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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메이커-257화 (257/473)

< 제92장 - 공습 >

제92장 - 공습

자정이 훌쩍 지난 시간이었지만 아르곤 항구 곳곳은 마치 대낮이기라도 한 것처럼 소란스러웠다.

“이쪽으로!”

“불을 좀 더 밝혀라!”

“저기다! 저쪽에 있다!”

기사단과 경비병들이 블랙 핸드 용병단과 마물들의 잔당을 수색하기 위해 골목을 누볐다.

“함부로 나다니지 마시오!”

“창과 문을 걸어 잠가라!”

“이미 벽이 무너진 자들은 광장으로 모여라! 그 편이 안전하다!”

대부분의 싸움이 중앙광장에서 이뤄지긴 했지만 사방으로 흩어졌던 멧돼지 수인들과 마물들로 인해 민간 피해가 발생하고 말았다.

물론 이 정도 소란에 부상자만 있을 뿐 사망자가 없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운 일이었지만 말이다.

“카게하마 백작가에도 사람을 보내라.”

하룻밤 사이에 남부7가문 가운데 둘이 공격을 받았다.

그나마 잘 방어해낸 오펀드 후작가와 달리 카게하마 백작가는 저택이 불타고 담벼락이 죄다 무너졌을 뿐만 아니라 사용인들 가운데서도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을 정도로 큰 피해를 입고 말았다.

“카게하마 백작의 상태는 어떻지?”

아르곤 항구의 치안을 담당하는 시라이온 기사단의 단장- 마커스 경의 물음에 부관은 미간을 좁히며 답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머리 쪽에 문제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의사 말로는 단기 기억 상실이라고 합니다.”

“기억 상실?”

“예, 오늘 밤에 있었던 일들을 완전히 다 까먹었다고 합니다.”

“허, 거참. 따로 부작용은 없고?”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부작용은 없다고 합니다.”

“그렇군.”

하루아침에 저택이 풍비박산 났으니 부상과 별개로 정신적 충격을 받을 만도 하였다.

“단장님, 중앙 광장에서 드워프 장인 일곱을 경비대가 체포했습니다.”

“드워프들을? 갑자기 왜? 주변이랑 시비라도 붙은 건가?”

“예, 블랙 드래곤의 시체를 일부 훔치려다가 발각되어 성십자 수호단과 시비가 붙었습니다.”

부하 기사의 보고에 마커스 경은 인상을 구겼다.

“하여간 드워프들이란.”

고집은 물론이고 자존심까지 센 주제에 탐욕스럽기까지 하니 좋아할 래야 좋아할 수가 없는 종족이었다.

마커스 경이 평소의 편견을 강화하자 옆에 서 있던 부관은 조심스럽게 말을 보탰다.

“드워프들 입장에서는 금은보화··· 아니, 진수성찬이 눈앞에 늘어져 있는데 손도 못 대게 하는 것과 같을 겁니다.”

“그래서? 진수성찬이 눈앞에 있는데 손 못 대게 하면 자네는 훔치나?”

“그···건 아닙니다만.”

괜히 나섰다가 본전도 못 찾고 꾸지람만 들은 부관은 알아서 찌그러졌고, 그 모습에 끌끌끌 혀를 차며 한심해하던 마커스 경은 다시 체포 소식을 전한 기사에게 물었다.

“사건의 주역들은?”

“부상 치료를 마치면 사정 청취에 응해준다고 합니다.”

“쯧.”

기사의 보고에 마커스 경은 재차 혀를 차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아르곤 항구 전체의 치안을 뒤흔들 정도의 사건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대로 된 사정청취조차 못 하고 있다는 사실에 짜증이 났기 때문이다.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좆같은 건 또 좆같은 거지.’

대형 참사로 번질 수도 있었던 사건을 막아준 것은 고마웠지만, 아직 사건의 전후 관계가 명확히 밝혀진 상황이 아니었다.

어쩌면 애당초 항구가 위험해진 것부터가 그치들 잘못일 수도 있었다.

‘물론 정황상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아무튼 마음 같아서는 사건의 주역들을 구금해서라도 사정청취를 하고 싶은 마커스 경이었지만 실제로 행동하지는 못 했다.

상대가 워낙 거물들이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남부7가문이 낫지.’

파라곤의 영웅들이라니.

그치들에게 어떻게 강짜를 부린단 말인가.

