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엔딩메이커-98화 (98/473)

< 제34장 - 크로스 >

제34장 - 크로스

밤이 내린 시간, 유더와 코델리아의 천막 안.

곳곳에 밝힌 촛불에서 은은한 빛과 온기가 번져나갔다.

그리고 그 사이.

하얀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는 토끼귀를 단 아름다운 소녀가 입술을 움츠린 채 수줍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촛불의 옅은 불빛은 밤의 어둠에 비해 너무나 작고 초라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소녀의 아름다움이 마치 어둠 속의 한줄기 빛처럼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발갛게 달아오른 뺨과 촉촉이 젖은 눈빛, 한 번 움츠릴 때마다 보기 좋은 곡선을 그리는 입술.

한참을 주저하던 소녀는 마른침을 삼켰고, 하얗고 긴 목의 울대가 작게 떨렸다.

소녀는 입술을 벌렸고, 달뜬 호흡과 함께 목소리를 토했다.

“사, 사랑하는 유더 공자.”

구체화된 사랑의 말에 소녀의 뺨이 더욱 붉게 달아올랐고, 촛불에 은은히 덥혀져 있던 주변 역시도 후끈 달아올랐다.

“그, 그리고······.”

소녀의 매끄러운 턱선을 따라 땀방울이 흘렀고, 소녀는 두 손을 꼭 모아 쥐더니 용기를 쥐어짜 고백하듯 말했다.

“저, 저는··· 유, 유더 공자 없이는 모, 못 살아요.”

살짝 더듬으며 꺼낸 말에는 물기가 어려 있었다.

소녀의 수줍음과 각오가 함께 어울린 것 같은 목소리였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몇 번이나 심호흡을 한 소녀는 다시 한 번 용기를 내 말했다.

“전 유더 공자 꺼고, 유더 공자는 제 꺼··· 에라이! 씨발! 야!”

거기까지였다.

코델리아는 손에 들고 있던 대본을 바닥에 내동댕이 친 뒤 유더를 보며 일갈했다.

“야! 이 나쁜 놈아! 대본이 뭐 이 따위야! 어?!”

사랑하는 유더 공자까지는 봐줄 수 있었다.

그래, 뭐 유더 없이는 못 산다까지도 어떻게든 이해할 수 있었다.

목적은 아델리아로부터 유더를 지키기 위함이었으니까.

그런데 뭐?

“내가 니꺼? 내가 니꺼어어?”

내용도 내용이지만 말하기도 버거웠다.

남들 앞에서 이런 말을 어떻게 하란 말인가!

“워워. 릴렉스, 릴렉스.”

“왈왈! 으르릉! 왈!”

“아니, 화내는 것도 귀여우면 나보고 어떡하라고.”

“뭐야?”

“아니, 아무튼. 공평하잖아. 네가 일방적으로 내꺼라는 게 아니라 나도 네꺼라니까?”

이 얼마나 공정한 이야기인가.

유더가 태연한 얼굴로 말하자 순간 주춤한 코델리아였지만 속지 않았다.

“아니! 공평하고 나발이고! 내용이 이게 뭐냐고!”

“뭔가 문제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문제잖아!”

“에이, 무슨 소리야. 자자, 심호흡하고 생각해봐.”

“무슨 생각?”

“옛날 생각. 맨 처음 연기 했을 때 기억나지?”

“대충은.”

“난 선명히 기억나거든. 그 때는 이런 대사였었어.”

거기까지 말한 유더는 헛기침을 한 번 하더니 마치 시를 낭독하듯 꾸며낸 목소리로 말했다.

“유, 유더 공자와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저녁 전에는 돌아갈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걱정하지 말고!”

“읏.”

새삼 떠올랐다.

라이제강에게서 솔라리의 목걸이를 얻기 위해 야외 데이트를 나갔을 때.

‘아, 아직 괜찮아.’

괜찮았다. 이 정도야 뭐,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정말로 아직이었다.

“그 다음은 이런 내용이었어.”

흠흠 헛기침을 토해 목을 고른 유더는 조금 전보다 더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랑하는 유더 공자님과 함께 가고 싶어! 떠, 떨어질 수 없어!”

“우그으······.”

코델리아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아니, 얼굴뿐만 아니라 목과 귀까지 빨개진 그녀였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끝이 아니었다.

