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1장 - 검은 번개 >
제71장 - 검은 번개
콰강!
굉음이 수호진의 방 전체를 가득 채웠다.
소리로 소리를 지웠고, 그렇게 형성된 무음의 영역에서 번개가 작렬했다.
칠흑.
밤하늘을 가르는 번개가 그러하듯이 단번에 궤적을 그렸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뻗어나갔다.
쾅!
두 번째 뇌성이 터진 그때 호국공은 제대로 공격을 보지 못 했다.
삶에 대한 강한 집착과 오랜 전투 경험으로 말미암아 공격을 피하기는 했지만, 뭘 어떻게 피한 것인지 스스로도 알지 못 했다.
하지만 호국공이었다.
십검호의 하나였다.
공격을 피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도 전에 반격을 펼쳤다.
암청색 기운을 집중시킨 왼손을 돌진시켰다.
츠확!
찢어졌다.
암청색 기운이 유더의 가슴을 갈랐다. 그리고 그 순간에야 호국공은 주변 상황을 완전히 인지했다.
유더가 내지른 정권을 자신이 상체를 뒤틀어 피했다는 사실과, 자신의 반격을 유더가 마찬가지로 상체를 비틀었다는 사실을 거의 동시에 깨달았다.
그리고 다시 검은 번개가 작렬했다.
유더의 전신에서 폭발하듯 일어난 검은 기운이 호국공의 시야를 가득 채웠고, 이내 유더의 짐승 같은 맹공이 펼쳐졌다.
쾅! 쾅! 쾅!
유더의 가슴 한 가운데 자리한 검은 태양이 무지막지한 힘을 발산했다.
뇌신초래가 그 힘을 번개로 바꾸었고, 유더의 일권은 검은 번개를 두른 뇌격권이 되어 대기를 찢어발겼다.
빠르고 강맹했다.
동시에 거칠기 짝이 없었다.
무리였기 때문이다.
시간이 부족했다.
오문을 열고 겨우 한 달 남짓.
온전히 적응하지 못 했다.
더욱이 그 사이에 그렇게까지 큰 성장을 이룬 것도 아니었다.
육문을 여는 것은 무리수였다.
환골탈태로 영육의 그릇 자체가 커지지 않았다면, 성검 클라우 솔라스라는 변수가 없었다면 애당초 육문 자체가 열리지 않았을 터였다.
폭주.
제대로 된 운용이 불가능한 상태.
심장의 박동이 너무 빠르고 거칠었다. 검은 태양이 자리한 가슴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다.
전신에서 방출된 검은 번개는 대기를 불태우는데 그치지 않고 유더의 살갗을 부수고 찢었다.
공격은 충분히 빠르고 강했지만 너무 거칠었다. 평소의 유더가 보여주던 정밀함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자멸.
감당할 수 없는 힘에 짓눌려 부서지고 말 운명.
스스로 불러온 약속된 파국.
부서진다.
앞으로 일권을 내지르면.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폭주한다.
제어를 완전히 벗어난다.
검은 태양의 힘이 유더를 파괴한다!
쾅!
재차 뇌성이 터졌다. 유더의 주먹이 검은 번개가 되어 작렬했다.
그리고 유더는 무너지지 않았다.
심장은 여전히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쿵쿵거렸지만, 미쳐 날뛰는 번개가 유더의 팔과 다리에 계속해서 새로운 상처를 더하였지만, 유더는 부서지지 않았다.
감당할 수 없는 힘을 위태롭게나마 제어해냈다.
천무지체.
하늘이 내린 무의 화신.
거기에 유더의 상식을 벗어난 집중력과 계산능력이 더해졌다. 미쳐 날뛰는 전신을, 본래라면 제어할 수 없어야 할 힘을 끝끝내 자신 안에 가두었다.
“우오오오!”
유더는 짐승처럼 포효하며 호국공을 몰아붙였다.
공격 경로를 계산하던 기존의 방식 대신, 미쳐 날뛰는 힘에 스스로를 맡겼다. 문자 그대로 짐승이 되어 맹공을 퍼부었다.
쾅! 쾅! 쾅!
호국공은 공격을 온전히 피하지 못 했다.
검으로 유더를 공격하지도 못 했다. 미쳐 날뛰는 맹수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유더의 공격이 일곱 수에 달했을 때, 호국공은 유더의 공격에 조금이지만 적응했다. 열두 번째 수가 펼쳐졌을 때는 기어코 반격의 틈을 찾아냈다.
“우오오!”
유더의 포효 속에서 호국공은 이를 악물었다. 빗맞은 왼쪽 어깨가 부서지는 것 같은 고통 속에서도 유더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거칠기 짝이 없는 검격으로 유더의 목덜미를 물어뜯으려 했다.
