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7장 - 약혼식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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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코델리아로 환생한 이후는 물론이고, 전생인 노란폭풍이던 시절에조차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그것.
그도 그럴 것이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하기에는 양쪽 모두 너무 어렸기 때문이다.
‘여, 연애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데 당연하지!’
여중에 이어 여고를 다녔으니까!
물론 반 친구들 중에는 그러든가 말든가 연애 잘하던 애들도 물론 있기는 했다.
‘아, 아무튼!’
결혼이라니.
막 손도 잡고, 끌어도 안고, 뽀···뽀뽀. 아니, 키스도 하고!
‘그, 그리고······.’
코델리아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일전 아델리아가 어떤 사이 운운하며 꺼낸 이야기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뭔가, 뭔가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일들.
어딘가 먼 환상향 같은······.
그런데 현실이 된다고?
그것도 상대가 유더라고?
‘사, 상상해보자.’
코델리아는 눈을 꾹 감고 심호흡을 했다.
말 위에서 함부로 할 법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하였다.
‘좋아, 깨끗해졌어.’
코델리아는 일단 아델리아와 게일을 떠올려 보았다.
방금 본 광경.
갈까마귀들이 다 쳐다보는데 날카로운 키스를 나눈 두 사람.
‘좋아, 떠올렸어. 여기에······.’
게일을 유더로 바꾸고, 아델리아를 코델리아 자신으로 바꾸면······.
‘으아아아아아아아!’
코델리아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머릿속이 재차 하얗게 변했고, 하마터면 말에서 떨어질 뻔 했다.
하지만 역시 코델리아.
몸을 쓰는 일 하나는 천무지체인 유더에게조차 꿀리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그녀답게 급히 균형을 잡아 낙마하는 일만은 저지했다.
하지만 머릿속이 혼란과 공포와 기타 등등의 도가니탕이 되는 것만은 막을 수 없었다.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하지만 본인의 의지와 달리 머릿속의 상상은 계속되었다.
아델리아가 일전에 이야기한 그것.
그렇고 그런 것.
유더와 코델리아 자신을 대입하였고, 코델리아는 다시 한 번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으아앙!’
어떡해, 어떡해.
본래 새하얗던 얼굴은 이제 완전히 새빨갛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톡 건드리면 그대로 터질 것 같다고 해야 할까?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맞아, 말도 안 된다구!’
망상이다.
지나친 망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가 유더이지 않은가.
아웃복서009!
맨날맨날 나만 놀리던 나쁜 놈!
처음 만났을 때부터 게임 존나 못한다고 놀리던 못된 놈!
“후우, 후우.”
효과가 있었다.
코델리아는 천천히 심호흡을 한 뒤 쿵쾅쿵쾅 마구 뛰는 심장을 어떻게든 진정시켰다.
‘맞아, 그래. 말도 안 돼. 응응, 말도 안 되고 말고.’
자기랑 유더랑 결혼이라니. 에이, 말도 안 되지~. 응응, 그러니까 이건 고민할 필요도 없지~.
‘씨발.’
긍정적 마인드는 역시 쉽지 않았다.
하지만 코델리아는 욕지거리 한 번으로 마음을 다스린 뒤 다시 생각했다.
‘아무튼 결혼이란 건 두 사람이 하는 거잖아?’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아무튼 당사자 두 사람이 하는 일이었다.
‘그러니까 괜찮아.’
유더와 코델리아 자신이었으니까.
그리고 앞으로 플레이아데스는 더욱 더 개판이 될 예정이었다.
7대 재앙이 시작되면 세일룬 왕국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에 개막장 상황이 펼쳐지니 말이다.
그러니 약혼 건도 어찌어찌 무마될 가능성이 있었다.
‘물론 그 개막장 상황을 막는 것이 목표지만.’
아무튼 결혼은 아직 머나먼 일.
벌써부터 머리 싸매고 고민할 일이 아닌 것이었다.
‘맞아! 난 어리다고!’
아직 미성년이었으니까.
물론, 법적으로만 그럴 뿐 플레이아데스에서는 미성년 남녀의 결혼이 무척이나 흔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좋아, 좋아. 그리고 생각해보니 혼자 고민할 일이 아냐. 유더라면 분명 무언가 방법을 찾아줄 거야.’
우리집 유더라면!
‘아, 든든하다.’
이러나저러나 아군일 때는 정말 든든하단 말이지.