“알았다. 차라리 그냥 내일 아침에 보자고 전해라.”

“예? 아침이요?”

“어차피 이제 곧 새벽이다. 이왕 쉬게 해줄 거 제대로 쉬게 해주는 편이 낫겠지.”

“알겠습니다.”

기사가 물러나자 마커스 경은 다시 중앙광장 쪽을 돌아보았다.

이야기책에서나 보던 드래곤의 시체는 물론이고 아룡들 수십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다고 생각하니 새삼 등골이 오싹해졌다.

‘오늘로 끝이겠지.’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은.

애써 스스로를 진정시킨 마커스 경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꿈에도 모른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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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자야, 몇 문이라고?”

“육문이요.”

“씨발.”

란디우스의 입에서 원색적인 욕설이 튀어나오자 스칼렛은 흠칫했다.

강하다는 말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눈앞에서 탈인간적인 란디우스의 힘을 보고나니 우리 편이고 나발이고 일단 두렵다는 생각부터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이사는 스칼렛과 달리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란디우스의 전신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 시선이 어찌나 끈적거리는지 눈으로 애무를 한다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그리고 또 한 사람.

푸근한 미소를 짓고 있는 레나 옆에 앉아 있던 코델리아는 활짝 웃으며 생각했다.

‘씨발은 역시 감탄사야!’

감탄사이고 말구.

거기다 란디우스의 반응이 코델리아를 무척이나 기쁘게 해주었다.

‘우리 유더랍니다.’

대단하죠? 굉장하죠? 왕도에서 열린 무투회에서는 혼자서 50킬이나 했다구요?

코델리아가 마음의 소리를 표정으로 줄줄 흘리며 흥흥 거리자 레나는 다시 웃었고, 스칼렛은 차게 식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장본인들.

란디우스와 유더는 직전의 대화를 반복하고 있었다.

“육문? 정말로 육문이란 말이냐?”

“예, 육문입니다. 보셨잖아요.”

“더러운 세상.”

내가 육문 열려고 얼마나 개고생을 했는데.

물론 제자의 빠른 성취가 기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유더가 육문을 열었다는 사실 자체는 기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신전에서 헤어진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또 육문이란 말인가.

이러다 다음에 보면 아예 경지를 따라잡히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아니, 그 편이 오히려 좋은가.’

단순히 제자의 성취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란디우스 자신이 칠문에 정체되어 팔문으로 나아가지 못 한 지가 꽤 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유더가 천무지체에 힘입어 팔문을 열게 된다면 란디우스 자신 역시 팔문을 열 실마리를 얻게 될지 몰랐다.

‘구천구문은 애당초 천무지체를 위한 신공.’

고개를 한 번 끄덕이는 것으로 마음을 정리한 란디우스는 다른 관점에서 유더를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유더야.”

“예, 스승님.”

“몸이 꽤 좋아졌구나.”

“모두 스승님의 가르침 덕분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말라 비틀어진데다가 작기까지 한 유더였는데 이제는 훌쩍 자라 180 후반대 키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몸에도 제법 근육이 붙어 있었다.

물론 그래봐야 란디우스에 비하면 여전히 작고 왜소한 몸이었지만 말이다.

“아무튼 란디, 이쯤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는 게 어떨까?”

레나가 나직이 말하자 란디우스는 고개를 끄덕였고, 코델리아는 다른 의미로 눈을 반짝였다.

‘란디? 지금 란디라고 하신 거 맞지?’

란디우스가 아니라 란디라니.

단순한 줄임말이지만 이건 역시 애칭이 아닐까?

‘흐음, 란디우스와 레나 님이라.’

제법 그럴싸한 이야기였다.

1편을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선남선녀 커플이기도 했고 말이다.

‘아, 안 돼. 지금은 안 돼.’

란디우스가 너무 컸다.

키 차이만 해도 60cm··· 아니, 거의 70cm 정도 차이가 나는데 덩치 차이는 그 이상이었다.

란디우스의 팔뚝이 레나의 허리보다 더 두꺼운 마당이었으니 말이다.

‘무리, 절대로 무리.’

혼자 도리질까지 친 코델리아는 새삼 유더를 보았고, 기도하듯 가슴 앞에 손을 모으며 생각했다.

‘더 크면 안 돼.’

지금이 딱 좋아. 알았지?

