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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메이커-120화 (120/473)

< 제45장 - 영웅전설 >

제45장 - 영웅전설

쾅! 쾅! 쾅!

폭발이 이어졌다.

저 먼 곳에서 더 먼 곳으로.

황금의 용왕은 이미 깨어났지만 한 번 시작된 폭발의 기세를 막을 수는 없었다.

칼날노래의 성역이었던 커다란 늑대굴이 터졌다.

푸른수염이 오랜 시간 지켜온 솔라리의 신전이 박살났다.

그리고 이어지는 폭발.

흔들리는 야생의 땅.

하늘지붕 산맥의 폭발은 어찌나 대단한지 눈꽃바람 평원에서도 그 여파가 보일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폭발의 중심에서 하라겐은 비틀거렸다.

작금의 상황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 했다.

황금의 용왕이 깨어났다.

원리 자체는 이해했다.

오염된 용맥을 폭발시킴으로써 정화한다.

말은 되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쾅! 쾅! 쾅!

환청인지, 아니면 정말인지 먼 곳의 폭발음이 들렸다.

서부만이 아니라 동부도 포함이었다.

동부도 말이다.

“미친놈들.”

이런 놈들은 처음이었다.

이런 놈들은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당혹과 두려움을 감출 수 없었다.

진짜 광기를 목격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콰하아-!

빛이 작렬했다.

유더를 에워싸고 있던 마물들이 단숨에 소멸했고, 황금빛 기둥이 솟구쳐 올랐다.

그 자리에 선 자.

황금의 용왕의 화신.

하얗고 말끔하며 잘생긴, 얼굴만 보면 천사 그 자체인 소년이 화사하게 웃고 있었다.

하지만 하라겐에게는 저 미소가 마치 계약을 제안하는 악마의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하늘.

또 한 명의 천사.

얼굴만 천사 같은 것이 아니라 진짜 천사지만 지금은 마녀로 화한 소녀.

코델리아는 유더가 그러한 것처럼 황금빛에 휩싸였다.

그리고 깨달았다.

‘얼마 못 버텨.’

너무나 거대한 황금의 용왕의 힘이었다.

아무리 레벨 업을 거듭해 강력해진 유더와 코델리아의 육신이라 해도 오래 감당할 수 없었다.

그리고 하나 더.

황금의 용왕이 직접 나서지 못 하고 유더와 코델리아에게 힘을 주는 선에 그쳐야만 했던 이유.

‘황금의 용왕도 정상이 아냐.’

용맥 전체가 폭발함에 따라 황금의 용왕도 지금 제대로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였다.

힘을 빌려줄 수 있는 시간도 그리 길지 않을 터였다.

그야말로 서든데스.

그렇다면 망설이거나 주저할 시간 따위 없었다.

“하아아아아아아-!”

코델리아가 몸을 웅크리며 힘을 모았다. 사방으로 뻗어나가던 황금빛이 코델리아를 중심으로 응축되었고, 그 빛이 점점 더 밝아졌다.

곁에 서 있던- 정확히는 떠 있던 레나는 멍한 얼굴로 코델리아를 보았다.

하라겐과 마찬가지로 상황 자체는 이해했지만, 감각이 그 이해를 따라가지 못 한 탓이었다.

그리고 지상.

유더는 코델리아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시간이 없다.

그러니 서둘러야 했고, 최소한의 수로 최대한의 결과를 이끌어내야 했다.

‘코델리아.’

코델리아가 무얼 하려는지 알 것 같았다.

이 세상 누구보다도 코델리아의 머릿속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유더 자신이었으니 말이다.

코델리아가 준비하는 그것이라면, 이쪽은 다른 쪽으로 간다.

지옥의 문 사이에서 슬슬 다시 일어서려하는 데몬프린스의 팔을 밀어내고 문을 닫는다!

“하아!”

유더도 기합을 터트렸다.

황금의 용왕의 힘을 주먹에 그러모으며 지금 필요한 최선의 수를 실행했다!