새삼 마음의 평화를 얻은 코델리아는 고개를 들어 다시 유더의 옆얼굴을 보았다.
무심코 생각했다. 아니, 생각하고 말았다.
‘그런데.’
손은 엄청 많이 잡지 않았나?
뭔가, 손을 잡았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않게 될 정도로 자주······.
생각해보니 정말로 그러했다.
당장 오늘도 손은 열 번도 넘게 잡은 것 같으니 말이다.
‘안기도··· 하고?’
야생의 땅에서 한창 헤맬 때는 거의 매일 서로 끌어안고 잤으니까.
안기고, 업히고, 다시 안기고.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
‘뭐, 뭐야. 뭐야 이거.’
새삼 부끄러웠다.
얼굴이 다시 발갛게 달아올랐다.
‘아, 아냐. 괜찮아. 괜찮다구.’
의식하고 한 게 아니니까. 환경 때문이었으니까. 전우, 동료. 응응, 그런 거.
억지로 다시 합리화를 한 코델리아는 훅훅 숨을 고른 뒤 유더를 쳐다보았고, 다시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아이씨! 왜 이러지?’
왜 유더 입술만 보이지?
‘으으으··· 아델리아 언니야. 아델리아 언니가 내 머릿속에 독을 풀었어!’
공공장소에서 남들 다 쳐다보는데 왜 키스를 하고 그래!
코델리아는 잠시 아델리아를 원망하는 시간을 가졌고, 덕분에 다시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후우, 좋아. 아무튼 논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내가 꼭 유더랑 결혼하게 될 거란 법은 없어. 응응, 그렇고 말고.’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까.
‘그런데 유더는 어떻지?’
문든 든 의문이었다.
좀 짜증나는 일이긴 했지만, 코델리아 자신이 떠올린 일을 유더가 떠올리지 못 할 리 없었으니까.
유더는 코델리아 자신과 결혼하는 상황을 생각했을까?
생각했다면 그에 대해서는 또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잠깐.’
순간 코델리아의 눈이 가늘게 변했다.
그리고 코델리아는 야생의 땅에서 유더와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복기해보았다.
어느 순간부터 무척이나 친절해진 유더.
언제나 자신을 상냥하게 대하는 유더.
힘들지 않냐며 툭하면 업어주는 유더.
‘맛난 밥도 맨날 해주고.’
흐으음.
흐으음.
흐으으으으음.
코델리아의 눈이 점점 더 가늘어졌다.
그리고 오랜만에 짐승의 감이 아닌, 여자의 감을 발동시켰다.
‘혹시··· 나 좋아하나?’
유더가 코델리아 자신을.
‘하하하! 말도 안 되잖아! 말도 안 되지! 응응, 말도 안 돼. 하하하. 말도 안 되지만 그래도 혹···시?’
잘해준다고 다 좋아하는 건 아니다.
잘해준다고 혹시 나 좋아하나? 하는 건 너무나 일차원적인 생각이었으니까.
‘그냥 물어볼까?’
너, 나 좋아해?
라고?
‘아, 아니. 씨발. 이건 좀 아니고.’
오랜만에 욕지거리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코델리아는 다시 숨을 가다듬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돌직구로 물어보는 건 너무 위험부담이 컸다.
‘맞아, 만약에 아니면 어떡해.’
‘너 나 좋아하지?’ 라고 물어봤는데 ‘아닌데?’ 라는 대답이 돌아온다면.
근자감 쩌는 도끼병 환자 취급을 받는다면.
‘안 돼, 못 버텨. 못 견뎌. 분명 두고두고 놀릴 게 분명해.’
그러니 돌직구는 안 된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좋아, 그럼 관찰해서 알아내자.’
항상 붙어 다니니 관찰할 시간은 얼마든지 있었다.
‘응응, 좋아. 알아내겠어!’
뭔가 옆길로 새도 너무나 샌 코델리아였지만, 애당초 패닉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이어가던 망상과 고민이었다.
뭐라도 결론이 나왔으니 한동안은 그쪽으로 매진할 생각인 코델리아였다.
그리고 바로 옆자리.
혈압이 걱정될 정도로 얼굴을 붉혔다 말았다를 반복하는 코델리아의 다이나믹한 변화를 유더는 눈치 채지 못 하고 있었다.
코델리아의 얼굴이 아닌 다른 곳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쉽다.’
