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기 >
후기
안녕하세요, 취룡입니다.
유더와 코델리아 두 사람의 이야기.
엔딩메이커가 완결되었습니다.
완결을 낼 때마다 느낀 거지만··· 여러모로 가슴이 벅차네요.
이전에 쓴 글들 모두 제게는 의미 깊고 특별한 글들이었지만, 이번에는 특히 더 벅찬 것 같습니다.
물론 그냥 제일 최신작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요.
이번에는 에필로그가 길었던 것처럼 후기 역시 길게 써볼 생각입니다.
본편 끝난 마당에 무슨 헛짓거리냐 하실 수도 있지만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글로 말하는 법이라지만, 이런 잡담 가득한 후기도 하나 정도는 있을 수 있겠죠.
웨딩메이커- 아니, 엔딩메이커는 사실 꽤 오래전에 기획된 작품입니다.
지금으로부터 2년인가 3년 전에 떠올린 작품인데, 당시에는 직접 쓰지는 않고 그냥 머릿속에 저장해두는 정도로 끝냈습니다.
뭔가 재미있고, 쓰는 것도 즐거울 것 같기는 한데···
너무 라노베 같았거든요.
1등과 2등이 이계에서 함께하는 이야기.
그런데 그 둘이 남자와 여자다?
그럼 이거 빼박 로맨스 각인데?
보이 밋 걸에 주인공과 히로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꽁냥거리는 이야기? 거기다 사실상 더블 주인공? 이런 게 웹소에서 허락될...까?
라면서요.
그래서 그냥 마음에만 묻어둔 이야기였는데······.
작년에 신작 고민을 하다가 막혀서 빌빌거릴 때 문득 쓰고 싶어져서 프롤로그를 썼습니다.
그리고 블로그에 올렸더니 반응도 좋아서
오오오?
하면서 마저 더 쓰게 되었고··· 급기야는 연재까지 하게 되었네요.
사실 유료화 전에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기존의 문피아 글들과는 꽤 다른 풍미의 글이었기 때문인지 조회수 성장이 다소 애매한 편이었거든요.
그래서 당시에 매주 목표를 세워놓고 이 수치를 달성하면 계속 가고 아니면 고민해본다!
라면서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떻게 매주 그 목표를 달성해냈고요.
사실 저런 목표를 세울 때는 이미 엔메에 정이 잔뜩 든 상황이라 어떻게든 유료화만 할 수 있을 정도면 무조건 갈 거야! 하던 시절이긴 했지만요.
그리고 유료화가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아니 주변의 누구도 상상하지 못 했던 놀라운 전환율이 나왔고요.
음... 뭔가 블로그에 글 쓸 때처럼 중구난방이 되는데 조금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래저래 엔메는 제게 감정이 넘칠 수밖에 없는 글이거든요.
여기에 자세한 사정까지 밝힐 수는 없지만 엔메를 쓰는 동안 외적으로 힘든 일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정말 미쳐버릴 지경이었는데··· 그래도 연재가 제일 중요하니까요.
매일매일 어떻게든 떨쳐내고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음, 휴재 한 번 없이 끝낸 게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네요.
물론 주변의 도움이 무척이나 컸습니다.
친한 작가들은 물론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글을 봐주며 같이 의논도 해주고 여러 상담도 들어주신 담당자님과 친한 형도 있었으니까요.
물론 이야기를 읽어주시는 독자 분들의 힘이 제일 컸습니다.
이야기는 읽어주는 이가 있을 때 생명을 얻는 법이니까요.
여기에... 하나만 더 더하자면 엔딩메이커 자체가 제게 너무나 즐겁고 힘이 나는 이야기였던 거겠네요. 엔메 덕분에 즐거운 일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엔딩메이커는 제가 쓴 글들 가운데 가장 긴 글이고, 가장 오랫동안 연재한 글입니다.
전업작가로서는 첫 작품이었던 월드메이커처럼 가장 저다운 글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지··· 후기에서조차 미련이 남아 자꾸만 글이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양해해 주셨으면 하네요.
엔딩메이커는 처음에는 한 200화 정도로 마무리가 될 줄 알았던 글입니다.
그런데 쓰다 보니 계속 늘어나더군요.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는데,
하나는 제가 마음을 바꾸었다는 겁니다.
갑자기 ‘길게 쓰겠어!’라고 마음을 바꾸었다는 것이 아니라,
웹소를 쓰는 방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일일연재의 특성상 작금의 웹소들은 다들 무척 전개가 빠릅니다.
그리고 편과 편 사이에 하루라는 시간의 텀이 존재하기 때문에 저 빠름이 일일연재를 매일 따라가는 입장에서는 잘 체감이 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때문에 사건이 조금만 늘어지면, 사건과 사건 사이에 다른 이야기가 들어가면 금방 악평이 달리거나 조회수가 요동치거나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도 그랬고, 그래서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사건 사이에 쉬어가는 구간을 별로 넣지 않던 저인데, 더더욱 극단적으로 사건만 몰아치는··· 그런 스타일이 되고 말았죠.
그래서 작년부터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다소 악평이 달리거나 조회수가 요동치더라도 쉬어가는 구간을 넣자.
내가 생각한 페이스를 지키자.
