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05장 - 존버엘프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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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후는 고운 미간을 찌푸렸다.
로열나이트들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왕과 싸우러 가겠다니.
전투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황태후였지만 그래도 한 가지 아는 것이 있었다.
아무리 뛰어난 장수라도 전쟁터에서는 눈 먼 화살에 맞아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어찌······.’
황태후 자신만 있는 일행이 아니었다.
아직 어리다고는 하나 제국의 지존인 황제가 함께하고 있는 일행이었다. 아니, 어리기에 더 문제가 되었다.
가랑비조차 피해가야 마땅하거늘 오히려 황제를 데리고 싸움터로 향하다니 이 얼마나 불충한 소리란 말인가.
더욱이 산왕에 대한 소문은 황태후도 들은 적이 있었다.
소드 마스터에 필적하는 강자라 했고, 수하들 모두가 사나운 수인족이라 했다.
“하아.”
속이 답답하고 괴로웠지만 황태후는 위엄 있는 표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자신이 불안해하면 어린 황제는 더더욱 불안해할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사실 황태후는 지금 무척이나 심약해져 있는 상태였다.
밖에서는 철의 여인이라 불리는 그녀였지만 어린 황제를 위해 있는 힘껏 버티고 있는 것에 불과했다.
재상부의 역모에 의한 구금과 필사의 탈출.
솔직히 지금도 탈출할 당시를 생각하면 손이 벌벌 떨리는 그녀였다.
밖에서는 요란한 소리들이 울리고 마차는 요동치고······ 피로 범벅이 된 로열나이트들의 모습에 졸도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정말 너무하구나.’
방금 싸움도 그러했다.
황제는 일행의 강함에 신이 난 듯 했지만 황태후는 솔직히 두려웠다.
사방에서 사나운 수인들이 고함을 지르며 달려드는데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그런데 아예 놈들의 우두머리가 있는 곳으로 가겠다니.
아무리 강하다 해도 그렇지 황제가 있는데 굳이 이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단 말인가?
속이 답답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큰 소리를 쳐 로열나이트들의 행군 방향을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황태후는 그러지 못 했다.
그녀의 감정과는 별개로 이성은 아사인 고개를 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으으으······.’
황제와 어린 자식들이 옆에 있으니 티를 낼 수도 없고.
그저 답답한 마음에 로열나이트들에 대한 애꿎은 원망만 커질 뿐이었다.
‘아무리 강해도 그렇지! 어찌 황제가 있는데 위험을 감수한단 말이야!’
하지만 약 한 시간 뒤.
황태후의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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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수인족 로빈(24세, 무직)은 그날의 광경을 이렇게 묘사했다.
“아랫마을에 불이 났다고 해서 구경하러 갔죠. 그런데 돌아와 보니 우리 산채가 불타고 있는 거예요!”
사실 제대로 보지도 못 했다.
사방에서 쾅쾅쾅 굉음과 폭발이 연이어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산채가 불타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 산채로 달려가자마자 쇠사슬을 머리에 맞고 기절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모든 일이 끝난 뒤였다.
초토화된 산채와 줄줄이 묶인 채 나자빠져 있는 동료들.
노예로 쓰기 위해 납치해왔던 이들이 감옥 밖에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니 정말로 산채가 망한 모양이었다.
인간족 소년 필립(11세, 황제)은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가능했다.
“정령왕 펀치! 정령왕 펀치!”
사방에서 화살의 비가 쏟아져 내렸지만 조금도 무섭지 않았다.
붉은 머리의 천사님이 황제 자신을 돌아보며 다정한 미소를 짓고 있었으니 말이다.
반투명한 막에 튕겨 날아가는 화살들.
천사님이 손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울리는 굉음과 요란한 폭발음.
흉악하게 생긴 수인족 산적들이 몰려오자 하얀 날개를 활짝 펴신 천사님은 두 손으로 폭탄을 던지기 시작하셨다.
쾅쾅쾅.
어쩌다 산적 몇이 폭발을 뚫고 다가와도 괜찮았다. 화살과 마찬가지로 천사님의 보호막을 뚫지 못 했고, 으르렁 거리는 짐승녀가 휘두른 쇠사슬에 멀리멀리 날아가 버렸으니 말이다.
“정령왕 펀치! 정령왕 펀치!”
잔뜩 흥분한 황제는 허공에 주먹질을 하며 소리쳤다.
