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02장 - 조우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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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봉쇄령이 내리기 전까지 유더가 제국과의 전쟁을 크게 고려하지 않았던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일단 전쟁 자체가 원작에 없던 일이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두 번째 이유는제국의 구조 자체가 어느 한 집단의 독단으로 전쟁을 일으키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아시다시피 제국의 권력은 현재 셋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제국의 정점인 황제를 중심으로 한 황실과 충성파 귀족들.
재상이 이끄는 재상부와 휘하 귀족들.
막대한 자본의 힘으로 제국의 온갖 대소사에 간섭하는 엘프들.
황실에 충성하는 로열나이트에게는 썩 기분 좋은 이야기가 아니었지만 현실주의자인 레온답게 제대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얼마 전 재상부가 사실상 반란을 일으켜 황실을 장악했습니다. 황제 폐하는 물론이고 섭정 중이신 황태후 전하와 황족 분들은 현재 황실에 구금당해 계십니다.”
대충 짐작한 대로의 이야기였다.
재상부가 황실을 장악하지 못 했다면 국경 봉쇄령 같은 명령은 내리지 못 했을 터이니 말이다.
‘원작하고 많이 달라지기는 했어.’
원작에서는 재상부조차 완벽하게 장악하지 못 했던 악마 추종자들이었다.
아니, 지금 생각해보면 원작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북부, 중앙, 남부에서 일어난 일들로 말미암아 세일룬 왕국이 멸망하고 제국 역시 연이어 일어난 7대 재앙으로 인해 무너지던 와중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왕국에서의 일을 망친 악마 추종자들이 제국에서 좀 더 활개를 칠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재상부를 완벽하게 장악한 것은 조금 의외의 일이었다.
‘왕국의 악마 추종자들이 합류한 지 얼마되지 않았으니까.’
더욱이 성십자 수호단의 연결망까지 끊은 상태였다.
야생의 땅에서의 사건으로 인해 하급 마인들과 중급 마인들을 잔뜩 잃어 세력이 약해진 악마의 눈 혼자만의 힘으로 이 모든 일들을 해냈다고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다른 악마 추종자 집단까지 모두 움직인 거라면······.’
왕국에 자리한 악마의 손.
제국에 뿌리내린 악마의 눈.
그리고 이미 동방을 장악한 악마의 입.
악마의 뿔과 악마의 귀는 성십자 수호단과의 충돌로 사실상 궤멸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최상위급 마인 하나에서 둘 정도는 남은 상태였으니 아주 무시할 수는 없었다.
대륙에 자리한 다섯 개의 악마 추종자 집단.
최악의 경우 저 다섯 집단 모두가 힘을 합쳐 제국에서의 일을 진행하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아니, 일단 최악을 가정해야 하니 그렇다고 봐야하나.’
원작에서 저 다섯 집단은 서로 적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서로 친하게 지내는 협력 관계 역시 아니었다.
당장 야생의 땅에 처음 진입할 당시에도 악마의 손의 상급 마인 솔루지아의 추적을 따돌릴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악마의 눈의 영역에 들어갔다는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즉, 원작에서와 마찬가지 현실에서도 악마 추종자들 사이에는 알력과 벽이 존재했는데, 지금와서는 그 모든 벽들을 뛰어넘어 하나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나랑 코델리아 때문이라 이건가.’
악마 추종자들의 대화합을 이룩한 평화의 사자.
유더는 되도 않는 망상을 머릿속에서 지운 뒤 다시 레온에게 집중했다.
“이대로 가면 재상··· 아니, 그 반역자에 의해 제국과 왕국 사이의 전쟁이 일어날 겁니다. 황제 폐하와 황족 분들을 구출하는 것은 왕국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원작에서 레온은 달변가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애당초 말보다는 검을 선호하는 전형적인 칼잡이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도 마찬가지인지 나름의 논리를 내세워 유더 자신과 코델리아를 설득하려 했지만 이야기가 투박하기 그지 없었다.
‘어쨌든 그만큼 간절한 상황이긴 하다 이거지.’
그리고 레온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황제와 황족들을 구출한다면 정말 전쟁을 막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었다.