콰가강!
짐승의 이빨과 같은 검격.
무척이나 거친 상흔을 남기는 호국공 특유의 검기.
하지만 닿지 못 했다. 호국공이 반격의 틈을 노린 그때, 다프네 왕녀과 디온 왕자가 끼어들 엄두조차 내지 못 하고 그저 지켜만 보고 있던 그때.
코델리아는 손을 놓고 있지 않았다.
성검의 막대한 힘을 억지로 생명력으로 전환한 뒤 방출한 덕분에 전신의 신경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지만, 무지막지한 고통 속에서도 그녀는 눈을 감지 않았다. 지켜보았고, 그렇기에 자신이 나서야 할 순간을 본능적으로 직감할 수 있었다.
‘그리스.’
격통 속에서 코델리아가 짜낸 마법.
너무나 기본적이고, 이제 막 마법을 익히기 시작한 초심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초 마법.
하지만 그렇기에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다.
더욱이 코델리아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화력덕후였지만, 그래도 한 가지 사실을 잊지 않았다.
마법사의 싸움.
마법사의 역할.
마법이란 이름의 기적을 일으키는 존재.
미끄러졌다.
유더의 공격을 피하고 반격을 펼치려는 그 순간, 호국공이 전세를 뒤집을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가 찾아온 그때.
호국공은 갑자기 미끄러워진 바닥 때문에 발을 제대로 딛지 못 했다. 완전히 넘어지진 않았지만, 공격이 뒤틀렸다. 공격 자체도 늦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 틈을 유더는 놓치지 않았다.
쾅!
뇌격권.
유더의 주먹이 호국공의 복부에 꽂혔다. 전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완벽한 일격을 호국공에게 선사했다.
“커헉!”
호국공이 피를 토했다. 몸이 살짝 허공으로 떠올랐고, 유더의 두 번째 공격이 그런 호국공의 가슴을 향했다.
쾅!
호국공이 거칠게 날아 벽에 처박혔다. 유더는 그런 호국공을 향해 몸을 날렸고, 그 순간 호국공은 다시 한 번 검을 휘둘렀다. 평생 동안 검을 휘둘러온 자로서 몸이 절로 반응한 것이었다.
하지만 아까와는 달랐다. 유더는 그 검을 똑똑히 보았다. 암청색 기운이 실린 그것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흑룡십자격.
검날이 아닌 검면을 노린, 통상이라면 무모하기 짝이 없는 공격.
하지만 천무지체가 그것을 가능케 했다. 검은 번개와 암청색 검기가 충돌했고, 굉음과 함께 호국공의 검이 폭발했다.
콰강!
검날이 튀었다. 조각조각난 그것들이 유더와 호국공의 몸을 찢었다. 그리고 유더가 오른주먹을 휘두른 힘을 살려 몸을 회전시켰다. 흑룡의 기운이 실린 회전차기가 대각선 위에서 아래로 마치 벼락처럼 쏟아져 내렸다.
콰가강!
다시 번개가 터졌다. 하지만 호국공은 무너지지 않았다. 유더의 공격을 왼팔로 방어했다. 어떻게든 견뎌내며 암청색 기운을 폭발시켰다.
츠화아-!
유더의 눈을 현혹시킨다. 어떻게든 공격의 기회를 포착한 뒤 폭주하기 직전인 저 가슴에 일격을 찔러넣는다.
검은 이미 없었다. 부서져 쓸 수 없었다.
하지만 전장에서 이런 일을 비일비재했다. 호국공의 움켜쥔 주먹에 암청색 기운을 집중시켰다.
“우오오!”
호국공이 주먹을 내질렀다. 그리고 유더는 현혹되지 않았다. 검은 태양이 폭주하는 와중에도- 아니, 그렇기에 보다 날카로워진 기감으로 호국공의 기운을 읽어냈다. 자신을 향해 뻗어오는 주먹의 궤적에 정확히 주먹을 찔러넣었다.
쾅!
주먹과 주먹이 충돌했다.
검은 번개와 암청색 기운이 굉음과 함께 상쇄되었고, 유더와 호국공의 주먹이 동시에 부서졌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극명한 차이가 존재했다.
생명의 구.
검은 태양의 힘으로 증폭된 유더의 재생력.
“우오오오오!”
호국공은 왼팔과 오른주먹을 모두 잃었다. 하지만 유더는 아니었다. 호국공을 향해 일방적인 맹공을 퍼부었다.
쾅! 쾅! 쾅!
