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딩메이커 SS #2 코델리아의 일기 (2) >
엔딩메이커 SS #2 코델리아의 일기 (2)
23.
파~워~ 웨폰! 뚜 루루 뚜루~ 귀여운~ 뚜 루루 뚜루~ 앤빌 속~ 뚜 루루 뚜루~ 파워 웨폰!
신난다.
고대 드워프들의 보물고에는 역시 예상대로 쓸만한 물건들이 많았다.
너무 좋아.
유더는 쓸데 없는 것 까지 챙긴다고, 내가 무슨 햄스터 같다고 핀잔을 줬지만 흥이다.
뚜 루루 뚜루.
흐흥.
그러고보니 유더는 아기 상어를 모르는 것 같았다.
어떻게 뚜 루루 뚜루를 모르지.
시켜봤더니 뚜 루루 뚜루 가 아니라 뚜루뚜루뚜 따라라! 뭐 이러던데.
뭐지 대체.
음율이 기묘할 정도로 경쾌하긴 하던데.
인도 노래인가?
아무튼 파워 웨폰 잔뜩 챙겨서 백사를 날로 먹었다.
악전고투 끝에 승리를 쟁취하는 것도 좋지만 현실에서는 역시 날로 먹는 게 최고지.
응응, 날로 먹는 게 최고야.
매일 같이 날로 먹고 싶어요.
아무튼 날로 먹었다.
신난다.
신이난다.
엣헴엣헴 신이나.
막 이래?
ㅋㅋㅋ
24.
유더가 태양화초를 흡수해서 구천구문 제이문을 열었다.
축하축하.
그리고······.
응, 사실 오늘 엄청 힘들고 무서웠다.
유더가 태양화초를 흡수하는 동안 시간을 벌려고 파라고트와 싸웠다.
악마의 손의 하급마인 중에서는 제일 강한 녀석인데··· 정말 강했다.
플레이아데스에서 각성한 이후 처음부터 일대일로 적과 싸우는 것도 처음이었고······.
무섭다.
벌써 몇 번이나 실전을 치렀지만, 오늘은 정말 무서웠다.
죽을 수도 있다.
정말로 죽을 수도 있다.
예전에 본 만화책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 적이 있다.
나쁜놈이 주인공을 공격하면서 한 대사였는데,
“뭐야, 너 아직도 넌 안 죽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였던가.
아무튼.
주인공이니까 죽지 않는다.
내가 죽을 리가 없다.
하지만 현실에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었다.
싸우면서 빗맞은 곳들이 지금도 아프다.
유더가 오는 게 조금만 늦었다면··· 불과 몇 초 차이로 정말 죽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잘 해나갈 수 있을까?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될 텐데?
유더가 있어서 다행이다.
다행이야.
혼자가 아니라서.
후.
꿀꿀한 소리는 여기까지!
아무튼 유더가 제이문을 열었고, 엄청 강해졌다.
아, 그리고 내가 막타도 쳤다.
막타.
헤헹.
강력크한 보스를 내가 쓰러트렸다는 말씀?
그리구···
그리구······.
유더가 오늘 좀 멋있었다.
쪼금.
살짝.
근데 어쩔 수 없는 게 등장한 타이밍이 사기였으니까.
응응, 사기였지.
진짜 일부러 대기 타고 있던 게 아닌가 의심될 수준이었다니까?
멋지게 짠 나타나서 나를 팍하고 안아드는데······.
솔직히 두근두근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리구 오늘 또 느낀 건데······
유더가 많이 큰 거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보다 살짝 작았는데 언제 이렇게 큰 거지?
매일 봐서 그런지 잘 못 느꼈는데, 오늘 유더 품에 안겨보니까 확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안겨···
품에 안겨······
아, 몰라.
아무튼 유더가 강해졌다.
응, 강해졌어.
그럼 된 거겠지.
난 막타 쳤고 흥흥.
2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신나.
아, 너무 신나.
신이나.
신이나.
엣헴엣헴 씬이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더가 편지를 썼다.
응, 오늘은 유더가 편지를 남겼다.
성십자수호단 사이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가출··· 아니, 아무튼 빠져나오는 와중에 편지 남길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유더가 남겼다.
