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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메이커-83화 (83/473)

< 제28장 - 귀환자 >

제28장 - 귀환자

입구 근처에 자리한 빈 방들 가운데 하나에 들어간 유더와 코델리아는 주변 수색을 철저히 한 뒤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쓰러진 커다란 돌기둥 뒤라 방 입구에서는 바로 보이지도 않는, 나름 은폐된 장소였다.

“이제 깨울까?”

나지막한 물음에 유더가 고개를 끄덕이자 코델리아는 바로 기절한 카플란의 이마에 손을 올렸다.

“어웨이크.”

“커헉!”

기상 주문을 발동시키자마자 번쩍하고 눈을 뜬 카플란이 숨을 한 번에 토했다.

“허억! 여, 여기는?! 뱀은? 괴물은?!”

“저랑 유더가 잡았어요. 그러니까 진정해요. 여긴 안전하니까.”

코델리아가 부드럽게 웃으며 나긋나긋한 어조로 말하자 카플란은 마른 침을 꿀꺽 삼킨 뒤 고개를 끄덕였다.

“진정이 좀 돼요?”

“예, 진정. 후, 됩니다.”

약간이지만 얼굴을 붉힌 카플란이 고개를 끄덕이자 가만히 보고 있던 유더가 끼어들었다.

“흠흠, 카플란 경.”

“유더 군. 아니, 유더 님.”

“그냥 유더 군이라 부르셔도 됩니다.”

“그럼 유더 군.”

어쩐지 모르게 안절부절 못하는 카플란이었다.

종족을 초월하는 코델리아의 미모에 반해 부끄러워하는 건가 싶었지만- 어디까지나 유더의 사견이었다. - 아무래도 다른 무언가가 있는 모양이었다.

“카플란 경?”

코델리아도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카플란은 주먹을 꽉 쥔 채 숨을 몇 번 몰아쉬더니 이내 결심했다.

마치 잘못을 빌 듯 제자리에 납작 엎드리며 말했다.

“다 제 잘못입니다.”

지하에 내려오자마자 강력한 마물을 만났다.

더욱이 지하에 내려가는 길을 발견한 것은 카플란 자신이었다.

코델리아는 웃으며 잡았다고만 말하지만 쉽지 않았을 것이 분명했다.

어쩌면 목숨을 건 싸움이 펼쳐졌을 지도 모르고 말이다.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카플란 자신 때문이었다.

카플란 자신이 가는 곳에서는 늘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니까.

필사적으로 사죄하며 카플란은 생각했다.

코델리아와 유더마저도 자신을 싫어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아무리 천사처럼 고운 마음씨를 가진 둘이라 해도 결국엔 사람이었으니까.

‘이대로 헤어지는 게 나을지도 몰라.’

코델리아에게 더 이상 함께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듣거나, 정말 카플란 자신 때문이라는 말을 들으면 견디지 못 할 것 같았으니까.

‘헤어지자.’

따로 움직이자.

그 편이 낫다.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그러니-

“괜찮아요, 카플란 경 잘못이 아닌 걸요.”

카플란은 움찔했다.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코델리아의 목소리는 저번과 같았다. 아니, 오히려 저번보다 더 친절하게 변했다.

“하지만······.”

“코델리아의 말이 맞습니다.”

유더는 카플란을 일으켜 세운 뒤 그의 눈을 똑바로 보았다.

잔뜩 겁먹고 움츠린 눈.

그러면서도 자신에 대한 호의에 기대감을 버리지 못 하는 어린아이 같은 눈.

‘그런 건가.’

유더도 이제는 알 수 있었다.

영웅전기2 중반에 등장하는 카플란은 언제나 웃고 있었지만 결코 마음을 허락하지 않는 자였다.

스토킹 하듯 억지로 따라가는 것은 가능해도 동료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다.

상처가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다치고 싶지 않아 마음을 닫아버린 탓이었다.

언제나 밝은 척 거짓 웃음을 짓지만 속은 썩다 못 해 말라비틀어져 공허한 남자.

하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지금이라면 카플란의 미래를 바꿀 수 있었다.

‘물론··· 괜한 간섭일수도 있지만.’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그리고 하나 더.’

유더는 슬쩍 코델리아를 돌아보았다. 카플란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에는 우울함이 가득했다.

그러니 말해야 했다.

코델리아를 위해서라도 카플란의 마음을 지켜줘야만 했다.

“카플란 경은 신인가요?”

“예?”

“말 그대로 신이요.”

