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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메이커-310화 (310/473)

< 제109장 - 브리즈 >

제109장 - 브리즈

밤하늘이 무너지고 있었다.

우르르 쏟아져 내린 별빛은 뒤엉켜 엉망진창이 되었고, 어둠에 삼켜진 하얀 달은 여리고 가냘픈 빛을 끝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저 멀리서 태양이 떠올랐다.

부서지던 밤하늘을 주홍빛으로 불태우며 떠오른 그것은 이내 세상 전체를 자신의 빛으로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어둠이 다시 몰려왔다.

불타는 태양을 억지로 삼켰고, 점점이 빛을 잃어가는 태양의 밑뿌리에서 별들이 흐드러졌다.

서쪽 숲의 마녀는 그것을 보았다.

오도카니 앉아 하늘을 우러르던 그녀는 다시 정면을 보았다.

그녀는 세상의 중심에 있었다.

영혼뿐인 그녀는 그곳에서 세상의 기록을 읽어내렸고, 마침내 진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랬기에 그녀는 세상의 중심에서 나가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다.

밖으로 나가는 순간 음욕의 대군주 아스모데우스에게 자신의 지식을 나누어줘야 했기 때문이다.

“그럴 수 없어.”

마주한 진실은 너무나 위험했다.

마녀 자신이 예상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서쪽 숲의 마녀는 고개를 들었다.

어둠이 뱉어낸 달이 가냘픈 빛이나마 발해 길을 잃은 별들을 인도하고 있었다.

“결국엔 시간문제일 거예요.”

서쪽 숲의 마녀는 존대를 하였다.

상대가 들을 수 없고, 설사 듣는다 해도 이해하지 못 할 것임을 알면서도 그렇게 말했다.

시간 문제.

진실은 결국 알려지고 말 터였다.

하지만 최대한 그 시간을 늦추어야 했다.

“결국 숨죽이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어요.”

이러려고 들어온 것이 아니었는데.

이럴 바에는 차라리 밖에서 그 아이들을 돕는 편이 훨씬 더 나았는데.

어둠이 다시 하얀 달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서쪽 숲의 마녀는 제자리에 누운 뒤 몸을 웅크려 하늘을 외면했다. 두 눈을 꼭 감고 억지로나마 잠을 청했다.

깨어나는 것은 진실이 알려지기 직전.

혹은 진실이 알려진 직후.

서쪽 숲의 마녀는 기도했다.

가능한 그 시간이 늦춰지기를.

아예 자신이 나서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하지만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 날이 멀지 않았음을.

지금 이 순간에도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서쪽 숲의 마녀는 눈을 감았다.

유더와 코델리아- 두 사람의 얼굴을 떠올렸다.

&

유더가 떠나자 오렌지 게이트의 엘프들은 코델리아와 스칼렛을 작지만 아늑한 손님방으로 안내했다.

“일행 분들이 오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미 손님으로 인정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유더의 무위 때문인지 한결 공손해진 엘프들이었다.

코델리아는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인 뒤 기다란 소파에 몸을 기댔다. 스칼렛은 그 옆에 자리했고 말이다.

그렇게 몇 분.

멍하니 벽지의 무늬를 쳐다보고 있던 코델리아는 문득 옆을 돌아보았다.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앉아 있는 스칼렛이 보였다.

눈을 감고 있었지만 무릎 위에 올려둔 손가락을 가끔씩 흔드는 것으로 보아 잠든 건 아닌 모양이었다.

‘복기 중인가.’

유더와 엘룬의 대련.

사실 재능만 놓고 본다면 플레이어블 캐릭터 뺨치는 스칼렛이었다. 이러나저러나 미래의 사대 검사 가운데 하나였으니 말이다.

아마 두 사람의 대련에서 무언가 얻은 게 있는 모양이었다.

‘천재는 천재네.’

심심하지만 말 거는 건 참아야겠다.

그렇게 다짐한 코델리아는 소파 위에 좀 더 편히 앉은 뒤 눈을 감았다. 스칼렛처럼 대련을 복기할 생각은 없고, 피곤도 하니 잠깐이라도 잘 생각이었다.

그리고 다시 몇 분.

아니, 어쩌면 몇 십 분.

꾸벅꾸벅 졸던 코델리아는 멍한 얼굴로 눈을 떴다. 잠에 취한 눈으로 보니 스칼렛이 보였다.

