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0장 - 거친눈사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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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더가 석관을 열기 직전, 코델리아는 저도 모르게 눈을 꽉 감았다.
석관 안에서 성투사 갈레온의 미라나 해골이 나올 가능성이 농후했으니 말이다.
기껏 유더 등에 업히기까지 했지만 보기 싫은 건 보기 싫은 것이었으니까.
‘유더 반응 봐서 눈 떠야지.’
적어도 유더가 비명을 지른 후라면 마음의 준비는 하고 눈을 뜰 수 있을 테니까.
때문에 코델리아는 눈을 꽉 감은 채 유더의 반응을 기다렸다.
“오.”
‘오?’
일단 비명은 아닌데.
코델리아는 용기를 내 살짝 실눈을 떴고, 이내 유더와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오!”
석관 안에는 미라나 해골이 들어있지 않았다.
본래라면 시신이 안치되어 있어야 할 장소에는 금실로 장식한 하얀 옷 한 벌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다시 뾰족한 삼각형 모양의 석판이 올라가 있었다.
그리고 한 자루의 창.
“뭐야, 뭐야. 무덤인 거 아니었어?”
“잠깐만, 석판 좀 확인해 볼게.”
“뭐라 쓰여 있어? 아! 이건 나도 읽을 수 있어.”
고어가 새겨져 있었는데, 명색이 마법사인 코델리아였다. 고어 정도는 해석할 수 있었다.
“어··· 가만있자. 이 석판 내용대로면······.”
“무덤이 아냐.”
이 장소는 갈레온의 무덤이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말이 되기는 했다. 과거 솔라리 교단이 대륙 전체에 영향을 끼치기는 했지만, 야만의 땅에, 그것도 지하 깊은 곳에 다른 누구도 아닌 성투사 갈레온의 무덤이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것은 어색했으니 말이다.
“단서를 두었다. 다섯 개. 스승에게 이어지는 길. 스승께서 지키시는 지상에서 가장 거룩한 땅.”
띄엄띄엄 읽어내리던 코델리아가 돌연 유더의 목을 꽉 끌어안았다.
“유더야, 유더야. 이거 설마?”
“어, 설마.”
영웅전기2에는 완결되지 않은 퀘스트가 몇 개 있었는데, 그 중에는 솔라리 교단에 대한 것도 있었다.
역대 솔라리의 챔피언들 가운데서 가장 명망 높은 존재였던 가리우스는 데몬프린스 라이제강과의 싸움으로 목숨이 다하였다.
솔라리 교단은 성웅인 그의 장례를 화려하게 치루었는데, 정작 무덤의 위치는 세상에 공표하지 않았다.
가리우스의 무덤.
영웅전기2에서 단편적으로 접할 수 있는 퀘스트들에 따르면 대륙 어딘가에 가리우스의 무덤이 있고, 그 무덤이야말로 솔라리 교단의 가장 중요한 비밀이 숨겨진 장소라 했다.
“단서야. 전부 모으면 가리우스의 무덤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유더가 삼각형 모양의 석판을 들어 올리며 말하자 코델리아는 얼른 석판의 완성된 형태를 떠올렸다.
“오망성.”
이유는 간단했다.
이미 영웅전기 2에서 비슷한 석판 조각을 얻을 수 있는 퀘스트가 하나 존재했었기 때문이다.
“성기사 베르파의 무덤에 대한 힌트도 있어. 아마 석판마다 다른 석판 하나의 위치에 대한 힌트가 적혀 있는 식 같아.”
“그럼 전부 모으는 것도 가능하겠네?”
“가능하겠지. 전부 모으면 가리우스의 무덤으로 가는 길이 열릴 테고.”
“솔라리의 성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영웅전기 시리즈 전체에 걸쳐 큰 영향을 끼치는 솔라리 교단의 성지- 그것도 ‘가장 중요한 비밀’이라고까지 언급된 무언가가 숨겨진 장소였다.
“영웅전기담 뒤집어지겠다.”
“그러게, 막 좋아요 10만개 찍히고.”
흰소리를 늘어놓은 두 사람은 이내 석판에서 다른 것들로 시선을 옮겼다.
수백 년은 족히 되었음에 분명하지만 마치 새 것처럼 깨끗한 옷과 한 자루 창이었다.
“교단의 옷이네. 성투의인가?”
“그런 것 같아. 갈레온은 성투사였으니까.”
