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메이커 397화
제1장 - 건국의 날 #2
유델리아 신성국.
태양과 사랑의 여신 코델리아를 모시는 ‘코델리아 교’를 국교로 삼은 도시국가.
세일룬 왕국의 영토인 중앙과 남부 사이에 건국될 예정인 이 나라는 세일룬 왕국의 속국이 아닌 당당한 독립국가였다.
“상식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유델리아 신성국을 향해 달려가는 마차에 타고 있던 금발 여인이 말했다.
눈에 띄는 미인이었는데, 옆에 앉아 있던 덩치 큰 사내 하나가 으흐흐 웃으며 말했다.
“두목, 우리가 줄을 잘 탄 것 같습니다. 이 김에 아예 활동처를 유델리아 신성국으로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부하의 물음에 금발 미녀- 베르드폴니르의 운송업자 파비안은 새삼 고민된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그냥 이 정도 거리감이 딱 좋을 것 같아. ‘그 남자’랑 일하는 거 자체는 즐겁지만…… 밑에서 직접 일했다가는 혹사당할 게 분명해 보이거든.”
유더 어거스트 바이엘.
코델리아 교의 ‘교황’인 동시에 여신의 화신인 코델리아의 반려인 그 남자.
누구보다 상쾌하고 따뜻한 미소를 지을 줄 아는 미청년이었지만 파비안은 유더의 진정한 모습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었다.
“불에 너무 가까이 가면 화상을 입게 마련이야. 적당한 거리감이 좋은 거지.”
거래 상대로서의 유더는 참으로 만족스러운 상대였다.
그는 파비안 자신과 그 수하들이 예속된 존재가 아닌 대등한 거래 상대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그랬기에 그는 힘과 공포로 자신들을 다루는 대신 정가 대비 1.5배라는 넉넉한 대금으로 배신하기 싫은 상황을 조성하였다.
‘이렇게 가끔 보너스도 주는 편이고.’
교황으로부터 건국기념식에 직접 초대받은 ‘비공인 운송업자’라니.
말이 운송업자지 결국 범죄자라는 것을 놓고 보면 참으로 영광스러우면서도 재미난 일이었다.
‘여신의 화신과 교황이라…… 세상일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단 말이지.’
말에 오를 때 유더의 앞에 탈지 뒤에 탈지를 놓고 진지하게 고민하던 코델리아의 모습을 떠올린 파비안은 키득키득 웃다가 쓴웃음을 지었다.
새삼 별개의 건 하나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델리아 신성국이라니…… 나라 이름으로 좀 문제가 있는 거 아냐?’
유더와 코델리아.
둘이 합쳐 유델리아 신성국.
‘그래도 뭐……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네.’
흥흥거리며 유더의 허리를 꼭 끌어안던 귀여운 소녀의 나라라고 생각한다면.
“두목, 왜 웃는 겁니까? 저희도 알려주십시오.”
부하의 요청에 파비안은 고개를 가로저은 뒤 다시 눈을 감았다.
혹시라도 입 밖에 내었다가는 그 남자의 귀에 들어갈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 * *
건국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말을 달리는 것은 북부의 운송업자 파비안만이 아니었다.
북부와 중앙, 남부.
세일룬 왕국 곳곳에서뿐만 아니라 아르곤 제국과 인근 소국에서조차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사람이 정말 많네요.”
상투적인 표현이었지만 사실 그대로를 잘 드러낸 말이기도 하였다.
크로스벨 백작가의 영애인 실비아 크로스벨의 말에 발코니에 나란히 서서 도시 쪽을 내려다보던 에드워드 체이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정말 많군요.”
“으으음…… 에드워드는 여자랑 말하는 법을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뒷말은 에드워드와 실비아 곁이 아닌, 다소 떨어진 자리에서 아주 작게 속삭여졌다.
바이엘 백작과 나란히 선 바이엘 백작 부인- 유나 바이엘의 입에서 말이다.