“거신강림!”

유더가 포효하듯 외쳤다.

코델리아가 들었다면 얼굴을 붉히며 울어라보다는 낫지만-이라 외쳤을 기술명을 소화하며 야생의 힘을 방출했다.

빛을 형상으로 구현했다!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

소리.

뻗어나간 빛이 형상을 갖춰 마침내 대지 위에 서며 나는 소리!

쿵!

빛으로 된 황금의 거인이 눈꽃바람 평원 위에 우뚝 섰다.

키가 30미터에 육박할 그것의 등장에 전장의 모두가 입을 벌렸다. 멍한 얼굴로 거인의 위용에 감탄과 공포를 토했다.

“쑤와!”

그리고 빛의 거인이 돌진했다.

주먹을 불끈 쥐며 다시 솟구치려는 데몬프린스의 거대한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유더는 과연 비범했다.

거대한 데몬프린스의 손목을 능숙하게 꺾으며 비틀었다. 순간이지만 데몬프린스가 팔에서 힘을 빼게 만들었다.

“우오오!”

빛의 거인이 데몬프린스의 팔을 밀어붙였다.

다른 누구도 아닌 데몬프린스의 팔에 관절기를 거는 광경 때문에 잠시 멍해 있던 하라겐이 비명처럼 외쳤다.

“안돼에에에에에에!”

쿠우웅!

유더가 전력을 다해 데몬프린스의 팔을 밀어붙였다. 지옥의 문으로 완전히 밀어넣은 그 순간 코델리아가 웅크렸던 몸을 활짝 펼치며 힘을 발산했다.

“아아아!”

비명 같은 외침과 함께 빛이 터졌다.

심판의 날과 같이, 오직 사악한 존재들만을 파하는 빛의 폭발이었다.

쿠쿠쿵!

폭발이 지옥의 문을 덮쳤다. 주변에 있던 마물들과 악마들을 집어삼켰고, 멀리서 지켜보던 붉은바람은 감탄했다.

“별 모양이야!”

골드 스타 익스플로전.

유더가 즉석에서 이름붙인 기술의 여파는 어마어마했다.

악마들과 마물들이야 이미 빛기둥과 빛의 거인에 놀라 물러선 상태였던 지라 그리 많이 소멸시키지 못 했지만, 중요한 건 지옥의 문이었다.

“작아졌어요!”

레나가 흥분해서 외쳤다.

지옥의 문은 거의 반파되어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츠화아-!

바로 그때 지옥의 문 안쪽에서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렸다.

데몬프린스였다.

아직 이름을 모를 그가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그 전에 끝내야 했다. 유더가 문장을 통해 코델리아에게 의사를 전달했고, 코델리아는 바로 응답했다.

“가져가!”

코델리아의 전신에서 방출되던 황금빛이 사그라졌다.

두 사람에게 나누어 전달되었던 야생의 힘이 모두 유더에게 집중되었다.

코델리아가 있는 힘껏 외쳤다.

“더 크게!”

빛의 거인이 더욱 커졌다.

30미터에 달하던 키가 50미터에 육박해졌고, 오른팔은 비정상적으로 거대해졌다.

유더는 오른손에 모든 힘을 집중시켰다. 전장의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수도를 내리쳤다.

고오오!

황금빛 수도가 지옥의 문과 격돌했다.

지옥의 문 안쪽에서 찢어지는 것 같은 괴성이 들렸고, 무지막지한 힘이 방출되었다.

데몬프린스의 포효.

그가 야기하는 공포!

효과가 있었다.

폭발처럼 번져나간 그 힘이 언덕 위에서 싸우던 동부군을 덮쳤다.

공포와 두려움, 절망으로 그들을 무릎 꿇게 만들었다.

하지만 거기서 그쳤다. 그 이상을 하지 못 했다.

유더가 있었으니까.

빛의 거인이 마지막 힘을 발하였으니까!