“자려면 저쪽에 누워서 자. 침도 좀 닦고.”

“에?”

여전히 멍한 소리를 내자 스칼렛은 한숨을 쉬더니 손수건으로 코델리아의 입가를 닦았다.

“누워서 자라고.”

“누워서. 어, 누워서.”

코델리아가 그대로 소파에 발을 올려 눕자 스칼렛은 인상을 구겼지만 일단 포기하기로 했다. 여기에 눕나 반대쪽 소파에 눕나 어차피 눕는 것은 똑같았으니까. 그냥 일어선 김에 스칼렛 자신이 소파를 옮기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런데 야.”

“어?”

다시 잠이 들락말락하던 코델리아가 눈을 깜박이며 묻자 스칼렛은 반대쪽 소파에 털썩하고 앉은 뒤 턱을 괴었다. 괜히 다른 곳을 보며 말했다.

“괜찮겠지?”

“뭐가? 유더? 유더라면 괜찮겠지. 우리 유더 강한 거 봤잖아?”

“아니, 블랙망토 말고.”

“그럼 누구?”

“루카스 공자. 어쨌든 위험한 상황이잖아.”

유더나 코젤리아나 걱정 없다는 투로 말해서 그냥 넘어가긴 했지만 막상 조용한 곳에 혼자 앉아있다 보니 걱정이 되었다.

‘엘프 기사들이잖아. 거기다 상급 마인도 있다는 거 같고.’

스칼렛 자신이 마지막으로 루카스를 본 것은 거의 반년 전 왕도에서였다.

당시의 루카스는 유망주이기는 했지만 뭐랄까, 상대적 약자라고 해야 할까?

분명 또래에 비하면 엄청나게 강했지만 스칼렛 자신보다 약했고, 레드 게이트를 지키는 정예 엘프 기사들보다 약했다.

‘물론 강해졌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대형견을 떠올리게 하는 루카스의 순진한 미소가 떠오르니 물가에 애라도 내놓은 것처럼 걱정이 되었다.

“카이사두 있는데.”

“걘 뭐 알아서 잘 하겠지. 튼튼하니까.”

스칼렛이 대충 말하자 코델리아는 까르르 웃었다.

“아무튼 루카스가 걱정된다 이거지?”

“많이는 아니고 적당히.”

“응응, 그래. 다 이해해.”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코델리아는 이내 으흐흐 웃기 시작했고, 스칼렛은 새삼 부끄러운지 입술을 삐쭉였다.

‘이상해.’

분명 왕도에서 인상이 나쁘지 않긴 했지만 그렇다고 막 마음을 주거나 한 건 아니었는데.

왜 갑자기 신경이 쓰이는 것일까.

‘아니, 갑자기도 아닌가?’

제국에 돌아온 뒤에도 이따금씩 얼굴이 떠올랐으니까.

잘 지낼까.

어떻게 지낼까.

지금 무얼하고 있을까.

루카스의 얼굴이 떠올랐다.

얼굴을 붉힌 채 거친 숨을 토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루카스.

무어라 속삭이더니 답지 않게 음흉한 미소를 짓던 녀석.

‘어?’

잠깐. 뭐지? 그런 얼굴을 본 적이 있던가?

아니, 애당초 얼굴을 붉히며 거친 숨을 토할··· 그럴 상황을 공유한 적이 없지 않나?

하지만 의문은 잠깐 뿐이었다.

마치 눈이 녹듯이 어느 순간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남은 것은 루카스에 대한 막연한 감정뿐이었다.

애증, 연민, 갈망.

하지만 이 역시도 금방 사라졌다.

코델리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아. 아까도 말했지만 루카스도 엄청 강해졌는걸. 거기다 엄청 멋있어졌고. 유더 다음쯤으로 멋있다고 해줄게.”

“네 기준으로는 극상의 칭찬이네.”

스칼렛이 살짝 빈정거렸지만 코델리아는 개의치 않는지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근데 진짜 멋있어졌어. 남자다워졌다고 해야 하나? 어른이 된 느낌이야.”

물론 빌트바인 영웅전 이야기를 할 때는 여전히 어린애 그 자체였지만 그거야 뭐 키덜트 적인 면모라 치고.

어찌되었든 코델리아는 루카스의 칭찬을 마구하기 시작했고, 스칼렛은 관심 없는 척 하면서 열심히 귀를 쫑긋거렸다.

