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09장 - 브리즈 #2 >
&
“여기야.”
엘룬이 멈춰 선 곳은 오렌지 게이트 깊은 곳에 자리한 연못 앞이었다.
하얀 달이 반사되는 수면 위에는 이미 페어리들 몇이 나뭇잎을 타고 뱃놀이를 하고 있었다.
“엘룬이다.”
“엘룬이야.”
“엘룬 안녕.”
“안녕 엘룬.”
브리즈 페어리들이 이쪽을 보며 손을 흔드는데 해맑은 얼굴이 다른 곳의 페어리들보다 훨씬 더 맑고 순해 보였다.
“응, 안녕.”
어쩌면 다들 엘룬과 비슷한 성격인 것은 아닐까.
어찌되었든 마주 인사를 한 엘룬은 이내 유더와 코델리아를 가리키며 말했다.
“여긴 내 친구 유더랑 쿠델리아야.”
‘저게 진짜 일부러 저러나.’
엘룬이 다시 한 번 틀리자 살짝 화가 난 코델리아였지만 일단 한 번 인내했다.
고의라고 보기에는 너무 맑고 순한 엘룬의 얼굴이었으니 말이다.
‘원래 저런 애기도 하고.’
영웅전기2에서도 누구로 플레이하든 거의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 해 엉망으로 부르던 엘룬이었다.
“잘생겼다.”
“예뻐.”
“같이 놀고 싶어.”
역시나 페어리들.
익숙한 반응에 빙긋 미소 지은 코델리아는 유더의 소맷자락을 당기며 메시지 마법을 보냈다.
[여기서부터는 나한테 맡겨. 숙달된 조교의 솜씨를 보여줄게.]
영원의 숲에서 마주했던 페어리들로부터 벌써 반년.
하지만 그 반년 동안 실력이 녹슬기는커녕 마음이 좀 더 까매진 코델리아였다.
이제 와서 페어리들을 구워삶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음, 그럼 믿고 맡기겠습니다.]
[예, 저만 믿으시죠.]
유더가 연극처럼 말하자 똑같이 답한 코델리아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페어리들에게 다가갔다.
“안녕, 얘들아? 나는 코델리아라고 해.”
“쿠델리아?”
“바보야, 카델리아라잖아.”
페어리들의 말에 순간 미소를 잃을 뻔한 코델리아였지만 참았다.
어디 이런 일이 한 두 번이었던가.
코델리아는 최고의 미소를 유지한 채 말을 이었다.
“엘룬님의 소개로 오게 되었어. 여왕님하고도 밤놀이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해?”
“여왕님?”
“밤놀이는 좋아.”
“너희는 데려가도 될 것 같아.”
대부분의 페어리들이 별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래도 개중에 똑똑한 녀석이 하나 있는지 손을 들며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온 거야? 여긴 우리랑 엘룬의 비밀 장소인데.”
“맞아 맞아.”
“엘룬이 비밀을 안 지킨 거야?”
“엘룬이 약속을 깼어?”
여전히 맑고 순진한 얼굴들이었지만 그래서 더 싸늘한 느낌이었다.
저들끼리 떠들던 페어리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일시에 엘룬을 돌아보았다.
“어··· 그게······.”
엘룬이 쩔쩔매기 시작하자 코델리아가 다시 말했다.
“엘룬 님이 우리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셨는데, 우리 소원이 너희를 만나는 거였거든. 정말 만나고 싶어서 우리가 억지를 부렸어. 용서해 주면 안 될까? 응?”
코델리아가 살짝 애교를 부리자 페어리들은 다시 고개를 끄덕여댔다.
“소원이면 어쩔 수 없지.”
“용서해줄게.”
“우리 보는 게 소원이었다잖아.”
페어리들이 어깨를 으쓱이며 넘어가자 코델리아는 슬쩍 등 뒤를 향해 브이 자를 그렸다.
확실히 페어리들에 대해 통달한 것 같은 코델리아였다.
그런데 그때였다.
“어, 그런데 그럼 어떻게 되는 거지?”
눈을 깜박인 엘룬은 유더를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대련의 승패 안 정해졌잖아.”
대련이 끝났을 때는 그냥 너무 기쁘고 행복해서 생각이 미치지 못 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제대로 결판이 안 난 것 같았다.
“어··· 제가 진 것 같네요.”
유더 입장에서야 어차피 이기든 지든 소원 하나 플러스인 상황이었으니까.
하지만 유더의 말에 엘룬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냐, 유더는 지지 않았어.”
“그럼 제 승리인 걸로······?”
“아냐, 나도 지지 않았어.”
