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3장 - 플래그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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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실리아는 숨 가쁘게 달렸다.
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지만 공격을 당했다.
전함들의 공격으로 용군단과 아룡들이 큰 피해를 입었고, 수천이 넘는 인간들이 섬에 상륙해 오크들과 고블린들을 밀어 붙이고 있었다.
그렇기에 시실리아는 오르가와 함께 인간들에 맞서 싸우는 대신 섬의 중심- 정확히는 지하에 위치한 말레키스의 안식처를 향해 달렸다.
‘말레키스 님!’
말레키스의 완전 부활까지 고작 하루가 남은 상황이었다.
애당초 말레키스가 빠져든 ‘용의 수면’ 자체가 마법적인 의식인 터라 그 하루로 인한 차이가 제법 되었지만, 그렇다고 아예 깨어나는 게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었다.
말레키스를 깨운다.
신적인 존재인 에인션트 블랙 드래곤을 부활시켜 작금의 위기를 타개한다!
다급한 상황이었다.
마음이 급해 다른 것은 생각도 하기 어려운 시국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실리아는 뒤를 돌아보았다. 말레키스의 안식처로 이어진 문을 통과하기 직전에 비명을 질렀다.
“오르가 님!”
말레키스의 자식들 가운데 가장 강한 자.
용군단을 이끄는 용장군 오르가.
그는 에인션트 블랙 드래곤이 아닌 일반적인 어덜트 드래곤에 불과했지만 개중에서는 독보적인 존재였다.
몸길이는 자그마치 사십 미터에 육박했고, 근력과 민첩성 같은 신체 능력은 평범한 어덜트 드래곤의 배에 달했다. 여기에 말레키스에게 하사받은 강력한 마법기들과 본인의 뛰어난 전투 감각이 더해지니 그 전투력은 말레키스의 군단 전체에서도 독보적이었다.
그런데 그런 오르가가, 용군단을 이끄는 용장군이-
콰가강!
오르가의 거체가 추락해 지면과 충돌했다. 순간 의식이 날아갈 정도의 충격을 머리에 받은 여파였다.
“크아······.”
오르가는 신음을 흘리며 고개를 쳐들었다.
추락하기 직전에 보았던 자를 찾기 위해 두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딱히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바로 지척.
하늘이 아닌 지면 위.
작은, 하지만 인간 기준으로는 너무나 거대한 인간이 달려오고 있었다.
사납게 웃으며 뛰어오르더니 그대로 주먹을 당겼다.
거대한 드래곤에게 맨 손으로 돌진해오는 인간.
너무나 상식 밖의 광경인 터라 오르가는 저도 모르게 멍하니 바라보고 말았다.
자신을 추락시킨 것이 눈앞의 인간- 정확히는 인간의 발차기라는 사실과 작금의 현실을 바로 연결시키지 못 했다.
오르가의 잘못이 아니었다.
오르가는 현실적인 드래곤이었다.
성급하고 흉포하기 짝이 없는 형제자매들과 달리 냉정하고 침착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동시에 상식이라는 것을 아는 지적인 존재였다.
그렇기에 눈앞의 광경에는 더더욱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이었으니까.
짓밟으면 찍하고 죽는 나약하기 짝이 없는 존재였으니까!
쾅!
남자- 란디우스가 휘두른 주먹이 오르가의 마법 방벽을 파괴했다. 여간한 물리력 따위 우습게 막아내는 방벽이었지만 산산이 부서졌고, 이는 당연한 일이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란디우스의 주먹이었으니 말이다.
“미, 미친!”
하지만 덕분에 정신을 차린 오르가는 욕지거리를 토하며 다시 방벽을 펼쳤다. 무의식 중에 펼친 직전의 마법 방벽보다 훨씬 더 강력한 방벽이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와장창하는 소리와 함께 이번에도 방벽이 파괴되었다. 역시나 란디우스의 주먹에 의해서였다.
“우오오!”
연격으로 마법 방벽들을 돌파한 란디우스가 지면을 박차 솟구쳐 올랐다. 대각선 위- 오르가의 머리를 향해서였다.
오르가는 재빨리 머리를 움직임과 동시에 날개를 펼쳤다. 일단 어떻게든 이번 공격을 피한 뒤 날아올라 거리를 벌릴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어느 정도 현실이 되었다. 섬광처럼 치솟는 란디우스의 돌진을 간발의 차로 회피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완벽하지 못 했다.
