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딩메이커 SS #27 재회 >
엔딩메이커 SS #27 재회
지구에서 돌아오자마자 유더와 코델리아가 한 행동은 날짜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얼마나 지났어?”
지구와 플레이아데스는 시간의 흐름이 달랐다.
이쪽에서의 20년이 지구에서는 고작 13개월 밖에 되지 않았을 정도로 말이다.
때문에 단순 계산으로 치자면 유더와 코델리아가 지구에서 두 달을 보내는 동안 플레이아데스에서는 근 3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을 수도 있었다.
물론 정말로 그러했다면 애당초 지구로의 여정을 포기했을 유더와 코델리아였다.
설사 강행했다 할지라도 지구에서 두 달 가까운 시간을 보내지도 않았을 터이고 말이다.
“세 달 지났어.”
“오, 계산대로 딱이네?”
각각의 세상은 마치 별들의 운행처럼 일정한 궤도를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즉, 각각의 세상이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시기가 존재한다는 뜻이었다.
‘천계와 지옥이 연결로를 잃은 것도, 갑자기 지옥과 플레이아데스의 연결로가 생긴 것도··· 그 때문이니까.’
천계에서 솔라리를 비롯한 대천사들의 죽음을 지켜만 봐야 했던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했다.
당시에는 천계와 플레이아데스 사이의 거리가 멀어 즉각적인 개입이 불가능했다.
‘어찌되었든.’
지옥에서의 경험과 어린 신 아탈리아의 지식 등을 종합한 유더는 지구와 플레이아데스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주기를 계산한 결과 두 세상 간의 거리는 물론이고 시간의 흐름 역시 다시 한 번 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5배 정도 차이가 날 것 같아.’
지구에서의 하루가 플레이아데스에서는 하루하고도 한 나절이 되는 정도.
이전에 비해 14배 가까이 차이가 났으니 그야말로 급격한 변화였지만 여기에는 나름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어린 신 아탈리아가 몇 번이나 세상에 붙여넣기를 하는 과정에서 시간의 흐름이나 세상간의 거리가 무척이나 왜곡되었다는 사실이었다.
그 왜곡이 풀려 정상으로 돌아갔으니, 시간의 흐름의 격차가 다시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아무리 세상이 달라도 시간의 흐름이 막 20배 이상 차이나는 쪽이 오히려 비정상이니까.’
두 번째 이유는 역시 아우리엘- 그리고 아스모데우스와의 싸움이었다.
강제로 연결로를 잇고 끊는 와중에 플레이아데스의 운행 주기가 크게 영향을 받아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촉진되었기 때문이다.
“어, 그래. 아무튼 세 달 지났다는 거잖아.”
“뭐, 그렇지. 복잡한 이야기 다 빼고 생각한다면.”
유더의 대답에 코델리아는 돌연 미간을 좁히더니 괴로운 얼굴이 되어 신음을 흘려댔다.
덕분에 깜짝 놀란 유더가 급히 코델리아를 살피며 물었다.
“갑자기 왜? 어디 아프기라도 한 거야?”
“아니, 우리 천사 같은 꼬맹이들을 세 달이나 못 봤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너무 아쉬워서. 애들은 빨리 자라잖아.”
게일과 아델리아의 아이들.
즉, 코델리아에게는 조카인 쌍둥이 남매들 이야기였다.
코델리아의 말에 유더는 안도의 숨을 한 번 쉬더니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석 달 사이에 뭐 얼마나 변했으려고. 기껏해야 옹알이를 좀 하거나 혼자서 앉는다거나, 벽잡고 선다거나··· 그 정도의 변화이지 않을까?”
“이런 미친! 엄청 중요한 변화잖아!”
어떻게 그 모든 걸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할 수가 있어?
코델리아가 허리춤에 두 손을 올리고 노려보자 유더는 진정하라는 듯 두 손을 내밀며 말했다.
“워워, 진정하고.”
“내가 그거 하면 문다고 했지?”
“안해도 물잖아. 당장 어제 침대에서도 여기저기······.”
“왁!”
코델리아가 유더의 손을 왁하고 물어버리자 유더는 킥킥킥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나도 안 아프거든요?”
“모대써 지짜!”
여간한 창칼도 우습게 튕겨내는 유더의 몸이었으니까.
코델리아가 유더의 손을 문 채 뭉개진 목소리를 내자 유더는 남은 한 손으로 코델리아의 뺨을 꼬집으며 말했다.
“그리고 천사의 피가 흐르잖아? 조금 미안한 이야기지만 성장이 또래보다 좀 느릴 거야.”
“정말로?”
