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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메이커-124화 (124/473)

< 제47장 - 약혼식 >

제47장 - 약혼식

사실상 전투가 끝나자마자 귀환을 서두른 이유는 단순했다.

갈까마귀들이 적지인 야생의 땅에 머무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건데 말이지.’

그간 적대해온 세월이 있었으니까.

사실 이렇게 국경을 너머 야생의 땅을 도운 것 자체가 기적적인 일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도왔다기보다는 이쪽까지 불이 번지기 전에 불을 끄러 왔다는 쪽이 맞겠지만.’

파라곤 왕국의 비극은 대륙 전역을 뒤흔든 대 사건이었다.

그것도 불과 10년 전에 일어난 일이니, 갈까마귀들 가운데 파라곤 왕국의 비극을 모르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덕분에 이번 작전이 가능했다.

야생의 땅에 지옥의 문을 방치했다가는 이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으니 말이다.

‘아버님도 아버님이지만··· 흐레스벨그 백작이 용단을 내렸어.’

아마 왕도에 제대로 된 보고도 올리지 못 한 상태로 전시작전권을 사용해 북진한 것일 터였다.

만약 흐레스벨그 백작의 결단이 반나절- 아니, 한 시간만 늦었더라면.

‘무사하기 힘들었겠지.’

적어도 유더 자신은.

코델리아만은 어떻게든 지켜낼 자신이 있었지만, 솔직히 당시 상황상 자기 목숨까지 챙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으니까.

‘감사합니다.’

마음 속으로나마 새삼 감사를 표한 유더는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나란히 말을 타고 나아가는 레나와 코델리아가 보였다.

하하호호 웃으며 나아가는 두 천사.

‘레나의 행보가 중요해.’

다섯 영웅 중 하나인 그녀는 본래 야생의 땅에서 죽었어야 할 운명이었다.

그런데 죽지 않았고, 지금은 아예 다른 다섯 영웅인 란디우스와 카마엘을 만나기 위해 세일룬 왕국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녀의 생존이 플레이아데스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란디우스의 생존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사실 현재 유더에게 있어 가장 큰 미스테리는 란디우스의 죽음이었다.

그는 대체 왜, 어떤 식으로 죽음을 맞이한 것일까.

‘원인을 모르니 막을 방도도 모르겠네.’

란디우스를 처음 봤을 당시와 현재.

유더의 인식이 달라졌다.

강함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내가 강해져보니까 알겠어.’

단순히 게임 캐릭터의 강함을 숫자로 바라보던 상황과, 실제로 힘을 기르고 써본 상황 사이에서 오는 간극.

란디우스의 강함은 정말 엄청난 수준이었다.

현재 란디우스의 한계라 할 수 있을 구천구문의 칠문을 열었을 때의 강함은 어느 정도일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뭔가 있어, 뭔가가.’

란디우스는 때가 되면 알아서 찾아오겠다는 말을 했었다.

유더 자신이 사문을 열었다는 사실을 레나에게 전해 들으면 어떤 식으로든 연락을 취해올 가능성이 높았다.

‘어쩌면 그런 행동만으로도 죽음을 피할 수 있을지도.’

긍정적인 생각을 한 유더는 다시 레나와 코델리아를 보았다.

레나를 올려다보며 아기새처럼 재잘거리는 코델리아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흠.’

그대로 감상 모드로 들어가려 할 때.

“유더 공자.”

“루카스 공자.”

다각다각 말을 몰아 다가온 루카스를 돌아본 유더는 일단 미소부터 지었다.

유더에게도 양심이란 것이 있었으니까.

루카스에게는 이래저래 미안한 감정이 많은 유더였다.

“죄송합니다. 그런 식으로 떠나게 되어······.”

“아뇨, 사정이 있으셨으니까요. 설마하니 두 분께서 성십자 수호단의 밀명을 받으셨을 줄이야······. 오히려 저희 흐레스벨그 백작가가 일을 그르칠 뻔 했습니다.”

어디서 왜곡된 정보를 들었는지 오해가 꽤 깊어진 루카스였다.

애당초 흐레스벨그 백작가를 빠져나와 프로스트 앤빌로 향한 것부터가 성십자 수호단의 임무였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이걸 어찌해야 하나.’

지금까지 열심히 성십자 수호단과 페어리 퀸을 이용해 먹은 유더였지만, 이번 건은 사정이 좀 달랐다.