체통 없는 짓인 것은 잘 알았지만, 너무나 흥분했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하늘에서 구름을 뚫고 쏟아져 내린 거대한 황금빛 주먹.
태어나서 지금까지 그렇게 멋진 것은 보지 못 했다.
너무너무 좋아하는 갤러헤드 경의 검무보다도 더 멋졌으니 말이다.
크고 강하고 멋지다.
거기다 천사님은 예쁘다!
“정령왕 펀치!”
어린 황제는 자기보다 더 어린 동생들과 함께 허공에 주먹질을 하며 다짐했다.
천사님 말 잘 들어야지. 천사님한테 꼭 붙어 다녀야지.
그리고 그랬기에 근처에 있던 고양이 수인족 소녀 키라라(15세, 마스코트)는 기꺼움을 감추지 않고 소리쳤다.
“주인님은 신이야!”
지금도 눈을 감으면 코델리아가 천사의 날개를 활짝 펼치던 광경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새하얀 순백의 날개와 반짝이는 천사의 고리.
수백 개에 달하는 화살들을 가벼이 막아내는 보호막에 한 번 놀랐고, 연이어 터진 폭발에 두 번 놀랐다.
호호호 웃으시며 지진을 일으키시던 그 모습에는 그저 신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유더 주인님.
유더 주인님도 신이셨다. 어느 순간 보호막 밖으로 돌진하시더니 그대로 광풍이 되어 산왕의 수하들을 휩쓸어버리셨다.
잘은 모르지만 산왕도 그냥 단숨에 쓰러트리신 모양이었다.
“주인님, 잘 먹고 잘 살게 해주세요.”
키라라는 어느새 두 손을 모으고 공손히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있어 이미 유더와 코델리아는 신 그 자체였다.
수백에 달하는 수인족들이 지키는 산채에 정면으로 쳐들어가 소드 마스터에 필적한다는 극서 지방의 패왕을 쓰러트린다.
황태후는 멍한 얼굴이 되어 말했다.
“안 위험하네.”
이상하다. 위험해야 정상일 것 같은데.
분명히 싸움터에 같이 들어갔는데 왜 안 위험했지?
“황태후 전하?”
“어? 아, 그래. 그··· 레온 경. 늘 이렇지는 않지?”
토벌이라는 게 이렇게 쉬운 건 아니지?
소드 마스터들 간의 싸움이 이런 건 아니지?
상식이 붕괴되는 와중인 터라 평소처럼 우아하지 못 한 황태후의 물음이었다.
하지만 레온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기에 평소처럼 똑 부러진 대답을 내놓지 못 했다.
“그··· 예. 아마도, 아마도 그럴 겁니다.”
이런 식의 토벌이 될 거라고는 레온 자신도 상상하지 못 했으니까.
‘그냥 재상부로 쳐들어가도 되는 게 아닐까?’
이렇게 도망칠 게 아니라.
순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레온이었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건 좀 무리였다.
제도 자체의 방어력과 황궁에 걸려 있는 수많은 보호 마법들.
거기에 쭉정이 산적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제도의 정예들까지 생각하면 방어 전력의 질과 양 모두가 개인이 뚫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래도 엄청나군.’
둘 다 이제 열여덟 살이라고 하지 않았나?
어떻게 열여덟 살이 저렇게 강하지?
‘나, 나도 나름 천재인데.’
아니, 이쯤 되니 천재라는 것이 좀 의심스러웠다.
어쩌면 세상에 천재는 저 둘과 막시밀리언 이렇게 셋만 있는 것이 아닐까?
레온이 그리 생각할 무렵 루카스는 쓰게 웃으며 레온을 바라보았다.
레온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훤히 보였기 때문이다.
‘야, 너도?’
야, 나도.
어찌되었든 산왕의 산채는 단 하루- 아니, 한 시간 만에 토벌이 되었고, 일행은 산왕의 산채를 하룻밤 묵어갈 휴식처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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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산채 토벌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토벌 후의 뒷정리가 보통이 아니었다.
게임에서야 그냥 적만 때려잡으면 끝이었지만 현실에서는 생존자들의 수습 및 구금되어 있던 이들의 해방 등등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제가 전부 구분할 수 있어요!”
배신의 프로인 키라라는 사람 얼굴을 잘 기억했다. 누굴 배신했고 누굴 배신하지 않았는지 제대로 분간해야 했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키라라 덕분에 구금되어 있던 사람들인 척 하던 산왕의 수하들을 모두 적발할 수 있었다.
