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6장 - 세바스찬 르귄 >
제86장 - 세바스찬 르귄
코델리아의 분노는 타당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만난 십검호가 여섯인데, 그 중에 셋이 배신자인 셈이었으니 말이다.
‘아주버님은 이제 막 되신거구!’
기존의 여섯 가운데 셋이 배신자라니.
이 비율이 계속된다면 남은 네 명 가운데서도 배신자가 둘은 더 있다는 이야기가 되었다.
물론 너무 단순무식한 계산법이었지만 사실 아주 말이 안 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유더는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
제일검 때와는 상황이 달랐기 때문이다.
‘제일검은 애당초 정보가 너무 없었어.’
영웅전기2의 시나리오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건 세일룬 왕국이 사실상 망한 뒤였다.
각각의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이 세일룬 왕국이 망하게 된 계기가 된 사건을 체험하는 것이 영웅전기2의 초반 시나리오라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북부 야만족 침공에 휩쓸리는 유더와 코델리아와 붉은바람.
선택에 따라 야만족 침공이나 왕족 몰살 사건에 휘말릴 수 있는 루카스.
말레키스의 남부 공격에서 살아남는 것이 목적인 카이사.
제국 쪽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이야 애당초 세일룬 왕국으로 건너올 일이 초반에는 없었고 말이다.
어찌되었든 ‘세일룬 왕국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때’를 경험하는 시기들이 다들 길어야 몇 달 남짓에 불과하다는 소리였다.
여기에 영웅전기1편은 10년 전의 과거를 다루는 터라 영웅전기 시리즈의 고인물이든 썩은물이든 세일룬 왕국의 모든 것을 꿰고 있는 것은 불가능했다.
‘애당초 게임에 나오지 않으니까.’
때문에 영웅전기2에 등장하는 십검호 가운데 절반 정도는 ‘배경 설정’에 가까운 존재들이었다.
‘당장 아버지에 대한 것도 잘 몰랐으니까.’
바이엘 백작.
원작에서는 북부 야만족 침공 사건 때 하라겐이 소환한 대악마 크레이믈러에게 사망하고 마는 비운의 인물로, 그 어떤 플레어블 캐릭터로도- 심지어 아들인 유더로 플레이를 하더라도 그가 북부에서 어떻게 싸웠고, 어떻게 죽었는지를 모두 지켜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애당초 바람의 검이 그렇게 강한지도 전생에는 몰랐고.’
십검호 가운데 하나이며, 북부 야만족 침공에 휩쓸려 사망했다.
몇 가지 정보가 더 있기는 했지만 대충 간추리면 영웅전기2에서 바이엘 백작이 차지하는 비중은 저게 다였다.
‘한 마디로 그냥 장치라 이거지.’
대악마 크레이믈러는 십검호를 압도할 정도로 강하다.
북부 야만족의 침공으로 북부의 강호들을 잃은 세일룬 왕국은 정말 큰 위기에 처했다.
뭐 이런 것들을 알려주는 지표 말이다.
‘아버지가 바람의 검성이셨던 것도 이번에야 알았으니까.’
제일검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리고 십검호 가운데 절반가량은 ‘배경 설정’에 해당하는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세바스찬은 달라.’
달랐다.
세바스찬 르귄.
애당초 가면까지 뒤집어쓰고 있는 그를 유더와 코델리아가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볼프와 같은 종류의 아군- 그러니까 초반에는 든든한 조력자지만 일정 시점이 지나면 카이사를 구하고 목숨을 잃는 조연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세바스찬이 배신했다고?’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카이사를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 바쳤던 양반이 해적들이랑 편 먹고 카이사를 구금했다?
‘아무리 나비효과라도 무리야.’
세바스찬의 자발적인 배신은 개연성이 지나치게 부족했다.
무언가 다른 이유.
단순한 배신이 아닌 다른 무언가.
“세바스찬 아저씨! 정신차려요! 저 카이사라구요!”
바로 그 순간 카이사가 크게 외쳤다.
그리고 그 외침에 유더는 퍼뜩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코델리아 역시 직감했다.
‘세뇌?!’
세바스찬이 자의로 배신한 것이 아니라면.
그가 세뇌되거나 미혹된 상태라면.
““시실리아!””
유더와 코델리아가 동시에 외쳤다.
말레키스의 애첩이자 영원의 숲의 엘프들을 증오하는 다크 엘프 사령술사.
그녀라면 사람의 영혼을 미혹하는 것도 가능할 터였다.