유더는 얼른 옷을 꺼내 펼쳐 보았다. 딱 권법가들이 입을 것 같은 도복이었다. 게임처럼 바로 능력치를 알 수는 없었지만 일단 성투의니 착용자의 민첩성과 근력을 상승시켜줄 뿐만 아니라 내공의 순환을 도와줄 터였다.
“토끼세트와는 이별이군.”
“머리띠만 하면 안 될까? 이왕이면 꼬리도······.”
코델리아의 말을 무시한 유더는 후훗 웃으며 도복을 챙긴 뒤 창 쪽을 돌아보았다.
“나 이거 알아. 솔라리의 성창이지?”
“어, 투창. 일회용이긴 해도 위력 하나는 발군이지.”
성창 자체가 일회용인 것은 아니었다.
일회용인 것은 성창 안에 내재되어 있는 궁극기인 ‘솔라리의 징벌’이었다.
‘사용하면 성창 자체가 불타 사라져버리니까.’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위력 자체는 발군이었기에 비장의 카드로 쓰기 좋았다.
“좋아, 좋아. 아무도 해본 적 없는 거대한 연계 퀘스트. 대박의 냄새가 난다 나. 바로 성기사 베르파의 무덤으로 출발! 하고 싶다.”
마지막에 가서 돌연 축하고 늘어진 코델리아였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은 지금 야만족의 침공을 저지하기 위한 첫걸음인 거친눈사태 사건을 조사 중이었으니 말이다.
유더는 마치 아기를 달래듯 코델리아를 고쳐 업은 뒤 말했다.
“어차피 전 대륙에 걸쳐 있어서 바로는 못 해. 당장 영웅전기2에서 발견된 삼각 석판은 아르곤 제국에 있잖아?”
“그렇긴 하지. 그래도 아쉽긴 하다.”
후우우 한숨을 내쉰 코델리아는 다시 유더에게 물었다.
“그럼 유더야, 이제 바로 거친눈사태 조사하러 가는 거야?”
“그···래야 하겠지만 하루 정도 쉬어가는 게 날 것 같아. 둘 다 지치기도 했고.”
사실 유더 자신보다는 코델리아가 문제였다. 워낙에 마력 소모가 심했으니 말이다.
“후우··· 마력이 부족해, 마력이.”
“솔라리의 기운 덕분에 몬스터들도 여긴 못 들어오니까 하루 푹 쉬고 내일 아침에 출발하자.”
“네, 아빠. 맛있는 거 해주세요.”
“우리 공주님, 오늘 저녁은 뜨거운 물에 불린 육포에요.”
“야, 신난다 씨발.”
코델리아의 반응에 기분 좋게 웃은 유더는 잠자리를 펼칠만한 곳을 찾아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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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일찌감치 동굴을 나선 두 사람은 바로 거친눈사태의 성역으로 향했다.
위대한폭풍의 말처럼 사이한 기운이 섞이긴 했지만 그래도 성역은 성역인지, 일정 구역에 들어서자 거짓말처럼 눈보라가 멈춰 훨씬 나아가기가 편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유더와 코델리아는 고개를 쳐든 채 미간을 찌푸렸다.
“이걸 올라가야 한다고?”
거친눈사태는 거친 바위산 꼭대기에 살고 있었다.
그냥 얼핏 봐도 높이가 수백 미터는 족히 될 것 같았는데, 가는 길이 또 엄청나게 험난해 보였다.
“중간에 악마의 눈이나 성난뿔소 부족원들이 매복해 있겠지?”
“위대한폭풍 부족 전사들이 못 돌아온 걸 보면 그럴 가능성이 높겠지.”
거칠고 험준한 바위산.
그 틈바구니에 매복하고 있을 악마추종자들과 야만인들.
가만히 바라보던 코델리아가 유더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노가다가 늘 옳은 것은 아니야.”
“티끌 모아 태산이라지만 효율을 고려하긴 해야지.”
저 험준한 산을 오르며 어디 있을지 모를 매복에 대비하는 것은 너무 피곤한 일이었다.
때문에 유더와 코델리아는 모범적인 썩은물답게 꼼수를 쓰기로 했다.
“정상만 가면 된다 이거잖아.”
“그렇지, 루트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
사실 이미 어젯밤에 어느 정도 논의를 마친 두 사람이었다.
덕분에 플랜B를 실행하는 일 역시 수월했다.
“유니콘 계획을 실행한다.”
“네, 마님.”