콰강!

수도가 지옥의 문을 양단했다.

그럼으로써 짓뭉갰다.

빛의 거인이 두 손으로 지옥의 문을 움켜쥐었다. 그대로 뭉쳐 우그러트렸고, 하늘에서 코델리아가 레나와 함께 주문을 읊조렸다.

엔디미온에서 배웠던 봉문의 주문이었다.

“지옥의 문이, 지옥의 문이이이이이!”

하라겐이 절규했다.

데몬프린스의 저주 속에서 붉은바람이 일어섰다.

위대한폭풍이 성스러운 힘을 발하며 외쳤다.

“야생의 힘이여!”

콰강!

굉음과 함께 지옥의 문이 소멸했다.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빛의 거인이 무너졌다.

황금빛 선풍을 따라 빛의 입자가 흩날렸다.

콰하아아아아아-!

대기가 울었다.

막대한 존재감을 발하던 지옥의 문과 빛의 거인이 함께 소멸하며 생긴 공백 때문이었다.

그리고 엄청난 함성이 터졌다.

데몬프린스의 저주 속에서도 터져나온 동부군의 함성이었다.

“하아.”

유더가 허공에서 지상으로 떨어졌다.

코델리아가 급히 날아가 그런 유더를 낚아채 소중이 안았다.

“오랜만이네.”

코델리아의 품에서 유더가 뜬금없이 말했고, 코델리아는 이해했다.

태양의 목걸이를 구하기 위해 벨카인 산맥에 갔을 때.

유더를 안고 절벽에서 폴짝 뛰어내렸던 일.

“그러니까 잘해.”

아무렇게나 말한 코델리아는 유더와 함께 지상으로 향했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동부군 방향을 향해 날아가고 싶었지만 그럴 힘이 없었다.

‘죽을 것 같아.’

온몸에 기력이 없었다.

야생의 힘을 처음 받아들였을 때 느꼈던 그대로, 아무리 유더와 코델리아라 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힘이었다.

유더와 코델리아는 비실비실 지상에 안착했고, 레나가 급히 그런 두 사람을 따라붙었다.

그리고 하라겐이 그런 세 사람을 보았다.

넋이 나가 있던 얼굴에 노여움이 번졌다.

“으아아!”

너무나 격한 분노에 제대로 된 말도 만들어낼 수 없었다.

하라겐의 얼굴이 더욱 더 일그러졌고, 몸이 부풀어 올랐다.

지옥의 문이 사라졌다.

데몬프린스의 강림이 실패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

하라겐 자신의 실패.

야생의 땅에서 막대한 자원과 전력만을 소모하고, 결국 이룬 것 없는 참담한 실패!

“너희만은! 너희만은!”

하라겐의 이마와 등에서 몇 개나 되는 뿔이 솟구쳤다. 이미 거대해진 육신에 검고 단단한 껍질이 씌워졌다.

그리고 하라겐은 혼자가 아니었다.

아직 남아 있는 마물들과 악마들.

지옥의 문이 사라졌다 하여 그들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하라겐에게는 이번 싸움에 투입하지 않은 성난뿔소 부족이 아직 남아 있었다.

“죽인다.”

그러니 죽인다.

저 빌어먹을 두연놈만은 반드시 찢어발긴다.

하라겐은 거친 숨을 토하며 멀리 보았다.

언덕 위에서 다시 싸움이 시작되었다.

애당초 팽팽한 격전이었다.

거기에 데몬프린스의 저주가 더해진 덕분에 야생신들은 섣불리 움직이지 못 했다. 데몬프린스의 저주를 밀어내는데 급급했다.

그러니 시간은 있다.

눈앞의 연놈들을 짓밟을 시간 정도는!

“가라아!”

하라겐의 명령에 성난뿔소 부족이 반응했다. 대기하고 있던 장소에서 일어나 유더와 코델리아를 향해 돌진했다.

