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엔딩메이커-110화 (110/473)

< 제40장 - 눈의 여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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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승강기를 타고 도착한 지하.

코델리아가 눈을 크게 뜨며 감탄을 토했고, 유더 역시 작게나마 놀라움을 표했다.

‘마도왕국 마젤란의 유적이 확실해.’

천장의 높이만 십여 미터는 족히 될 것 같은 커다란 공동 안에 건물이 여럿 자리하고 있는 것이 딱 엔디미온을 연상시켰다.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미니 엔디미온이라고 해야 할까?

엔디미온이 도시였다면, 눈앞에 펼쳐져 있는 광경은 작은 마을이라 할 수 있었다.

“엘프들이야.”

코델리아가 한쪽을 가리키며 말하자 유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마따나 엘프 특유의 긴 귀를 가진 석상들이 벽면에 늘어서 있었기 때문이다.

‘마젤란의 하이 엘프들.’

워낙 다급한 상황이라 눈여겨보지 못 했을 뿐, 엔디미온에서도 비슷한 석상들이 여럿 자리하고 있었다.

‘엔디미온과 동시대에 건축된 시설인가?’

카플란이 있었다면 신이 나서 여기저기 둘러보지 않았을까. 유더 자신의 물음에 답변도 해주고.

하지만 애석하게도 카플란은 먼 곳에 있었고, 유더에게는 유적의 연대를 추측할 정도의 고고학 지식이 없었다.

‘단서라면 있지만.’

유더가 반투명한 여인을 돌아보자 코델리아가 돌연 옆구리를 찔렀다.

‘아, 그래.’

이상한 곳 보지 말라고.

사실상 전라 상태인 여인이었으니까.

하지만 머리칼이 워낙 길어서 어차피 가릴 곳은 다 가린 상태이기도 했다.

‘음.’

유더가 잠시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고민할 때, 여인 쪽이 먼저 입을 열어 말했다.

“주인···님들. 이제··· 없어··· 요. 떠나··· 갔어··· 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우울한 목소리였다.

“보고··· 싶지만, 볼 수 없어···요.”

급기야 어깨까지 축 늘어트린 여인이 훌쩍이기 시작하자 코델리아가 유더의 등을 두드렸다.

내려달라는 신호였다.

“잠깐만.”

유더가 얼른 포대기를 풀자 폴짝하고 등에서 내린 코델리아는 여인에게 다가섰다.

“괜찮아요?”

“안 괜찮아요. 그래도 별 수··· 없어요.”

어린아이 같다고 해야 할까.

솔직하게 말한 여인은 자신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코델리아와 시선을 맞추었다.

“예뻐요. 주인님들··· 보다도.”

“네? 어··· 고마워요. 헤헤.”

코델리아가 방긋 웃자 여인 역시 작게 웃더니 다시 돌아서며 말했다.

“중심···으로 가면······ 좀 더··· 명료······해져요.”

무엇이 명료해진다는 것일까.

코델리아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유더는 어쩐지 알 것 같았다.

지하에 내려온 이후 반투명하던 여인의 모습이 이전보다 조금이지만 또렷해졌기 때문이다.

‘목소리도 조금 더 존재감을 띄기 시작했고.’

아마 중심부에 도달하면 사고력 자체가 나아지지 않을까?

“뭐야, 뭔데. 왜 혼자만 안 표정이야. 나도 가르쳐줘.”

“아니, 그냥. 역시 코델리아는 엄청 예쁘구나 해서. 하이 엘프들보다도.”

“흥, 그야 당연하지. 코델리아인걸?”

자랑이라도 하듯 으쓱으쓱하던 코델리아는 이내 얼굴을 붉혔다.

이러나저러나 자기 자신이 코델리아였으니까. 새삼 부끄러워진 탓이었다.

‘빙의가 아니니까.’

환생이니까.

자기 자신이 코델리아 그 자체라는 자각이 이전보다 강해졌으니까.

“뭘 또 부끄러워해. 사실이잖아.”

“으으음.”

유더의 말에 더욱 얼굴을 붉힌 코델리아는 민망함을 누르듯 돌아섰고, 유더는 발걸음을 내디디며 말했다.

“아무튼 따라가자. 벌써 저만치 갔으니.”

“빨리··· 와요······.”

딱 맞추듯 여인의 채근까지 더해지자 코델리아도 서둘러 발걸음을 떼었다.

“여기··· 이쪽······.”

여인은 스스로 말했듯 중심부로 향했는데, 30미터 쯤 나아가자 승강기 같은 커다란 원통형 구조물이 하나 나타났다.

“이거··· 타고··· 아래로······.”

중심부의 다시 또 중심부.

이미 여기까지 온 터라 유더와 코델리아는 바로 승강기에 올라탔다.