흐흐흐.
“목숨보다 사랑하는 코델리아 양과의 밀월여행을 조금만 더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태양화초를 먹어 건강해지기도 했으니 찾지 말아주세요. 추신. 지금 정말 행복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왜 이렇게 신나지.
그래, 너도 망신 한 번 당해보라지!
너도 이제 장가 다 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어, 근데 뭐랄까.
이상하게 찝찝한 기분도 좀 들었다.
유더가 내 생각보다 분해하지 않아서 그런가?
흐으응······.
뭐, 아무튼 좋은 게 좋은 거겠지?
흥흥.
26.
도박쟁이 아웃!
유더가 글쎄, 아, 글쎄.
돈 벌 수단이라면서 카지노 이야기를 꺼냈다.
아니, 도박이 어떻게 돈을 벌 수단이야!
미쳤어 진짜.
파혼이야 파혼!
도박쟁이랑은 못 살아!
27.
도박도 돈 벌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과거의 저는 알지 못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박이다, 대박이야!
와, 나한테 이런 재능이 있었네?
도박의 여신.
행운의 여신.
거기다 더 좋은 건 유더에게 압승을 거뒀다는 거다.
ㅋㅋㅋ
카지노에서 출입금지를 당해?
ㅋㅋㅋ
그래봐야 내가 훨씬 더 많이 땄지롱?
아무튼 다행이다.
돈을 많이 벌어서 붉은바람도 무사히 구출할 수 있었고, 경매장에서 좋은 물건도 많이 샀다.
특히 천상의 심판 구한 건 완전 초럭키라니까?
붉은바람 구하는 걸 깜박할 정도로 기분이 하이했다는 말씀.
참 좋다.
지난번 12가문 자제들 납치 사건도 그렇구··· 이번에 붉은 바람도 그렇구.
하나하나 원작의 불행한 사건들을 바꿔나간다는 게 무척 기분이 좋다.
좋아.
헤헤헤.
28.
야생의 땅에 들어온 이후에는 이래저래 일기를 쓸 틈이 좀 없었다.
하루 종일 걷기 바빴고, 야영할 때도 자기 바빴으니까.
아무튼 야생의 땅에 들어왔고, 야생신도 만나는 등의 이런저런 모험 끝에 레나를 구하러 마도왕국 마젤란의 옛 수도인 엔디미온까지 갔다.
중간에 뭐··· 거친눈사태 님의 산을 무너트리거나, 고운눈바람 님의 들판을 불태우거나 했지만 아무튼 마인을 쓰러트렸으니 된 거겠지.
응응, 된 걸 거야.
죄송합니다.
사실 죄송해요.
그치만 방법이 없었는 걸요 흑흑.
아무튼 다시 돌아가서.
레나를 구하는데 성공했다.
지옥의 문도 와르르 무너트렸고.
유더 못 됐어.
뭘 하든 믿는다더니 뺨을 마구 꼬집구.
아무튼 지옥의 문도 부수고 악마들도 잡았으니 된 걸텐데.
흥흥.
뺨이 지금도 아픈 거 같다.
유더 바보.
29.
큰일이다.
언니가 나랑 유더 잡으러 야생의 땅까지 올라왔단다.
아, 안 돼.
안된다구.
언니가 유더를 죽일 거야.
안 죽이면 최소한 때려서 반 죽음 만들 거야.
막 저주를 걸지도 몰라.
으으윽.
안 돼, 유더를 지켜야 해.
응, 맞아. 내가 유더를 지켜야 해.
그러니까 싫어도, 힘들어도, 힘내서 연습해야 해.
사, 사랑하는 유더.
유더 사랑해.
유더 없이는 못 살아.
유더는 내 사랑.
으윽.
으으윽.
히, 힘 내자, 코델리아.
유더를 지켜야 해!
30.
언니를 만났다.
그런데.
흐으응.
흐으으응.
그랬군요.
그랬던 것이군요.
동생 찾아 온 게 아니라 연애질을 하고 계셨던 거군요.
아무 사이도 아닌 사이는 아닌 사이가 대체 무얼 의미하는 걸까요.
그것이 알고 싶군요.