머리를 옆으로 움직여 공격을 피했다고 생각한 순간 란디우스가 몸을 회전시켰다. 공중에서 갑자기 허리를 틀더니 주먹질 대신 발차기로 오르가의 얼굴을 후려찼다.
“크악!”
오르가의 턱이 돌아갔다. 아니, 그 수준을 넘어 아예 거대한 몸이 발차기를 맞은 방향으로 쓰러져 버렸다.
차는 힘이 어찌나 강했는지 공격을 펼친 란디우스가 반발력으로 인해 튕겨나갈 지경이었다.
“크억··· 컥······.”
단순히 머리가 아픈 정도가 아니었다. 오르가는 제대로 숨을 쉬지 못 했다. 얼굴뼈가 어떻게 부서졌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커흑.”
입 안에 고인 피를 잔뜩 토해낸 오르가는 반사적으로 날갯짓을 했다.
전투 본능이 아닌 생존 본능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쾅!
저만치 튕겨져 날아갔던 란디우스가 재차 지면을 박찼다. 오르가 역시 급히 뛰어오르며 날갯짓을 했다.
하지만 완전히 떨쳐내기에는 시간과 거리가 부족했다. 그렇기에 오르가는 급한 대로 입을 벌린 뒤 급조한 브레스를 내뿜었다.
콰과가-!
칠흑의 빛기둥.
앞길에 가로 놓인 모든 것을 파괴하는 강대한 힘이었지만 잘못된 선택이었다. 차라리 불을 뿜는 쪽이 나을 뻔 했다.
쾅!
란디우스가 브레스 웨폰을 후려쳤다. 칠흑의 빛기둥을 황금빛으로 빛나는 주먹으로 후려쳐 방향을 꺾어 버리다 못 해 부숴버렸다. 브레스 웨폰의 파편으로 뒤집어지는 지면을 박차 오르가와의 거리를 좁혔다.
오르가는 공포를 느꼈다.
그리할 수밖에 없었다.
맨주먹으로 쉴드를 부수다 못 해 브레스 웨폰을 파괴하는 인간이라니.
아니, 애당초 저게 인간이긴 한 건가?
흥미로운 사유였지만 즐길 시간이 없었다.
오르가는 필사적인 날갯짓으로 어떻게든 고도를 높였다. 이러나저러나 두 발로 달리고 뛰는 란디우스였으니 일단 하늘 높은 곳으로 향하면 어떻게든 거리를 벌릴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 순간.
필사적인 날갯짓에 힘입어 란디우스를 발아래에 둔 그 때.
“치천사의 날개.”
란디우스가 낮게 속삭였다.
등에 장착하고 있던 마법기를 발동시켰다.
촤악-!
란디우스의 등 뒤에 아름다운 은빛 광익이 펼쳐졌다.
소유자에게 비행능력을 부여해주는 고대의 비보였다.
“미, 미친?!”
여기서 아이템이라고?
저 괴물 같은 놈이 아이템까지 쓴다고?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인간은 도구를 쓰는 동물이었으니까.
드래곤 앞에 나서면서 아이템 하나 두르지 않고 맨몸으로 덤비는 놈 따위 본 적이 없는 오르가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달랐다.
너무나 큰 부조리에 부들부들 몸이 떨릴 지경이었다.
“빌어먹을!”
욕지거리를 토하며 되는대로 공격 마법을 펼쳤지만 너무 늦었다.
은빛 날개를 펼친 란디우스와의 거리는 이미 좁혀진 상태였다.
“으아아!”
오르가가 비명처럼 외친 그때.
란디우스의 손바닥이 오르가의 가슴에 닿았다. 태양을 닮은 황금빛 섬광이 오르가의 가슴 속으로 파고들었다.
콰앙!
굉음과 함께 오르가가 다시 지상을 향해 머리부터 추락했다.
실로 엄청난 광경이었지만 카마엘은 그쪽을 돌아보지도 않았다. 카마엘의 머릿속에서 란디우스의 승리는 너무나 당연한 기정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카마엘은 눈앞의 아룡들을 제거하는데 주력했다. 함대의 포화 덕분에 반수 이상이 갈려나간 아룡들이었지만 아직 그 숫자가 제법 되었기 때문이다.
“카마엘 님! 함대가!”
바로 그때 근방에 있던 카이사가 크게 소리치며 해안가를 가리켰다.