그리고 수십 초 남짓일까.

체감 상 수십 미터 이상을 내려왔다 싶을 때 승강기가 멈추었다.

“놀라지 말아요. 해롭지 않으니.”

순간 들려온 목소리에 유더와 코델리아는 깜짝 놀라 여인을 돌아보았다.

지금까지처럼 늘어지지도 않았고, 흐릿하지도 않았다. 명료한 목소리였다.

더욱이 모습까지 달라져 있었다.

반투명한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아까와 달리 새하얀 레이싱 슈트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문을 열게요.”

유더와 코델리아의 시선에 빙긋 웃기까지 한 여인이 손을 놀리자 승강기 문이 열렸고, 유더와 코델리아는 왜 여인이 놀라지 말라 말했는지 바로 이해했다.

“우왕.”

“용맥천.”

문이 열리자마자 은은한 황금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지하 공동 너머, 벽이 있을 자리를 가득 채운 황금빛 흐름 때문이었다.

“여기 설마 용맥 안인 거야?”

지금까지 몇 번이나 본 용맥이었지만, 바라보는 시점이 달랐다.

위에서 발밑에 흐르는 용맥을 내려다본 것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용맥 안이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도, 밖에서 들여다보는 것도 아니었다.

“수족관··· 아니, 그보다는 수중 호텔 같은 건가.”

바다 속에 유리벽을 세워 만든 건축물들.

“주인님들은 용맥 안에 이 시설을 만드셨어요.”

작게 웃으며 말한 여인은 그대로 승강기 밖으로 발걸음을 내디뎠고, 코델리아는 잠시 주저하다가 폴짝 뛰어 승강기 밖으로 나갔다.

“예쁘다.”

단순한 황금빛이 아니었다.

흐르는 용맥은 다채로운 빛으로 뒤섞여 있었다. 흐름에 따라 각각의 밝고 진함이 달라졌고, 군데군데 하얀 빛이 일어 마치 별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미리 말하지만 폭발시키면 안 된다.”

“안 하거든?”

“터트려도 안 되고.”

“안 한다고.”

볼을 부풀린 코델리아였지만 잠깐이었다. 돌연 탁하고 손뼉을 치더니 유더를 돌아보며 말했다.

“근데, 근데 유더야. 용맥을 폭발시키면 하늘지붕 산맥 넘기가 쉬워지지 않을까?”

거친눈사태의 바위산처럼 절반은 날아갈 테니까.

코델리아의 순수한 발상에 유더는 흠칫하며 말했다.

“아, 안 된다. 이 악마야. 안 된다고.”

하늘지붕 산맥의 절반이 날아가면 어떻게 될까.

그야말로 대참사.

어마어마한 대재앙.

“그치만 어차피 사는 사람도 없잖아. 동물도 없고.”

난리가 나긴 하겠지만 죽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코델리아의 말에 순간 혹한 유더였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무슨 소리야. 이 정도 산맥의 절반이 날아가면 무슨 일이 터질 줄 알고.”

“그런가?”

“그렇거든요? 그러니까 하지 맙시다. 응?"

“알았어, 알았어. 어차피 장난이었는걸.”

배시시 웃은 코델리아는 다시 빙글 돌아섰고, 유더는 불안한 눈으로 그런 코델리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여인이 말했다.

“이쪽이에요.”

“네에!”

코델리아가 쪼르르 달려가자 유더 역시 여인 쪽으로 향했다.

공동의 중심에 자리한 커다란 원통형 기둥.

온통 하얀색인 기둥 곳곳에는 가느다란 검은색 금이 몇 개나 그어져 있었는데, 나름의 규칙을 가진 일종의 마법진들이었다.

“이게 뭐에요?”

코델리아의 물음에 여인은 아주 옅은 미소를 짓더니 숨을 크게 삼키는 동작을 취했다.

“일단 인사부터 다시 드리겠습니다. 제 이름은 멜리사. 이 시설의 관리를 맡은 인공정령입니다.”

여인- 멜리사가 공손히 예를 표하자 유더와 코델리아 역시 예를 표했다.

“유더 바이엘입니다.”

“코델리아 체이스에요.”

인공정령.

자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존재들.

“전 시설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정령이라 코어에서 멀어지면 존재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져요.”

“아, 그래서.”

시설 밖에서 만난 멜리사는 말도 제대로 못 했을 뿐만 아니라 옷조차 제대로 구현하지 못 했으니까.

코델리아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멜리사가 계속해서 말했다.

“보셨다시피 이 시설은 용맥 안에 자리하고 있어요. 용맥의 힘을 직접 이용하기 위함이죠.”

그 정도는 보면 알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대체 무엇을 위해 용맥의 힘을 이용하고 있는가.

