙리스트지. 거기 오르면 입장 자체를 못 해.”

유더가 살짝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자 코델리아는 치맛단 정리를 멈추고 턱을 매만지더니 이내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역시! 역시 사기꾼이었구나! 타짜였어! 내 말이 맞지? 응?”

“아니거든? 사기는 친 적 없거든? 그냥 도박을 너무 잘해서 입장 거부 당한거거든?”

“씨발, 네가 무슨 도신이야? 사기도 안치는데 어떻게 계속 따기만 해.”

“씨발도 오랜만에 들으니 정겹네.”

“말 돌리지 말고.”

“뭐, 일단 그럼 돌아서봐.”

“옷 다 입었어?”

“어, 너도 다 입었잖아.”

“그걸 네가··· 우씨, 미리 돌아보지 말랬지?”

“나도 방금 돌아선 거야. 가까이 와봐. 등에 끈 조여 줄게.”

“달리아가 해주던 건데.”

“달리아 지금 없잖아.”

유더의 말대로였기에 코델리아는 유더 가까이에 가서 등을 보였고, 유더는 드레스 끈을 하나하나 조이며 말을 이었다.

“카드 카운팅이라고 알아?”

“몰라.”

“···말 그대로 카드를 세는 거야. 공개된 카드들을 전부 기억해서 아직 공개되지 않은 카드들이 어떤 카드일지 유추해내는 거지. 그리고 그에 기반해서 각각의 상황마다 확률을 계산해서 최적의 선택을 하는 거고.”

“듣기만 해도 어려운데 그거 하면 막 무조건 이길 수 있는 거야?”

“아니, 그래봐야 승률이 50%를 살짝 넘길 뿐이야. 현대 카지노에서는 카드 카운팅을 무효화하는 각종 기법들이 많이 발전해서 잘 먹히지도 않고. 다 했다.”

유더가 드레스 끈을 모두 다 묶자 빙글 돌아선 코델리아는 자기 몸을 이리저리 돌아보더니 이내 유더의 목에 맬 타이를 집어들었다.

“그럼 왜 블랙리스트에 오른 건데? 역시 사기 친 거 아냐?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카드 카운팅은 기본이고, 그 외에도 몇 가지 기술들이 더 있었으니까. 그리고 기본적으로 게임은 딜러랑 하는 거잖아? 사람은 기계와 달리 가만히만 있어도 흘리는 정보들이 많으니까.”

그리고 사실 유더의 전문 분야는 텍사스 홀덤과 같은 포커 게임들이었다.

“저기 말이야, 그럼 프로 포커 플레이어였어?”

“글쎄?”

유더의 유들유들한 대답에 입술을 삐쭉인 코델리아는 일부러 유더의 타이를 세게 묶어버렸다.

“커억! 야!”

“흥, 다시 묶어줄게.”

손재주가 좋은 코델리아답게 금방 다시 멋지게 타이를 묶어주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건 네가 최고 같아.”

“다른 것도 잘하는 거 많거든?”

흥흥거렸지만 그래도 칭찬이라 기분이 좋아졌는지 입꼬리가 올라가는 코델리아였다.

“아무튼 자신 있다 이거네?”

“자신 있지. 여긴 각종 방지책이 마련된 현대의 카지노도 아니니까.”

“웃는 게 사악해.”

“곧 이 미소를 사랑하게 되실 겁니다, 아가씨.”

“퍽이나 그러겠다.”

어찌되었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니 어느 정도 마음이 놓인 코델리아였다.

“아무튼 이제 그만 돈 따러 가실까요?”

“네, 아빠. 아빠만 믿어요.”

“아빠가 오늘 우리 공주님 부자 만들어드릴게요.”

“아이 신나.”

“이쯤하자.”

“그래.”

적당한 곳에서 딱 끊은 두 사람은 서로를 보고 심호흡을 한 뒤 나란히 숙소 문을 나섰다.

그리고 두 시간 뒤.

“블랙잭.”

유더를 상대하던 딜러의 표정이 창백해졌고, 유더는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으며 자신 앞에 수북이 쌓인 코인들을 돌아보았다.

‘슬슬 올 때가 되었는데.’

한 시간 동안 관찰하고, 한 시간 동안 따고 또 땄으니 슬슬 가게 측에서 제동을 걸 때가 왔다.

‘역시 오는군.’

저만치서 고급 양복을 입은 거한 하나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적당히 따고 꺼지라는 말을 점잖은 말로 포장해서 늘어놓으리라.

‘뭐, 슬슬 물러나 줄까?’

지금 딴 코인들만 환전해도 얼추 붉은바람의 몸값을 1.5배 정도 상회할 터였으니 말이다.