코델리아는 너무너무 신경이 쓰여요.
ㅋㅋㅋ
아, 웃겨.
언니 표정 완전 귀여웠어.
유더 형이라니.
ㅋㅋㅋ
부끄러워하는 언니라니.
ㅋㅋㅋ
아무튼 덕분에 유더 건은 스무스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
다행이다.
휴.
다행이야.
31.
다시 또 한 동안 정신이 없었다.
언니를 만나구, 이런저런 복잡한 이야기도 나누고······.
거기에 붉은바람에게 피닉스를 잡아줘서 파워업 시키고, 야생의 땅의 동부 부족들의 대화합도 다 이루고······
아무튼 할 수 있는 일 대강 다 한 상황이라 유더랑 같이 또 새로운 일에 착수하기로 했다.
단 둘이서 서부로 간 뒤 후방에서 테러를 하자는 계획이었는데, 일단 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다.
산맥 완전 미쳤다니까?
눈보라 완전 심하고 춥고 아무튼 완전 진짜 와······.
겨울의 가호 없었으면 넘는다는 생각 자체를 못 했을 거다.
아무튼 상황이 이렇다보니 요즘 유더랑 서로 끌어안고 자는 일이 많다.
아니 근데 뭐······ 둘 다 옷 두껍게 입고 있구, 애당초 한 평의 아늑함이 정말 한 평이라 어쩔 수가 없는 걸.
응응, 어쩔 수가 없어.
어쩔 수가 없으니까 괜찮아.
응응.
근데 뭐랄까.
유더가 요즘 들어 정말 많이 커진 거 같다.
응, 커졌어.
란디우스처럼 너무 크면 안 되는데.
살짝 걱정된다.
32.
멜리사라는 인공정령을 만났다.
가엾게도 천 년이나 혼자서 기지를 지키며 자기 주인들을 기다렸다고 한다.
불쌍해.
그래서 데려가기로 했다.
이젠 외롭지 않게 말상대로 해주고 응응.
아, 그리고···라고 하기에는 중요한 일인데,
7대 재앙 가운데 하나를 잡았다.
정확히는 재앙이 되기 전의, 그러니까 광룡 얄라바스카가 되기 전의 인공정령왕 프로젝트의 실패작인 눈의 여왕?
뭔가 길게 쓰긴 했지만 아무튼.
이번에도 잡는데 완전 개고생 했다.
어째 이런 강력크한 보스 앞에서 시간 버는 건 다 내가 하는 기분이라니까?
그래도 덕분에 유더가 제삼문도 열고, 더 강해졌고, 재앙도 잡았으니까.
좋은 게 좋은 거겠지.
응응.
그리고 이번에 깨달은 건데, 역시 유더는 못된 게 맞지만 그래도 은근 착하다.
내가 힘들어 하면 엄청 잘해주니까.
요즘엔 맨날 공주님이라 불러주구.
음··· 처음에는 좀 그랬는데 이제는 뭔가 기분 좋은 느낌? 그런 거?
진짜 공주님처럼 대해 줄 때도 종종 있으니까.
음.
뭐라는 거야 진짜.
흐.
33.
많은 일들이 있었다.
눈꽃바람 평원에서 결전을 펼쳤고, 결과만 놓고 말하자면 승리했다.
유더와 함께 기획한 대폭발 계획으로 황금의 용왕님을 깨우는데 성공했고, 그 결과 나랑 유더가 황금의 용왕님의 화신이 되어 지옥문과 악마 추종자들을 박살냈다.
유더는 막 커다란 빛의 거인으로 변신도 했는데, 뭔가 가슴이 웅장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레도 위험한 순간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특히 지옥문 부수고 나서 적들이 이렇게 된 이상! 하고 덤빌 때는 진짜 아찔했으니까.
아버지랑 흐레스벨그 백작님이 도와주러 오셔서 살았다.
승리.
그냥 승리도 아니고 어마어마한 대승.
야생의 땅은 타락하지 않았고,
야생신들도 악마가 되지 않았고,
본래 마인이 되었어야 할 수많은 사람들도 구하고,
야생의 땅과 북부의 전쟁은 일어나지 않고······
그 결과 정말로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졌다.
