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엔딩메이커-214화 (214/473)

< 제76장 - 얼티메이트 원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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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공격이었다.

무리한 시도였고, 사실상 기세를 타고 질러 버린 것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 위력은 결코 범상치 않았다.

굉음이 터졌다.

하지만 너무 큰 굉음이었기에 제대로 인지할 수 없었다.

순백의 역장 위로 균열이 번졌다.

번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 한 순간 같았고, 빛과 함께 역장이 터지듯 부서지는 광경은 실로 환상적이었다.

검은 태양.

빛이 모든 것을 뒤덮었다.

그리고 그 빛이 사라졌을 때는, 너무나 강한 빛에 가리고 만 모든 것들이 다시 그 모습을 되찾았을 때에는 엄청난 파괴의 흔적 역시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운석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커다란 크레이터가 생겨났다.

땅이 파였고, 지면에 균열이 번졌으며, 충격파를 정통으로 뒤집어 쓴 하늘에는 구름 한 점 남지 않았다.

그리고 유더와 가모르 칸이 바닥을 뒹굴었다.

소드 오리진을 통한 유더의 공격은 너무나 강했고, 그랜드 오더를 이용한 가모르 칸의 방어는 너무나 견고했다.

창과 방패의 충돌이 발생시킨 무지막지한 힘을 견디지 못 한 둘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튕겨져 나갔다.

가모르 칸은 십여 미터 이상을 밀려나며 바닥을 헤집었고, 유더는 충돌점에서 이십여 미터 떨어진 바닥 위에 널브러졌다.

잠시간은 양쪽 모두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양쪽 모두 움직이기 시작했다.

“씨발.”

유더는 코델리아처럼 말했다.

쓰게 웃었고, 고통으로 얼굴을 찡그렸다.

오른팔이 아팠다.

재생력 덕분에 지금은 멀쩡해 보였지만, 격돌 직후에는 난리가 아니었으리라.

하지만 움직였다.

통각이 느껴졌다. 손끝의 감각 역시 살아있었다.

“하.”

억지로 웃으며 주먹을 쥐었다.

뿌득뿌득 소리가 났지만, 이내 오른팔에 강한 힘이 실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대로 좀비처럼 몸을 일으켜 세웠고, 숨을 삼켰다. 고개를 들어 초록색 눈에 세상을 담았다.

보였다.

가모르 칸이 오른팔을 축 늘어트린 채 억지로 몸을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이쪽이 엉망진창이듯 저쪽 역시 엉망진창으로 보였다.

하지만 달랐다.

보르그들 사이에서도 괴물로 통하는 가모르 칸이었지만, 적어도 육체의 내구도 하나만큼은 유더가 훨씬 더 우위에 있었다.

“으아아!”

가모르 칸이 크게 외치며 왼팔로 오른쪽 팔을 들어올렸다. 하는 모양새를 보아하니 어깨가 빠졌던 모양이다.

붉게 충혈 된 눈이 보였다. 숨도 거칠었고, 전신의 근육이 평소 이상으로 부풀어 있었다.

“개같은 놈.”

가모르 칸이 말했다.

잘 들리지 않았지만 독순술로 대강 읽어낼 수 있었다.

물론 멧돼지 머리다보니 입술의 모양이라든가 인간과는 다른 부분들이 꽤 많았지만 이런 상황에 꺼낼 말이라면 대개 욕이었으니, 상상력으로 보충하면 해석이 가능했다.

유더는 숨을 토했다. 그리고 가모르 칸이 다시 왼팔을 놀리는 것을 보았다. 거대한 카이트 실드가 둘로 갈라지더니 오른팔과 왼팔에 하나씩 장착되었다.

‘제2형태.’

얼티메이트 시리즈를 만든 소드 시커의 일곱 길드는 이러나저러나 같은 뿌리를 가진 자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인지 일곱 자루의 궁극검들은 몇 가지 공통점들을 가지고 있었다.

‘세 개의 봉인.’

얼티메이트 시리즈는 그 이름에 걸맞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아무나 그 힘을 감당해낼 수 없었다.

