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엔딩메이커-133화 (133/473)

< 제49장 - 왕도행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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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아마 오는 건 중급 마인일 거야.”

유더의 말에 코델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와서 새삼 하급 마인을 보낼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아서였다.

“당장 저번 추격전에서도 하급 마인들은 그냥 썰려나갔으니까. 아마 솔루지아는 우리 각자의 강함을 하급 마인 한 명과 동격··· 정도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겨우?”

“그것도 잘 쳐준 거지. 생각해봐. 랑게스트에서 하급 마인 하나 상대로 죽을동 살동한 우리잖아? 그때부터 겨우 한 달하고 조금 지났을 뿐인데 강해져봐야 뭐 얼마나 강해졌겠어.”

“그러게.”

순순히 답한 코델리아는 마지막에 가서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솔루지아의 상상보다 몇 배는- 아니, 거의 열 배 이상 강해졌다는 사실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아무튼 중급 마인을 보낼 거야. 그리고 솔루지아의 성격상 하나만 보낼 리가 없지. 지난  번에 직접 나섰는데 실패한 거까지 고려하면 아마 세 명을 보낼 거야.”

솔루지아는 제법 신중한 성격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사례를 보았을 때, 솔루지아가 자신들을 잡기 위해 동원한 마인의 숫자는 언제나 둘 이상이었다.

“지난 번에 직접 나섰던 걸 보면 우릴 정말 잡고 싶어 안달이 났을 거야. 아마 우리 때문에 조직 내에서 입장 같은 게 많이 어려워졌겠지.”

“그래서 중급 마인 셋을 보낸다고?”

“어, 솔루지아의 성격상 그럴 가능성이 높아.”

유더가 확언하자 코델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유더가 말하니 그냥 사실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 우릴 잡기 위해 오는 중급마인은 다음과 같을 거야. 루, 켄, 카고.”

“누가 오는 지까지 안다고?”

“솔루지아에게는 선택지가 별로 없으니까. 중급 마인은 그리 흔한 자원이 아냐.”

“어··· 그치만 흔하던데?”

“아니, 그건 야생의 땅에서 하라겐이 제법 전력을 쏟아 부어서 그런 거고. 악마의 눈도 야생의 땅 작전 때문에 손해가 막심할 걸? 중급 마인들을 뭉텅이로 잃었으니까.”

“오홍.”

“아무튼 악마의 손은 여섯 지부로 구성되어 있고, 솔루지아가 움직일 수 있는 건 그 중 하나뿐이야. 소속된 중급 마인의 숫자라고 해봐야 최대치로 잡아도 여섯 명에 불과해.”

“그래도 여섯 명 중에 세 명이잖아. 어떻게 루랑 켄이랑······.”

“카고.”

“그래, 카고. 아무튼 걔들 셋이라는 보장이······.”

“있어.”

유더의 말에 코델리아는 다시 눈을 깜박이다가 고민해보았다.

뭘까.

어떤 보장이 있는 걸까.

“말해도 돼?”

“응응, 말해줘.”

코델리아가 마술의 트릭을 궁금해 하는 소녀처럼 묻자 유더는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너도 알다시피 우리라고 해도 악마의 손에 대한 모든 걸 알고 있는 것은 아니야. 당장 불완전하긴 해도 예지 능력을 가진 자가 있다는 사실도 몰랐으니까.”

“그런데?”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모르는 것도 아니지. 원작에서 뭉쳐 다녔던 놈들이나, 대사에서 파악할 수 있는 놈들의 성격, 행동거지에서 드러나는 상호간의 관계.”

솔루지아는 신중한 성격이었고, 매사를 꼼꼼하게 처리하는 편이었다.

즉, 합동 임무를 내릴 때는 부하들의 상성을 고려할 만한 상사라는 소리였다.

“사이가 나쁜 놈들을 같이 보내 경쟁심을 유발한다···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종류의 임무에는 옳지 않아. 솔루지아는 보수적인 성격이니 서로 손발이 잘 맞는 녀석들을 골라 보낼 거야. 그러니 지금까지의 근거를 모두 종합해봤을 때 나올 수 있는 가장 가능성 높은 조합은-.”

“루, 켄, 카고라고?”

“바로 그거지.”

유더의 미소에 코델리아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공겨해 올 거란 사실 하나로 여기까지 파악하는 유더가 너무 신기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냥 유더의 이야기였기에 틀릴 가능성도 있었지만-

‘그럴 거 같지가 않아.’

다름 아닌 유더였으니 말이다.

‘진짜 우리집 유더라 다행이야.’

남의집 유더였으면 얼마나 끔찍했을까.

‘맞아, 끔찍했어. 맨날 맨날 놀리고. 사악해.’

지난 5년 간의 일들을 떠올린 코델리아는 새삼 미간을 찌푸렸고, 영문을 모르는 유더는 고개를 갸웃했다.