기분이 좋다.
영웅전기2하면서 늘 답답하고 안타까웠던 부분들이 해결되어서 참 좋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바꿔나가야지.
완벽한 해피엔딩을 위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미래를 위해.
힘내야겠다.
34.
후우.
후우.
후우.
일단 심호흡.
심호흡.
하아.
오늘.
그러니까 오늘.
정말 엄청난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정말정말 엄청나게 중요한 사실이다.
영웅전기2에서 유더와 코델리아는 약혼 관계이다.
하지만 북부12가문 자제들의 납치 사건으로 코델리아가 실종되고, 급기야 북부와 야생의 땅의 전쟁이 터지면서 둘 사이의 관계는 어물쩡 부서지고 만다.
그런데.
나랑 유더가 북부를 구했다.
야생의 땅도 구했다.
그래서 원작이랑은 너무너무 다른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 결과.
유더 바이엘과 코델리아 체이스의 약혼 관계는 건재하다.
거기다 도망치면서 쓴 여러 편지들 덕분에 환상의 커플······이라는 이상한 별명까지 생기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 언니가 날린 결정타.
그로 인해 깨달은 사실.
이대로 있으면 유더랑 결혼해야 한다.
내가.
아복이랑.
저 유더랑.
결혼한다.
키스도 하구.
그, 그, 그것두 하구.
나중에는 애도 낳구?
사, 상상이 안 돼.
상상이 안 돼!
그런데 왜일까.
상상이 안 되긴 하는데······.
그렇다구 막 싫은 기분은 아니다.
뭐지.
아, 이상해.
이상해!
35.
엠마 파이커스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았다.
엠마 파이커스.
북부12가문 가운데 하나인 파이커스 백작가의 딸인데, 옛날부터 이상하게 나한테 시비를 걸던 애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나보다 잘 아는 유더는 아주 못된 짓을 기획하고 있다.
으음··· 왜 저렇게 흥분하는 걸까.
36.
솔직히 엠마한테 많이 미안했다.
아니, 통쾌하긴 했는데······.
그래두 생일이잖아.
생일에는 주인공이어야 하는데 나랑 유더 때문에 망쳤으니까.
물론 평소에 하던 짓이 괘씸하긴 하지만 그래두 생일이니까.
응응.
유더한테 말했더니 나중에 샴프랑 린스를 잔뜩 보내준단다.
덤으로 나도 편지를 써야지.
생일 축하하고, 미안했다고.
그나저나 유더 얘는 왤케 날 꾸미는 걸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맨날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구 하구.
아니, 물론 코델리아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건 맞는데.
그래두······.
아, 얼굴 또 빨개졌다.
유더 때문에 요즘엔 맨날 얼굴이 빨간 거 같다.
막 이러다 고혈압으로 어케 되는 거 아냐?
그럼 유더가 나 책임져야 한다.
책임져야 해.
37.
유더랑 내기를 했다.
그리구 졌다.
흑흑흑.
나 바보.
왜 사기꾼하고 내기를 한 거야.
엉엉엉.
거기다 내기 조건이, 조건이······.
히잉.
소원권이란다.
소원권.
아, 진짜.
무슨 소원 빌려는 거지?
유더는 막 음흉한 변태니까 야한 소원 비는 거 아냐?
으으으······.
그, 그래두 약속은 약속이니까?
키, 키스 정도면.
음······.
소, 소원권까지 써가면서 부탁하면 뭐··· 해줄 수도 있구?
약속은 소중한 거니까.
응응.
그런 거니까.
우······.
아이씨 나쁜 놈. 못된 놈.
뭐든 좀 빨리 빌라구! 어?!
사람 애태우지 말구!
38.
유더가 아직도 소원을 안 빈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소원을 빌려는 거지?
으으으······.
마, 마음의 각오를 해둬야겠다.
39.
오래된 생명의 신전에서 벨키안을 낚을 준비도 하고, 생명의 구도 얻는 과정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거두절미하고 결론만 말하자면 란디우스 님과 다시 만났다.
유더가 정말 위험한 상황에 처했는데, 란디우스 님의 조언 덕분에 잘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조언이 좀 많이 이상했다.