“어, 정말로.”
“으으음.”
“왜 또.”
“아니, 그··· 어린 모습 오래 볼 수 있는 건 좋은데 그럼 결국 성장이 더딘 거니까 주변이랑 에··· 뭐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막 소외감을 느낄 정도의 격차는 아닐 거야.”
“그른가.”
코델리아가 여전히 고민 및 걱정이 된다는 얼굴로 중얼거리자 유더는 다시 웃은 뒤 주변을 돌아보며 말했다.
“아무튼 일단 밖에 나가서 사람들부터 만나자. 석달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하니까.”
“응! 나도 달리아 만나고 싶어.”
활짝 웃은 코델리아는 유더의 팔을 끌어안았고, 유더는 그런 코델리아와 함께 비밀 방을 나섰다.
&
“도련님!”
신성국 유델리아의 두 왕이자 신궁의 주인인 유더와 코델리아에게는 아직 애가 없었다.
즉, 신궁에서 ‘도련님’이란 호칭으로 불릴 자는 없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련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다.
“마이아!”
반갑게 외친 유더는 단숨에 마이와의 거리를 좁혔다.
어거스트 바이엘 백작령의 메이드장이자 실세였던 그녀는 이제 탄탈롯 백작이라 불렸다.
정식 직책의 신궁의 시종장.
메이드 복 대신 우아한 로코코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신궁을 관리하는 메이드들을 이끌고 이동 중이었는데, 유더와 코델리아와 마주치자마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멈춰 섰다.
“마이아!”
그리고 유더가 그런 마이아를 덥썩 끌어안았다.
“보고 싶었어, 마이아.”
다시 말한 유더는 단순히 포옹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듯 마이아의 허리를 두 손으로 덥썩 붙잡더니 그대로 높이 들어올리기까지 하였다.
그리고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빙빙 돈 유더는 꺄-하는 작은 비명과 결국 억누르지 못한 웃음을 동시에 터트린 마이아를 다시 꼭 끌어안았다.
“정말 보고 싶었어.”
나타샤를 보았기 때문일까.
아마도 맞을 터였다.
강진호였던 시절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다보니 유더로서 자라온 시절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어린 신 아탈리아의 붙여넣기의 중심에는 언제나 유더가 있었고, 유더는 모든 전생들을 가장 정확하게 기억하는 자였다.
몇 번이나 반복된 유년 시절.
그리고 그때마다 갓난아기 시절에 돌아가신 어머니 대신 자신을 어머니처럼 사랑해준 마이아.
“마이아.”
유더가 다시 말하며 마이아를 꼭 끌어안자 마이아도 유더를 안은 두 팔에 힘을 주었다.
유더의 태도가 평소보다 좀 더 격하기는 했지만, 이러나저러나 마이아에게 있어 유더는 소중한 가족이었다.
석달만의 만남이 너무나 반가운 것은 마이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의 작은 도련님.”
아주 작게 속삭인 마이아는 눈을 감은 채 부드럽게 미소지었고, 유더 또한 그러했다.
그리고 잠시 후, 포옹이 끝났을 때.
“흠흠.”
유더와 포옹하느라 깜박하고 있던 주위의 시선이 느껴지자 마이아는 얼른 헛기침을 하며 자세와 표정을 정돈했다.
신궁에 오래 있었던 메이드들이야 그러려니 하겠지만 지금 이 자리에는 새로 들어온 메이드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젊고 잘생긴 신왕과 미모의 시종장이 무척이나 진한 포옹을 나누었다.
그것도 신왕의 부인- 그러니까 또 다른 신왕이 보는 앞에서!
메이드들 가운데 하나는 어쩔 줄 몰라했고, 다른 하나는 겁먹은 얼굴로 코델리아의 눈치를 살폈으며, 다른 하나는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소리없이 꺅꺅 거렸다.
덕분에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마이아는 유더에게 약간이지만 원망어린 시선을 보냈다.
“으휴, 남들이 보잖아. 이 바보야.”
그리고 개의치 않는 사람이 하나.
유더의 엉덩이를 바로 차준 코델리아는 ‘늘상 있는 일이구만’하는 고참 메이드들과 깜짝 놀라 ‘부, 부부싸움의 시작?!’하는 메이드들 대신 마이아를 돌아보더니 바로 두 팔을 벌렸다.
“보고 싶었어요, 마이아.”
“저도 두 분이 무척 그리웠습니다.”
마이아와 코델리아가 제법 진한 포옹을 나누자 신참 메이드들의 표정에 묘한 안도의 표정이 떠올랐다.