“사랑하는 유더 공자와 둘만의 밀월여행을 떠납니다. 며칠 내로 돌아올 터이니 굳이 찾지 마세요. 아셨죠?”

“으아앙······.”

두 손으로 얼굴을 덮은 코델리아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우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다리에 힘이 풀려 제자리에 주저앉기까지 하였다.

“그 다음은 내가 이런 편지를 남겼지. ‘목숨보다 사랑하는 코델리아 양과의 밀월여행을 조금만 더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태양화초를 먹어 건강해지기도 했으니 찾지 말아주세요. 추신. 지금 정말 행복합니다.’”

“그, 그만······.”

“참고로 이건 네가 시킨 거야. 엄청 좋아하기도 했고.”

사실이었다.

드디어 유더에게도 한 번 시켰다고 엄청 좋아했던 기억이 났다.

왜 그랬을까.

그날의 자신은 왜 그랬을까.

쪼그려 앉은 코델리아가 앓는 소리를 흘리는 그때 너무나 상쾌한 표정을 지은 유더는 흐뭇한 미소와 함께 말을 맺었다.

“자, 들었으면 알겠지만 조금씩 강도가 강해지고 있지? 진행이 되고 있다고 해야 하나. 그러니 이번에도 조금 더 나아가야하지 않을까?”

타당했다.

제법 말이 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으아앙······.”

마음 같아서는 벌떡 일어나 유더를 마구 때리고 싶었지만 그럴 힘이 나지 않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십여년 평생동안 오직 게임만을 애인삼아 살던 소녀에게 작금의 상황은 너무 자극이 강했다.

때문에 유더는 코델리아에게 다가선 뒤 상냥하게 말했다.

“음··· 아무튼 이 정도는 되어야 아델리아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긴 했다.

애당초 지금 이 대본 연습의 의의는 아델리아를 막기 위함이었으니까.

아델리아는 일단 코델리아의 언니- 그것도 코델리아를 끔찍이도 아끼는 언니였으니 코델리아가 유더를 끔찍이 사랑한다면 못마땅하네 어쩌네 해도 물러설 가능성이 높았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지 않던가.

‘여기서는 언니 동생 이야기지만.’

어찌되었든 유더는 코델리아가 회복하기를 기다렸고, 겨우 약간의 회복을 마친 코델리아는 일단 유더를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우그! 우!”

“일단 사람의 언어를 되찾자, 응?”

혹시 비스트 모드의 부작용 같은 것은 아닐까.

유더가 진담 반 농담 반 섞어 말하자 코델리아는 유더를 마구 꼬집은 뒤 숨을 크게 골랐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뒤 소리쳤다.

“좋아, 다 넘어간다 쳐! 이해할 수 있다 쳐!”

아델리아로부터 유더를 지키기 위해!

관계의 진척을 보이기 위해 이전보다 더 강한 대사를!

다 넘어갈 수 있었다.

어떻게든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

“왜, 왜 거친눈사태 님이 계신 건데!”

코델리아가 천막 구석을 가리키며 소리치자 당사자는- 구석에 쪼그려 앉아 유더와 코델리아의 촌극을 감상하던 거친눈사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맞아. 나도 묻고 싶구나. 나한테 왜 이런 걸 보여주는 거니? 귀엽긴 하다만.”

귀엽긴 하다는 말에 겨우 진정되었던 코델리아의 뺨이 다시 붉게 달아올랐고, 유더는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남들 앞에서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니, 내 생각에는 굳이 연습할 필요 자체가 없는 관계 같다만.”

유더와 코델리아의 진정한 관계에 대해서는 조금도 모르는 거친눈사태였기에 작금의 연습 자체가 위화감 넘치는 일이었지만, 그런 것을 다 떠나서 연습의 필요성 자체에 의구심을 품었다.

‘누가 봐도 환장의 커플이지 않나?’

그냥 날 때부터 부부로 태어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찰떡궁합인.

“뭐, 아무튼 그럼 잠깐 쉬도록 하자.”

“으으··· 더 해야 해?”

“더 해야지. 익숙해져야 하잖아.

유더의 말에 코델리아는 어깨를 늘어트린 채 고개를 끄덕였다.

부끄러움이 너무 중첩되다보니 머리에 열이 올라 정상적인 사고가 다소 힘들어진 그녀였다.