“코델리아?”

“너 못됐어.”

“뭐라고?”

“음, 나중에. 아무튼 그래서?”

코델리아가 눈을 반짝이며 묻자 유더는 재차 고개를 갸웃했지만 굳이 따지고 넘어가는 대신 설명을 계속했다.

“아무튼 누가 오는지 알았으니 놈들의 성격과 능력을 기반으로 작전을 짤 수 있어.”

“함정을 파는 거야?”

“맞아. 그리고 장소는 여기. 파이커스 백작령에 속한 마을인 마크빌이야. 상대방의 예지 능력자는 대략적인 장소 밖에 예지하지 못 하니 아예 함정을 파고 장소를 확정시키면 두려워 할 필요가 없어.”

유더가 허공에 점을 찍듯 톡하고 손가락을 놀리니 코델리아가 흠칫하고 놀랐다.

“왜?”

“아니, 마을에서 폭발 일으키면 다치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을까? 무고한 민간인 피해라든가.”

“잠깐, 여기서 왜 폭발이 나오는데?”

“함정이라며.”

“함정인데 왜 폭발하는데?”

“함정이니까 폭발하지. 함정에 폭발은 국룰이라구.”

“언제부터 그런 국룰이 정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아니야.”

“칫, 시시해.”

코델리아가 입술을 삐쭉이자 유더는 저도 모르게 그녀의 허리춤에 자리하고 있는 도폭선 뭉치에 시선이 갔다.

코델리아를 기쁘게 하고 싶다는 생각에 만든 거였는데, 역시 실수한 것일까?

“아무튼 그럼 무슨 함정인데?”

“좀 더 조용하면서 온건한, 그리고 단순한 함정이지.”

빙긋 미소 지은 유더는 허공을 보며 머릿속으로 마크빌의 지도를 떠올렸다.

“일단 마크빌에는 우리 같은 귀족가 사람들이 묵을 만한 숙소는 하나밖에 없어. 즉, 놈들에게 우리가 마크빌로 향한다는 사실만 어필할 수 있다면 놈들은 알아서 그 하나밖에 없는 숙소- 하얀 비둘기 관에 집중하게 된다는 거지.”

누가 오는지 알고, 어디서 놈들을 맞이할지도 안다.

“놈들이 마크빌에 안 오면?”

“그럼 다음 함정을 파야겠지. 하지만 이번에 올 가능성이 높아.”

“솔루지아가 몸이 달아서?”

“빙고.”

상급 마인, 그것도 지부장인 그녀가 자신들을 잡기 위해 직접 나선 과거가 있었다.

아마 이번에도 마음 같아서는 직접 나서고 싶었을 터였다.

‘하지만 당장은 왕도 일로 바쁘겠지.’

이번 건국기념회는 악마의 손에게도 무척이나 중요한 행사였으니까.

‘어찌되었든 솔루지아는 마음이 급하고, 우리가 이렇게 무방비로 튀어나왔으니, 속전속결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그리하여 정해진 장소는 마크빌의 하나뿐인 고급 숙소인 하얀 비둘기 관.

“일단 방을 하나 잡을 거야.”

“어, 잠깐. 하나만?”

“어차피 함정이잖아. 굳이 두 개 잡을 필요 있어?”

“안 오면 함정으로 안 쓰고 그냥 자야 하잖아.”

“그···렇긴 한데. 음, 좀 새삼스럽지 않니?”

어차피 야생의 땅에서는 항상 같은 방 썼는데.

“그리고 이건 놈들의 타겟을 하나로 좁히기 위함이기도 해.”

“우우웅.”

망설이듯 볼을 부풀린 코델리아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유더 말대로 새삼스러운 일이었으니 말이다.

‘돈도 아끼고. 응응.’

나름 이유를 하나 더 갖다 붙이자 마음이 편해진 코델리아는 다시 작전에 집중했다.

“방을 잡고는?”

“시끌벅적하게 방에 들어간 다음에 슬쩍 빠져나와서 방을 감시할 수 있는 곳에 몸을 숨기는 거야.”

“그게 돼?”

“어, 비밀통로 알거든.”

코델리아의 물음에 유더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답했고, 코델리아는 눈을 깜박이다가 그냥 생각하기를 그만두고 말했다.

“유더 위키 굉장해.”

“후훗, 괜히 위키가 아니니까.”

모처럼 잘난 척을 한 유더는 설명을 마무리 지었다.

“우릴 공격하려다가 허탕 치고 빠져나가는 놈들의 뒤를 잡는 거야. 심플하지만 효과적이지.”

암살자를 잡기 위해서는 일단 은신해 있는 암살자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유더야, 정말 말한대로 잘 될까?”

“잘 될 거야. 루와 켄과 카고니까.”