마물들과 악마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옥의 문을 닫은 두 사람을 향해 증오를 발산했다.

“용납 못 한다!”

레나가 크게 외치며 마력을 발산했다.

연속해서 심판의 날을 시전한 덕분에 마력이 고갈되다시피 한 그녀였지만, 그래도 다섯 영웅 가운데 하나였다. 플레이아데스 전체에서도 손에 꼽을 대마법사였다.

땅에서 골렘들이 솟구쳤다. 수비 진형을 이루었고, 덤벼드는 악마들을 막아낼 방파제가 되었다.

하지만 부족했다.

레나의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녀만으로는 악마들과 마물들을 모두 막을 수 없었다.

더욱이 조금 있으면 성난뿔소 부족까지 더해질 터였다.

“하아, 하······ 황그므 용왕.”

코델리아가 땀을 뻘뻘 흘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뒷마무리가 어설픈 그를 탓하고 싶었지만, 이래 보여도 양심이 있는 코델리아였다.

야생의 땅 전체가 터져나간 덕에 황금의 용왕도 정상이 아니었다.

그로써는 최선을 다한 것이리라.

“어떡하지?”

코델리아가 자신의 품에 안겨 누운 유더에게 물었고, 유더는 그 상태로 답했다.

“플랜C로 가자.”

“그게 뭔데?”

“내가 포션을 빨고, 네가 마나 드레인 쓰고.”

그럼 어떻게든 응급조치는 할 수 있으리라.

유더가 그나마 남은 체력 회복 포션을 벌컥벌컥 마셨고, 코델리아가 유더의 체력을 흡수해 마력으로 전환했다. 공격 마법을 펼치는 대신 체이스 백작의 반지로 강력한 방어막을 구축했다.

카카카캉!

레나가 소환한 골렘들을 부수고 돌진해온 마물들이 방어막을 두드렸다.

레나는 풀썩 주저앉았고, 코델리아는 이를 악물었다.

어떻게든 버텨야 했다.

시간을 끌면 동부군이 작금의 상황을 해결해줄 터였다.

그리고 그녀는 옳았다.

세 사람의 위기를 감지한 위대한폭풍이 붉은바람과 태양노래를 선두로 한 결사대를 이끌고 전선을 이탈했다. 세 사람을 구조하기 위함이었다.

‘버티자, 버티자, 버티자 코델리아!’

코델리아가 비지땀을 흘리며 이를 악물었다. 마물들이 쉴드를 두들길 때마다 마치 직접 타격을 입은 것처럼 온 몸이 아파왔지만 참고 또 참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안 돼.”

레나가 말했다.

유더는 그 이유를 감지했다.

땅 속이었다.

쉴드가 덮지 못 하는 지면을 뚫고 마물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절체절명.

기적적인 역전극 뒤에 찾아든 위기.

‘코델리아만은.’

유더가 이를 악물었다. 마나드레인으로 인해 체력이 쥐어짜였지만 어떻게든 일어서며 구천구문의 구결을 외웠다. 다시 한 번 황금빛 선풍을 일으키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때, 바로 그 순간.

코델리아가 눈을 깜박였다.

쉴드 속에서 사력을 다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제일 먼저 눈치 챘다.

너무나 민감한 그녀의 감각이 눈치 챘기 때문이다.

‘땅이.’

울리고 있었다.

진동하고 있었다.

용맥의 폭주 때문이 아니었다.

땅을 파헤치고 있는 마물들 때문도 아니었다.

다른 종류의 진동.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진동.

‘설마.’

코델리아가 유더를 보았고, 유더는 눈을 깜박였다. 벌떡 일어나 남쪽을 돌아보았다.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고, 환희를 토했다.

“비리비리한 놈.”

남쪽.

유더와 코델리아가 자리한 눈꽃바람 평원의 중심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외곽.

그곳에 체이스 백작이 서 있었다.

정확히는 순백의 말 위에 탄 채로, 뒤에는 거친눈사태를 태운 채.