어찌되었든 묘하게 얌전해진 코델리아를 침대에 앉힌 유더는 다시 거친눈사태를 돌아보며 말했다.

“거친눈사태님, 동부 연합 구축은 어떻게 되고 있죠?”

“갑자기 진지한 이야기구나.”

훅 치고 들어온 이야기이긴 했지만 필요한 이야기이기는 했다.

붉은바람이 불사조를 손에 넣고 이틀.

거친눈사태는 아장아장 걸어 침대 앞까지 오더니 두 팔을 벌렸고, 코델리아는 그런 거친눈사태를 번쩍 들어 침대에 앉혀주었다.

“후, 좋아. 아무튼 뭐, 생각보다 이야기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애당초 야생신이 셋이나 나선 터라 제법 빠르게 진행되고 있던 동부 연맹 구축이었는데, 유더와 코델리아가 새로 들고 온 소식인 황금의 용왕과 관계된 이야기까지 더해지니 한층 더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서부가 이미 오염된 상태고, 황금의 용왕님의 요청도 있었으니··· 주저주저하며 발을 빼던 야생신들 역시 앞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아마 이번 카라발이 끝나면 위대한폭풍 부족이 되었든 칼날노래 부족이 되었든 어느 한 부족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동부 연맹이 구축될 거다.”

거친눈사태의 설명에 유더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럼 당초 예정보다 카라발의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겠군요.”

“그럴 거다. 붉은바람과 태양노래의 일대일 대결이라는 기본 구도는 그대로겠지만, 모이는 관중의 숫자와 질이 달라지겠지. 아마 동부의 부족장들 대부분이 이번 카라발을 보기 위해 모일 거다.”

단순한 싸움 구경이 아닌 동부 연맹 구축을 논의하기 위해 말이다.

유더가 다시 물었다.

“서부 쪽의 반응은 없나요? 그쪽도 이쪽 상황을 모르지는 않을 텐데.”

“첩자가 아예 없지는 않을 테니 어느 정도 알고 있겠지. 이쪽도 서부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만··· 아무래도 서부의 완전 통일 쪽에 좀 더 정신이 팔려 있는 것 같다는 게 우리쪽 판단이다. 당장 성난뿔소 부족의 주력 자체가 서부 끝으로 원정을 나가 있는 상황이고 말이다.”

즉 서부 통일에 힘을 쏟느라 동부 쪽까지는 손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이야기였다.

‘납득은 돼.’

지금까지 동부에서 벌인 모든 일들은 소규모 은밀 작전에 가까웠으니 말이다.

“그런데 거친눈사태님.”

이야기가 오가는 사이 겨우 다시 회복한 코델리아가 손을 빼꼼 들며 묻자 거친눈사태는 바로 미소를 지으며 받아주었다.

“그래, 무엇이 궁금한 것이냐.”

“아까 부족장들이 거의 다 모일 거라 하셨잖아요.”

“그랬지.”

“그럼 야생신들도 모이나요?”

야생의 땅에 오기 전까지는 야생신의 실존 여부 자체를 명확히 알지 못 한 유더와 코델리아였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위대한폭풍을 직접 대면함으로써 야생신이 실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거친눈사태를 마주함에 따라 지금까지 지옥의 마물인줄만 알았던 원작의 괴물들이 사실 타락한 야생신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족을 수호하는 야생신.’

고운눈바람과 위대한폭풍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부족민들은 자신들이 모시는 야생신들의 의사를 무척이나 존중했다.

즉, 동부 연맹의 구축에 있어 중요한 것은 부족장들의 의사보다는 야생신들의 의사라는 이야기였다.

코델리아의 물음에서 대강의 의미를 읽어낸 거친눈사태는 빙긋 미소 짓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마 야생신들은 대부분 참가하지 않을 거다. 야생신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성역이 있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 것이 기본이니 말이다. 당장 고운눈바람도 위대한폭풍과 동맹을 맺기는 했지만 여전히 자신의 성역인 분지에 머물고 있지 않니.”

그러니 다른 야생신들 역시 일단은 자신의 성역을 지키고 있을 터였다.

“그럼 거친눈사태님은요?”

거친눈사태도 야생신인데 지금 이렇게 위대한폭풍의 땅에 머물고 있지 않은가.

코델리아의 물음에 유더는 슬쩍 시선을 돌렸고, 거친눈사태는 분기탱천해서 소리쳤다.