사, 사랑의 힘이라니.
나랑 유더 사이에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
그래두······.
신기하게 정말 성공했다.
유더가 내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유더가 어떻게 되는 줄 알고 정말 많이 걱정했으니까.
바보.
맨날 걱정만 시키구.
유더는 바보야.
40.
다리안 왕녀를 만났다.
영웅전기2에서 봤을 때보다 훨씬 더 귀엽고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소녀였다.
흐흥.
유더 때문에 부상 입은 척 연기를 했는데, 뭐랄까, 찝찝한 기분이 든다고 해야 할까?
뭔가 유더에게 말려드는 기분?
막 날 에스코트하고 싶어서, 그러니까 손잡고 이끌어주거나 앞이 안 보인다는 핑계로 안아주거나··· 막 그러려고 연기한 건 아니겠지?
으으음······.
뭔가, 뭔가 냄새가 나.
냄새가 난다구.
얘 진짜 나 좋아하는 거 아냐?
물론 물어봤다가 아니라고 하면 큰 일이니까 의심만 하고 있지만.
음음.
가능성이 있어.
가능성이······!
41.
유더 이 나쁜놈!
못된 놈!
피, 핑크폭탄이 뭐야!
뭐냐구! 어?!
거기다 토끼 머리띠랑 꼬리는 또 언제 챙겨온 건데!
하여간 변태다.
변태야.
토끼 머리띠랑 꼬리 엄청 좋아해.
바니걸 매니아.
변태.
변태!
후.
그래두 뭐······ 고작 머리띠 하나로 저렇게 좋아하니까 그 뭐랄까······ 까짓 거 좀 해주자 같은 마음?
유더는 평소에 이런저런 고생이 많으니까.
이 정도 서비스는 해줄 수 있지 응응.
아니야.
역시 아니야.
까짓 바니걸 쯤이야 그래, 해줄 수 있어. 야생의 땅에서도 많이 하고 다녔고.
하지만 역시 핑크폭탄은 용서가 안 돼.
으으으······ 벨키안도 바보야 바보.
아니, 핑크폭탄이 주인공 이름인 소설이라니.
대체 뭐하는 소설인 건데? 엉?
42.
스칼렛을 만났다.
영웅전기2 때랑은 다르게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흐흐.
나보다 연상인데 하는 짓이 귀엽다니까?
살짝 루카스 닮은 것 같기두 하구.
그러고보니 루카스랑 잘 어울릴 것도 같은데?
ㅋㅋㅋ
소개 시켜줘야지.
43.
검의 연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그리고······.
흠흠.
유더를 응원하기 위해 뺨에 살짝 키스를 해줬다.
다른 곳이 아니라 뺨에.
응, 뺨에.
외국에서는 그냥 인사니까.
응응, 별 거 아니라는 거?
근데 바보 유더는 그것만으로 엄청 좋아했다.
막 힘이 넘치는 기분.
역시 저거 나 좋아하는 거 아냐?
어?
도끼병이 아니라 진짜루!
아, 그리고 유더가 우승했다.
제일검하고도 친해졌고.
제일검 뭔가 껄렁껄렁하고 눈빛이 안 좋긴 하지만 일단 친해져서 나쁠 사람은 아니니까 좋은 관계를 유지해봐야지.
응응.
아무튼 오늘도 해피엔딩에 한 발 더 다가섰다는 거!
44.
스칼렛이 간밤에 찾아왔다.
하여간 찾아오는 타이밍도 꼭······.
조금만 더 있었으면······.
아, 몰라.
아무튼 그래서 스칼렛이랑 잡담을 했다.
스칼렛이 보기에도 나랑 유더는 완전 찐커플로 보인단다.
으으음······ 역시 밖에서는 그렇게 보이겠지?
완벽한 위장 성공이야.
위장 성공!
흐으으······.
유더가 진짜 나 좋아하나?
막 맨날 공주님이라 부르고, 밥도 잘 해주고, 아침에는 깨워주고, 맨날 업고 다니고······.
모르겠다.
스칼렛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데.
우씨.
그나저나 유더 애칭은 뭘로 하지?