‘좋아, 이쯤하자.’

마음을 정한 유더는 거한쪽으로 고개를 돌린 뒤 빙긋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런 유더의 미소를 쳐다도 보지 않은 거한은 계속해서 걸어 나갔고, 유더가 생각지도 못 한 곳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뭐지?’

저도 모르게 눈을 껌벅인 유더는 자리에서 일어나 거한이 멈춰 선 곳을 바라보았다.

룰렛이 있는 장소였는데, 이제 보니 과장 조금 보태서 카지노 손님의 절반 가까이가 모여 있었다.

“환전 부탁할게요. 이건 팁이고.”

딜러에게 코인 하나를 건넨 유더는 자리에서 일어나 룰렛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꺄아!”

“오오오오!”

“또 맞췄어!”

“쩐다!”

우레와 같은 감탄이 터져 나왔다. 지금까지 저 소리를 왜 듣지 못 했는지 의문일 정도로 열광적인 반응들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열광의 중심에 자리한 것은 갈색 머리칼을 길게 늘어트린 채 붉은 드레스를 입은 절세미소녀.

“코델리아?”

유더가 저도 모르게 본명을 말했고, 꺅꺅 거리며 좋아하던 코델리아는 환한 얼굴로 유더를 돌아보더니 그대로 유더를 와락 끌어안았다.

“또 땄어! 대박이야!”

뭘까. 대체 뭘 땄다는 것일까.

그리고 이 흐름은 무엇일까.

유더는 일단 코델리아를 슬쩍 밀어낸 뒤 룰렛판을 보았고, 이내 코델리아 앞에 쌓여 있는 코인의 산을 볼 수 있었다. 얼핏 보아도 유더 자신이 딴 것보다 두 배- 아니, 세 배는 많아보였다.

“어··· 동생아?”

위장신분상 두 사람은 남매였으니까.

유더의 말에 정신을 차린 코델리아는 어깨를 활짝 펴며 말했다.

“오빠, 오빠. 나 완전 대박이야, 대박.”

흐름상 코델리아가 룰렛에서 대박을 쳤다는 사실은 유더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대체 어떻게?

“이야, 진짜 대단한 아가씨라오. 숫자도 아니고 적흑 맞추기 하나로 저만큼이나 벌었다오.”

바로 옆에서 구경하던 남자가 마치 자기 일처럼 좋아하며 말했고, 인근의 다른 구경꾼들도 한 마디씩 말을 보탰다.

“내가 본 것만 10연속이라오.”

“내가 본 건 12연속인데?”

“정확히 17연속이에요!”

“17연속?!”

마지막은 유더였다.

완전히 깜짝 놀란, 그야말로 넋이 나간 얼굴에 코델리아는 완벽하게 만족했다.

“맞아! 17연속!”

룰렛이 멈추는 칸이 적색인지 흑색인지를 맞춘다.

확률은 1/2.

때문에 배당은 최저인 1배였지만, 17연속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배당이 1배면 사실상 두 배가 되는 거니 2의 17승······.’

131,072배.

가장 싼 코인인 동화 하나짜리 코인으로 시작했어도 13만 배면 무시무시한 금액으로 불어날 수밖에 없었으니, 코델리아의 앞에 코인의 산이 쌓이는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17연승을 할 확률 역시 2의 17승 분의 1이라 할 수 있었다.

즉, 13만 분의 1.

“어, 어떻게?”

플레이아데스에서 전생을 각성한 이후로- 아니, 현생과 전생을 통틀어 지금처럼 놀란 적이 없었다.

마치 우주의 신비를 목도한 것 같은 유더의 얼굴에 다시 활짝 웃은 코델리아는 의기양양한 어조로 말했다.

“감으로.”

“감으로?”

“감으로.”

어쩐지 이번에는 빨강이 나올 거 같아.

이번에는 검정.

이번에도 검정.

이번에는 빨강인 거 같은데?

“진짜 짐승인가······.”

“다 들리거든?”

하지만 기분이 좋기 때문인지 딱히 유더의 등짝을 때리지는 않는 코델리아였다. 물지도 않았고 말이다.

“아, 아무튼! 이쯤에서 끝내자.”

“왜?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잖아.”

“끝내자. 지금이 딱 좋아.”

유더의 발언에 코델리아는 입술을 삐쭉였고, 주변의 구경꾼들은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더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이쯤하고 가자.”

유더가 강하게 말하자 코델리아는 잠시 생각하는 표정이 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가자.”

“아아!”

“아가씨 한 판 더 하지 그래?”

“한 판만 더!”

주변에서 구경꾼들이 열심히 소리쳤고, 카지노 측의 사람으로 보이는 거한 역시 무언가 동작을 취하려 했다.