확인이 가능하거나, 나중에 진실이 알려졌을 때 문제가 될 법한 경우에는 거짓 정보를 사용하지 않는 쪽이 나았다.

‘루카스는 계속 볼 사이기도 하고.’

붉은바람은 야생의 땅에서 실력을 쌓은 뒤 유더와 코델리아를 돕기 위해 세일룬 왕국에 오겠다며 단단히 약속을 한 상태였다.

루카스 역시 잘 키워서(?) 앞으로 결성할 플레이어블 캐릭터 연맹의 전력으로 활용해야만 했다.

‘음··· 뭐, 나중에 풀자.’

지금 말고 좀 더 상황이 안정되면.

아직 썬더둠 요새에도 돌아가지 못 한 상황이었으니.

“그런데 유더 공자.”

“예, 루카스 공자.”

유더가 부드럽게 답하자 루카스는 돌연 얼굴을 붉혔다.

그 수줍은 반응에 유더는 순간 흠칫했지만 평정심을 유지했고, 루카스는 커다란 덩치에 안 맞게 꼼지락 거리다 말했다.

“그··· 부탁드릴 것이 하나 있습니다.”

“네, 말씀하시죠.”

“대련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여전히 얼굴이 빨갰지만 눈빛만은 진지했다.

생각해보면 애당초 유더에게 접근해 친구가 되자고 한 이유가 다른 무엇도 아닌 ‘호적수가 필요합니다!’였던 루카스였으니 말이다.

‘아, 그래서 얼굴이 빨개진 건가.’

호적수가 필요하다며, 또래에는 적이 없다며 나섰는데, 유더 자신과 코델리아가 저만치 앞까지 치고 나가버렸으니까.

‘흠.’

유더는 옅은 미소를 지은 채 자신을 바라보는 루카스를 마주했다.

반짝반짝이는 저 눈을 보니, 열여섯 소년이라는 사실이 새삼 실감되었다.

‘대련이야 해줄 수 있는데.’

문제는 어느 정도로 상대를 해줄 것인가였다.

사실 지금의 유더와 루카스의 격차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불과 두어 달 전까지만 해도 유더보다 훨씬 더 강했던 루카스였지만, 근 두어 달이 문제였다.

유더가 그야말로 현격한 변화를 겪었으니 말이다.

‘단순 육체능력만 해도 코델리아 쪽이 위겠지.’

루카스도 나름 열심히 수련을 했을 터였지만 그래봐야 한계는 명확했으니까.

이제 레벨 20 남짓이나 되었을까.

반면 코델리아는 레벨만 71이었다.

레벨이 깡패라고, 이 정도 격차면 아무리 검사와 마법사라는 직업 차이가 있어도 코델리아 쪽이 훨씬 더 강할 수밖에 없었다.

종합 전투력이 아닌 육체능력만으로도 말이다.

그런데 유더는 그런 코델리아를 육체능력으로 압도했다.

‘진짜로 상대해주면 오히려 좌절할 수도 있겠지?’

코델리아를 언니, 언니 부르며 졸졸졸 쫓아다니는 붉은바람조차도 두 사람 사이의 실력 차이에 절망해 울음을 터트린 적이 있었으니까.

자신의 재능에 자부심을 갖고 있던 루카스는 아예 망가져 버릴지도 몰랐다.

‘적당히 하자.’

적당히, 루카스의 호승심을 키워줄 수 있는 수준으로.

“유더 공자······?”

유더가 홀로 고민하는 사이 초조한 얼굴로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던 루카스가 다시 입을 열었고, 유더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썬더둠 요새에 도착하면 대련을 하도록 하죠. 루카스 공자와 대련할 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자고로 그······.”

흥분해서 답하던 루카스가 돌연 말꼬리를 흐리자 유더는 다시 웃었다.

은근히 귀여운 루카스를 위해 대신 말해주었다.

“호적수와의 대련은 실력을 키우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요.”

“하하··· 그렇습니다.”

빌트바인 영웅전의 나오는 대사.

이러나저러나 유더가 자신보다 강해졌다는 사실 자체는 인식한 터라 호적수란 말을 입에 담기 민망했던 루카스였는데, 유더가 먼저 호적수라 말해주니 기쁘기 그지 없었다.

얼굴도 더욱 붉어졌고 말이다.

‘귀엽네.’