그 모습에 다시 키득 웃은 코델리아가 마이아에게 물었다.
“달리아는요?”
“에일 백작은 신궁의 국경을 순찰 중입니다. 마침 오늘 돌아올 예정이니 곧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마이아가 백작이 되었듯이 달리아 역시 백작이 되었다.
신성국 유델리아의 신궁을 수비하는 신성기사단의 단장.
크기만 따지면 평범한 백작령 보다 조금 큰 정도에 불과한 유델리아 신성국이었던 터라 국경 전체를 순찰하는데도 그리 긴 시간은 필요하지 않았다.
‘한 이틀이면 떡을 치니까.’
오늘 온다는 거 보니 어제 떠난 모양이었다.
“알겠어요. 그럼 오늘 저녁 식사 때 자리를 마련해주세요. 마이아랑 달리아 그리고 우리 이렇게 넷이 함께하고 싶으니까.”
“명하신 대로 준비하겠습니다.”
마이아가 우아하게 예를 표하자 코델리아는 빙긋이 미소 지었고, 그 미소에 메이드들이 뺨을 붉히며 작게 탄성을 토했다.
[실로 아름다운- 아니, 빛이 나는 것 같은 코델리아의 미모에 감탄한 것이었다.]
[뭐라는 거야 이게.]
머릿속에 들려온 유더의 나레이션에 얼굴이 빨개진 코델리아는 다시 유더의 엉덩이를 걷어찼고, 유더는 킥킥 웃으며 그런 코델리아의 허리를 안았다.
&
일반적으로 국왕 내외의 식사 자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법이었다.
음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기미를 보는 자.
식사 시중을 들기 위한 시종들.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해 호위를 맡은 장병들.
여기에 누군가를 대동한 식사가 되면 규모가 더 커지기 마련이었다.
식탁 역시 무척이나 커다란 것을 사용하니 자연 식사하는 이들 사이의 간격 또한 멀어 같이 식사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같은 장소에서 식사를 하는 것인지 분간이 어려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유델리아 신성국에서는 저런 광경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음독의 위험이!”
“응, 독 안 통해.”
실제로는 통했지만 어차피 식사 전에 마법 한 번 걸고 먹으면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사실 유더와 코델리아에게 위해를 끼칠 수 있을 정도의 독이라면 음식에 몰래 집어넣는 것이 불가능했다.
‘넣자마자 음식이 녹아내릴 정도의 독이 아니면 기별도 안 갈 테니까.’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기미를 보는 자가 빠졌고, 호위하는 자들 역시 당연히 빠질 수밖에 없었다.
“누가 누굴 지키는데?”
코델리아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으면 누구든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십검호고 나발이고 유더와 코델리아 앞에서는 한 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으니 말이다.
기미가 빠지고 호위가 빠지고.
“나도 손 있어.”
시중들 시종들도 대거 빠지고.
“가까이서 먹는 게 좋아.”
누구의 말을 거역할 것인가.
때문에 유델리아 신성국의 부부내외의 식사 광경은 일반적인 왕국의 그것과는 너무나 달랐다.
“와, 이거 엄청 맛있다.”
“입에 맞으시다니 다행입니다.”
국왕부부와 겸상하는 와중이었지만 익숙한 듯 마이아는 자연스럽게 답하자 헤죽 웃은 코델리아는 큰 그릇에 담겨 있던 닭고기 요리를 손수 썰어 마이아와 달리아의 접시에 올려주었다.
“많이 먹어.”
““네, 아가씨.””
마이아와 달리아가 함께 답하자 코델리아는 다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딱 한 사람.
미녀들 사이에서 저녁 식사를 즐긴다는 호사 속에서도 미간을 찌푸린 남자가 하나.
“나는?”
“손이 없어 발이 없어. 네가 떠먹어.”
코델리아가 일부러 흥흥 거리며 말하자 유더는 삐친 적을 하였고, 그 모습에 마이아와 달리아가 다시 웃었다.
“그런데 마이아. 우리가 없는 동안 딱히 큰일은 없었지?”
유더의 물음에 마이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뒤 하나하나 그간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였다.
세일룬 왕국에서 상인들이 오간 일.
신궁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작은 사건들.
정식 보고라기 보다는 식사 자리에서의 잡담에 가까운 이야기들이었다.
“정말 별 일 없었네. 역시 평화가 최고야.”
코델리아가 만족한 얼굴로 말했을 때였다.
“두 분께 전해드릴 물건이 있습니다.”
그렇게 말한 달리아는 품에 챙겨온 서신을 한 장 꺼냈다.