상륙하여 전투를 시작한 남부의 정예군 머리 위로 드래곤들과 아룡들이 비행하는 것이 보였다.
함포를 재장정중인 함대를 노리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카마엘은 이번에도 그쪽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
너무나 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놈들이 함포를 재장전하느라 무방비 상태에 빠진 함대를 노릴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대책 역시 준비되어 있었다.
그것도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악랄한 대책이 말이다.
“부숴라! 파괴해라!”
용군단의 드래곤들이 아룡들에게 명령한 뒤 숨을 가다듬었다. 브레스 웨폰으로 함대를 박살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외친 직후 드래곤들은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급속 잠항!”
“재장전은 바다 속에서 한다!”
비현실적인 명령들이 현실이 되었다.
포격을 마친 전함들은 공격을 피해 잠수했고, 정말로 바다 속에서 재장전을 하였다.
“이런 미친!”
드래곤들 가운데 몇이 브레스 웨폰을 쏘아봤지만 큰 의미가 없었다.
바다 속에 숨어든 전함들을 제대로 쏘아 맞추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제는 저렇게 일단 잠수하고 나면 공격할 방법이 전무하다는 것이었다.
“간악한 놈들!”
용군단의 고참병이라 할 수 있을 가란트는 욕지거리를 토했다.
인간들의 행보가 실로 사악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아니, 사악함은 따로 있었다.
가란트가 바다 속으로 잠수한 전함들을 보며 욕지거리를 토한 그때, 이번 전투에 동원 된 스물 일곱 척의 전열함 가운데 셋이 저 먼 곳에서 부상했다. 바다 속에 가라앉은 전열함들 위에서 멀뚱멀뚱 떠 있던 가란트와 형제들을 향해 포화를 내뿜었다.
“가란트! 피해!”
“뭐?”
가란트가 시선을 돌렸을 때는 이미 대포알이 날아온 직후였다. 급히 쉴드 마법을 펼쳐 위력을 죽인 덕분에 간신히 피할 수 있었던 가란트였지만 주변의 아룡들은 아니었다.
“잠수! 바로 잠수!”
쏘고 튀기.
인간들의 전함은 둘에서 셋 씩 조를 짜서 가라앉고 떠오르기를 반복하며 대포를 쏴댔다.
미리 순번이라도 정해둔 것인지 서로 거리가 먼 것들끼리 돌아가며 공격을 해대니 제대로 대처하기가 어려웠다.
“크아악! 사악한 놈들!”
아버지 말레키스를 따라 잠들 때만 하더라도 저런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배 한척에서 40발이 넘는 대포를 쏴대다니. 거기다 대포의 위력 역시 삼백 년 전과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인간들! 상륙한 인간들이라도!”
가란트는 몇 남지 않은 형제자매들과 아룡들을 부려 공격 대상을 바꾸었다.
지상에서 오크와 고블린을 상대로 전투 중인 인간들을 마구 짓밟아 뭉개버릴 생각이었다.
‘지상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인간들 입장에서는 아군이 섞여 있는 상황이니 함부로 대포를 쏴대지 못 하리라.
그렇기에 가란트는 지상에 착지한 뒤 꼬리를 휘두르고 불을 내뿜어 인간들을 쓸어버리고자 하였다.
하지만 채 그것을 실현에 옮기기 직전.
가란트는 마주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끝을 알 수 없는 인간의 악의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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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게하마 백작은 상식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아군과 뒤섞여 있는 드래곤들과 아룡들을 향한 발포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오펀드 후작 또한 마찬가지였다.
승리를 위해서라며 아군의 머리 위에 대포를 쏴대는 짓은 꿈에서조차 상상할 수 없는 두 사람이었다.
때문에 가란트가 목격한 인간의 악의는 두 사람으로부터 말미암은 것이 아니었다.
속이 까만 한 사람.
번개처럼 질주하던 유더는 시실리아가 들어간 건물에 바로 따라 침투하는 대신 일단 발걸음을 한 번 멈추었다. 코델리아가 급히 유더의 목을 잡아당겼기 때문이다.
“코델리아?”
“지금! 바로 지금!”
갑자기 무슨 소리인 것일까.
등에 업고 있는 터라 눈을 볼 수 없었기에 대화만으로 해결을 해야 했지만 그러기에는 코델리아가 너무 흥분해 있었다.
“아니이, 그러니까! 아, 몰라! 잠깐 대기!”