“그··· 재앙신 같은······.”

“그런게 아니에요. 정말로 신. 혹은 신과 같은 능력을 가진 자.”

유더의 진지한 물음에 카플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닙니다.”

“그래요, 카플란은 평범한 드워프에 불과해요. 아니지, 이렇게 젊은 나이에 제도 아카데미에서 종신직 교수직을 하고 계시니 특별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냥 드워프 한 명에 불과합니다.”

결코 비하하는 말이 아니었다.

사실의 나열이었다.

“신이 아닙니다. 운이 좋고 나쁠 수는 있지만 그뿐이에요. 카플란 경이 몬스터들을 만들어내나요? 존재하지 않던 몬스터를 창조해서 불러들이기라도 하나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것은 불가능해요. 카플란 경은 신이 아닌 일개 드워프에 불과하니까요. 그냥 본래부터 있던 괴물들과 마주한 것 뿐이에요.”

카플란이 입술을 깨물었다. 유더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그려졌다.

“카플란 경의 잘못이 아니에요. 여기서 카플란 경의 잘못이라고 하는 건··· 오히려 오만이죠. 카플란 경이 뭐라고. 그냥 촉촉하니 매력적인 눈을 가진 드워프일 뿐인데.”

유더의 말에 카플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별 거 아닌 말이지만, 누구도 해주지 않은, 너무나 듣고 싶던 말을 유더가 해준 탓이었다.

“그러니 이제 사과하지 마세요. 아셨죠?”

“알겠··· 알겠습니다.”

훌쩍이며 답하던 카플란은 결국 눈물을 보였고, 유더는 그런 카플란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코델리아 쪽을 돌아보았다.

‘잘 했어.’

코델리아가 엄지를 세우며 활짝 웃었고, 유더는 만족했다. 다시 한 번 카플란의 어깨를 두드려준 뒤 작은 미소를 머금었다.

코델리아의 미소를 지킨 것도 지킨 것이었지만, 유더 자신의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충족되는 기분이 든 탓이었다.

‘완전한 해피엔딩.’

모두가 행복해지는 최고의 결말.

문득 떠오른 생각에 다시 웃은 유더는 카플란의 울음이 그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십여 분.

“이제 괜찮아졌어요?”

“괜찮습니다.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군요.”

“괜찮아요, 우리 사이에.”

코델리아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하자 새삼 뺨을 붉힌 카플란이 허둥거리기 시작했고, 유더가 다시 끼어들었다.

“흠흠, 아무튼 카플란 경.”

“예, 유더 군.”

“저희는 이대로 계속 탐사를 진행할 생각입니다.”

아직 레나에 대한 단서는 하나도 찾지 못 한 유더와 코델리아였다.

이대로 엔디미온을 나서는 것은 절대로 불가했다.

하지만 카플란은 아니었다.

“엔디미온에서 지옥의 마물과 조우한 것이 벌써 두 번째입니다. 어쩌면 엔디미온을 활보하는 마물들이 몇이나 더 있을지도 모르고요.”

무척이나 위험한 장소였다.

유더의 설명에 카플란은 마른침을 삼키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유더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했기 때문이다.

‘돌아가자.’

함께 해봐야 짐밖에 되지 않을 자신이었으니까.

“알겠······.”

“때문에 여기서부터는 저희의 이기적인 부탁입니다. 카플란 경, 저희와 탐사를 계속해주시겠습니까?”

“예?”

“이야기 그대로입니다. 저와 코델리아는 아카데미 소속이긴 하지만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습니다. 베테랑 고고학자이신 카플란 경이 함께 해주신다면 큰 힘이 될 겁니다.”

단순히 카플란 효과만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 아니었다.

엔디미온은 영웅전기2에서 시네마틱 무비로도 등장하지 않은 지역이었다.

때문에 아무리 썩은물인 유더와 코델리아라 해도 탐사에는 여러가지 난항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별의 별 경험을 다한 유더도 고고학이나 유적 탐사 쪽으로는 아는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플란은 달랐다.

카플란의 고고학 지식과 탐사 경험은 분명 큰 도움이 될 터였다.

“부탁드려도 될까요?”

“부탁드려요.”

코델리아가 마지막에 말을 보태자 카플란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한 차례 사고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탐사를 계속하자는 부탁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야.’

유더와 코델리아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지상에 강림한 천사같은 두 사람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부족한 몸이지만 함께하겠습니다.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카플란의 두 눈이 의욕으로 불타자 유더는 만족했고, 코델리아는 안도의 숨을 토했다.