유더가 애써 웃음을 억누를 즈음, 괜히 헛기침을 터트린 루카스는 코델리아 쪽을 돌아보며 말했다.

“코델리아 양은 더 아름다워지셨군요.”

“네, 이제는 정말 천사니까요.”

선조회귀를 성공해 천사가 되었다.

원작에서는 7대 재앙과 마주할 즈음에나 진행되는 일이었으니, 엄청나게 월반한 셈이었다.

유더가 흐뭇한 얼굴로 말하자 루카스는 눈을 껌벅이더니 이내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루카스 공자?”

“네? 아··· 네. 그···렇죠. 유더 공자의 천사시죠. 코델리아 양은.”

루카스가 어색하게 웃었고, 유더는 그저 따라 웃을 뿐 딱히 정정을 해주지는 않았다.

“그럼 이따 다시 뵙겠습니다.”

“예, 이따 뵙지요.”

묵례로 예를 표한 루카스는 다시 말을 모아 흐레스벨그 백작 곁으로 갔고, 유더는 가만히 일정을 더듬어 보았다.

‘일단은 썬더둠 요새로 갈 테고··· 그 다음은 베르드폴니르를 거쳐 랑게스트에 갈 터이니······ 계곡에서 가을의 가호를 얻는 게 관건이겠군.’

폴 페어리들과의 접선지인 산 중턱의 계곡.

코델리아가 목욕하며 작은별만 부르면 되니 만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일부러 거길 들르는 것이 살짝 난관이기는 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여차하면 잠깐 사랑의 도피를 하면 될 테고.

아델리아가 들었다가는 당장 노성을 터트릴 생각을 한 유더는 다시 정면을 보았다. 코델리아가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더야, 유더야.”

“응?”

“있잖아, 있잖아.”

유더 곁으로 바짝 다가선 코델리아는 주변을 살피더니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언니랑 아주버님··· 심상치 않은 거 같아.”

심상치 않다.

유더는 아델리아와 게일 쪽을 돌아보았고, 미적지근한 표정을 지었다.

찰싹 달라붙은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담소를 나누는데, 그야말로 분홍빛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치? 심상치 않지?”

코델리아가 말한 순간이었다.

슬쩍 주변의 눈치를 살피던 게일과 아델리아가 얼굴을 가까이 했고, 아주 짧게나마 입맞춤을 나누었다.

그야말로 찰나.

슬쩍 맞댄 이후 바로 떨어진 두 사람.

게일은 어색하게 웃었고, 아델리아는 얼굴을 발갛게 붉힌 채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리고 그 광경을 우연히 목격한 갈까마귀들은 다들 똑같이 썩은 표정을 지었고, 코델리아는 눈을 크게 떴다.

“유, 유더야?”

두, 둘이 지금 뽀뽀했어! 뽀뽀!

원색적인 눈빛에 유더는 다시 한 번 미간을 좁혔다.

아무래도 야생의 땅을 떠나 썬더둠 요새로 향하는 며칠 사이에 무언가 둘 사이를 급진전 시킬만한 사건이 있었던 모양이다.

‘뭐야,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둘이 무슨 일 있었던 거야. 응? 겨우 며칠만에?’

잔뜩 흥분한 코델리아가 마구 눈빛을 보낼 때였다.

“코델리아.”

“응? 뭔가 알 것 같아? 아는 거 있어?”

“아니, 언니 온다.”

유더의 말에 순간 말에서 떨어질 뻔한 코델리아는 어찌어찌 균형을 잡더니 얼른 고개를 돌렸다.

유더의 말마따나 아델리아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코델리아.”

“어, 언니.”

이유는 달랐지만 자매 모두 얼굴이 빨갰다.

아델리아는 유더를 한 번 돌아보더니 다시 코델리아에게 말했다.

“할 이야기가 있어. 이리 좀 와봐.”

“으응. 갈게.”

유더를 슬쩍 돌아본 코델리아는 그대로 아델리아에게 다가갔고, 두 사람은 이내 말머리를 나란히 한 채 나아가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아니, 그보다 내가 묻고 싶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코델리아는 콩닥콩닥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기다렸고, 한참이나 뜸을 들이던 아델리아가 말했다.

“코델리아.”

“응.”

“돌아가면 약혼식을 할 거야.”

“응?”

약혼식?

누가?

너무나 의미가 분명한 눈빛에 아델리아는 다시 헛기침을 한 뒤 약간은 뻔뻔하게 말했다.