“아무튼 기대해. 만나면 깜짝 놀랄 테니까.”

“흠.”

스칼렛은 여전히 냉정한 척 크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코델리아는 발갛게 달아오른 귓불과 슬쩍슬쩍 올라가는 입꼬리를 놓치지 않았다.

‘재밌겠당.’

루카스랑 스칼렛이 서로 수줍어하며 어쩔줄 몰라하는 상상을 하니 절로 미소가 그려질 지경이었다.

루카스와 스칼렛.

왕국의 대형견과 제국의 고양이.

그리고 그 사이에 낀 흑표범이 하나.

‘어.’

그러고 보니 카이사는 어떡하지?

루카스와 카이사.

루카스와 스칼렛.

남부에서 나름 친한 사이가 된 카이사와 스칼렛.

뭔가 곤란한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동시에 흥미진진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으음, 난 중립을 지켜야지.’

그냥 뒤에서 팝콘이나 먹자. 끼어들지 말구.

마음을 정한 코델리아는 여러 가지 의미로 두근거리기 시작한 가슴을 살짝 짓누르며 눈을 감았다.

새삼 다시 유더의 얼굴을 떠올렸다.

&

유더가 황제를 모시고 오렌지 게이트에 돌아온 것은 자정 무렵이었다.

무척이나 늦은 시간이었지만 촘촘히 불을 밝힌 오렌지 게이트는 마치 대낮과 같았다.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제국의 모든 엘프들을 이끄는 자.

빈첸죠 롬바르디가 예를 표하자 어린 황제와 그 옆에 선 황태후는 피로한 얼굴로나마 미소를 머금었다.

비록 레드 게이트에서 공격을 받아 엘프들에 대한 의심이 생긴 상황이었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빈첸죠 롬바르디가 직접 무릎을 굽히며 예를 표하니 마음이 놓인 탓이었다.

믿어야 한다.

아니, 믿고 싶다.

빈첸죠는 그런 두 사람의 마음을 잘 알았다.

황제는 속내를 숨기기에는 너무 어리고 순진했으며, 황태후 역시 나름 영민했지만 그래봐야 30년 남짓을 산 핏덩이일 뿐이었다.

물론 그렇다하여 황제와 황태후의 뒤통수를 칠 생각 따위는 없었다.

엘프들의 세력이 크다 하나 제국을 뒤엎기에는 부족했고, 설사 그것이 가능하다 할지라도 전면에서 제국을 지배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지금을 유지한다.

제국의 일부로 존재한다.

황제의 자리 따위 필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엘프들의 번영과 발전이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제국이 필요했다.

“쉬실 곳을 준비해두었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빈첸죠가 몸소 안내를 시작하자 황제와 황태후의 얼굴에 다시 한 번 미소가 떠올랐다.

아늑하고 안전한 황실에서 살아오던 두 사람에게 지난 며칠간의 여정은 자극이 강해도 너무 강했다.

[별 일 없겠지?]

[아마도.]

코델리아가 메시지 마법으로 묻자 바로 긍정한 유더였지만 시선은 여전히 빈첸죠에게 둔 상태였다.

‘원작에서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지만··· 믿어도 되겠지.’

영웅전기2에서 빈첸죠는 설정상의 배경 인물에 가까웠다.

하지만 워낙 존재감이 큰 인물이다 보니 이래저래 알려진 것이 많은 자이기도 하였다.

악마 추종자들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

증오라고 밖에 표현 못 할 감정.

빈첸죠는 노인이었다.

키가 크고 마른 그는 마치 죽기 직전의 고목처럼 보였다.

생의 거의 전부를 젊은 모습으로 보내는 엘프들 사이에 있기에 노인인 그의 모습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괜찮을 거야.’

유더는 괜한 걱정을 끊어낸 뒤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 코델리아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코델리아는 빈첸죠가 아닌 다른 쪽을 보고 있었다.

저만치에 자리한 루카스와 카이사와 스칼렛.

그냥 셋이 함께 서 있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기분이었다.

대형견처럼 푸근하게 미소 짓는 루카스와 마찬가지로 미소 짓는 스칼렛.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을 지켜보는 카이사. 카이사와 눈이 마주친 순간 촉을 느낀 스칼렛.

[유더야, 팝콘이 필요해.]

코델리아의 요청이었지만 유더는 바로 반려했다. 사실 유더 자신도 저 셋의 관계에 관심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쪽은 좀 더 중요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엘룬에게 가자.]