‘존버 엘프들은 악마 추종자들에게 넘어가지 않았을 테니··· 셋 중 둘을 포섭하면 전쟁을 막을 수 있다인가.’
유더가 여기까지 생각했을 때였다.
“그런데 한 가지만 여쭤 봐도 될까요?”
가만히 듣고 있던 코델리아가 레온을 보며 물었다.
평소 유더와 이야기할 때는 살짝 허술한 느낌을 주는 코델리아였지만 지금은 사안이 사안인데다 상대가 타인이라 그런지 똑 부러지다 못해 제법 날카로운 느낌까지 주었다.
“예, 말씀하시죠.”
레온이 살짝 긴장한 얼굴로 답하자 코델리아가 계속해서 말했다.
“천상의 목소리가 무엇이죠? 그리고 두분은 왜 하필 저희를 찾아오신 거고요. 황족 분들을 구출하기 위해서라면 현실적으로는 우리보다는 존버··· 아니, 엘프분들을 찾아가는 게 더 정황에도 맞지 않나요? 그리고··· 사실 로열나이트들의 전력을 생각하면 저희 둘이 더해진다 해서 크게 달라질 게 있을지도 의문이고요.”
타당하기 짝이 없는 물음에 유더는 살짝 감탄했다.
왕국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생각하는 일 자체를 유더 자신에게 떠넘긴 것이 아닌가 싶은 코델리아였으니 말이다.
더욱이 내용면에서도 두드러진 부분이 있었으니 마지막 부분이었다.
왕국에서야 유더와 코델리아의 명성이 자자했지만 제국에서는 어떠할까.
당장 왕국 내에서도 과장된 소문이다, 왕실의 프로파간다다 등등 별의 별 소리가 다 나올 정도였으니 제국에서도 그렇게까지 신뢰하고 있을 가능성은 낮았다.
‘더욱이 애당초 소문부터가 현실보다 축소된 거고.’
이미 축소된 걸 더 축소해서 보고 있는데 굳이 유더 자신과 코델리아에게 도움을 청했다?
물론 이미 엘프들에게 지원을 요청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더해 전력을 늘리고 싶은 것일수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레온은 처음 자신들을 보자마자 천상의 목소리 운운하며 오직 유더 자신과 코델리아만이 자신들을 도울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였다.
‘아무튼 코델리아의 질문에 답하는 걸로 꽤 많은 걸 알 수 있어.’
때문에 유더는 무어라 끼어드는 대신 마음속으로 좋아요를 누르며 레온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것이······.”
말꼬리를 흐리던 레온은 사라를 돌아보았고, 투구 때문에 표정은 알 수 없지만 움츠러든 어깨로 보아 긴장한 것이 분명한 사라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후, 어쩔 수 없군요. 어차피 함께 행동하신다면 모두 아셔야 할 이야기니까요.”
그리 말한 레온은 그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어깨를 조금 움츠리더니 다시 입을 열어 말했다.
“천상의 목소리는··· 황태후 전하께 들려오는 하늘의 목소리입니다. 계시라고도 할 수 있겠죠. 며칠 전 마지막으로 전해진 황태후 전하의 서신에 여러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었습니다.”
얼굴을 보니 진지하게 하는 소리 같았다.
때문에 유더와 코델리아는 서로를 돌아보았고, 메시지 마법을 주고받았다.
[유더야, 저 천상의 목소리라는 거 말이야. 말 그대로 천상의 목소리가 아닐까?]
[천계를 이야기하는 거야?]
[어, 그럴 수도 있잖아.]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간단하게.
일단 영웅전기2에서 천계는 대소환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인계에 조금도 관여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천계가 관여하고 있다?
[지옥 쪽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
악마가 천사를 가장하여 신실한 자를 유혹한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치만 정말 악마 쪽이고, 이렇게 우리랑 접선이 가능한 상태면 레온네를 보내는 게 아니라 그냥 상급 마인들 잔뜩 보내서 우릴 암살하려고 하지 않을까? 아, 이건 암살이 아니려나. 아무튼 천계라면 뭐··· 우리가 카플란 만날 것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지 않을까? 그, 그··· 이름 기억 안 나지만 예지의 힘을 가진 천사도 있잖아.]