유더가 눈을 가늘게 뜨며 고민하기 시작했을 때 코델리아는 그냥 맑은 얼굴로 멜리사에게 물었다.

“무슨 시설인데요?”

담백하기 짝이 없는 돌직구였지만 그렇기에 유효했다.

“이곳은 정령왕을 만들기 위한 시설입니다.”

“정령···왕이요?”

“네, 정확히는 인공 정령왕이죠.”

멜리사는 숨을 한 번 크게 삼키는 동작을 하더니 양손을 옆으로 벌리며 설명했다.

“주인님들께서는 지옥의 대군주와 맞서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하셨어요. 그 중에는 대군주와 직접 대적이 가능한 존재- 사람의 손으로 빚어낸 신인 인공신을 만들자는 계획도 있었죠.”

눈앞의 멜리사가 증명하듯, 사람과 동등한 수준의 사고가 가능한 인공정령조차 만들어내던 마젤란의 기술력이었다.

진짜 신과 같은 존재를 만드는 것은 당연히 무리였지만 정령왕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이곳은 정령왕 계획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시설입니다. 정령왕을 탄생시키기 위해 필요한 막대한 힘을 용맥으로부터 공급받는 거죠.”

거기까지 말한 멜리사는 잠시 말을 끊더니 가볍게 손을 놀렸다.

그러자 허공에 빛으로 된 영상들이 나타났다.

“애석한 일이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령왕을 만드는 일은 실패했어요. 만들어진 것은 그저 강력한 에너지의 결정체일뿐, 제대로 된 정령이 아니었죠.”

영상 속에서는 푸른빛의 덩어리와 낙담한 표정의 하이 엘프들이 연이어 나타났다.

“하지만 주인님들께서는 시설을 폐기하는 대신 기다려 보시기로 했어요. 충분한 시간을 들이면 정령왕이 탄생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았으니까요.”

영상 속에서는 시설을 떠나는 하이 엘프들과 그들을 배웅하는 멜리사의 모습이 나타났다.

“저는 주인님들이 안 계신 동안 시설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그 임무를 수행해왔습니다.”

멜리사의 두 눈에 자부심과 긍지가 어렸지만 잠시 뿐이었다.

“어느 날부터 주인님들과 연락이 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주변 시설들도 하나 둘씩 건재하다는 신호가 끊어졌고··· 얼마 전에는 급기야 엔디미온의 신호조차 사라지고 말았어요.”

마도 엔디미온.

순간 흠칫한 코델리아는 유더를 돌아보았고, 유더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곳들은 몰라도 엔디미온의 신호가 끊어진 이유는 명확했으니 말이다.

“코델리아? 어디 불편한 곳이라도 계신가요?”

“아, 아뇨! 아무 것도 아니에요!”

반사적으로 잡아뗀 코델리아가 허둥거리며 입을 다물자 유더가 앞으로 나서며 이야기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런데 멜리사.”

“네, 유더.”

“저희를 이곳으로 부른 이유는 무엇이죠?”

마젤란의 하이 엘프들이 지옥의 대군주들에게 맞서기 위해 정령왕을 탄생시키려 했고, 이 시설이 그 계획의 일환임은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멜리사는 왜 굳이 자신들을 이곳에 데려온 것일까.

“도움이 필요해요.”

즉답한 멜리사는 다시 영상을 바꾸었다.

바닥은 물론이고 벽과 천장에까지 복잡한 마법진이 새겨진 공간이었는데, 중심에 자리한 기둥 속에는 푸른빛으로 감싸인 원형의 구체가 자리했다.

“저 구체가 이 시설에서 만들고 있던 정령왕- 속칭 눈의 여왕이에요. 지금 두 분이 서계신 곳 아래에 위치하고 있죠.”

이쯤 되니 왜 자신들을 불렀는지 대강 이해한 유더였다.

“구체가 문제가 생겼군요.”

“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이에요. 용맥의 흐름이 이전과는 달라졌고, 그로 말미암아 시설의 안정성이 나날이 안 좋아지고 있어요. 이대로 가면 결국 균형이 무너질 터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눈의 여왕의 힘이 폭주할 수도 있어요.”

적어도 수백 년 이상 용맥의 힘을 흡수한 눈의 여왕이었다.

그 안에 누적된 힘은 실로 상상을 초월할 터였다.

그런데 문제는 폭주만이 아니었다.

눈의 여왕이 위치한 장소.

자칫 잘못하면 용맥이 폭주해 하늘지붕 산맥 전체가 날아갈 수 있었다.

“와.”

장난삼아 말했던 이야기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있다니.