그리고 소드 시커의 장인들부터가 어설픈 자가- 자격도 없는 자가 얼티메이트 시리즈를 사용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걸린 봉인이었다.

얼티메이트 시리즈에 걸맞는 자만이, 적어도 그 힘을 감당할 수 있는 자만이 진정한 궁극검의 힘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봉인태.

이름 그대로 그 힘과 기능이 모두 봉인된 상태.

이때의 궁극검들은 거의 모두 평범한 검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열쇠 검이 평범한 검의 형태를 하고 있던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리고 봉인을 하나 해제한 상태인 제1형태.

기본형.

이때의 궁극검들은 대체로 허들이 낮았다.

물론 얼티메이트 원이나 세븐처럼 사용자를 심하게 가리는 궁극검도 있었지만, 저 둘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의 경우 검의 연회에 참석했던 유망주 수준만 되어도 사용이 가능했다.

그랜드 오더의 1형태는 카이트 실드에 대검의 칼날이 부착된 일종의 리프트 블레이드.

2형태는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갔다.

카이트 실드를 수직으로 양분해 양팔에 나눠 낌으로서 방어에 좀 더 용이한 형태를 취했다.

‘물론 검에서는 더더더 멀어지는 셈이지만.’

가모르 칸은 곧잘 십검호에 비견되는 강자였다.

실제로 십검호의 상위권인 제일검과 하위권인 호국공을 모두 경험해본 유더의 판단으로 보았을 때,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랜드 오더 제2형태를 개방한 지금의 가모르 칸이라면 호국공과 일대일로 대적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렇기에 유더는 숨을 가다듬었다. 흥분으로 떨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켰지만 입가에 그려지는 미소까지는 지우지 못 했다.

간다.

유더가 지면을 박찼다. 이번에는 가모르 칸 역시 마주 돌진해왔다. 멧돼지답게 아주 저돌적인 돌진이었다.

다시 한 번 충돌.

하지만 아까와는 달랐다.

이번에는 공방이었다.

쾅! 쾅! 쾅!

가모르 칸이 그랜드 오더를 마구 휘두르며 공격해 왔다. 한방 한방에 실린 힘이 어찌나 거센지 한 번 공격할 때마다 무시무시한 파공음이 터져나왔다.

기본은 방패의 끝에 달린 칼날을 이용한 베기와 찍기.

하지만 그래서야 얼티메이트 시리즈라 할 수 없었다.

가모르 칸은 역장을 발생시켰고, 그 역장을 이용해 자신의 공격을 점이 아닌 면으로 만들었다.

벽이 덮쳐온다는 표현을 현실화시켰다.

쾅!

그랜드 오더와 소드 오리진이 충돌했다.

검은 태양에 힘입어 괴력을 발한 유더는 면 공격을 그대로 밀어내며 가모르 칸과의 거리를 좁혔다. 놈의 가슴에 일권을 꽂아넣었다.

콰강!

역장이 깨져나갔다.

팔에 부착된 그랜드 오더로부터 뻗어나와 가모르 칸의 전신을 에워싸고 있던 하얗고 반투명한 역장이 부서졌고, 가모르 칸의 몸이 살짝 허공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유더가 몸을 회전시켰다. 살짝 떠오른 가모르 칸의 몸을 돌려차기로 찍어내리듯 강타했고, 그 공격은 단순한 타격기가 아닌 참격으로 승화되었다.

카카캉!

급조된 역장이 다시 터져나갔다. 가모르 칸의 가슴에 상흔이 생겼고, 바닥에 나자빠진 놈은 바로 다시 몸을 일으키며 유더를 덮쳤다.

콰가가가가!

그리고 폭풍이 몰아쳤다.

얼핏 보면 서로 치고받는 난타전이었지만 실제로는 달랐다.

가모르 칸의 육체 능력은 압도적이었지만, 놈에게는 기술이 부족했다.

더 이상 날붙이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 유더의 사지가 놈의 공격을 모두 한 템포 앞서 끊어냈다.

그리고 유더의 공격이 가모르 칸의 전신을 두드렸다.