“내가. 나랑 게일 공자가.”

약혼식을 한다.

결혼식은 너무 일렀으니까.

양쪽 모두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었으니까.

아델리아의 폭탄 선언에 코델리아는 눈을 동그랗게 떴고, 붕어처럼 입을 뻐끔거렸다.

“와, 와, 와”

“왜, 왜, 왜.”

“아니이, 아무래도 그렇지 않아? 둘이 며칠이나 봤다고?”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져 하루만에 결혼을 약속하는 디X니 만화도 아니고!

코델리아의 강한 주장에 아델리아는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

“한 달은 넘게 봤지.”

며칠은 아니다. 한 달 넘었으니 몇 십일이다.

하지만 코델리아는 여전히 납득이 안간다는 표정을 지었고, 아델리아는 입술을 움츠리다 말했다.

“어차피 귀족들 결혼은 다 그래. 이렇게 서로 사··· 사··· 사랑해서 맺어지는 경우가 희귀하다고. 이런 기회가 있으면 어떻게든 잡아야 해. 그리고 너흰 아예 태중혼약이었잖아. 아예 만난 적도 없이 이뤄진.”

처음에는 몇 번이나 말을 더듬던 아델리아였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기세를 탔는지 말이 무척이나 매끄러웠다.

갑작스러운 반격에 코델리아가 바로 답하지 못 하자, 아델리아가 추가타를 가했다.

“그래도 지금은 서로 좋아서 죽고 못 살잖아. 안 그래?”

“아, 아니 그게······.”

진짜 죽고 못 사는 건 아니고······.

코델리아가 우물쭈물하자 부끄러워한다고 생각한 아델리아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무튼 그렇게 알아둬. 알았지?”

“으응.”

“표정이 왜 그래. 마음에 안 들어?”

“아니, 엄청 좋지. 축하해, 언니.”

“그래, 나도··· 축복할게. 너희 두 사람.”

이러나저러나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기는 했으니까.

언니 미소를 지으며 코델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은 아델리아는 다시 말을 몰아 게일 곁으로 다가갔고, 유더가 아델리아의 빈자리를 채웠다.

“둘이 약혼한대?”

“어? 어. 어떻게 알았어?”

“가끔 보면 감이 좋은지 아닌지 모르겠단 말이지. 맹수답게 전투 쪽으로만 발달한 건가?”

“뒤진다?”

반사적으로 욕지거리를 토한 코델리아는 입술을 몇 번 삐쭉이다가 아델리아 쪽을 돌아보았다.

게일과 담소를 나누며 나아가는 모습이 참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세상에.’

그 언니가 약혼을 한다니.

그것도 게일 아주버님이랑.

‘약혼.’

결혼의 이전 단계.

결혼할 거라고 세상에 선포한 단계.

‘와······.’

세상에. 정말 원작을 많이 바꾸긴 했구나.

언니가, 그 언니가 약혼을 한다니. 결혼을 한다니.

코델리아는 멍한 얼굴로 몇 번이나 감탄했고, 그러다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약혼.

결혼.

‘잠깐.’

잠깐, 잠깐, 잠깐.

한 가지 사실.

원작에서는 사실상 흐지부지 되어서, 당장은 미래를 바꿀 생각만 가득해서, 그래서 어느새 잊고 있던 한 가지 사실.

미래가 바뀌었다.

코델리아는 랑게스트에서 악마의 손에게 납치되지 않았고, 당연히 실종도 되지 않았다.

유더는 약혼녀를 찾아 북부로 가지 않았고, 북부 야만족의 침공은 이뤄지지 않았다.

바이엘 백작가는 건재했고, 체이스 백작가도 건재했다.

그로 인한 변화.

원작에서는 자연스럽게 해제될 수밖에 없었던 유더와 코델리아의 약혼.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오히려 훨씬 더 굳건해진 상황이었다.

코델리아는 급히 유더를 돌아보았고, 잘생긴 유더의 옆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시선을 느낀 유더가 이쪽을 돌아보자 얼른 다시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

한 가지 사실.

이제야 떠올린 것이 우스울 지경이지만, 어찌되었든 너무나 중요한 그것.

‘나, 이대로 있으면 유더랑 결혼해?’

유더랑.

아웃복서009랑.

코델리아는 눈을 깜박였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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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7장 - 약혼식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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