레온과 로열나이트들은 당장 소문이 퍼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일단 생존한 산왕의 수하들을 모조리 감옥에 가두었고, 잡혀 있던 이들도 일단 풀어주기는 했지만 산채 밖으로는 나가지 못 하게 하였다.
적어도 일행이 아사인 고개를 떠나기 전까지는 소문이 퍼지지 않는 쪽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각종 자질구레한 뒤처리를 로열나이트들에게 모조리 넘긴 유더와 코델리아는 날이 밝자마자 아사인 고개 정상으로 향했다.
“여기면 그럭저럭 될 거야.”
다름 아닌 카마엘과의 연락을 위해서였다.
유더는 일종의 안테나라 할 수 있을 신호 발신기를 설치한 뒤 자리를 펴고 앉았고, 코델리아는 그런 유더의 옆에 앉아 준비해온 바구니를 열었다.
“그런데 좀 미안하긴 하네.”
“누구? 설마 산왕?”
“아니, 걔한테는 안 미안하고.”
살인과 강간을 밥 먹듯이 하던 인생 자체가 범죄인 쓰레기였으니까.
“루카스나 카이사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 같아서.”
“아, 그게 좀 아깝긴 하지.”
루카스와 카이사가 힘을 합치면 산왕을 쓰러트리는 게 불가능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일행에는 황태후의 걱정대로 황제가 있었다.
유더와 코델리아 입장에서는 아무리 유리한 상황이라 해도 싸움 그 자체를 재빨리 끝내는 쪽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뭐, 기회가 또 있겠지.”
코델리아의 말에 유더는 저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왜?”
“아니, 그냥. 우리 진짜 강해지긴 했구나.”
십검호 최약체인 호국공하고 싸우다가 죽을 뻔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막 피 토하고 난리도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아직도 센 놈들이 많아.”
“RPG의 폐해지.”
자기들만 아는 농담을 주고받은 두 사람은 사이좋게 도시락을 꺼내들었다.
예쁘게 접어 만든 크레페였다.
“솜씨도 좋아.”
“나도 기대하고 있어.”
“뭘?”
“라면 잘 끓인다며.”
“내가 좀 끓이긴 하지.”
히히 웃은 코델리아는 그대로 입을 앙 하고 벌리더니 크레페를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그러자 유더가 끌끌끌 혀를 차며 코델리아의 입술에 손을 갖다 대었다.
“으유.”
칠칠치 못 하게.
입가에 묻은 크림과 꿀을 손가락으로 걷어내자 코델리아는 반사적으로 유더의 손가락을 물더니 가볍게 빨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더를 올려다보는 눈빛.
순진무구하면서도 어쩐지 요염한 그것.
저도 모르게 심장이 덜컹한 유더는 손가락을 뺄 생각도 못 한 채 그저 바라만 보았고, 코델리아는 재미있다는 듯 장난스럽게 유더의 손가락을 쪽쪽 빨더니 이번에는 아예 손가락을 핥았다.
그리고 다시 잔망스러운 눈웃음.
지금이라도 치마를 들추면 숨겨둔 꼬리가 아홉 개는 쏟아질 것 같은 그 눈빛에 유더는 일단 심호흡을 하였지만 얼굴은 물론이고 귀까지 발갛게 달아오르는 것을 막지 못 했다.
그렇지 않아도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코델리아가 오늘은 섹시하기까지 하였으니 말이다.
“유더야.”
작게 속삭인 코델리아는 그대로 유더의 가슴을 밀어 드러눕게 하더니 그 위에 고양이처럼 올라탔다. 그대로 고개를 숙이더니 이번에는 손가락이 아닌 유더의 아랫입술을 가볍게 빨았다.
“얼굴 빨개졌어.”
그럼 안 빨개지고 배기겠니? 이 상황에?
유더가 눈빛으로 항의하자 코델리아는 다시 끈적끈적한 미소를 흘렸다.
그리고 멜리사는 생각했다.
저기요, 지금 아침이거든요?
아침부터 뭐하시는 거죠?
거기다 지금 밥 먹고 있었어요. 밥 먹다 말고 뭐하는 겁니까, 지금. 예?
멜리사의 목소리는 유더에게 닿지 않았다.
하지만 유더도 비슷한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그, 일단. 장소도 장소고.”