공격해 오는 놈들의 성격을 파악해서 구상한 함정이니까.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자신감 어린 미소를 짓고 있던 유더는 돌연 장난기가 가득한 얼굴이 되어 말했다.

“그럼 우리 내기할래?”

“무슨 내기?”

“정말 내 말대로 되는지, 안 되는지.”

“뭐 걸고?”

“흠, 글쎄. 뭐든지 소원 하나 들어주기는 어때?”

“뭐든지?”

“어, 뭐든지.”

유더가 선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지만 코델리아는 알고 있었다.

저건 유더가 사기 칠 때 짓는 표정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치만.’

아무리 유더라도 놈들이 공격해올 위치와 놈들의 숫자, 거기에 구성원까지 전부 맞추는 건 무리이지 않을까?

“하나라도 어긋나면 내가 이기는 거지?”

“물론.”

“뭐든지라고 했다?”

“그대가 원하시는 것이라면 뭐든지. 뭐, 쫄리면 어쩔 수 없고.”

도발하듯 유더가 능글맞게 웃었고, 코델리아는 입술을 삐쭉이며 고민하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새삼 5년 동안 매일같이 불태웠던 승부욕이 솟구친 탓이었다.

“좋아! 콜!”

“사랑합니다, 고객님. 여기 싸인 하시면 됩니다.”

유더가 허공에 종이 내미는 시늉을 하자 코델리아는 쾅하고 지장 찍는 시늉을 했다.

“감사합니다. 그럼 결과를 기다려볼까요?”

유더가 말했고, 코델리아는 어쩐지 당한 느낌이 들었지만 얼른 도리질을 쳤다.

아무리 유더라도 하나 정도는 틀리겠지.

하나 정도는 틀릴 거야.

틀려야 하는데.

제발.

그리고 그날 밤.

구름이 껴 달빛도 별빛도 모두 가려져 어둡기만 한 그때.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유더가 밉살맞게 말했고, 코델리아는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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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와 켄과 카고.

악마의 손의 중급 마인인 셋 가운데 직접 숙소에 발을 들인 것은 카고였다.

텅빈 숙소에 당황한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침대 밑과 옷장 등 숨을 만한 곳들을 모조리 뒤져보았지만 유더와 코델리아는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지?’

분명히 숙소에 들어가는 것을 똑똑히 보았는데.

하지만 눈앞의 현실을 부정해봐야 변하는 것은 없었다.

카고는 발코니로 나가 작전이 실패했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갸웃했다.

‘뭐지?’

왜 답신이 돌아오지 않지?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기어오르기 시작한 불길한 예감에 어깨를 움츠린 카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다시 한 번 신호를 보냈다.

‘뭐야? 대체 뭔데?’

신호를 받을 사람은 루와 켄이었다.

한 명도 아니고 둘이나 있는데 왜 둘 다 응답을 하지 않는단 말인가.

뭔가 일이 잘못되었다.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일단 몸을 빼자.’

이런 상황에서 루와 켄을 찾아가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일단 카고 자신이라도 몸을 빼는 게 우선이었다.

마음을 정한 카고는 몇 번이나 숨을 고른 뒤 천천히 방을 나섰다. 발코니로 뛰어내리는 대신 복도를 지나 정상적인 루트로,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숙소를 나선 뒤 그림자에 몸을 숨겼다.

이대로 마을을 나간다.

순조로웠다.

어렵지 않게 마을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하아.”

카고는 저도 모르게 안도의 숨을 토했다.

그랬기에 호흡을 빼앗기고 말았다.

촤라라라락-!

마을을 빠져나온 직후.

그렇기에 마을에 피해를 끼치지 않을 장소.

새카만 도폭선이 순식간에 카고의 목을 휘감았다.

그 신속함이 마치 살아있는 촉수라도 된 것 같았다.

“커흑?!”

단숨에 목이 졸린 카고는 바로 마인화를 단행했다. 순식간에 몸이 부풀어 올랐고, 머리 위로 뿔 세 개가 솟구쳐 올랐다.

“누구냐!”

외친 그 순간 다시 도폭선들이 날아들었다. 카고는 목에 감긴 도폭선을 쥐어뜯으며 마치 칼날처럼 솟구친 오른손을 거칠게 휘둘렀지만, 도폭선들이 거짓말처럼 허공을 유영해 공격을 피했다. 그대로 다시 촉수처럼 카고의 왼팔과 허리를 휘감았다.

“크윽?!”

염동력.

그리고 연이은 점화!

콰가강!

도폭선이 폭발하며 카고의 왼팔이 떨어져 나갔다. 허리 역시 피해가 막심했고, 목은 반쯤 끊어진 상태가 되었다.

“하아!”

하지만 재생력을 갖춘 카고였다. 바로 상처를 수복하며 도폭선이 날아온 방향을 향해 시선을 던졌고, 그런 카고의 등 뒤로 황금빛 선풍이 불었다.