엘룬의 말에 유더는 미간을 좁혔다.
하지만 엘룬의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제대로 된 결판이 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럼 무승부로 하죠.”
사실 승패 따위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이미 한 번 언급한 것이었지만 이기든 지든 소원권 한 장을 챙기는 상황이지 않은가.
하지만 이번에도 엘룬의 생각은 다른 것 같았다.
“이기면 소원 하나, 지면 소원 하나였잖아. 그럼 무승부면 어떻게 되는 거야?”
분명히 무승부에 대해서는 정하지 않았으니까.
엘룬의 물음에 천하의 유더조차 바로 대답을 내놓지 못 했다. 하지만 청출어람이라 했으니, 유더에게는 속이 아주 까만 애제자가 하나 있었다.
“무승부면 이긴 거랑 진 거랑 같이 있는 거니까 소원을 두 개 들어주시면 되지 않을까요? 이겼을 때 하나, 졌을 때 하나 합쳐서.”
코델리아가 생글생글 웃으며 내놓은 기적의 계산법에 벨렌시아와 멜리사, 심지어는 유더까지도 머릿속이 아연해졌지만 엘룬은 다시 눈을 깜박이는가 싶더니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네?”
무승부면 이긴 거랑 진 게 같이 있는 거니까.
“맞아, 맞아.”
“맞는 이야기 같아.”
“똑똑해.”
페어리들이 맞장구를 치며 동의하자 엘룬은 더욱 힘 있게 고개를 끄덕였고, 유더는 미간을 좁히며 생각했다.
‘애당초 페어리들 때문에 사람이 저렇게 맑아진 건가.’
이제 보니 엘룬은 덩치 큰 페어리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았다.
‘브리즈 페어리들 자체가 다른 곳의 페어리들보다 특히 더 맑고 순수한 거 같긴 하지만.’
어찌되었든 유더 입장에서는 호재였다.
칭찬해달라는 듯 이쪽을 보며 어깨를 으쓱이는 애제자의 뺨을 꼬집어 준 뒤에 엘룬에게 말했다.
“그럼 엘룬 님, 소원에 대한 이야기는 일단 미루고 페어리들과의 대화를 진행해도 될까요?”
“응, 그래.”
거기까지 말한 엘룬은 연못에 들어가더니 페어리들 사이에 서서 유더와 코델리아를 보았다.
[음··· 저 아이는 진짜 덩치 큰 페어리 같네요.]
벨렌시아의 말에 유더는 다시 쓰게 웃은 뒤 코델리아에게 눈짓했다.
‘마저 맡겨도 될까?’
‘맡겨줘.’
가슴을 탕탕 두드린 코델리아가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이십여 분 뒤.
“드, 드리겠습니다.”
“이것도 가져가.”
“이건 어때?”
브리즈 페어리 퀸에게 바람의 가호를 받은 유더와 코델리아는 연이어 페어리들이 간직하고 있던 갖가지 보물들을 손에 넣었다.
대부분 진귀하면서도 오래된 약재들이었는데, 루카스와 카이사 등을 키우는데 쓰면 좋을 것 같았다.
“자, 여기 페어리 초콜릿.”
왕국을 떠날 때 잔뜩 챙겨온 초콜릿들을 아낌없이 풀자 페어리들이 꺅꺅 거리며 좋아했다.
브리즈 페어리들이 워낙 맑고 순수하다보니 평소보다 손이 커진 코델리아였다.
“음, 좋아. 내친 김에 서비스다.”
애당초 브리즈 페어리들에게 얻으려 했던 비보- 마도왕국 마젤란의 학습장치를 손에 든 코델리아는 페어리들이 초콜릿만큼이나 좋아할 것을 제공하기로 마음먹었다.
예전에는 정말정말 싫어서 억지로 해야 했던, 하지만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것.
[뻔뻔해졌구나.]
[누구누구 씨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이나 부끄럽게 하는데 배기겠어요?]
급조한 무대 위에서 연기를 펼치던 유더와 코델리아가 메시지 마법을 주고받았다.
페어리 퀸과 대마법사의 사랑.
폴 페어리들의 강요로 처음 하게 되었을 때는 손발이 오그라들다보니 연기는커녕 국어책 읽기조차 힘겨웠던 코델리아였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누구누구의 말처럼 뻔뻔해진 데다가 속까지 까매졌으니 말이다.
물론 이유가 그것만은 아니었다.
“그건 내가··· 당신을··· 사랑하니까······.”
페어리 퀸과 대마법사의 사랑의 대미를 장식하는 대사.
폴 페어리들 앞에서는 이 다음을 하지 못 했다.