“으음…… 아닌가? 저 둘은 저거대로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일단 실비아란 아이 반응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야생신인 유나의 감은 사람과 비할 바가 아니었다.
유나가 좋다고 했으니 정말로 좋은 것일 터였다.
“이제 한시름을 놓아도 될 것 같군, 아더.”
사랑스러운 아내의 중계에 바이엘 백작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아더- 체이스 백작은 흥 소리를 내며 수첩을 꺼내 들 뿐이었다.
며느리면 그냥 딸이랑 같은 거 아니냐는 유나의 조언을 받아 작성된 며느리 전용 선물 리스트.
아직 친구와 연인 사이의 교제를 밟아나가는 에드워드와 실비아였지만 체이스 백작의 눈에는 이미 체이스가의 며느리로 보이는 모양이었다.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아쉽네.”
유나가 살짝 부풀어 오른 배를 쓰다듬으며 말하자 바이엘 백작과 체이스 백작은 동시에 쓴웃음을 지었다.
게일과 아델리아가 맺어지고, 유더와 코델리아가 맺어진 것처럼 에드워드와 ‘바이엘 백작가의 셋째’를 맺어주고 싶다던 유나의 말.
[설마 진심이었던 건가?]
[뭐…… 유나니까?]
메시지 마법으로 들어온 체이스 백작의 물음에 바이엘 백작은 전음으로 답했고, 체이스 백작은 납득했다.
유나니까.
야생신이라서만이 아니라, 유나니까.
“아버지, 어머니.”
바로 그때였다.
저만치서 들려온 부름에 고개를 돌린 바이엘 백작과 유나는 거의 동시에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차기 바이엘 백작과 바이엘 백작 부인.
커다란 유모차 한 대를 대동한 채 등장한 게일과 아델리아의 모습은 언제 봐도 반가운 두 사람이었다.
“흥.”
그리고 언제나처럼 흥흥거리는 남자가 하나.
체이스 백작은 엄격한 표정을 지은 채 유모차에 다가갔고, 아델리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작게 웃으며 유모차의 뚜껑을 열었다.
엠버와 에이든.
게일과 아델리아가 낳은 쌍둥이 남매.
언제나 엄격하고 근엄한 표정을 유지하는 체이스 백작이었지만 엠버와 에이든 앞에서만은 근엄함으로 만들어진 가면을 벗을 수밖에 없었다.
“하부, 하부.”
“하바, 하바.”
엠버와 에이든의 혀 짧은 소리에 체이스 백작은 흐물흐물 녹아내릴 것 같은 표정이 되더니 커다란 손가락으로 아기들의 뺨을 어루만져 주었다.
“그래, 할아버지다.”
태어난 지 아직 1년도 안 되었는데 할아버지라는 말을 하다니.
이 아이들은 역시 천재가 아닐까?
어느새 다시 표정을 정돈한 체이스 백작의 근엄한 주장에 바이엘 백작과 게일, 아델리아는 쓰게 웃었고, 유나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아이 다 강한 빛을 품고 태어났어. 큰 사람들이 될 거야.”
“과연. 그러한가.”
체이스 백작은 더없이 흐뭇한 얼굴이 되어 엠버와 에이든을 돌아보았고, 게일과 아델리아는 다시 쓴웃음을 지었다.
벌써 열 번도 넘게 본 광경이었기 때문이다.
엠버와 에이든이 대단한 재능을 타고났다고 말하는 유나와 그때마다 처음 들은 것처럼 감탄하는 체이스 백작.
“칠살검이군.”
바이엘 백작의 낮은 목소리에 엠버와 에이든을 바라보던 게일과 아델리아가 시선을 돌렸다.
과연 바이엘 백작의 말마따나 연회장에 들어서고 있는 칠살검 세류의 모습이 보였다.
동방 대륙의 복장을 한 그녀는 언제 어디서나 눈에 띄는 존재였다.
“그러고 보니…… 동방 쪽에서 요즘 이런저런 이야기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하자꾸나.”