‘다행이다, 의욕을 잃지 않아서.’

‘그러게.’

이러나저러나 착하단 말이지.

새삼 코델리아에 대해 생각한 유더는 다시 이야기를 진행시켰다.

“일단 좀 더 내부로 들어가 볼 생각입니다. 저희가 구한 엔디미온의 지도에는 이곳이 나와있지 않지만, 규모로 보았을 때 대충 이런 식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유더가 지도를 펼치며 이야기하자 카플란이 무척이나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고, 코델리아는 한 걸음 물러서서 주변 경계를 시작했다.

생각하는 것은 유더의 몫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유더는 여러 가지 생각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그중에 하나는 엔디미온 지하에 나타나기 시작한 지옥의 마물들의 출처였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악마소환.’

엔디미온이 멸망한 지 벌써 천 년도 넘는 세월이 지났다.

과거 엔디미온을 멸망시켰던 악마들이 지금도 남아 있다고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소환이라면 역시 악마의 눈인가.’

야생의 땅에서 활동하는 악마 추종자 집단은 오직 악마의 눈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조금 이상한 점이 있기는 했다.

어째서 그들은 엔디미온에서 악마를 소환한 것일까.

차라리 본진 쪽이나 공격 중인 야생신의 땅에서 소환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악마 소환을 위해서는 상당한 제물이 필요했고, 제물은 땅에서 마구 솟는 것이 아니었다.

크게 보면 결국 희소성을 가진 재화였다.

‘생각할 수 있는 건 엔디미온의 특수성.’

과거 지옥의 대군주가 강림한 땅이었다. 어쩌면 악마 소환에 메리트가 있는 땅일지도 몰랐다.

‘악마의 손, 새로이 소환한 악마들, 레나.’

레나는 엔디미온이 아닌 칼날부리 협곡에서 힘이 다해 죽었다.

혹시 그녀는 엔디미온 지하에서 악마의 눈과 악마들을 상대로 큰 싸움을 벌인 것이 아닐까?

그 결과 엔디미온의 악마들을 일소하긴 했지만 본인도 큰 부상을 입어 결국 목숨이 다했다든지.

제법 그럴듯한 가설이었지만 결국 가설에 불과했다.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움직여야만 했다.

“슬슬 다시 출발하도록 하죠.”

대강의 경로 이야기도 마쳤고 그 사이에 휴식도 충분히 가졌다.

“고고고.”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코델리아와 카플란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각자 말했고, 유더는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전투 때마다 기절한 카플란이었지만 이러나저러나 숱한 위기를 헤쳐나온 남자였다.

소리를 죽인 채 조심스럽게 나아가는 일 정도는 손쉽게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삼십여 분.

유더는 카플란과 함께 하기로 한 자신을 칭찬했다.

카플란이 막다른 길에 숨겨져 있던 비밀 길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쪽입니다.”

호리호리한 엘프들이 드나들던 비밀문인 터라 맥주통 몸매인 카플란에게는 조금 버거웠지만 그렇다고 지나지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

“진짜 비밀 통로인가 보네. 연극 극장 같아.”

유더의 귓가에 아주 작게 속삭인 코델리아가 발밑을 가리켰다.

저만치 칠 미터 쯤 아래 바닥이 있었는데, 지금 일행이 서 있는 곳은 구멍이 숭숭 뚫린 천장 위였다.

돌로 된 바닥이었지만 코델리아 말마따나 극장 천장에 매달린 비계를 연상시켰다.

‘계속 가겠습니다.’

말하는 대신 수신호로 뜻을 표한 카플란이 다시 발걸음을 내디딘 순간이었다.

‘패럴라이즈! 사일런트!’

코델리아가 급히 카플란에게 손을 뻗으며 마법을 시전했고, 유더는 숨을 죽인 채 청각에 의식을 집중했다.

발소리가 들려왔다.

대지의 가호 덕분인지 이전보다 땅에서 일어나는 일에 민감해진 유더와 코델리아였다.

‘마물들.’

한 둘이 아니었다. 락토와 나쟈루스를 모두 합치면 열댓 마리 쯤 되어 보이는 마물들이 한 데 모여 움직이고 있었다.

상상 이상의 숫자였다.

더욱이 곳곳에 마법의 불빛이 밝혀져 있는 걸 보면 놈들은 이 길을 이미 예전부터 이용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기다리자.’