물론 십검호 정도 되는 인물을 미혹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터였지만, 그가 자발적으로 배신했다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말이 되었다.
‘하지만 갑자기 왜.’
원작에서는 세바스찬을 미혹하지 않은 시실리아였다.
십검호 쯤 되는 인물을 미혹하기 위해서는 그녀 역시 상당한 무리를 해야 했을 터인데 이번에는 어째서 그러한 것일까.
유더는 생각을 끊었다.
어차피 당장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 정도의 변화라면 나비효과로 납득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다.
“세바스찬 아저씨야! 십검호! 지금 정신이 나간 상태야!”
카이사가 다시 크게 외쳤고, 그 순간 세바스찬이 검을 휘둘렀다. 언제 검을 뽑았는지도 모를 신속의 발도술이었다.
차카가가가가각-!
무시무시한 소리와 함께 철문 주위의 벽이 산산이 조각났다.
벽을 부수는 것도 아니고 베어서 공간을 확장시킨 세바스찬은 철가면의 입 사이로 하얀 입김을 토하며 붉은 안광을 발했다.
“아이씨, 여전히 맛탱이가 갔어. 어떡해.”
카이사가 쇠사슬을 움켜쥐며 앓는 소리를 냈다.
원작보다 더 강해진 카이사가 무력하게 제압된 것은 상대가 세바스찬이다보니 살수를 쓰지 못했기 때문 같았다.
‘애당초 세바스찬이 더 강하기는 하지만.’
이러나저러나 십검호인 그였으니 말이다.
“츠하아-”
세바스찬이 다시 입김을 토하며 천천히 검을 들어 올리더니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유더 바이엘, 코델리아 체이스. 우선 제거 대상. 유더 가치 없음. 코델리아 가치 있음. 유더는 죽인다. 코델리아는 사지를 잘라 구금한다.”
“좆같은 새끼가 뭐라는 거야! 누가 누굴 죽인다고?”
네가 감히 유더를?
코델리아가 노성을 토하자 카이사가 그런 그녀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맛탱이가 간 상태라 그래! 우리 아저씨 욕하지 마!”
“야! 맛탱이 갔다는 것도 욕이거든?”
이 와중에도 유더는 생각했다.
세바스찬의 말.
유더 자신은 죽이고 코델리아는 구금한다는 이야기.
‘가치.’
당장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악마 소환이었다.
말레키스는 악마 추종자들과 연관이 있었으니, 어쩌면 시실리아가 세바스찬을 미혹하는 과정에서 악마의 눈의 도움을 받았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 와중에 우리에 대한 이야기도 전달했고?’
잠깐, 이거 설마 우리 때문에 세바스찬을 미혹한 거 아닌가?
악마 추종자들의 음모를 꾸밀 때마다 망가트리다 못해 아예 분쇄해버린 두 사람.
그런데 그런 두 사람이 남부로 향했다.
만약 악마의 눈이 자신들 두 사람에 대한 경고를 시실리아에게 잔뜩 해두었다면.
그로 말미암아 시실리아가 새로운 전력의 확보를 원하게 되었다면.
전부 가정이었지만 말이 되었다.
그리고 유더는 다시 한 번 생각을 끊었다.
일단 눈앞의 세바스찬부터 제압하고 볼 일이었다.
“카이사! 전력은 아니지?!”
앞뒤 다 자른 말이었지만 야생의 짐승녀답게 유더의 말을 직감적으로 이해한 카이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본래 아저씨보다 훨씬 약해!”
그렇다면 되었다.
유더는 더 이상 뜸을 들이지 않고 바로 제육문을 개방했다.
콰가가가가가강-!
굉음과 함께 충격파가 건물 안을 휩쓸었다. 갑자기 폭발처럼 치솟은 유더의 기운에 카이사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고, 세바스찬 역시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뺐다. 유더의 무지막지한 기세에 세바스찬의 본능이 반응한 것이었다.
“조져버려!”
코델리아가 신나서 외친 그 순간이었다.
“안 돼! 죽이면 안 돼! 아저씨라고!”
십검호인 세바스찬을 누군가 죽일 수 있다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는 카이사였지만 반사적으로 외쳤다.
그만큼 유더의 기세가 엄청났기 때문이다.
“알아! 코델리아!”
그리고 유더가 지면을 박찼다.
뇌성과 함께 초풍신뢰를 발해 세바스찬과의 거리를 단숨에 좁혔다.
‘온다!’