“정말로 그리 된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에요. 대파국이 일어날 거예요. 그런데 주인님들과는 벌써 수백 년 째 연락이 되지 않고, 시설들의 신호는 계속 끊어져 가고··· 답답한 마음에 도움을 찾아 밖으로 나갔지만 사람은 아무도 없고! 코어에서 멀어지면 전 멍청해지고!”

멜리사의 언성이 뒤로 갈수록 높아져갔다. 정말 답답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나타났어요. 여러분들이 제 유일한 희망이에요.”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뚝 흘릴 것 같은 멜리사의 얼굴에 코델리아가 물었다.

“그··· 혹시 몇 년이나······?”

“37년 9개월 12일하고도 8시간 21분이요.”

“···울만하네요.”

근 40년 동안 아무도 오지 않는 하늘지붕 산맥을 헤매고 다녔다는 소리였으니까.

하지만 유더는 그보다 다른 쪽에 집중했다.

“위험성이 예고된 지 40년 가까이나 지났다고요?”

“네, 그래서 이제 정말 위험해요. 솔직히 언제 문제가 생겨도 이상하지 않아요.”

오늘 아니면 내일. 어쩌면 지금 당장일지도.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킨 유더는 코델리아를 돌아보았다.

원작을 꿰고 있는 두 사람이었지만 하늘지붕 산맥은 접근이 금지된 구역이었다.

멜리사의 우려대로 하늘지붕 산맥이 폭발했는지, 했다면 언제 했는지 같은 정보는 두 사람에게도 없었다.

“어떻게 하면 돼죠?”

“기둥에서 눈의 여왕을 분리하면 돼요. 그런데 전 실체가 없어서 할 수 없어요.”

이제는 그냥 울기 시작한 멜리사였다.

말하다보니 설움이 폭발한 모양이었다.

“우, 울지 마요.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코델리아가 붉은바람을 달래던 요령으로 멜리사를 달래고자 손을 뻗었지만 정말로 실체가 없는 멜리사였다. 끌어안기는커녕 손이 그냥 통과해버렸고, 멜리사는 더 크게 울음을 터트렸다.

“흐흐흑··· 왜 이 따위로 만들어가지구!”

“지, 진정해요.”

코델리아는 마치 마임이라도 하듯 멜리사를 안는 시늉을 했고, 멜리사는 코델리아의 품에 몸을 기대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유더는 기다리다 말했다.

“단순히 코어를 제거만 하면 되는 건가요?”

이 정도의 시설이었다. 멜리사 외에도 방비가 되어 있을 것이 분명했다.

‘가디언이라든가.’

보물의 수호자.

눈의 여왕을 지키는 강철의 기사.

그리고 유더의 예상대로였다. 훌쩍이던 멜리사는 손가락을 놀려 새로운 영상을 만들어냈다.

“가디언이 있어요. 주인님들의 문장이 있으면 무력화할 수 있지만 주인님들은 오시지 않고, 연락도 안 되고······ 어흑.”

한 마디로 강행돌파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때문에 유더는 다시 한 번 영상 속의 가디언을 살펴보았다.

기둥 바로 앞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있는 하얗고 거대한 존재.

드래곤의 머리와 호랑의 몸을 가진 그것.

그런데 낯이 익었다. 그리고 그것은 유더만이 아니었다.

‘얄라바스카.’

마른 침을 꿀꺽 삼킨 코델리아가 눈빛으로 말했고, 유더 역시 동의했다.

광룡 얄라바스카.

영웅전기2 중반부에 등장하는 강대한 괴수.

7대 재앙 가운데 하나.

저 가디언에 뿔과 날개를 추가하고 덩치를 몇 배쯤 키우면 얄라바스카가 되었다.

그리고 그렇기에 유더와 코델리아는 알 수 있었다.

‘멜리사의 예상대로야. 구체에 문제가 생길 거야.’

‘그 와중에 눈의 여왕이 가디언과 합체하고?’

‘아마도.’

그리하여 탄생한 것이 광룡 얄라바스카.

누구로 플레이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결국 붉은바람과 키라라 둘 중 하나를 죽이거나 양쪽 모두 죽이게 되는 강대한 마수.

‘여기서 잡아야 해.’

얄라바스카가 되기 전에.

눈의 여왕이 폭주하기 전에.

“도와주실 수 있나요?”

멜리사가 울면서 묻자 유더와 코델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비단 멜리사의 부탁이 아니더라도 반드시 나서야만 하는 사안이었다.

다만-

“그런데 멜리사.”

“네, 유더.”

“물자 보관실 같은 건 없나요? 보물고라든지.”

“보물고요?”

“네, 보물고.”

챙길 건 챙기고 받을 건 받아야 했으니까.

유더의 물음에 멜리사는 눈을 깜박였고, 코델리아는 엄지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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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0장 - 눈의 여왕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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