키스씬 따위 당시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으니까.
아니, 어디 키스씬 뿐이었던가? 유더가 허리를 안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소름이 돋아 머리가 하얗게 변하지 않았던가.
[소름은 좀 너무하지 않아?]
[뭐··· 사실 좀 두근두근하긴 했으니까?]
잔망스럽게 눈웃음을 지은 코델리아는 유더의 목을 끌어안았고, 유더는 그런 코델리아에게 얼굴을 가까이했다. 자연스럽게 허리를 안으며 입술을 맞추었다.
“흐아아.”
옹기종기 모여 앉아 바라보던 페어리들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브리즈 페어리 퀸을 어깨 위에 앉힌 채 얌전히 구경하던 엘룬도 어쩔 줄 몰라하며 마른 침을 삼켜댔다.
강제된 침묵.
그렇기에 작은 소리까지 크게 들리는 상황.
사르륵 옷자락이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코델리아의 가냘픈 허리 위에 올라가있던 유더의 손이 조금씩 위로 향하였고, 부드럽게 에워싸듯 감싸 쥐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덕분에 움찔한 코델리아였지만 잠깐뿐이었다. 유더의 커다란 손에 편안함을 느끼며 마찬가지로 유더의 등을 더듬었다.
평소와는 조금 다른, 그렇기에 훨씬 더 두근거리기 시작한 심장.
페어리들과 엘룬은 이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 했다.
그리고 어느 한 순간.
유더와 코델리아의 입술이 멀어졌다.
달뜬 호흡 사이로 길게 이어지던 타액이 끊어졌다.
[여기서 끝이야?]
코델리아가 물음에 유더는 움찔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쳐다보는 눈들이 많지 않은가.
유더가 대답 대신 눈빛으로나마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표하자 코델리아는 잔망스럽게 웃더니 까치발을 세워 유더의 목을 앙하고 깨물었다.
[나는 좀 더 하고 싶은데. 조금 더 만져주면 좋겠는데.]
코델리아의 손끝이 유더의 단단한 가슴을 가볍게 두드렸다. 지금껏 해왔던 그 어떤 도발보다도 강력한, 요염하기 짝이 없는 눈빛을 유더에게 보냈다.
유더의 얼굴이 빨개졌다.
진심으로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평소의 능글맞음 따위 조금도 발휘할 수 없었다.
유더가 코델리아를 보았다. 살짝 깨문 분홍빛 입술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코델리아는 그런 유더의 손을 살며시 밀어내더니 요염하게 웃으며 메시지를 보냈다.
[미안, 타임 오버야.]
오늘의 게임은 여기까지.
유더의 가슴을 살며시 밀어낸 코델리아는 그대로 슥 물러서더니 새침하게 돌아섰다.
애태우는 것 같은 그 모습에 유더는 정말로 애가 탔지만 사실 코델리아도 만만찮은 상황이었다.
‘내, 내가 뭘 한 거지?’
마, 마, 만져줘?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는 것 같았다.
뭐지?
진짜 미친 건가?
내가 왜 그런 말을 한 거지?
하지만 어쩐지 모르게 자연스러웠다.
미소도, 대사도, 그리고 그 순간의 감정도.
마치 이런 일이 이미 있었던 것처럼.
‘하아, 하아. 아무튼 진정하자. 진정하자.’
완전히 빨개진 얼굴을 두 손으로 덮은 채 심호흡을 한 코델리아는 가능한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섰다. 그리고 여전히 넋이 나간- 새빨간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는 유더의 모습에 다시 한 번 얼굴을 붉혔다. 어쩐지 모르게 괴로워하는 듯한 그 표정에 가슴이 쿵쿵 뛰었다.
‘뭐, 뭔가 기분 좋다?’
다른 누구도 아닌 유더가 저러고 있으니까.
유더가 완전히 넋이 나갔으니까.
이 정도면 코델리아 자신의 완승이 아닐까?
‘응응, 그래. 내가 이겼어. 이겼다구. 내가 이겼단 말이죠?’
아무 말 대잔치로 뇌내 혼란을 간신히 가라앉힌 코델리아는 헛기침을 흠흠 토한 뒤 유더와 마찬가지로 넋이 나가있는 페어리들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치맛단을 살짝 들어올리며 멋지게 예를 표하자 멍해 있던 페어리들이 하나 둘 정신을 차렸다.
유더 역시 어색하게나마 똑같이 예를 표했고 말이다.
[이제 좀 정신이 들어?]
[흠흠흠.]
유더의 헛기침에 코델리아는 다시 웃었다.