신속의 검격.
아무리 유더라 해도 세바스찬의 검격을 보고 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투시안을 사용했다.
세바스찬의 근육과 뼈의 움직임을 완벽히 읽어내 검이 그리게 될 궤적 역시 간파했다.
“피해!”
카이사가 소리쳤다.
하지만 유더는 검격을 피하는 대신 오히려 검의 궤적을 향해 몸을 던져 넣었다.
캉!
세바스찬의 검이 튕겨나갔다.
유더의 팔이 세바스찬의 검을 막았고, 미혹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세바스찬은 눈을 부릅떴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검을 막아?!”
맨손으로?
거기다 검이 튕겨 나갔다고?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일이었기에 당황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유더는 그 틈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지면을 다시 박차 세바스찬의 품으로 파고들며 그의 허벅지를 향해 수도를 내리찍었다.
츄확-!
수도의 충격파가 대기를 갈랐지만 아쉽게도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 했다. 세바스찬은 과연 십검호답게 그 순간 다리를 놀려 유더의 공격을 흘려보냈다. 허벅지가 길게 찢어지긴 했지만 상처 자체가 얕았다.
그리고 세바스찬의 공격이 이어졌다. 검의 손잡이 끝 부분으로 유더를 내리찍었고, 유더는 미련 없이 세바스찬의 품을 벗어나 그의 공격을 피했다. 이 정도면 코델리아의 마법이 완성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아이스 에이지!”
예상대로 코델리아의 외침이 들려왔다.
그 순간 차가운 바람이- 아니, 단순히 차갑다는 말로는 부족할 극지의 바람이 건물 안을 가득 채웠다.
심지어 눈보라까지 불기 시작했다.
필드 마법.
이번에 호환시킨 것은 아이스 마법과 거스트 마법.
단순해 보이지만 세 가지 마법을 섞은 뒤 여기에 사계의 가호로 속성력까지 강화했다.
“꺄악?!”
너무나 차가운 바람에 카이사가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손에 쥐고 있던 쇠사슬을 던져버렸다.
평생 남국의 바다에만 살던 그녀에게 작금의 추위는 너무나 낯설면서도 치명적이었다.
순식간에 기온이 내려갔다.
프로스트 앤빌에 필적할 겨울의 땅이 건물 안에 펼쳐졌다.
세바스찬도 남국의 사람이었다.
아니, 애당초 북부에 사는 이들도 견디기 어려운 추위였다.
하지만 코델리아와 유더는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사계의 가호.
그 중 겨울의 가호가 두 사람을 지켜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략의 기본은 약점 찌르기.”
“약점이 없으면 만들면 장땡.”
유더에 이어 코델리아가 말했다.
애당초 필드 마법을 오매불망 바란 것은 지금 같은 순간을 위해서였다.
나 살고 너 죽기.
강제된 홈그라운드에서의 싸움.
“아, 아, 으.”
구석에서 반라의 카이사가 금방이라도 얼어죽을 사람처럼 찌그러지고 있었다.
때문에 유더는 더 시간을 끄는 대신 바로 세바스찬을 향해 돌진했다.
“크윽!”
세바스찬이 하얀 입김을 토하며 대응하려 했지만 직전보다 훨씬 더 느려진 몸놀림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미혹의 결과 기량이 떨어졌는데 여기에 극한의 추위까지 작용하자 이미 전력이 반의 반 이하로 떨어지고 만 세바스찬이었다.
‘십검호도 사람이야! 사람!’
멀쩡한 상태의 십검호였다면 오라의 힘으로 어떻게든 평상시의 움직임을 만들어내거나 아이스 에이지의 범위 밖으로 몸을 날렸을 터였지만 눈앞의 세바스찬은 미혹된 상태이기 때문인지 그런 능동적인 대처를 하지 못 했다.
즉, 지금의 유더 앞에 세바스찬은 샌드백이나 다름이 없는 처지였다.
콰가강!
뇌성박이 작렬했다.
세바스찬은 단 일격도 막아내지 못 했고, 칠연격을 얻어맞은 그는 비틀거리며 물러섰다. 유더가 그런 세바스찬의 목을 움켜쥐었다. 그대로 바닥에 내쳐 쓰러트린 뒤 다시 한 번 뇌성박을 펼쳐 팔과 다리의 뼈를 부숴버렸다.
“끄아악-!”
끔찍한 고통에 세바스찬이 비명을 질렀지만 유더는 멈추는 대신 카이사에게 했던 것처럼 그의 복부에 일장을 날렸다.