즉답한 유더는 등에 짊어지고 있던 나무판에 마법진 여러 장을 붙인 뒤 활성화시켰다.
사용한 것은 기초적인 플라이 마법.
허리 높이까지 둥둥 떠오른 나무판을 몇 번 꾹꾹 눌러본 유더는 코델리아에게 엄지를 치켜세운 뒤 나무판 위에 가죽과 담요를 덮었다.
“위력 자체는 약하지만 대신 유지 시간이 길어. 여러 장 겹쳤으니 충분할 거야.”
고개를 끄덕인 코델리아는 날개바람의 화살을 꺼내 나무판 밑에 부착했다. 급조한 날틀의 운전대인 동시에 엔진이었다.
“앞에? 뒤에?”
“뒤에.”
뒤에 앉으면 유더 등에 기댈 수가 있었으니까. 어디까지나 효율성을 고려해서 내린 결론이었다.
“그럼 마님, 쇤네가 앞에 타겠습니다.”
“오냐.”
유더가 나무판에 자리를 잡자 코델리아는 그 뒤에 자리를 잡은 뒤 담요를 통으로 뒤집어썼다.
“가자.”
그리고 둥둥둥.
두 사람을 태운 나무판이 정상을 향해 천천히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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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더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거친눈사태의 거처인 바위산 중턱에는 성난뿔소 부족의 전사 열댓 명이 매복해 있었다.
전원 다 비정상적으로 근육이 부풀어 오른 데다가 눈에서는 붉은 안광이 일었는데, 타락의 대군주 벨리알의 영향을 받아 부족 전체가 악마의 하수인으로 타락한 결과였다.
“위대한폭풍 부족에서 재차 조사대를 보냈다. 오늘 중에 나타날 것이 분명하니 방심하지 말도록.”
성난뿔소 부족의 전사이자 이제는 악마의 눈의 마인이 된 무서운뿔의 말에 야만족 전사들이 저마다 고개를 끄덕였다.
위대한폭풍 부족의 조사대.
벌써 두 번이나 도륙을 냈건만 지치지도 않고 세 번째를 보낸 놈들이었다.
‘조만간이다.’
바위산 정상에서는 악마의 눈의 간부인 자라쿨이 모종의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그 작업이 끝나면 위대한폭풍 부족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 시작될 터였다.
“얼마든지 와라. 몇 번을 오든 도륙을 내줄 터이니.”
무서운뿔은 자신의 애병인 대형도끼의 날을 어루만지며 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다른 야만족 전사들 역시 저마다 흉악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 조사대에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소녀 역시 포함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어서 와라, 어서······.”
아침부터 지금까지 계속 기다리고 있으니.
정상으로 이어진 하나뿐인 길을 바라보는 무서운 뿔의 시선에는 약간이지만 초조함까지 섞여 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 시간 뒤에도, 두 시간 뒤에도, 조사대는 나타나지 않았다.
간단한 이유였다.
유더와 코델리아는 이미 무서운뿔보다 높은 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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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 학! 히, 힘들어.”
4분의 3쯤 올랐을까.
제법 평평한 곳에 잠시 나무판을 주차시키자 땀으로 목욕을 하다시피한 코델리아가 헐떡이며 말했다.
“씨, 씨발··· 이게 더 힘든 거 아냐?”
플라이 마법진 덕분에 그리 큰 힘이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문제는 시간이었다.
날개바람의 화살을 아무리 천천히라지만 계속 운용하고 있자니 마력 소모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유더는 바닥에 엎드려 헉헉 거리는 코델리아를 보다가 차분히 말했다.
“음··· 난 이게 훨씬 더 편한 것 같은데.”
“당연하지 이 나쁜 놈아!”
유더가 한 일이라고는 그냥 앉아 있는 것뿐이었으니까.
“워워, 진정해요 우리 공주님.”
“하아··· 하··· 진짜 무슨 프린세스 메이커도 아니고 딸만 고생해.”
“조금만 힘내, 거의 다 왔으니까. 파이팅?”
유더의 격려에 가운데 손가락으로 답한 코델리아는 그대로 몇 번 더 숨을 가다듬더니 다시 나무판 위로 기어올라갔다.
“가자.”
“바로 출발해도 되겠어?”
“이왕 힘든 거 한 번에 끝내.”
적당히 답한 코델리아는 더 말하기도 힘들다는 듯 손짓을 했고, 유더는 다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렇게 막 다시 출발하려 할 때였다.