확실히 오늘은 코델리아 자신의 완승인 모양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코델리아는 문득 고개를 들었다.
예민하기 짝이 없는 감각에 새로이 포착된 것이 있어서였다.
낯설면서도 익숙한 것.
솔라리 계열의 천사가- 그것도 고위라 할 수 있을 5급 천사가 되었기에 느낄 수 있는 기운.
코델리아는 본능적으로 이해했다.
숨겨져 있던 기운이 드러났다.
연극으로 인해 페어리들 전체의 기분이 고양되어 주변 일대의 마나가 뒤흔들렸고, 덕분에 감춰져 있던 기운이 새어나오고 말았다.
그 기운의 정체.
코델리아는 알 것 같았다.
“페어리 퀸님, 부탁이 있어요.”
“어? 응. 네. 뭐든지요. 뭐든지 다 들어드릴게요.”
엘룬의 어깨에 앉아있던 브리즈 페어리 퀸이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살갑게 말했다. 다른 페어리들 역시 무슨 일이든 부탁만 하라는 눈치였다.
때문에 코델리아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하나, 가지고 싶은 게 있어요.”
&
“오늘은 진짜 완패네.”
페어리들의 땅 구석에 숨겨져 있던 지하의 작은 토굴.
유더의 말에 코델리아는 어깨를 으쓱이며 잘난체를 하였다.
“오늘의 패배를 기억하도록.”
“절대 잊지 않을게. 아까 있던 일까지 해서.”
“윽.”
역시 유더.
예기치 않은 반격에 잠시 신음을 삼킨 코델리아는 다시 정면의 물건을 바라보았다.
눈앞에 자리한 것은 A4용지만한 크기의 석판이었다.
“솔라리의 석판 그 세 번째.”
성전사들의 무덤에 자리한 석판을 모두 모으면 솔라리의 챔피언 가리우스의 무덤 위치를 알 수 있나니.
가리우스의 무덤에 도착한 자 솔라리 교단 최후의 비보를 손에 넣으리라.
‘석판은 모두 네 개.’
그 중 두 개는 이미 세일룬 왕국에서 발견을 하였고, 마지막 하나의 위치는 제국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다.
“좋아, 좋아. 너무 좋아.”
까르르 웃은 코델리아는 세 번째 석판을 챙겼다.
가리우스의 세 제자 중 마지막 하나인 성전사 아멜리아의 석관에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몇 가지 성유물들이 들어 있었는데, 페어리들의 땅 안에 있었기 때문인지 보관 상태가 앞의 둘보다 훨씬 더 좋았다.
“그럼 이제 마지막 석판만 찾으면 되는 거네?”
“그래, 이제 하나밖에 남지 않았어.”
네 개의 석판.
그로인해 열리는 가리우스의 무덤.
그곳에 숨겨져 있을 솔라리 교단이 남긴 최후의 비보.
솔라 블레이드가 아니었다.
성검 클라우솔라스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무엇일까.
무엇이 솔라리 교단 최후의 비보일까.
유더는 짐작이 갔다.
코델리아 역시 대강은 알 것 같았다.
그랬기에 두 사람의 얼굴에는 무척이나 진한 미소가 그려졌다.
“어떻게든 손에 넣어야 해.”
“맞아, 어떻게든.”
어쩌면 솔라리 교단 최후의 비보야말로 악마 추종자들과의 싸움에서 가장 강력한 수가 될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코델리아야.”
“어, 유더야.”
“둘 밖에 없네?”
[아니, 저도 있거든요? 밖에는 페어리들도 있고!]
멜리사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이미 코델리아가 음소거를 해두었기 때문이다.
“아까···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
유더의 물음에 코델리아는 헉하고 숨을 삼켰지만 이내 수줍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입술을 살짝 깨물며 애달픈 눈빛을 보냈다.
엘룬이 안 나오느냐고 묻기까지 몇 분이나 걸릴까.
유더와 코델리아는 일단 생각하지 않았다. 유더의 손이 코델리아의 허리 위에 올랐다.
&
높은 곳의 목소리는 지상을 굽어보았다.
검신과의 대련으로 더욱 더 높은 곳에 도달한 막시밀리언을 칭찬하며 친히 천사의 피를 내려주었다.
천상의 목소리는 다프네 왕녀에게 속삭였다.
대천사 라구엘은 스스로의 정체를 밝히며 제국과 황태후를 위해 세일룬 왕국이 나서야 함을 설명했다.
그리고 한 사람.
재야에 묻혀 세상을 잊고 있던 이가 일어섰다.
혼란에 빠진 제국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 제109장 - 브리즈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