하지만 가모르 칸도 쓰러지지 않았다. 유더가 한 번 공격할 때마다 놈의 몸을 감싸고 있던역장이 깨져나갔지만, 다음 공격을 펼치려 할 때는 어느새 역장이 복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가모르 칸의 공격은 차단당한다.

유더의 공격은 역장을 부수지만 가모르 칸에게 결정적인 타격은 주지 못 한다.

사실 여기까지는 가모르 칸의 승리 패턴 가운데 하나였다.

이런 식의 소모전은 결국 누가 먼저 지치느냐 싸움이었으니 말이다.

‘어째서!’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벌써 수십 합이 오갔건만 유더의 움직임은 조금도 느려지지 않았다. 공격력 역시 변함이 없었고 말이다.

마치 체력이 무한하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하루 종일도 할 수 있어!’

유더의 눈빛을 가모르 칸은 읽지 못 했다. 그리고 공격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더는 단순히 타격기에만 능한 것이 아니었다. 가모르 칸의 오른손 공격을 막아낸 왼손이 순간 뱀처럼 움직이더니 어느 순간 가모르 칸은 유더의 등을 보게 되었다.

“어?”

멍한 소리를 낸 순간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뭘 어떻게 해볼 여지도 없이 지면과 충동했다.

쾅!

등 쪽의 역장이 깨져나갔다. 동시에 잠깐이지만 유더를 시야에서 놓치고 말았다.

가모르 칸은 서둘러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유더는 가모르 칸을 넘긴 직후 뒤로 물러서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일어서는 놈을 보며 생각했다.

가모르 칸을 쓰러트릴 수 있는 방법.

주먹을 쥐었다. 일어서자마자 몸을 돌린 놈이 주먹을 당기는 것을 보았다.

유더 역시 주먹을 당겼다.

검은 태양의 힘을 다시 한 번 오른손에 집중시켰다.

그 순간 가모르 칸이 몸을 날렸다. 한 박자 빠르게 공격을 펼쳐 유더의 파천을 저지하고자 했다.

좋은 판단이었다.

유더에게는 호흡 한 번이 부족했다. 때문에 유더는 파천을 펼치는 대신 응축시켰던 힘을 발산하며 주먹을 내질렀다.

위에서 산사태처럼 쏟아지는 가모르 칸의 주먹에 맞서 오른 주먹을 내질렀다.

쾅!

주먹과 주먹이 격돌했다. 충격파가 다시 한 번 주변 일대를 휩쓸었고, 주먹을 맞댄 유더와 가모르 칸 역시 멀쩡하지 못 했다.

유더의 오른팔이 부서졌다. 뼈가 박살나 수백 조각이 되었다.

가모르 칸의 역장이 깨져나갔다. 오른팔을 시작으로 전신의 역장이 부서졌고, 가모르 칸의 오른팔이 기괴한 각도로 꺾여나갔다.

그리고 유더가 그 순간을 노렸다.

오른팔을 늘어트림과 동시에 초풍신뢰나 뇌신초래가 아닌, 흑풍도래를 펼쳤다. 검은 바람이 되어 유령처럼 가모르 칸의 품에 파고들었다.

재생되고 있었지만 오른팔을 쓰는 것은 무리였다.

방금 일격으로 검은 태양의 힘을 재차 사용하는 것도 힘들었다. 양쪽 모두 시간이 부족했다.

가모르 칸도 그것을 알았다.

그렇기에 인내했다. 역장을 어떻게든 복구하여 유더의 불완전한 공격을 견뎌낸 뒤 반격할 생각을 하였다.

유더가 예상한 그대로 말이다.

‘코델리아.’

아마도 화를 내겠지.

바보냐고 욕하며 울상을 짓겠지.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얼티메이트 원을 얻으면 반드시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으니까.

소드 오리진을 얻었기에 할 수 있는 짓이었으니까.

왼 주먹을 쥐었다.

동시에 아직 덜 회복된 오른손으로 허리의 장치를 건드렸다. 안에 장전해둔 스크롤들을 일시에 파괴하여 마법을 발동시켰다.

굉장한 고급 마법이 아니었다.