고양이 귀랑 걸을 때마다 살랑거리는 꼬리.
진짜 어울리는데.
엄청 귀여운데.
아무래도 세일룬 왕국에서도 저러고 돌아다닐 수는 없었으니까.
‘안타깝군.’
그래도 챙겨는 둬야지.
코델리아에게 딱히 말한 적은 없지만, 토끼 머리띠와 꼬리도 잘 챙겨둔 유더였다.
‘좋아! 알아내겠어!’
‘나중에 기회 봐서 또 해달라고 해야지.’
코델리아와 유더는 각기 다른 생각을 품었고, 그런 두 사람을 멀리서 바라보던 게일과 아델리아는 서로를 돌아보며 훈훈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 잘 어울리죠?’
‘물론입니다. 정말 아름다워요, 아델리아.’
역시나 아직은 눈빛 대화가 서툰 두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런 게일과 아델리아는 물론이고 유더와 코델리아까지 바라보던 갈까마귀들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얼굴을 구겼다.
더러운 세상.
우린 대체 무얼 위해 북부에서 싸우고 있는 것일까.
깊은 상념 속에서 행군은 계속되었고,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그렇게 이틀.
유더와 코델리아의 시야에 북부 최강을 자랑하는 요새도시- 썬더둠이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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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까마귀들의 승리에 영광을!”
“영광을!”
썬더둠 요새에 거하는 것은 갈까마귀들만이 아니었다.
요새 도시답게 일반 시민들도 적지 않았고, 수만에 달하는 그들은 갈까마귀들이 안고 돌아온 승전보에 열광했다.
“흐레스벨그 백작 만세!
“만세!”
“갈까마귀 만세!”
“만세!”
요새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항상 국경을 지키기만 하던 갈까마귀들이 직접 국경을 넘어, 저 야만의 땅에 원정을 나가 승리를 쟁취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으니,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했다.
‘애당초 축제가 적기도 하고.’
언제 쳐들어올지 모를 야만족을 경계하는 요새도시였다.
즐길 거리가 부족한 이곳에서 모처럼 찾아온 축제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그러니까 우리 백작님께서 말이지!”
“하, 자네들도 봤어야 하네. 우리 갈까마귀들의 용맹한 랜스 차징을!”
“아주 그냥 그 악마 추종자 놈들을!”
곳곳에서 갈까마귀들이 무용담을 늘어놓았고, 요새를 지키느라 원정에 참여하지 못 했던 갈까마귀들은 아쉬움에 몸부림쳤다.
술과 음악과 맛난 음식.
깊어지는 밤.
모처럼만에 하얗고 치렁치렁한 드레스를 입은 코델리아는 눈을 좌우로 굴렸다.
‘없어졌어.’
게일과 아델리아.
어느 순간 유령이라도 된 것처럼 홀연히 사라졌다.
‘으으으······.’
뭘 하러 사라진 것일까.
코델리아는 빨개지려는 얼굴을 진정시킨 뒤 목표물을 향해 날카로운 시선을 던졌다.
유더 바이엘.
루카스와 술잔 대신 쥬스가 든 유리잔을 나누고 있는 코델리아 자신의 약혼자.
‘떠보자.’
유혹··· 까지는 아니고, 아무튼 코델리아 자신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한 번 알아내 보자!
마음을 단단히 먹은 코델리아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유더를 향해 나아갔다.
그런데 어째 가까이 가보니 유더와 루카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지금··· 말씀입니까?”
“예, 무례한 부탁인 것은 압니다만··· 더 이상 참지 못 하겠습니다. 머릿속에 유더 공자 생각뿐입니다.”
‘뭐라고?!’
마지막은 코델리아였고, 다행히 머릿속으로만 외치는데 그쳤다.
‘뭐야, 뭔데. 루카스가 유더 생각만 한다고?’
왜? 왜 그러는데?
서, 설마?
코델리아가 막 망상회로를 가동하려 할 때였다.
유더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코델리아를 불렀다.
“코델리아.”
“어? 응! 어!”
급히 답한 코델리아는 쪼르르 유더에게 달려갔고, 유더는 약간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루카스 공자께서 대련 신청을 하셔서··· 지금부터 연무장에 갈 생각이야.”
“대련? 아! 대련! 아하, 역시 그런 거지?”
다행이다.