유더의 말에 코델리아는 반사적으로 입술을 삐쭉였다.

엘룬이 싫어서라기 보다는 루카스와 카이사와 스칼렛을 직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꼭 지금 가야 해?]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

황제는 지금 도망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빈첸죠가 황제를 환대하며 힘을 보태겠다한들 이곳은 결국 엘프들의 땅.

황제가 재상부와 제대로 싸우기 위해서는 제국 북부에 자리함 버킹엄 후작의 영지까지 가야만 했다.

[으, 어쩔 수 없네.]

납득한 코델리아가 고개를 끄덕이자 유더는 빙긋 웃으며 코델리아의 뺨을 꼬집었다.

[뭐야, 왜?]

[그냥, 귀여워서. 으유, 우리집 짐승.]

유더가 그렇게 메시지를 보내며 뺨을 당기자 코델리아는 유더의 손을 치우는 대신 자기도 유더의 뺨을 꼬집었다.

[으유, 우리집 사기꾼.]

[짐승.]

[사기꾼.]

[토끼.]

[늑대.]

[후대, 그쯤 하죠? 네?]

마지막은 벨렌시아였고, 끌끌끌 혀를 차며 지켜보던 멜리사도 동의했다.

때문에 유더와 코델리아는 므흐흐 웃더니 뺨 대신 서로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다시 십여분 뒤.

빈첸죠와 황제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할 일이 없어 바닥에 웅크리고 있던 엘룬은 고개를 들어 유더와 코델리아를 보았다.

“무슨 일이야? 또 대련하자구? 나는 좋은데.”

엘룬이 기대어린 목소리로 말했지만 유더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도 엘룬 님과의 대련은 즐겁지만··· 다른 일 때문에 왔습니다.”

“뭔데?”

->

“저도 엘룬 님과의 대련은 즐겁지만··· 다른 일 때문에 왔습니다.”

유더의 대답에 엘룬은 시무룩한 얼굴이 되었지만 그래도 일단 다시 한 번 물었다.

“다른 일 뭐?”

“소원이요.”

대련의 조건.

불공정 계약도 일단 계약은 계약이었으니까.

유더의 말에 엘룬은 눈을 깜박이더니 이내 다시 웃으며 말했다.

“응, 그래. 약속은 소중한 거니까. 내가 뭘 해주면 좋겠어?”

천진한 물음에 유더와 코델리아를 서로를 돌아보더니 다 같이 쪼그려 앉아 엘룬과 눈높이를 맞추었다.

“친구를 소개시켜 줬으면 해요.”

“친구?”

“네, 엘룬 님의 친구들이요.”

코델리아가 생긋 웃으며 말하자 엘룬은 입술을 움츠리며 곤란해 하더니 작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나는 친구가 없어.”

“있잖아요. 당장 저랑 유더도 엘룬 님 친구구.”

코델리아의 말에 엘룬은 눈을 깜박이더니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유더는 친구 맞아. 그런데 카델리아는 친구 아닌데?”

“···코델리아에요. 그리고 유더 친구면 제 친구 맞아요.”

“그런가?”

“네, 그래요.”

페어리들을 상대하며 키워온 대화 스킬은 어딜 가는 것이 아니었다.

코델리아는 능숙하게 엘룬과의 대화를 이어나갔다.

“엘룬 님의 작은 친구들에 대해 알고 있어요. 사실 저랑 유더한테도 작은 친구들이 많이 있고요.”

코델리아의 말에 엘룬은 다시 숨을 삼키더니 유더를 돌아보며 말했다.

“너희도 있어?”

“네, 많이 있답니다. 여기 증거도 있습니다.”

그리 말한 유더가 팔에 차고 있던 요정의 증표를 보여주자 엘룬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엘룬의 작은 친구들.

굳이 엘룬에게 소원권을 조건으로 건 이유.

“브리즈 페어리들을 만나고 싶어요.”

요정왕의 가호를 완성시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만나야만 하는, 바람의 속성력을 상징하는 은색의 요정들.

그리고 그들이 지키고 있을 고대의 비보.

유더와 코델리아의 요청에 잠시 고민하던 엘룬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안내할게.”

자리에서 일어선 엘룬은 빙글 돌아서더니 그대로 앞장서기 시작했다.

&

< 제109장 - 브리즈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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