그는 보지 못 했다.

하지만 강력한 마법사인 그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눈꽃바람 평원에서 일어난 일.

유더와 코델리아 두 사람이 일으킨 기적.

“아직 부족하구나.”

코델리아를 지키기에는.

여전히 비리비리하기 짝이 없구나.

그러니 이번만은 도와주마.

체이스 백작은 말을 달렸다.

이쪽을 돌아보는 성난뿔소 부족과 마물들, 악마들을 향해 단기로 돌진했다.

그리고 유더는 보았다.

코델리아는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땅울림.

체이스 백작의 뒤를 잇는 자들.

“갈까마귀!”

유더가 포효처럼 외쳤다.

북부 국경을 지키는 자들.

세일룬 왕국의 방패.

용맹한 북부의 기사들!

“갈까마귀! 적을 섬멸하라!”

체이스 백작을 따라잡은 흐레스벨그 백작이 외쳤다.

흑마 위에 올라탄 그의 명령에 갈까마귀들이 응답했다.

“섬멸하라!”

“섬멸하라!”

일만 갈까마귀들 가운데 절반이 지금 이 자리에 있었다.

체이스 백작의 광범위 보조마법에 힘입어 비정상적인 속도로 행군하였고, 시간에 맞추었다.

검은 망토를 두르고 흑마 위에 올라탄 오천여 정예 기병들이 성난뿔소 부족을 향해 돌진했다!

“유더! 코델리아!”

루카스가 외쳤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유더와 코델리아는 루카스를 알아보았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환한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두 사람은 알 수 있었다. 게일과 아델리아 역시 저들 사이에 있다는 사실을!

쾅!

갈까마귀들의 선두가 성난뿔소 부족을 부수고 짓밟았다.

거대한 북부 전마들의 돌진은 재앙 그 자체나 다름이 없었다.

“가라아!”

짓밟고 부순다.

하나하나가 단련된 기사인 갈까마귀들의 단위전투력은 북부 최강을 자부하나니!

“성왕십자검!”

유더가 외쳤고, 흐레스벨그 백작이 진정한 성왕십자검의 위용을 보여주었다.

순백의 오라 블레이드로 전장을 누비니, 감히 그를 막을 수 있는 자가 없었다.

그리고 체이스 백작.

그가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다. 동부군을 압박하고 있는 마물들을 보였고, 그들의 뒤통수에 지난 이틀 동안 준비한 강대한 마법을 퍼부었다.

“레인 오브 파이어.”

영창과 수인.

그리고 하늘에서 쏟아지는 불의 세례.

과연 북부 사강 가운데 하나인 체이스 백작이었다. 수백, 수천에 달할 파이어 애로우들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렸고, 마물들과 악마들을 불태웠다. 동부군이 마물들을 밀어붙일 단초를 제공하였다.

“뚫어라!”

붉은질풍이 소리쳤다.

동부군이 마침내 마물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위대한폭풍이 이끄는 결사대가 갈까마귀들과 합류했다.

하라겐이 노성과 비명을 함께 질렀다.

그런 놈을 향해 흐레스벨그 백작이 똑바로 질주했다.

그리고 유더가 코델리아를 보았다.

코델리아도 유더를 보았다.

유더는 코델리아의 무릎에 머리를 기댄 채 웃었다. 코델리아도 최고의 미소를 보여주었다.

원작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광경.

붉은질풍이 동부군을 이끌고, 붉은바람과 태양노래가 함께 달리며, 야생신들이 여전히 그 순수성을 지켜낸 세계.

흐레스벨그 백작과 체이스 백작이 이끄는 갈까마귀들이 야생의 땅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었다.

레나가 지금 바로 옆에 서 있었다.

게일은 죽지 않고 살아 아델리아와 함께 했다.

“최고야.”

코델리아가 어느 순간 말했고, 유더는 동의했다.

다시 한 번 서로를 보며 최고의 미소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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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5장 - 영웅전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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