아빠는 역시 좀 아닌 거 같은데.
유더가 막 원조교제 하는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잖아.
그럼 안 돼.
뭔가··· 뭔가 좋은 게 없나 고민 좀 해봐야겠다.
45.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던전북에 들어가서 다른 길을 간 코델리아랑도 싸우고, 스칼렛까지 껴서 핑크폭탄 활동도 하고.
그리고 나이트풀에 다녀왔다.
다프네 왕세녀 님의 나이트풀.
그런데 중요한 건 유더가 나이트풀에 가본 적이 있다는 거다.
나이트풀.
어른들이 가는 곳.
거길 가봤단 말이지?
그것도 여자랑?
누구랑 갔냐니까 자꾸 대답을 피한다.
수상해.
완전 수상해.
흥.
“그치만······ 복근은 대단했어.”
일기를 쓰다 말고 코델리아는 문득 다시 유더의 수영복 차림을 떠올려봤다.
몸이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벗은 몸을 보는 건 처음이었으니까.
“으으으. 또 얼굴 빨개진다.”
하여간 유더 때문에 혈압이 편한 날이 없다니까.
그 복근.
한 번 만져보고 싶었는데.
딱딱하려나?
그래도 사람 몸인데 부드럽겠지? 따뜻하고?
“아, 몰라.”
난 변태 아냐.
유더도 내 몸 힐끔힐끔 쳐다봤으니까.
코델리아가 또 한 몸매 하지.
흥흥.
46.
드디어 내일이다.
결전전야.
내일 건국 300주년 무도회가 열린다.
그리고 내일 호국공은 사건을 일으킬 거다.
할 수 있는 준비는 모두 다 했다.
이제 내일 실전에 임하기만 하면 된다.
왕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대사건.
하지만 뭐랄까······ 이러면 안 되는 거 알지만 다른 쪽도 좀 신경이 쓰였다.
무도회.
유더와 함께 하는 무도회의 밤.
유더 그 바보는 또 코델리아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소녀라는 걸 만천하에 알리겠다며 흥분해서는 이것저것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진짜 나 꾸미는 거 너무 좋아한다니까?
물론 나도 유더 꾸미는 게 재미있기는 했지만.
내일 유더랑 춤추는 거······.
솔직히 기대된다.
응, 기대 돼.
내일이 오는 게 무섭고 두려우면서도 기대되며 기다려지는··· 이율배반적이라고 하나?
그런 감정.
밤이 깊어간다.
내일이 다가오고 있다.
47.
승리했다.
하지만 유더가 쓰러져서 깨어나지 않고 있다.
무섭다.
48.
유더가 깨어났다.
깨어났어.
바보.
걱정이나 시키고.
바보야 바보.
그리고······.
그래, 이제 확신한다.
유더 이 바보 나 좋아한다.
나 좋아한다고.
그리고······ 그래.
나도 좋아해.
나도 유더 이 바보 좋아해.
울다가 웃다가 서로 엄청 쪽쪽거렸다.
아니, 키스 말구.
입술에 말구.
뺨이랑 이마랑 목이랑 귀랑 쇄골이랑······.
하다보니 재미있었다.
아니 막 약점 공략?
그런 기분도 들구 응응.
유더는 일단 귀가 약하다.
귓불을 살짝 깨물거나 귓속에 혀를 집어넣으면 막 좋아서 죽으려구 한다.
음, 방금 좀 너무 야한 말이었나?
흐흥.
나는··· 목이랑 쇄골이 약한 거 같다.
눈치 빠른 유더가 그거 눈치채고 그쪽만 막 공격을 해대는데······
아후.
진짜 이상한 기분이었다.
너무 이상했어.
그치만 너무 좋았는걸.
응.
헤헤.
부끄럽다.
엄청엄청 부끄럽다.
그래두 좋아.
좋아.
많이 좋아.
좋아한다고 유더 이 바보야!
하아.
유더도 나 좋아한다.
헤헤.
헤헤헤.
내일도 쪽쪽해야지.
쪽쪽.
쪽쪽쪽.
코델리아의 일기(3)로 이어집니다.
< 엔딩메이커 SS #2 코델리아의 일기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