밥 먹던 중이니까.
일단 참지 않을래?
사실 나도 참기 어렵거든?
솔직히 미칠 거 같거든?
유더가 코델리아를 살며시 밀어내자 코델리아는 입술을 삐쭉이더니 작은 목소리로 들으라는 듯 중얼거렸다.
“안 참아두 되는데.”
순간 유더는 흠칫했다.
유더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아니, 야.
그, 어, 으.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유더.]
머리 위에서 들린 카마엘의 목소리에 유더는 깜짝 놀라 허우적거렸고, 유더 위에 있던 코델리아는 균형을 잃고 옆으로 구르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몇 초.
[이따가 다시 올까?]
신호기 위에 앉은 까마귀로부터 카마엘의 목소리가 재차 들리자 유더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빨개진 얼굴을 어찌하지도 못한 채 일단 일어서며 말했다.
“아, 아뇨. 괜찮습니다.”
[그래.]
겨우 연결된 카마엘이었으니까.
지금은 카마엘과의 대화가 중요했다.
‘그리고······.’
솔직히 방금은 정말 위험했으니까.
후-하고 숨을 토한 유더는 아직도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애써 다스렸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빠르게 한 번 외우니 마음이 진정되었고, 두 번 외우니 얼굴색이 돌아왔다.
그리고 이 모든 광경에 코델리아는 입술을 삐쭉였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이내 자신이 한 말을 떠올리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렸다.
안 참긴 뭘 안 참아.
안 참으면 뭘 어쩔 건데!
“아우으······.”
내가 미쳤지.
코델리아는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좀 더 웅크렸다.
그리고 다시 한 사람.
유더와 코델리아가 불완전 연소 속에 몸부림치는 것을 보며 멜리사는 상쾌한 미소를 지었다.
[이런 게 바로 세상의 억지력 아닐까요?]
어찌되었든 카마엘이 찾아왔다. 때문에 유더는 서둘러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보고한 뒤 카마엘의 이야기를 물었다.
[제국의 상황이 정말 심상치 않구나.]
일단 우려부터 표한 카마엘은 제국 동부로 향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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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엘프들이 만든 일곱 개의 관문들 가운데 첫 번째인 레드 게이트의 요새 안.
사흘 내내 혼령질주를 사용한 터라 기진맥진한 사라는 당장이라도 쓰러져 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눈앞의 엘프를 바라보았다.
레드 게이트를 지키는 게이트키퍼인 동시에 엘프들의 대부인 빈첸죠 롬바르디의 손자.
제국의 열두 소드 마스터들 가운데 하나이기도 한 그는 밀서를 확인하자마자 고개를 끄덕였다.
“황제의 뜻을 잘 알겠습니다. 저희 엘프들은 황실의 벗으로서 조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하는 바입니다. 밀서의 내용 모두 수락하겠다고 황제 폐하께 전해주십시오. 이건 그 증표입니다.”
즉답하는 것을 보니 이미 빈첸죠 쪽에서 무어라 언질을 주었던 모양이다.
사라는 무척이나 안도하여 환한 미소를 지었다.
흔쾌히 수락해주어서 그런지 그렇지 않아도 잘생긴 얼굴이 더 잘생겨 보였다. 은을 녹여 만든 것 같은 머리칼 역시 새삼 반짝이는 것 같았고 말이다.
“감사합니다. 황제 폐하께서도 기뻐하실 겁니다.”
눈앞의 엘프- 사실상 엘프들의 왕세손이라 할 수 있을 엘리오 롬바르디가 내민 황금새의 문장을 받아든 사라는 예를 마치자마자 서둘러 레드 게이트를 떠났다.
한시라도 빨리 이 기쁜 소식을 전한 뒤 황제 폐하를 모시고 엘프들의 땅을 지나야 했기 때문이다.
친황파의 수장이자 황태후의 아버지인 버킹엄 후작의 땅으로 갈 수 있는 최단 루트.
이미 지칠 대로 지쳤지만 회복 물약을 마신 사라는 억지로라도 힘을 내어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사라를 지켜보던 한 사람.
집무실 창가에 서서 가만히 서 있던 엘리오 롬바르디는 천천히 돌아섰다.
제국의 황제가 레드 게이트에 들를 것이라는, 수순대로 진행된 일을 전달하고자 통신용 마법기를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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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5장 - 존버엘프 #3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