코델리아가 안도의 숨을 토하자 고개를 갸웃한 유더였지만 이내 다시 본론으로 돌아갔다.
“아무튼 그래서 연무장에 갈 건데, 같이 갈래?”
유더의 제의에 코델리아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갈게. 저도 가도 되죠? 루카스 공자.”
“물론입니다.”
약간은 딱딱한 얼굴로 루카스가 응답했다.
코델리아가 따라오는 것이 불만이라서가 아니라, 유더와 대련을 할 거란 사실에 긴장을 해서였다.
“그럼 이동하도록 하죠.”
빙긋 웃으며 말한 유더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코델리아의 손을 잡고 에스코트를 시작했고, 평소라면 아무 생각 없이 발걸음을 내디뎠을 코델리아는 순간 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의 뒤를 따르는 루카스.
‘살살할 생각이야.’
‘살살 잡는다고?’
‘잡긴 뭘 잡아? 루카스가 몹이야?’
‘응? 아, 루카스. 어어. 살살해, 살살.’
눈빛 대화를 나누며 나간지 얼마나 지났을까.
세 사람은 썬더둠 요새 지하에 위치한 연무장에 도착했다.
실외 연무장도 있기는 했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 띄기 싫어서였다.
‘루카스한테도 그게 나을 테고.’
살살한다고 했지만, 이러나저러나 루카스는 천재였다.
어설프게 대충 상대하면 반드시 눈치 채고 말 터였다.
그러니 살살하지만 힘을 감추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리한다면······.
‘루카스가 깨지겠지.’
그것도 제법 엉망진창으로.
그러니 남들에게 보여줄 수 없었다.
조용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대련이어야만 했다.
‘껍질을 깨는 계기가 되기를.’
붉은바람도 그러했으니까.
힘의 격차를 보고 울고 좌절했지만, 이내 일어서서 더욱 정진하고 노력했으니까.
마법구가 어둠을 밝혔다.
돌로 만들어진 연무장 바닥 위에 루카스가 섰고, 숨을 크게 골랐다.
‘다녀올게.’
‘잘해. 파이팅!’
유더의 눈빛에 반사적으로 응원을 한 코델리아는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았고, 유더는 루카스를 향해 나아갔다.
그런데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한 순간이었다.
인기척.
지금까지 느껴지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돌연 강한 존재감을 발했다.
유더와 루카스는 반사적으로 돌아보았고, 연무장 한 편에 서 있는 흐레스벨그 백작을 볼 수 있었다.
세일룬 왕국 십검호 가운데 하나.
루카스의 아버지이자 성왕십자검의 당대 사용자.
“개의치 말고 시작해라.”
낮게 말한 그는 코델리아의 옆에 가 섰고, 저도 모르게 움찔한 코델리아는 유더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유더는 쓰게 웃었다.
이곳은 썬더둠 요새. 갈까마귀들의 요람이었으니, 애당초 흐레스벨그 백작 몰래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장소였다.
‘흐레스벨그 백작.’
북부 사강 가운데 하나.
바이엘 백작과 호각이란 평을 받는 절정의 검호.
루카스와 유더 자신을 비교하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유더 자신을 통해 바이엘 백작의 힘을 가늠하고 싶은 것일까.
‘그냥 순수한 호기심일지도.’
유더는 머릿속을 채우던 복잡한 생각들을 떨쳐냈다.
루카스도, 흐레스벨그 백작도 모두 아군이었다.
특히나 루카스는 순수 그 자체인 아이.
그러니 이쪽도 순수하게 대하면 될 일이었다.
“시작할까요?”
유더의 물음에 루카스가 흠칫했다. 그렇지 않아도 긴장하던 차에 흐레스벨그 백작이 나타나니 완전히 얼어붙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루카스였다.
검의 재능 하나만큼은 플레이어블 캐릭터들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이답게 검을 쥐자 분위기가 변했다.
한 번의 호흡으로 긴장을 떨쳐냈다.
“시작하죠.”
루카스가 말했고, 유더는 약간의 고민 끝에 두 주먹을 움켜쥐었다. 흑룡의 기운으로 두 팔을 감싼 뒤 루카스를 마주하였다.
루카스와의 대련.
그리고 아마 이 다음에 이어질 것은-
‘흐레스벨그 백작.’
유더는 생각을 끊었다. 포효하며 돌진해오는 루카스를 향해 주먹을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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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7장 - 약혼식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