“유더야, 유더야.”
“네, 마님.”
유더가 답한 직후였다. 코델리아는 돌연 유더의 허리를 꽉 끌어안더니 온몸을 밀착시키며 말했다.
“내가 이렇게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우리 고통을 분담해야 할 것 같아.”
무슨 말일까. 고통을 분담한다니.
하지만 유더는 딱히 물을 필요가 없었다. 바로 몸으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커흑?”
“하아······.”
유더가 움찔한 그때 코델리아의 두 손이 유더의 몸을 마구 더듬기 시작했다.
마녀의 주문 가운데 하나인 마나 드레인을 위해서였다.
아직 실전에 쓰기에는 미숙했지만 상대가 저항하지 않는다면야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었다.
“오오··· 좋아, 좋아. 순수한 기운이라고 자랑하더니 진짜 맑은데?”
극한과 극양이 만나 만들어진 정순한 기운.
유더의 몸을 더듬으면 더듬을수록 코델리아의 얼굴이 밝아졌고, 반대로 유더의 얼굴은 흙빛이 되어갔다.
“야, 야··· 나 구음절······.”
“언제적 구음절맥을 아직도 팔아먹으려고 그러시나. 어허! 가만있지 못 할까!”
신이 난 코델리아는 히히 웃으며 더욱 열심히 유더의 몸을 더듬- 아니, 마나 드레인을 펼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코델리아의 얼굴 역시 이내 다시 흙빛이 되었다. 날개바람 화살에 본격적으로 마력을 빼앗기기 시작한 탓이었다.
“아흑.”
“흐아으.”
유더가 코델리아에게 마력과 생명력을 빼앗기고, 코델리아가 다시 날개바람의 화살에 마력을 빼앗기는 구조.
환장의 커플답게 함께 피폐해지기 시작한 유더와 코델리아였다.
“뭔가··· 뭔가 이건 아닌 것 같아.”
“거의··· 다··· 왔어······.”
그리고 마침내 정상 부근.
나무판 위에서 쓰러진 유더와 코델리아는 자연스럽게 땅바닥을 굴렀고, 수북이 쌓인 눈 속에 파묻혔다.
“하악··· 하아··· 하······.”
“하윽··· 후우··· 후······.”
대체 누구를 위한 플랜B였을까.
“하아··· 으··· 이, 일어나. 이대로 있으면 감기 걸려.”
겨울의 가호 덕분에 추위는 별로 안 느끼고 있었지만, 땀투성이 상태로 눈 속에 파묻혀 있으면 어떻게든 탈이 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체력이 있는 유더가 좀비처럼 일어나 코델리아에게 다가갔고, 코델리아는 유더의 손에 이끌려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래도 다 왔네.”
“다 왔지.”
어찌되었든 정상에는 도달했다.
올라오는 와중에는 정신이 혼미하여 잘 몰랐는데, 맨 정신을 차려보니 정상 전체에서 사이한 기운이 느껴졌다.
“일단 이 근처에서 체력을 회복한 뒤에 조사에 착수하자.”
작게 말한 유더는 눈을 파내고 뭉쳐 적당히 쉴만한 장소를 만들었고, 코델리아는 얼마 안 남은 마나 포션을 절반쯤 마신 뒤 유더에게 내밀었다.
“자, 너도.”
“땡큐.”
내공과 마력이 다르긴 해도, 근본 자체는 같아 효과가 없지는 않았다.
얼음물처럼 차가운 푸른 액체를 삼킨 유더는 코델리아 옆에 앉은 뒤 담요를 크게 펼쳐 자신과 코델리아를 함께 덮었다.
“발열.”
마법진도 이제 몇 장 안 남았지만 아낄 때가 아니었다.
유더가 마법진을 찢자 담요 안에 훈훈한 열기가 일어 유더와 코델리아의 몸을 녹여주었다.
“졸려······.”
코델리아가 유더에게 몸을 기대며 스르륵 눈을 감았고, 유더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발열 있으니 괜찮겠지.’
겨울의 가호도 있고.
유더는 코델리아를 보듬어 안은 뒤 눈을 감았다.
그리고 한 시간, 다시 두 시간.
중턱에 자리하고 있던 무서운뿔 일행이 더 이상 기다리지 못 하고 아예 하산을 시작했을 때.
날카롭고 사악한 울음소리가 유더와 코델리아의 잠을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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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장 - 거친눈사태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