일격.

유더의 주먹을 통해 흑룡의 기운이 카고의 등속을 파고들었다. 심장을 강타해 파괴해버렸다.

“크아!”

카고가 검은 피를 토하며 돌아섰다. 하지만 유더를 볼 수 없었다. 다시 황금빛 선풍이 일었고, 어둠 속에서 날아든 빛의 검날이 카고의 가슴을, 심장 옆에 자리하고 있던 마정석을 꿰뚫었다.

천상의 심판.

새하얀 칼날에 어린 것은 천사의 힘일지어니.

“심판의 빛이여.”

코델리아가 주문처럼 읊조리자 천상의 심판의 칼날이 다시 한 번 빛났고, 카고의 전신이 검은 재가 되어 흩날렸다.

연이은 연계 기습을 통한 격파.

코델리아와 유더의 가슴께에 빛의 고리가 하나씩 떠올랐다.

“역시 우리 천사님.”

유더가 감탄하자 코델리아는 흥 소리를 내며 천상의 심판을 회수했다. 이러나저러나 천사의 힘을 제대로 쓸 수 있게 된 것이 기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리고?”

“칭찬할 건 그게 다야?”

코델리아가 슬쩍 묻자 유더는 눈을 깜박였지만, 이내 이해했다.

“도폭선.”

“흠흠.”

“엄청나긴 하더라. 진짜 무슨 촉수인줄 알았네.”

“흠흠.”

좀 더 칭찬하라는 아우라를 잔뜩 내보내는 코델리아였지만, 유더는 일단 이 정도에서 멈췄다.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좋아, 이제 역공을 개시한다. 성십자 수호단과 합류해 미네트를 친다.”

유더가 돌연 강한 어조로 말하자 눈을 깜박인 코델리아였지만 이내 맞장구를 쳤다. 유더와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다.

“응, 알겠어. 대대적인 공습인 거지?”

“세일룬 왕국의 수호단 병력이 총집결 할 거다. 이번에야말로 북부에서 악마의 손을 뿌리 뽑는다.”

거기까지 말한 유더는 다시 한 번 눈빛을 보냈고, 찰떡같이 알아들은 코델리아는 바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5분여.

충분히 거리를 벌렸다고 생각이 들자 코델리아는 다시 유더를 돌아보았다.

“방금은 무슨 소리야? 진짜 공격해? 그런 이벤트 있었어? 아니, 수호단이랑 이야기 나눴어?”

“아니, 그럴 리가. 당연히 뻥이지.”

“뻥이라고?”

“어, 뻥.”

빙긋 웃으며 말한 유더는 미간을 좁히기 시작한 코델리아에게 설명했다.

“카고에게는 사념 능력이 있으니까. 아마 내일 아침쯤이면 악마의 손에서도 놈들이 당한 사실을 알게 될 거야. 카고의 사념도 채집할 거고.”

그리고 카고의 사념은 방금 대화를 고스란히 전달해줄 터였다.

그로 인해 생기는 변화.

유더와 코델리아의 추적이고 나발이고 당장 언제 시작될지 모를 성십자 수호단의 공습에 대비해야 하는 솔루지아의 지부.

놈들의 지부가 있는 도시 이름까지 명확히 언급했으니 결코 그냥 넘기지는 못 하리라.

“와, 사기꾼 새끼.”

코델리아가 감탄을 담아 말했고, 유더는 언제나처럼 능글맞게 웃으며 물었다.

“그래서 싫어?”

“너무너무 좋아. 너무 예뻐.”

코델리아가 활짝 웃자 다시 만족한 유더는 가볍게 손을 내밀었다. 에스코트를 위함이었다.

“자, 그럼 우리 공주님. 생명의 신전으로 가실까요?”

아마 한동안은 악마의 손이 자신들을 신경조차 쓰지 못 할 터이니.

“네, 아빠.”

방긋 웃으며 답한 코델리아는 유더의 손을 잡는 대신 등에 업혔고, 유더는 황금빛 선풍을 일으켰다.

“그런데 공주님.”

“네, 공자님.”

“뭐든지 소원 하나 들어주는 거였죠?”

코델리아는 답하는 대신 흠칫 몸을 경직시켰고, 유더는 능글맞은 미소를 지었다.

“무슨 소원을 빌어야 하려나.”

코델리아는 저도 모르게 마른 침을 꿀꺽 삼켰고, 유더는 일부러 입을 다물었다.

이렇게 하면 코델리아가 혼자서 온갖 망상을 다 할 테니까.

‘귀여우셔라.’

짓궂게 웃은 유더는 조용한 질풍이 되었다.

끙끙 앓기 시작한 코델리아와 함께 생명의 신전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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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9장 - 왕도행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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