물론 유더가 정말 란디우스 정도로 커진다 해도 지금의 마음이 변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아마 큰 건 큰 거대로 좋다며 정신승리를 하지 않을까?

어찌되었든 이런 코델리아와 별개로 란디우스는 이야기를 진행시켰다.

“흠흠, 그럼 본론으로 돌아가서. 대강의 사정은 수호단의 단원들에게 들었다.”

현재 일행이 자리한 곳은 오펀드 후작가 인근에 자리한 건물 옥상이었다.

오펀드 후작가든 기사단이든 일단 붙잡히면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 할 것이 뻔했던 터라 선택한 장소였다.

“예, 전한 이야기는 모두 사실입니다. 오늘의 싸움으로 다시 한 번 증명되었고요.”

에인션트 블랙 드래곤 말레키스의 위협.

“오늘 공격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아직 적의 주력인 용군단은 제대로 등장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니까요.”

말레키스의 용군단은 아룡들 따위로 구성된 집단이 아니었다.

말레키스의 피를 이은 진짜 드래곤들의 군단이었고, 자연 그 전투력은 아룡들의 무리 따위와 비할 바가 아니었다.

유더의 말에 미간을 좁힌 란디우스는 새삼 서쪽을 돌아보았다. 저 멀리서 까마귀들이 날아오는 것을 보니 카마엘의 일이 끝난 모양이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카마엘 님이 오신 이후에 하는 것이 어떨까요.”

“그게 좋겠구나.”

“예, 스승님. 그러면 그 전에··· 스승님과 동료 분들에 대한 질문을 해도 될까요?”

“질문?”

“예, 남부에서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란디우스 혼자도 아니고 무려 카마엘과 레나까지 대동하여 셋이 함께 다닌 상황이었다.

오늘 전투에서 보여주었듯이 이 셋이 뭉치면 도시 하나 쓸어버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으니, 대체 이 정도 전력이 한데 모여 무슨 일을 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를 위해서도 필요하니까.’

그간 북부와 왕도의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는 란디우스의 조력을 얻지 못 한 유더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져야만 했다.

당장 남부의 사태가 보여주듯 유더와 코델리아 두 사람만으로는 대처할 수 없을 정도의 위기가 차례차례 다가올 터였으니 말이다.

“흠··· 좋다. 슬슬 이야기해줄 때도 되었겠지.”

사람에 따라서는 무례하다고 여길 수도 있는 유더의 질문이었지만 란디우스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 고개만 몇 번 끄덕이더니 이내 미간을 좁히며 말을 이었다.

“유더, 너라면 이미 알고 있을 거다. 파라곤 왕국의 멸망을 초래한 장본인이 누구인지 말이다.”

흔히들 파라곤 왕국의 멸망의 원인으로 악마와 계약한 왕비를 손꼽았지만 란디우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애당초 왕비는 그저 이용당한 것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제일 처음 왕비를 현혹한 자.

그녀에게 악마의 존재를 알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계약하는 법은 물론이고 아들을 제물로 바치는 끔찍한 인신공양까지 가르친 자.

“대사교 마누엘라.”

“그래, 놈이다. 나와 레나··· 그리고 카마엘은 파라곤 왕국이 멸망한 이후 지금까지 줄곧 놈의 행적을 추적 중이다.”

단순히 복수만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마누엘라가 더 큰 비극을 야기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남부에 마누엘라가 있었던 겁니까?”

“그래, 아쉽게도 놓치고 말았지만 말이다.”

란디우스가 마누엘라를 찾아 대륙 곳곳을 누비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는 유더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삼 다시 물은 것은 확인을 위해서였다.

‘이미 원작과 많은 것들이 달라진 마당이니까.’

원작에서는 란디우스와 말레키스가 서로 대적했다는 이야기가 없었다.

즉, 이 시점에 란디우스가 남부에 내려오는 일 자체가 없었다는 소리였다.

때문에 유더는 혹시 모를 다른 이유를 경계하였는데, 아무래도 기우였던 모양이다.

‘물론 대사교 마누엘라가 단순 기우 운운할 놈은 아니지만.’

루트에 따라 다소 달라지긴 했지만 대사교 마누엘라는 영웅전기2의 실질적인 최종보스에 해당하는 인물이었다.

천국과 지옥의 아마겟돈을 유발할 지상의 대소환제를 일으키는 것이 바로 대사교 마누엘라였으니 말이다.