단순하기 짝이 없는 마법이었다.

하지만 범상치 않았다.

결코 일반적인 사용법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으로는 견딜 수 없는 것.

검이기에 사용할 수 있는 극단적인 수단.

‘스트랭스 10중첩.’

왼팔에 거인의 힘이 실렸다.

동시에 왼팔이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요동치기 시작했다.

가모르 칸이 본능적으로 눈앞의 현상을 이해했다. 하지만 무언가 조치를 취하기에는 유더가 너무 가까웠다. 시간이 부족했다.

무어라 목소리를 토하기도 전에 유더의 왼 주먹이, 스트랭스 10중첩으로 강화된 거인의 주먹이 가모르 칸의 가슴을 강타했다!

쾅!

콰가가!

급하게 구축 중이던 역장이 분쇄되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위력에 가모르 칸의 상반신의 절반가량이 폭발하듯 터져나갔다.

그리고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가모르 칸의 거체가 위력을 견디지 못 해 뒤로 크게 튕겨나갔다.

충격파가 주변을 휩쓸었고, 상반신이 폭발하는 와중에 허공으로 치솟았던 가모르 칸의 오른팔과 그랜드 오더가 쿵 소리를 내며 바닥에 처박혔다.

“하아.”

유더는 피투성이가 된 왼팔을 늘어트렸다.

아팠다.

미친 듯이 아팠다.

왼팔이 끊어질 것 같았고, 등을 비롯해 왼팔과 연결된 모든 부위가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유더는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끝내 미소를 지었다. 엉망진창인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코델리아가 움직였다.

상반신의 절반이 터진 터라 본래라면 즉사했어야 할 가모르 칸이 마치 방심한 틈을 노리겠다는 듯 벌떡 일어선 그때 장기인 매직 미사일 난타로 가모르 칸의 육신을 완전히 박살냈다.

다시 한 번 쓰러진 놈에게 다가가 목에 차고 있던 가모르 칸의 본체를- 악령이 쓰인 보라색 목걸이를 뜯어내듯 회수했다.

“크아아-.”

껍데기만 남은 가모르 칸의 육신이 마지막 숨을 끝으로 침묵했고, 새하얀 빛의 고리에 휘감긴 코델리아는 여전히 바닥에 나자빠진 상태인 유더에게 다가갔다. 머리맡에 쪼그리고 앉아 유더를 내려다보았다.

“만족했어요?”

“어, 완전 만조··· 아아악!”

대답하다 말고 유더는 비명을 질렀고, 느리지만 재생 중인 왼팔을 쿡쿡 찌르던 코델리아는 절레절레 고개를 내저었다.

“하여간 바보라니까.”

둘이 같이 싸웠으면 훨씬 쉽게 이겼을 텐데.

굳이 이렇게 몸을 망가트려 가며 싸울 필요는 없었는데.

하지만 동시에 알 것도 같았다.

인생템을 얻었으니까.

그걸로 파워업도 잔뜩 했으니 꼼수 부리기보다는 정면 대결을 해보고 싶었겠지.

“으휴.”

남자는 다 애라더니.

피식피식 웃은 코델리아는 유더의 재생력에 회복 마법을 더해주었다.

덕분에 어느 정도 편해진 유더는 코델리아를 보며 말했다.

“어때? 좀 멋있지 않았어?”

“저기요, 님 지금 피투성이가 된 채로 바닥을 뒹굴고 있거든요? 얼굴도 완전 찡그리고 있고?”

“그래도 멋있었지?”

유더의 물음에 코델리아는 피식 웃었다. 선심 쓴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움직이지 못 하는 유더의 뺨을 꼬집으며 말했다.

“네네, 멋있었어요. 두 번 멋있었다가는 황천길일 것 같지만.”

소드 오리진도 풀렸는지 뺨이 말랑말랑했다. 코델리아는 몇 번 더 유더의 뺨을 꼬집다가 자기 뺨을 꼬집더니 키득 웃으며 말했다.

“내 뺨이 훨씬 더 기분 좋네. 나의 승리.”

“좋겠다.”

“어, 좋아. 완전 좋아.”