이제보니 게임을 멈추게 하려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계속하게 하려고 온 것 같았다.

‘언젠가는 잃을 테니까.’

17연승은 누가 생각해도 기적이었으니까.

“미안해요, 오빠가 엄해서. 헤헤.”

구경꾼들에게 귀여운 미소로 응답한 코델리아는 정말 그대로 코인을 환전한 뒤 유더와 함께 카지노를 나섰다.

혹여나 환전을 못 하게 하거나 나가는 걸 막거나 하지 않을까 바짝 긴장한 유더였지만, 두 사람이 딴 금액이 카지노를 거덜 낼 정도는 아니어서 그런지 내일 꼭 다시 방문해 달라는 강한 요청과 경매장 초청장을 받는 선에서 마무리가 되었다.

‘어쨌든 돈 좀 쓰라 이거군.’

노예경매장과 일반 경매장, 이 카지노까지 전부 랑게부스트의 왕이라 불리는 베른 자작의 것이었으니까.

‘어쨌든 나쁘지 않네. 경매장 초대장이 있으니 경매 참가도 자연스러울 거고.’

한시름 놓은 유더가 어깨를 늘어트릴 때, 코델리아는 발랄한 얼굴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아름다운 밤이에요.”

그럴 수밖에.

12가문의 자제인 두 사람의 기준으로 봐도 대단한 금액을 단 두 시간 만에 벌었으니까.

“와, 이제 우리 부자다. 카지노는 즐거운 곳이었네. 정말 꿈과 희망이 넘치는 곳이야.”

“저기, 이제와서 내가 이런 말 하는 것도 우습지만 카지노는 만마전이거든? 그냥 돈 쓰면서 재미있게 놀 생각으로 가야지, 돈 딸 생각으로 가면 일반적으로는 패가망신하는 장소거든?”

“에이, 좋은 곳이던데 왜.”

“도박은 안 된다, 도박만은 안 돼. 도박쟁이는 아웃이야. 알았어? 파혼이라고! 파혼!”

어째 카지노 가기 전과 입장이 정반대가 된 두 사람이었다.

그리고 코델리아는 두 시간 전의 유더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에헤이, 누나 못 믿어?”

“제발.”

“알았어, 알았어. 아무튼 신난다. 붉은바람은 이제 내 꺼야.”

돈 주고 사는 건 별로라고 툴툴거리더니 마음이 완전히 변한 코델리아였다.

유더는 새삼 다시 코델리아의 손목을 꽉 잡으며 말했다.

“노파심에 말하지만 오늘은 진짜 기적적으로 운이 좋은 날이었다고 생각해야 해. 알았지? 응?”

“시져시져, 코델리아 또 할··· 알았어, 알았어. 이쯤 할게. 나도 알아. 이런 날은 자주 오는 게 아니라는 것 정도는.”

“하아··· 호적에서 파게 되는 일만은 하지 말아줘.”

“네, 아빠.”

예쁘게 답한 코델리아는 앞장섰고, 유더는 혹시나 모를 강도를 주의하며 코델리아의 뒤를 바짝 쫓았다.

코델리아는 그런 유더의 모습에 걱정도 팔자라는 듯 배시시 웃더니 긴 머리칼을 하나로 모아 묶으며 말했다.

“그런데 유더야, 경매장은 언제 갈 거야?”

“마침 내일 열리니까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거야.”

“붉은바람 말고도 좋은 매물이 없을까? 우리 이제 부자잖아.”

원작에서는 유더고 코델리아고 경매장에 제대로 참가할 기회가 없었다.

코델리아는 시나리오 초반 내내 악마의 손과 추격전을 펼치느라 바빴고, 유더의 시나리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을 때는 야만족 침공으로 북부 전체가 어수선했기 때문이다.

‘아예 경매장에 잡혀있던 붉은바람은 말할 것도 없고.’

더욱이 지금의 경매장의 붉은바람의 시나리오가 시작되기 한 달 전의 경매장이었다.

한 마디로 유더와 코델리아 모두에게 있어 미지의 장소란 뜻이었다.

“갑자기 기대되네.”

“그치? 뭐 있을지 막 기대되지? 새로 마을 들어가서 무기점 방문하는 기분이지?”

무엇이 있을까.

혹시 대박템을 건질 수 있지 않을까?

“내일이 기대된다. 붉은바람도 만나고, 경매장도 가고.”

“그러게.”

정말로 꼭 필요한 물건이 있지 않을까?

그리고 다음날 저녁.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운이 좋군.”

앞의 코델리아요, 뒤는 유더였으니.

뜻밖의 만남이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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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5장 - 교차점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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