그래서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아마 제가 쓴 글들 중에서 제일 쉬어가는 구간이 많은 글이 엔메일 겁니다.
두 번째 이유는 진짜 생각지 못 한 거였는데,
사건 전개와 별도로 두 사람의 연애 진도 빼기(...)도 상당한 분량이 필요했습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유더와 코델리아는 어떤 결정적인 계기를 통해 드라마틱한 사랑에 빠지는 사이가 아닙니다.
오래 붙어 다니다보니 정이 생기고, 그러다 서로 좋아하게 된 그런 경우죠.
사실 그래서 악평도 꽤 들었습니다.
스토리 전개에 맞춰 연애 진도를 빼야 하다 보니(...) 초중반에는 아무래도 로맨스다운 로맨스가 나올 수가 없었으니까요.
이제야 하는 말이지만 사실 저도 진도 팍팍 빼고 싶었습니다.
키스도 좀 더 일찍 시키고, 다른 것들도... 이하생략.
완결을 낸 지금 딱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제국편입니다.
본래 처음 기획할 때는 야생의 땅이나 왕도, 남부 편처럼 제국을 여행하는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이야기의 진도와 유더와 코델리아- 그러니까 유델리아의 강함이 일정 정도를 넘어선 상황이라 지금처럼 이야기가 전개되더군요.
물론··· 더 좋은 방법이 있었을 겁니다. 사실 완결 낸 지금에야 떠오른, 지금의 전개를 지키면서도 더 깊이 있게 다룰 만한 에피소드들도 몇 개 있고요.
하지만 당시로서는 나름 최선을 다한 결과이기에 크게는 후회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 사실 제도 결전편도 막시밀리언과 루카스의 대결 부분은 좀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이건 추후에라도 수정을 통해 보강해볼 생각입니다.
사실 이건 제 작풍과도 연관이 있는데,
보통 작품에 사천왕이 나오면 여간한 글들에서는 사천왕을 하나하나 다 잡지만 저 같은 경우는 사천왕 하나를 잡고 나면 어차피 나머지 사천왕들과는 동급이기 때문에 사천왕보다 더 위에 있는 마왕을 잡는 쪽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편입니다.
후반부에 ‘전개가 빠르다’라는 말을 듣는 가장 큰 이유도 이 때문인 것 같고요.
음... 뭔가 쓰다보니 후기가 아니라 변명인 것 같은데(...)
변명은 이쯤 하도록 하겠습니다.
엔메의 이야기는 아직 조금 더 남아있습니다.
일단 외전들을 쓸 예정인데, 몇 번 예고한 것처럼 이번에는 좀 길게, 많이 써볼 생각입니다.
일단 준비된 외전들을 몇 개만 언급해보자면······
1) 페어리들과 접선하기 위해 페어리 챌린지를 하는 루카스 일행. (에필로그 시점)
2) 지구에 가서 강진호와 홍유희의 만남을 구경하는 유델리아 (엔딩 이후 시점)
3) 작중에서는 생략된 유델리아의 흐레스벨그 백작령 여행 과정 (북부편 시점)
4) 지옥에 쳐들어간 유델리아의 활약 (에필로그 이전 시점)
5) 야생신들의 기원 (에필로그 이후 시점)
6) 코델리아의 일기 (이야기 전체 조망)
7) 강진호와 홍유희의 이야기 (이야기 시작 이전)
등등이 있습니다.
혹시 추가로 보고 싶으신 외전이 있으시면 덧글로 남겨주세요.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D
엔메 외전을 모두 마친 뒤에는 이전에 예고했던 것처럼
월드메이커, 플레이어즈, 던전메이커, 던전 브레이커의 통합 외전인
던전메이커 외전을 연재할 생각입니다.
외전 치고는 제법 긴 이야기가 될 것 같고, 던전메이커 외전이란 제목답게 던전메이커의 주인공인 천용호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될 예정입니다.
천계의 일을 마무리 지은 용호가 탐욕의 군단을 이끌고 72마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지구에 강림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물론 통합 외전답게 어벤져스처럼 다른 작품의 등장인물들 모두가 비중있게 출연할 예정이고요.
아직 외전들도 남았고,
아마 거기서도 작가의 말을 쓸 수 있을 테니 후기는 이 정도로 마무리지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고로, 언제나 후기에 따로 쓸 정도로 중요한 이야기를 이번에도 남기려 합니다.
이야기는 읽어주는 이가 있을 때 비로소 생명을 얻습니다.
엔딩메이커라는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어주신 독자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유더와 코델리아, 루카스와 스칼렛, 카이사, 키라라, 마이아, 달리아, 체이스 백작과 바이엘 백작, 게일과 아델리아, 란디우스와 레나, 카마엘과 프란, 벨키안, 페어리 퀸들, 거친눈사태와 야생신들, 붉은바람과 태양노래 등등 엔딩메이커의 모두가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와 누나,
글 쓰는 내내 큰 도움을 주신 담당자 님과 친한 작가들, 현섭이와 건우 형,
멋진 그림들을 그려주신 에스 님과 챤 님, 개그림 님과 짤수행자 님,
모두 감사합니다.
외전과 차기작들에서 뵙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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