‘역시 최종보스급 적이라 이건가.’

란디우스뿐만 아니라 카마엘과 레나까지 합류한 파티를 따돌리다니.

적이었지만 감탄이 절로 나오는 일이었다.

“워낙 신출귀몰하는 녀석이라 다음에는 또 어디서 나타날지 모른다. 이번에 잡았어야 하거늘······.”

새삼 분하다는 듯 으드득 이를 간 란디우스는 조금이지만 살기를 드러냈다. 그를 만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란디우스.’

원작에서는 그의 죽음이 다뤄지지 않았다. 정황상 악마의 눈의 최상급 마인 듀크에게 죽었다고 추론될 뿐.

‘마누엘라인가?’

듀크가 아니라면 그가 아닐까?

하지만 이 시점의 마누엘라는 그렇게까지 강하지 않았다. 그가 최종보스급 적에 어울리는 강함을 손에 넣는 것은 7대 재앙이 지상에 강림한 후였으니 말이다.

‘설사 그렇다 해도 이제는 쉽지 않겠지.’

레나가 란디우스와 함께 했으니까.

경우에 따라서는 카마엘 역시 그럴 터이고 말이다.

‘그리고··· 역시 강해. 비정상적일 정도로.’

똑같이 육문이었지만 유더와 란디우스의 강함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격차가 존재했다.

증폭 비율이 같을 뿐 기본이 되는 역량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10의 강함을 열 배 하면 100이 되지만 20의 강함을 열 배 하면 200이 되는 것과 같은 논리였다.

‘물론 정말 딱 계산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어찌되었든 란디우스가 어마어마하게 강한 것은 사실이었다.

비정상적으로 느껴질 만치 말이다.

“카마엘이 오는군. 무사히 임무를 완수한 모양이다.”

까마귀 떼 사이로 축 늘어진 마테오를 확인한 란디우스의 말에 유더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중압검 마테오가 십검호 사이에서는 제법 날리는 인물인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렇다 해도 검귀 카마엘보다는 한 수 아래의 검사였다.

“당장 심문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옥상에 안착하자마자 꺼낸 카마엘의 말에 모두는 동의했다. 바닥에 철푸덕 쓰러진 마테오의 상태가 그야말로 죽기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심문과 별개로 이야기를 진행시키도록 하지.”

성큼성큼 걸어 란디우스 곁에 자리한 카마엘은 한 차례 숨을 고른 뒤 말을 이었다.

“성십자 수호단을 통한 보고는 이미 들었다. 오늘 싸움이 증명하듯 말레키스의 위협은 실재하며, 우리는 대책을 세워야만 한다.”

소속 없이 떠도는 란디우스나 레나와 달리 성십자 수호단의 단장으로서 십 년 가까운 세월을 살아온 카마엘이었다.

자연 사건을 보는 시각이 란디우스와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중앙에 조력을 청하는 것과 별개로 일단은 남부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마테오의 이반으로 보아 이미 7가문 가운데 하나인 루클리아 백작가는 적의 수중에 떨어진 것 같았지만 아직 여섯 가문들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외부의 적이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남부의 힘이 하나로 집결될 리는 없다.”

공통의 적에 맞서기 위한 대화합은 이야기 책 속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였다.

인간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무리 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터였다. 손해를 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고, 결국 일곱 가문이 합쳐진다 한들 실제적인 전력은 네 가문 이하, 그나마도 제각기 따로 움직이는 엉망진창 군대가 되고 말 터였다.

“그러니 방안이 필요하다.”

남부7가문의 힘을 온전히 하나로 모으기 위한 수단이.

이야기가 이쯤 진행되자 카이사는 돌연 유더를 돌아보며 씩 웃었고, 스칼렛 역시 짓궂은 미소를 머금었다. 코델리아는 아예 활짝 웃었고 말이다.

하지만 카마엘은 세 사람의 갑작스러운 반응에 당황하는 대신 마저 말을 이었다.

“남부7가문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대영웅 카를로스의 신물. 우리에게는 그것이 필요하다.”

“예, 여기 있습니다.”

“그래, 그··· 뭐?”

“여기, 카를로스의 신물입니다.”

유더는 아스카론을 앞으로 내밀었고, 카마엘은 눈을 껌벅였다. 원작에서는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멍청한 표정을 지은 채 무어라 말을 잇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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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2장 - 공습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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