오늘따라 논리적인데다가 날카로운 면모가 엿보이는 코델리아였다.
때문에 유더는 일단 감동부터 하였다.
[그래, 우리 코델리아는 하면 할 수 있는 아이야. 앞으로도 스스로 생각하는 거야, 알았지?]
[야, 평소에도 스스로 생각하거든? 어찌되었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거지?]
[어,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겠지만.]
일이 이렇게 돌아가는 마당에 천계와 지옥 말고 제3의 세력이 존재할 여지도 있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희박했지만 말이다.
“그··· 계속 이야기해도 될까요.”
“예, 부탁드려요.”
유더와 코델리아가 서로 눈빛을 교환하자 잠시 말을 끊었던 레온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부끄럽게도 현재 로열나이트는 제대로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단장님이신 절대기사 갤러헤드 님을 비롯해 전력 대다수가 발이 묶인 터라··· 실제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저와 여기 있는 사라를 비롯해 겨우 몇 명에 불과합니다.”
“발이 묶였다니··· 음독이나 습격 같은 것이라도 당한 건가요?”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갤러헤드 님의 경우엔······ 폐관 수련 중에 봉인 당하셨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
유더와 코델리아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눈을 깜박이자 레온이 추가적으로 설명했다.
“수련동에서 폐관 수련 중이셨는데··· 재상부에서 수련동 자체를 봉인해버렸습니다.”
즉, 산채로 가둬버렸다는 뜻이었다.
[···황족도 황족이지만 갤러헤드도 구출해야 하는 거 아닐까.]
[···아마도?]
유더와 코델리아가 어쩐지 모르게 한심한 기분을 느끼며 메시지 마법을 교환하자 레온이 다시 간절한 어조로 말했다.
“재상부에서 곧 황제 폐하와 황족 분들을 다른 곳으로 옮길 예정입니다. 그리고 아마··· 그때가 황족 분들을 구할 마지막 기회일 겁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레온과 사라가 동시에 고개를 숙였다.
하는 것을 보니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이곳에 찾아온 모양이었다.
[어쩌지?]
[어쩌긴.]
사실 답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으니까.
“알겠습니다. 단, 이제부터는 저희 일행과 함께 이야기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괜찮으시겠죠?”
“예? 아, 예. 당연하죠. 그리하겠습니다.”
레온이 화색이 되어 답했다. 일단 긍정적인 유더의 답변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5분 남짓.
1층 응접실에 있던 루카스와 카이사, 키라라와 카플란이 2층으로 올라왔다.
그런데 직후였다.
“그, 어··· 키라라는 밖에서 기다릴게요.”
방안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키라라가 그리 말하며 슬쩍 몸을 빼려 했다.
키라라는 거물급 배신자가 아니라 소소한 배신자였으니까.
너무 중요한 이야기를 들으면 오히려 운신이 어려워지기 마련이었다. 나중에 배신을 했을 때도 보다 모진 추격을 받게 되어 있었고 말이다.
물론 당장은 금력과 코델리아의 애정으로 인해 배신할 마음이 없는 키라라였지만 평생 쌓아온 습관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아니야, 키라라도 같이 듣자. 키라라도 우리 일행이니까 같이 들어야 해. 우리 모두와 관련된 이야기인걸. 자, 이쪽으로 와서 앉아.”
코델리아가 자기 옆자리를 팡팡 두드리며 그리 말하자 키라라는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이내 도도도 달려 코델리아의 옆에 자리했다. 얼굴을 보니 쿡 찌르면 바로 감동의 눈물을 줄줄줄 흘릴 것만 같았다.
우리 일행.
우리 키라라.
“헤헤, 헤헤헤.”
저도 모르게 헤실헤실 웃음을 흘리며 꼬리를 살랑거린 키라라는 슬쩍 코델리아에게 몸을 기댔고, 코델리아는 그런 키라라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저거저거 코델리아가 천사인 거 알면 어케 되려나.’
그때부터는 아예 코델리아를 숭배하지 않을까?
카이사가 그런 생각을 하며 실실 웃을 때 유더는 무척이나 따뜻한 눈으로 키라라와 코델리아를 바라보았다.