“순찰 도중 마주한 바이엘 백작가의 사자에게서 받은 서신입니다.”
아무래도 오는 길에 겸사겸사 받아온 모양이었다.
“아버지께서?”
“형님께서 보내신 것 같습니다.”
유더와 코델리아가 지구로 떠난 것을 알고 있는 게일이었다.
그런데 신궁에 서신을 보낸 걸 보면 무언가 급한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서로를 돌아본 유더와 코델리아는 서둘러 서신을 펼쳐보았다.
&
“에구에구~ 우이 애기들! 이모 와쪄요!”
코델리아가 혀짧은 소리로 재롱(?)을 떨자 아기 침대에 누운 쌍둥이 남매가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으유, 언제 봐도 예뻐. 왜 이렇게 예쁜지 몰라.”
얼굴이 흐물흐물해진 코델리아는 자신을 향해 뻗어오는 아기들의 고사리 같은 손을 살짝 잡아주며 다시 헤헤헤 웃음을 흘렸다.
“그렇게 좋으면 너도 낳지 그러니.”
아델리아의 말에 코델리아는 입술을 비쭉였다.
“흥, 그게 맘대로 되나.”
“열심히 하면 된다니까? 열심히. 아주 열심히. 열과 성을 다해서.”
아델리아가 약간은 젠체하며 말하자 코델리아는 다시 입술을 비쭉인 뒤 다시 아기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직도 이름 안 정한 거야?”
“아버지께서 아직도 고민 중이셔. 뭐··· 이번 주까지 못 정하면 내가 마음대로 짓겠다고 선언한 상태지만.”
아기들이 태어난 지 벌써 반년이 훌쩍 넘었는데 아직까지 이름이 없다니 이게 말이나 될 일인가.
아델리아가 작게 투덜거리자 코델리아는 킥킥 웃으며 다시 물었다.
“시아버님은?”
“이름 짓는 건 우리한테 맡긴다고 하셨는데··· 사실 나도 못 뵌지 꽤 되었어.”
“응? 아직 안 돌아오신 거야?”
지구로 떠나기 전에- 그러니까 넉달 쯤 전에 여행을 나선 바이엘 백작이었다.
그런데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니.
설마 동방에라도 가신 것일까?
“제국에 계신 것 같아.”
“제국에? 왜?”
코델리아가 다시 묻자 아델리아는 바로 답하는 대신 입술을 한 차례 움츠리더니 손짓을 하였다.
“언니?”
“여기 앉아봐.”
아델리아의 태도나 말투가 심상치 않았기에 코델리아는 저도 모르게 입을 꾹 닫고는 아델리아 곁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같은 시각.
아델리아와 코델리아가 자리한 1층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바이엘 백작가의 집무실.
게일과 유더는 낮은 탁자를 사이에 둔 채 서로를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유더.”
“예, 형님.”
어제 도착한 바이엘 백작가의 서신에는 그리 긴 내용이 담겨 있지 않았다.
위아래에 자리한 인사말 정도를 제하고나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집에 오거라.]
갑자기 무슨 일일까.
그리고 어째서 이유를 밝히지 않은 것일까.
오는 길에 알아본 바에 따르면 바이엘 백작가에 딱히 문제가 생긴 것 같지는 않았다.
사용인들의 행동에도 이상한 점이 없었고, 게일과 아델리아에게 딱히 이상 징후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무엇일까.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게일은 다시 한 번 숨을 고른 뒤 자세를 바로 하며 입을 열었다.
“듣고 너무 놀라지 말거라.”
듣고 놀랄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할 때 나올법한 서두.
그렇기에 유더는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킨 뒤 게일에게 집중했다.
무슨 일일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형님이 지금처럼 행동하는 것일까.
게일은 눈을 감았다.
유더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진정시키기 위함인지 다시 한 번 숨을 고른 뒤에야 눈을 뜨며 말을 이었다.
“유더, 어머니께서 돌아오셨다.”
“네?”
“어머니께서 돌아오셨다.”
게일은 다시 한 번 말했고 유더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시지 않았던가.
설마 언데드로 부활이라도 하셨단 말인가? 악마 추종자의 잔당들이-
격노한 유더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게일 역시 다급히 일어섰다.
유더가 무슨 생각을 한 것인지 순간적으로 간파한 그는 급히 손을 뻗으며 말했다.
“아니, 그런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이다.”
“형님?”
“어머니께서 살아계신다. 그리고 지금, 집으로 돌아오고 계신다.”
유더는 멍한 얼굴로 게일을 보았다.
아무러 말도- 아니,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to be continued
< 엔딩메이커 SS #27 재회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