“커헉!”
성대한 피분수를 토한 세바스찬은 그대로 혼절해 축 늘어졌고, 추위 때문에 반쯤 죽어가던 카이사가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아저씨!”
“코델리아!”
“응!”
바로 연이어진 유더의 부름에 응답한 코델리아가 아이스 에이지를 거뒀다.
물론 이미 환경 자체가 변한 터라 바로 따뜻해지지는 않았지만 조금 있으면 다시 정상 기온으로 돌아갈 터였다.
“휴우.”
상대가 십검호- 그것도 신속의 검 세바스찬이라 긴장했는데 상상 이상으로 쉽게 제압할 수 있었던 터라 코델리아는 일단 안도의 숨부터 토했다.
“괜찮아, 십검호잖아. 저 정도로는 안 죽어.”
안 죽은 거 맞지?
카이사에게 말한 직후 코델리아는 유더를 돌아보았고, 유더는 고개를 끄덕였다.
초인의 반열에 오른 십검호답게 피를 잔뜩 토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평온해진 세바스찬의 숨결이었다.
‘세바스찬은 라이칸슬로프니까.’
고대 신수의 피를 이어받아 라이칸슬로프들의 힘을 쓸 수 있는 카이사와 달리 세바스찬은 그냥 본인 자체가 라이칸슬로프였다.
그 사실을 비밀로 하고 있어 손에 꼽을 정도의 사람들만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하으, 으, 미친놈들. 진짜 소문대로네.”
끙끙 거리며 일어난 카이사가 작게 중얼거리자 코델리아는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
소문대로라니.
대체 소문이 어떻게 나있길래?
가출한 거 빼면 좋은 소문만 나 있던 거 아니었어?
어찌되었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카이사도 구했고 난적이 될 거라 예상했던 철가면의 남자까지도 제압한 상황이었다.
유더는 세바스찬이 쓰고 있던 철가면을 벗긴 뒤 숨을 길게 토했다.
“투구 자체는 평범해. 이 정도로 미혹이 풀렸을 것 같지는 않으니 안전한 곳에 데려가서 제대로 검사를 해봐야 할 것 같아.”
유더의 말에 코델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에 관해서는 올라운더라 해도 과언이 아닌 코델리아였지만 사람의 심령을 다루는 마법에는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았다.
제대로 된 신관이나 심령술사에게 보여줘야 할 터였다.
‘그렇다고 벨키안 부르기에는 좀 아깝구.’
아직 벨키안이 선언했던 ‘자신을 소환해도 되는 시기’가 된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하아, 후. 좋아. 아무튼 탈출하자. 소란이 크게 났으니 해적놈들이 몰려 올 거야.”
그렇게 말한 카이사는 세바스찬을 들쳐 업으려 했지만 그 순간 유더가 손을 들어 카이사가 다가오는 것을 제지했다.
코델리아 역시 카이사의 소매를 붙잡으며 말했다.
“야, 카이사.”
“왜?”
“세바스찬 밖에 없지?”
“뭐가?”
“해적들 중에 너 이길 수 있는 사람.”
“당연하지. 그건 왜?”
“세바스찬 잡았잖아.”
“엉?”
“너보다 강한 사람 세바스찬밖에 없는데 세바스찬 잡았잖아.”
코델리아의 설명에 카이사는 눈을 깜박였고, 비로소 작금의 상황을 온전히 이해했다.
“그, 그러네?”
이제 세바스찬은 없다.
즉, 일행을 위협할만한 적은 이 섬에 남아있지 않다.
“그런데 도망을 왜 쳐? 오히려 해적들이 도망을 쳐야지. 안 그래?”
코델리아가 새까만 미소를 지었고, 눈을 깜박이며 멍한 얼굴을 하고 있던 카이사 역시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야, 너 나랑 친구하자. 너 마음에 들어.”
“그래, 같이 해적들이 모아둔 보물 털러 가자.”
“응, 목 따러 가자.”
해맑게 마주 웃은 두 짐승녀는 유더와 세바스찬을 지나쳐 복도로 나왔다.
저만치서 고함을 지르며 달려오는 해적 무리를 즐거운 얼굴로 마주했다.
그리고 한 사람.
유더는 굳이 참전하는 대신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하지만 이미 돌이키기엔 늦었다는 사실을 직감한 선두 무리를 향해 심심한 애도의 뜻을 담아 묵념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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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6장 - 세바스찬 르귄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