‘훈훈하구나.’
코델리아가 누군가를 안아도 더 이상 숫자를 세지 않게 된 유더였다.
코델리아와 관계가 많이 진척된 덕분에 여유가 생긴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어찌되었든 모두가 착석하자 레온이 빠르게 이미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였고,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루카스와 카이사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럼 말씀대로라면 여기 있는 인원만으로 황족 분들을 구출해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아직 남아 있는 로열나이트들이 있습니다. 저희 둘을 빼면 다섯 명 뿐이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았지만 너무 적었다.
하지만 카이사는 미간을 한 번 좁히더니 손가락 끝으로 자기 허벅지를 두드리며 말했다.
“오합지졸보다는 소수정예가 날 수도 있어. 특히 이런 치고 빠지기 전술이 필요한 전투에서는 말이야. 상대 쪽의 방어는 어때? 호위 병력은 어떻고?”
카이사의 물음에 사라는 돌연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기 시작했고, 레온은 그렇지 않아도 어두웠던 얼굴을 더욱 어둡게 하였다.
“그것이··· 솔직히 말씀드리면 쉽지 않습니다.”
“황족 구하는 일이 쉬울 거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아. 방어 병력이 어떤데?”
카이사가 다시 한 번 채근하자 레온은 마른 침을 꿀꺽 삼키더니 입을 열어 말했다.
“병사들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충 두 개 소대 정도가 동원될 것으로 보이니까요.”
제국의 편제를 생각하면 60명 정도 되는 인원이었지만 레온이 많지 않다고 한 것은 이해가 되었다.
초인이 존재하는 플레이아데스에서 제대로 수련한 기사의 힘은 평범한 병사 수십을 능가했다.
당장 눈앞에 있는 레온만 하더라도 혼자서 일개소대 정도는 우습게 박살낼 터였다.
“문제는 기사들입니다. 재상부에 붙은 비열한 변절자들인 임페리얼 나이트가 스무 명 정도 붙을 것 같습니다. 황실 소속 마법사들도 적어도 셋, 많게는 다섯까지 더해질 것 같고요.”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 다음이었다.
“그리고······ 제이 경이 나설 것 같습니다.”
레온의 목소리에는 절망감이 어려 있었다.
사라 역시 고개를 푹 숙이며 괴로워했고 말이다.
제이 카르오니악.
제국이 자랑하는 열두 명의 소드 마스터 가운데 하나.
왕국으로 치면 십검호에 대응할 수 있는 검의 달인!
“제, 제이 경이 지키고 있단 말입니까?”
카플란이 놀라서 말했고, 키라라 역시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제이 경이었으니까.
소드 마스터였으니까!
소드 마스터가 포함된 호위 병력을 어찌 돌파한단 말인가!
카플란은 탄식했고, 키라라는 코델리아의 허리를 꼭 끌어안으며 두려움에 떨었다. 레온과 사라는 고개를 숙인 채 한숨을 푹푹 쉬었고 말이다.
때문에 코델리아는 약간은 떨떠름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 그리고요?”
“예?”
“그게 다에요?”
“예? 어··· 이, 이게 다인데요?”
레온이 저도 모르게 조금은 멍청한 얼굴로 답하자 코델리아는 미간을 좁힌 채 유더를 돌아보았다.
[유더야.]
[어, 코델리아야.]
[확인 차 묻는 건데, 제국 소드 마스터면 십검호 급이지?]
[어, 맞아. 십검호급. 대충 세바스찬 정도?]
십검호.
이제와서 십검호.
루카스는 어색하게 웃었고, 카이사는 시원한 미소를 그렸다.
“여, 여러분?”
카플란이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레온도 그랬다.
왕국에서 온 이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드 마스터인데! 자그마치 소드 마스터가 지키고 있다는데!
‘아, 이게 바로 파워인플레구나.’
코델리아가 웃으며 생각한 그때 유더는 레온을 보았다. 분명한 어조로 답해주었다.
“추진하죠.”
황족 구출 작전.
저희가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까짓 십검호 쯤이야.
왕국에서 나고 자란 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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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2장 - 조우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