암청색 기운을 부순다. 호국공의 육신을 파괴한다!
콰앙!
흑룡십자격이 호국공의 가슴을 강타했다. 호국공은 피를 토하며 뒤로 크게 밀려났고,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던 유더는 왈칵 피를 토했다.
한계였다.
더 이상의 공격은 무리였다.
이 이상 검은 태양을 운용하면 정말로 심장이 터져버릴 터였다.
그렇기에 유더는 힘을 거두었다.
호국공에게 아직 최후의 여력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였다.
유더는 잊지 않았으니까.
한 사람이 더 있다는 것을.
결정적인 도움 이후에도 만족해 쓰러지는 대신 이를 악물고 막타 칠 기회만을 노릴, 그런 여인이 있다는 것을.
“끝내.”
유더가 말했고, 코델리아는 응답했다. 성검에 매달리듯 몸을 기댄 그녀가 다시 한 번 순백의 광익을 크게 펼쳤다.
성검의 힘을 흡수한 것은 유더만이 아니었다.
생명력으로 전환해 방출하는 와중에 솔라리의 신성력을 문자 그대로 뒤집어쓰다시피 한 그녀의 날개에 새로운 힘이 실렸다.
천사의 승급.
그로 말미암아 보다 강해진 신성력!
“으아아!”
코델리아가 눈을 질끈 감으며 울부짖었다. 성검의 힘을 다시 한 번 받아들였고, 고통과 희열 속에 신벌의 번개를 방출하였다.
콰가가가!
유더의 검은 번개와 정반대라 해도 좋을 순백의 번개.
성검으로부터 시작된 그것이 호국공의 가슴을 강타했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암청색 기운의 근원을 파괴했다.
그리고 이어진 붕괴.
호국공이 무릎이 꺾였다. 더는 버티지 못 하고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크하··· 하······.”
유더는 거친 숨을 토하며 헐떡이더니 그대로 털썩하고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건 성검에 매달려 있던 코델리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검면을 따라 미끄러지는가 싶더니 그대로 철퍼덕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코델리아는 의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졸도하고 싶었지만 이를 악물어 가며 버텼다.
아직 순백의 고리가 떠오르지 않았으니까. 호국공의 숨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았으니까.
아무리 십검호라 한들 이 와중에 다시 일어설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정말로 끝나기 전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었다.
코델리아는 푸른 눈동자로 호국공을 보았다.
가느다란 숨을 토하는 그의 곁으로 헨리 2세가 다가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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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공은 천천히 숨을 쉬었다.
고통스러웠다.
가느다란 숨이 금방이라도 끊길 것 같았다.
눈앞이 흐렸다.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리고 호국공은 깨달았다.
죽는다.
이대로 끝이 난다.
키다리와 똑같은 결말을 맞이한다.
발악하고 싶었다.
무어라 소리라도 지르며 저항하고 싶었다.
하지만 할 수 없었다.
숨은 점점 가늘어졌고, 몸은 힘을 잃어갔다.
두렵다.
무섭다.
죽고 싶지 않다.
눈에서 눈물이 새어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흐리던 시야가 더 흐려졌다.
그리고 호국공은 볼 수 있었다.
빛을 잃어가는 눈동자에 마지막으로 비친 한 사람의 얼굴을.
“호국공.”
세 번째 왕이었다.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알 수 있었다. 눈물범벅이 된 녀석의 얼굴을 금방 떠올릴 수 있었다.
“제가, 제가 잘못한 탓입니다. 제가 너무 무능했기에··· 제가 너무··· 못났기에······.”
그렇지 않다면 호국공이 배신할 이유가 없었으니까.
구국의 영웅인 그가 세일룬 왕국을 향해 검을 뽑아들 이유 따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으니까.
호국공은 웃었다.
자기도 모르게, 인지하지도 못한 상태로 미소를 짓고 말았다.
헨리 2세의 멍청함 때문이 아니었다.
맹목적이라 해도 좋을 그의 어리석은 믿음에 기가 차서도 아니었다.
더 이상 앞이 보이지 않았다.
헨리 2세의 흐느낌조차도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조금씩 감각이 무뎌지고 있었다.
그리고 호국공은 입을 벌려 말했다.
“그렇지··· 않다.”
네 잘못이 아니다.
그저 나의 욕심이다.
죽고 싶지 않았고, 늙고 싶지 않았고, 다시 힘을 되찾고 싶었다.
그걸 위해 너를 배신하고 나라를 배신하고 왕족들을 죽였다.
오직 나를 위해.
나 자신만을 위해.
너 같은 건 애당초 고려 대상조차 되지 못 했다.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그저 나 스스로를 위한 행보였을 뿐이다.