“니들이 부쉈잖아! 니들이!”

내 성역! 내 바위산!

물론 다 부순 건 아니고 반쯤 남아있긴 했지만 말이다.

“흠흠, 아무튼 그럼 거친눈사태님은 카라발에 참관하시겠군요.”

“뭐, 그렇겠지.”

거친눈사태가 툴툴거리며 답하자 미안해진 코델리아는 괜히 거친눈사태를 끌어안았고, 거친눈사태는 아름다운 소녀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흠흠.”

아기곰과 미소녀의 조합은 참으로 보기 좋았지만 어쩐지 불편한 얼굴로 헛기침을 토한 유더는 슬쩍 거친눈사태의 손을 잡아당기며 말을 이었다.

“어찌되었든 카라발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았군요.”

“그래, 하지만 난 붉은바람을 믿는다. 불사조도 손에 넣었고,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있지 않니.”

맞는 말이었다.

불사조를 손에 넣은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붉은바람이었다.

더욱이 여기에 유더와 코델리아의 맞춤형 강좌까지 더해지니 카라발에서의 승률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었다.

‘코델리아가 가르치는 건 불의 정령을 다루는 붉은바람 특유의 전투법.’

코델리아가 코델리아 다음으로 제일 많이 플레이 한 캐릭터는 붉은바람이었으니까.

더욱이 전투에 있어서는 유더도 한수 접어줘야 하는 코델리아였으니, 유더는 붉은바람의 성장 자체는 코델리아에게 완전히 일임했다.

‘내가 맡을 건 태양노래에 대한 대책.’

태양노래의 전투패턴을 전부 암기하고 있는 유더였다.

물론 유더가 암기하고 있는 것은 타락한 태양노래의 전투패턴이었지만 타락으로 변하는 것은 기질과 성격이었으니 기본적인 체술 자체는 그대로일 가능성이 높았다.

‘코델리아에게 전투법을 배우고 태양노래처럼 싸우는 나와 모의전을 한다.’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의 훈련법이었다.

‘하지만 역시 시간이 촉박하기는 해.’

카라발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겨우 나흘- 실질적으로는 사흘 남짓.

‘시간에 맞출 수 있을까?’

‘맞춰야지.’

코델리아와 시선을 교환한 유더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뒤 다시 거친눈사태를 돌아보았다.

그 시선에 거친눈사태는 돌연 손뼉을 짝 치더니 침대에서 폴짝 뛰어내리며 말했다.

“아, 그러고 보니 전할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요?”

방금까지 동부 연맹 구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외에도 또 할 이야기가 있다는 걸까?

유더와 코델리아가 호기심을 보이자 거친눈사태는 약간은 사악한- 하지만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희 형과 언니가 이틀 뒤에 도착한다는구나.”

칼날부리 협곡으로 갔다가 허탕을 친 게일과 아델리아가 돌아온다.

유더와 코델리아를 만나기 위해.

두 사람을 붙잡기 위해!

“으으으······.”

코델리아는 눈을 꽉 감았고, 유더는 그런 코델리아의 손을 잡아주었다.

이래저래 코델리아를 놀리기는 했지만 막상 직접 만날 걸 생각하니 긴장이 되는 유더였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으니.

카라발까지 앞으로 4일.

형과 언니의 내습까지 2일이 남은 밤이 깊어만 갔다.

&

유독 하늘이 맑은 날이었다.

새하얀 눈밭 위에 나란히 선 유더와 코델리아는 먼 곳을 바라보았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발견할 수 있었다.

거친눈사태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이틀.

마침내 오고야 만 오늘.

“후우··· 후우······.”

연신 심호흡을 하는 코델리아의 뺨이 긴장으로 굳어 있었다.

유더는 그런 코델리아를 돌아보며 물었다.

“떨려?”

“떨려.”

“괜찮아, 내가 있잖아.”

“너 때문에 떨리는 거거든?”

아델리아로부터 유더를 지켜야 했으니까.

“후욱, 후욱.”

다시 심호흡을 한 코델리아는 이를 한 번 악문 뒤 자세를 바로 했다.

유더 역시 그런 코델리아 옆에서 허리를 곧이 세우고 정면을 바라보았다.

“온다.”

저 너머.

아델리아와 게일이 모습을 드러냈다.

&

< 제34장 - 크로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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