크게 소리친 그녀는 유더의 등에 업힌 채로 품 안에 손을 넣더니 그대로 쑥하고 물건 하나를 꺼내들었다.
황금색 빛을 발하는 수정구.
분명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빛이 나지 않던 물건이었다. 그래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지금 이 순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유더는 눈을 크게 떴다.
코델리아는 활짝 웃으며 수정구를 높이 들어올렸다.
모름지기 물건이란 쓸 수 있을 때 써야 했으니까.
아껴 먹으려다가 까먹는 바람에 유통기한이 지나버렸던 딸기 케이크를 떠올린 코델리아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소리쳤다.
“벨키안! 도와줘요!”
사령술사 벨키안.
수정구에서 빛이 나기 시작하면 언제 어디서든 한 번은 자신을 부를 수 있다고 했던 그.
수정구가 코델리아의 마력을 빨아들였다. 고대의 마법기가 거대한 공간의 문을 허공에 만들어냈다.
“무슨 일이지?”
전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차분한 목소리.
언제나처럼 역병의사의 새부리 가면을 뒤집어 쓴 벨키안이 공간의 문을 넘어오며 말했고, 코델리아는 가타부타 설명하는 대신 다시 한 번 하늘을 가리켰다.
“란디우스?”
벨키안이 가면 속에서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그는 이내 카마엘과 레나 역시 찾아냈다.
인간과 오크, 고블린은 물론이고 드래곤들과 아룡들까지 뒤섞여 싸우는 전장에 당혹감을 느꼈지만 그 감정을 굳이 드러내지는 않았다.
작금의 상황만으로도 어째서 자신을 불렀는지 이해했기 때문이다.
삼백 년 전 수많은 학살과 비극을 양산한 남부의 악룡 말레키스와 그의 용군단.
전후 사정은 알 수 없었지만 놈들과의 싸움이라면 손을 보태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부탁할게요!”
코델리아가 다시 외치자 벨키안은 고개를 끄덕인 뒤 바로 죽음의 마력을 발동시켰다. 복잡하기 짝이 없는 주문을 읊조려 강력한 고대의 마법을 이 세상에 펼쳐보였다.
왕도에서 사용한 소환술이 아니었다.
데스 나이트를 부르고 수많은 해골병사들을 일으켜 세우는 대신 그는 다른 마법을 사용하였다.
“일어나라, 나의 주구들이여.”
언데드 생성.
이미 죽은 시체들을 일으켜 세우는, 어찌 보면 사령술사들의 기본기라 할 수 있는 것.
하지만 시전자가 다른 누구도 아닌 벨키안이었다.
더욱이 주변에는 지금 양질의 재료가 넘쳐났다.
쿠구구구구구-!
웅장한 소리와 함께 하나 둘 몸을 일으켜 세웠다.
찢어지고 부서진 날개를 펴며 포효했다.
“크아아!”
포화에 쓸려나갔던 드래곤들과 아룡들.
그들이 다시 태어났다.
벨키안의 마법에 힘입어 새로운 생명을- 아니, 거짓된 삶을 부여받았다.
끔찍한 괴성과 함께 몸을 일으키는 좀비 드래곤들.
반쪽이 난 몸으로 날아오르는 언데드 아룡들.
벨키안은 차갑게 가라앉은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더니 머리 위에 생명의 관을 고쳐 쓰며 명령했다.
“공격하라.”
너희와 피를 나눈 형제들과 자매들을.
방금까지 아군이었던 자들을.
벨키안의 무자비한 명령에 언데드들은 복종했다. 아직 살아남은 용군단을 향해 이빨과 발톱을 드러냈다.
“우와.”
코델리아가 감탄했고, 유더 역시 잠시나마 멍한 얼굴이 되었다.
하늘과 땅에서 수십 마리에 달할 드래곤들과 좀비 드래곤들이 격돌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신화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한창 서로 싸우던 인간들과 고블린들 까지도 잠시나마 눈앞의 적을 잊고 용들의 싸움을 지켜볼 정도였다.
“가라.”
바로 그때 벨키안이 말했다.
풍부한 전투 경험으로 말미암아 유더와 코델리아에게는 다른 임무가 있다는 것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다녀오겠습니다.”
코델리아는 눈을 빛내며 유더의 목을 끌어안았고, 유더는 묵례로 인사한 뒤 다시 지면을 박찼다.
섬의 지하.
말레키스의 안식처를 향해 돌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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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3장 - 플래그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