호국공은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
때문에 자신이 제대로 말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어째서일까.’
어째서 최후의 순간에.
마지막 숨을 토하는 이때에 이런 말을 남기는 것일까.
저주의 말을 퍼부어도 부족하지 않을 터인데.
헨리 2세가 나타나지만 않았더라도 다른 결말이 펼쳐졌을지도 모를 일인데.
어째서, 어째서 저주의 말 대신 이따위 말을 쏟아내고 있는 것일까.
“호국공······.”
머저리 같은 녀석.
바보처럼 웃기만 하더니 이제는 울기만 하는구나.
보이지 않았고 들리지 않았다.
이제는 무어라 생각을 잇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죽음.
약속된 결말.
그 마지막 순간에 호국공은 입을 열어 숨을 토했다.
그의 뇌리에 최후의 생각이 번지듯 흩어졌다.
그리고 호국공은 그대로 숨을 거두었다.
어둠이 그의 의식을 앗아갔다.
&
헨리 2세가 호국공의 시신 위에 엎드려 울음을 삼켰다.
다프네 왕녀는 그 자리에 쓰러져 거친 숨을 몰아쉬었고, 디온 왕자는 바닥에 떨어진 다프네 왕녀의 손을 회수했다.
그리고 유더는 보았다.
바닥에 쓰러진 채 꿈틀거리는 코델리아의 가슴 주위에 새하얀 빛의 고리들이 생겨나는 것을.
하나, 둘, 셋, 넷, 다섯.
유더 자신의 가슴께에는 그보다 하나 적은 네 개의 고리가.
이제 끝났다.
마침내 호국공을 꺾고 왕족들의 몰살을 막아냈다.
헨리 2세의 절규가 안타까웠지만, 아직 정리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았지만 그래도 일단락이 났다.
때문에 유더는 마지막 힘을 다해 몸을 움직였다. 반쯤 기다시피 하여 코델리아의 곁에 다가섰다.
“끄으··· 으······.”
자기가 토한 피에 얼굴이 파묻혀 있던 코델리아를 어떻게든 돌아눕게 한 뒤 그 옆에 쓰러지듯 자리를 잡았다.
코델리아가 거친 숨을 토했다.
유더 역시 그러했고, 이내 느낄 수 있었다.
바닥을 더듬으며 다가오는 코델리아의 손을, 차갑게 식은데다 덜덜 떨리기까지 하는 그녀의 작은 손을.
유더는 반사적으로 코델리아의 손을 붙잡았다. 꼼지락 거리는 그녀의 손을 깍지 껴 잡았고, 코델리아는 얼굴을 옆으로 돌려 그런 유더를 보았다. 입을 열 기력도 없어 눈빛으로만 말하였다.
‘유더야, 유더야.’
‘왜, 코델리아야.’
‘내가 이겼엉.’
코델리아의 눈빛에 실소하던 유더는 왈칵 피를 토했다.
그리고 그건 코델리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똑같이 피를 토하더니 그대로 헐떡였다.
완전히 엉망진창이었다.
유더는 전신이 피투성이였다. 재생력 덕분에 상처는 없었지만, 피로 목욕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코델리아는 겉보기만 멀쩡했다.
아니, 사실 그렇지도 않았다.
온몸이 땀에 젖어 번들거리는데다가 뺨과 입가엔 피가 가득했고, 피와 땀에 젖은 머리칼이 얼굴과 바닥에 달라붙어 있으니, 누가 봐도 멀쩡한 상태는 절대로 아니었다.
하지만 속은 더 심각했다.
손발이 계속 떨렸다. 체온은 계속해서 떨어졌고, 손을 잡고 있음에도 감각이 둔해져 유더의 온기를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코델리아는 미소지었다.
그리고 그건 유더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록 두 사람 모두 이내 아파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지었지만, 그 와중에도 재차 눈빛을 교환했다.
‘완전 미쳤어.’
성검의 기운을 그런 식으로 흡수해서 전달하다니.
이건 뭐 도박수도 아니었다. 성공한 것 자체가 기적인 자폭수였다.
유더의 눈빛에 코델리아는 촉촉이 젖은 눈빛으로 응답했다.
‘그래서··· 싫어?’
어디서 많이 듣던 그 말에 유더는 다시 한 번 웃었다. 덕분에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아팠지만 코델리아에게서 눈을 돌리지 않았다.
‘완전 좋아.’
‘나두.’
마지막 눈빛을 흘린 코델리아는 배시시 웃더니 그대로 눈을 감았고, 유더 역시 그러했다.
사이좋게 나란히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 제71장 - 검은 번개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