놈들이 지나가기를. 저 정도 숫자면 아무리 강해진 유더와 코델리아라도 무리였다.

유더의 눈빛에 코델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카플란은 마비된 상태인 터라 움직이지 못 했지만, 덕분에 꼼짝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대로 기척을 죽인다.

그대로 놈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린-

“천장!”

나쟈루스 하나가 날카롭게 외치자 락토들이 일시에 채찍을 휘둘렀다.

바로 발 아래였기에 어찌 반응할 시간 조차 없었다.

콰르르-!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유더는 급히 카플란을 끌어안은 채 몸을 날렸고, 코델리아는 플라이 마법을 펼쳤다.

락토들의 채찍질이 앞뒤로 펼쳐진 탓에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쿵! 쿵! 쿵!

잔해들이 추락하며 바닥과 충돌했다.

덕분에 나쟈루스들과 락토들 가운데 몇이 낙석을 피하느라 주의를 잃었고, 유더와 코델리아는 그 틈을 파고들었다.

“튀어!”

전면전은 무리였다.

바닥에 발이 닿자마자 유더는 질풍처럼 달렸고, 코델리아는 헤이스트를 중첩 시전한 직후 연속해서 주문을 외웠다.

“그리스!”

“프리즈!”

“어스 월!”

바닥을 미끄럽게 했다.

프리즈로 대기를 얼어 얇게나마 얼음벽을 만들었고, 바닥을 솟구치게 해 길을 막았다.

하지만 전부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락토들이 저공비행으로 그리스 지대를 피했고, 그대로 몸을 던져 얼음벽과 솟구친 바닥을 분쇄했다.

“계속해!”

하지만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거리를 벌리기 위해 코델리아는 계속해서 마법을 펼쳤다. 유더는 카플란을 안고 달리며 주변을 확인했다.

‘지도에 나온 곳이야!’

기억에 있었다.

그러니 경로를 그릴 수 있었다.

“어스 월! 어스 월!”

주문의 메아리까지 동원하니 순식간에 네 겹이나 되는 돌의 장벽이 생겨났다.

유더는 탈출 경로를, 정확히는 쫓아오는 놈들을 따돌릴 경로를 떠올렸다.

둘로 갈라진 갈림길이었기에 여기서 잘 선택해야만 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이쪽으로!]

날카로운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렸다.

메시지 마법이었다.

누구일까.

어디일까.

“저쪽!”

코델리아가 본능적으로 파악했다.

유더가 시선을 돌렸고, 그 순간 코델리아의 것보다 훨씬 더 거대한 돌 장벽이 바닥에서 솟구쳤다.

콰강!

무시무시한 기세로 솟구친 돌장벽이 천장과 충돌했다.

연이어 어디선가 밀려온 구름들이 돌장벽 주변을 뒤덮었다.

[어서!]

다시 한 번 메시지 마법.

“이쪽이야!”

코델리아가 달렸고, 유더는 머릿속에서 지도를 지워버렸다.

코델리아의 짐승같은 직감도 직감이었지만, 그녀는 마법사였다. 마법을 느끼고 파악하는 능력은 유더보다 훨씬 뛰어난 그녀였다.

콰가강-!

등 뒤에서 굉음이 터졌다. 동시에 마물들 괴성 역시 들려왔다.

서둘러야 했다.

유더는 정면을 보았고, 코델리아가 그런 유더의 어깨를 잡아당겼다. 그대로 옆면의 벽을 향해 몸을 던졌다.

츄확-!

굉음이 아니었다.

유더와 코델리아는 벽과 충돌하는 대신 벽을 지나쳐 바닥과 충돌했다.

“꾸엑!”

배부터 떨어진 카플란이 숨넘어가는 소리를 냈고, 간발의 차로 코델리아를 감싸는데- 정확히는 끌어안아 자신의 위로 올려 보호하는데 성공한 유더는 안도의 숨을 토했다.

그리고 그런 유더의 가슴 위에서 코델리아가 고개를 번쩍 들더니 숨을 삼켰다. 허겁지겁 유더의 가슴 위에서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어째서.

아니, 알 수 있었다.

때문에 유더는 코델리아를 가슴에 올린 채 고개를 젖혀 그녀와 같은 곳을 보았다.

코델리아가 숨을 삼킨 이유.

들뜬 얼굴로 뺨을 붉히게 만든 장본인.

“레나.”

회색빛 후드를 머리끝까지 눌러 쓴 금발의 여인이 눈앞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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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8장 - 귀환자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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