배시시 웃은 코델리아는 쪼그려 앉은 그대로 가모르 칸의 황금 목걸이를 들어 올리더니 보라색 보석 부분을 움켜쥐며 말했다.

“야, 너 멀쩡한 거 다 알거든?”

가모르 칸의 본체는 황금 목걸이에 쓰인 악령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죽은 척 하지 말고 그냥 말해. 엉?”

코델리아가 한 번 더 다그치자 보라색 목걸이에서 이내 탁한 빛이 일기 시작했다.

[대체 어떻게······.]

“응, 그냥 다 아는 수가 있어요.”

코델리아가 생글생글 웃자 가모르 칸이 다시 목소리를 내었다.

[목걸이를 부술 생각이라면 소용없다. 그럼 난 새로운 거처를 찾아 이동하면 그만이니 말이다. 오히려 좋지. 새로운 숙주를 찾아 네놈들에게 복수할 수 있으니. 그러니 어서 부숴라. 부수란 말이다!]

“어, 그래. 목걸이 부술까봐 쫄았다고? 제발 부수지 말아달라고?”

코델리아가 놀리듯 말하자 보라색 목걸이에서 다시 빛이 일었다. 사악하기 짝이 없는 검은 기운이 코델리아의 손가락을 타고 올랐다.

하지만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코델리아는 생긋 웃더니 천사로 화했고, 빛의 광익이 펼쳐진 그 순간 가모르 칸이 비명을 질렀다.

[끄아악! 처, 천사?! 어째서 천사가!]

“그야 천사처럼 착하고 예쁘니까.”

유더가 말했고, 코델리아는 새삼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아, 아무튼! 나 천사거든? 그러니까 얌전히 자고 있어.”

보라색 목걸이에 천사의 힘을 주입하자 가모르 칸의 비명이 점점 잦아들었고, 보라색 보석 역시 빛을 잃었다.

“봉인 끝.”

살려두면 어딘가 쓸모가 있겠지.

일단은 말레키스의 수하였으니까.

봉인 된 목걸이를 허리춤에 챙긴 코델리아는 다시 유더의 뺨을 꾹꾹 찌르며 말했다.

“야, 너 회복되려면 아직 멀었지?”

“어, 아마도?”

“그럼 계속 가지고 놀아야겠다.”

꼼짝도 못 하는 유더는 귀했으니까.

“저, 저기요. 천사님? 코델리아 님?”

“얌전히 있으시죠, 속이 까만 블랙망토 씨.”

쿡쿡 웃은 코델리아는 돌연 짝 소리가 나게 박수를 치더니 으흐흐 사악한 미소를 흘렸다.

삐질삐질 땀을 흘리는 유더의 귓가에 얼굴을 가까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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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사이즈 조정이 되네?”

얼티메이트 파이브- 그랜드 오더를 오른팔에 장착한 코델리아가 신기하다는 듯 몇 번이나 팔을 위아래로 흔들어 보았다.

원작에서는 전사 전용 템인 터라 법사 캐인 코델리아로는 장착해본 적이 없는 무기였다.

“흐흐, 신난다. 가모르 칸도 잡고, 얼티메이트 시리즈도 얻고, 영민들을 위해 다모스 산도 정리하고, 유더도 귀여워졌고.”

“잠깐, 뭐라고요?”

코델리아는 여전히 얼굴이 빨간 유더의 항의를 무시한 채 콧노래를 부르더니 빙글 돌아서며 말했다.

“아무튼 그럼 슬슬 다시 가볼까?”

다모스 산 아래가 아니라 다모스 산 속으로.

“그래, 파밍은 끝까지 해야 하는 거니까.”

블랙 혼 길드의 거처였으니 얼티메이트 원 외에도 건질 것들이 있겠지.

“응응, 빨리 가자.”

그랜드 오더를 은신태로 되돌린 코델리아는 광익을 파닥이며 호다닥 달려갔고, 유더는 결국 미소를 머금었다.

귓가를 살짝 어루만지며 발걸음을 내디뎠다.

< 제76장 - 얼티메이트 원 #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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