게일의 말에 바이엘 백작이 낮게 말했다.
‘동방의 소식’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방에 등장한 초인황제.
사람들이 일컬어 부르나니 ‘창천의 용’.
제도에서의 결전 이후 그렇지 않아도 드문 편이었던 동방과의 교류가 거의 단절되다시피 한 터라 소문의 진상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었지만, 동방에 새로운 초인이, 그것도 강력한 군권을 가진 군인 황제가 등장했다는 소문은 동방과 국경을 맞댄 세일룬 왕국에게 있어 민감한 소식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때와 장소라는 것이 있는 법이었다.
유델리아 신성국의 건국을 축하하는 이 자리에서 초인황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알겠습니다, 아버지.”
“그래, 그럼 난 잠시 칠살검과 인사라도 나누고 오마.”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달은 게일이 조용히 물러서자 바이엘 백작은 유나를 대동한 채 칠살검 세류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같은 시각.
연회장의 다른 구역에서는 또 다른 십검호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렇게 좋아?”
“좋습니다. 좋을 수밖에요.”
싱글벙글 미소를 짓고 있는 청년은 세일룬 왕국 최강의 검호로 이름 높은 ‘하늘의 검성’ 루카스 흐레스벨그였고, 그 옆에 서서 어쩔 수 없다는 듯 웃는 얼굴로 어깨를 으쓱이는 적발의 미녀는 제7대 로그 마스터인 스칼렛 바이퍼였다.
루카스가 뺨을 살짝 붉힌 채 연신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은 단순히 유델리아 신성국의 건국이 기뻐서만이 아니었다.
그것과는 다른, 좀 더 소박하면서도 루카스다운 이유가 있어서였다.
‘남자는 다 애라더니.’
루카스의 가슴에 자리하고 있는 황금색 브로치.
멋들어진 태양의 문장을 형상화한 그것은 빌트바인 영웅전 출시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극소량만 제작된 한정 브로치였다.
이런 종류의 상품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돈으로는 살 수 없고 신간에 동봉된 당첨권을 뽑아야지만 얻을 수 있는 물건이었는데,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당첨권을 손에 넣은 루카스였다.
‘책을 100권도 넘게 사긴 했지만.’
이 정도면 이미 그냥 돈으로 산 게 아닐까?
하지만 스칼렛은 굳이 그러한 점을 지적하는 대신 최애 작품의 한정 굿즈를 얻었다는 사실에, 그리고 그 브로치를 찬 채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 나왔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있는 루카스를 한없이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정말 보면 볼수록 사랑스러운 소년- 아니, 청년이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나도 콩깍지가 씌긴 했구나.’
평소의 자신이라면 순수한 청년 어쩌고가 아니라 부자들의 돈지랄이라고 삐딱하게 보았을 테니까.
“아무튼 루카스, 춤추러 가지 않을래?”
가장 친한 친구인 동시에 경쟁자이자 훼방꾼인 카이사는 남부의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다른 구역으로 이동한 상황이었다.
즉, 지금은 스칼렛 자신이 루카스를 온전히 독점할 수 있다는 것이니, 로그마스터로서 이런 좋은 기회를 그냥 놓칠 수는 없었다.
“그, 그럴까요?”
스칼렛이 팔을 끌어안으려 은근히 가슴을 밀어붙이자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루카스는 수줍게 웃으며 음악이 들려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카마엘 님?!”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뜬 것은 루카스만이 아니었다.
연회장에 있던 이들 가운데 많은 숫자가 새로이 연회장에 입장한 이를 보고는 크든 작든 깜짝 놀란 얼굴들이 되었다.
파라곤의 다섯 영웅들 가운데 하나이자 성십자 수호단의 무력을 상징하는 필두단장.
하지만 모두가 카마엘의 직위와 무위 때문에만 놀란 것은 아니었다.
여인으로 보일 만치 아름다운 사내.
새하얀 머리칼과 창백하다고도 할 수 있을 하얗고 투명한 피부, 피처럼 붉은 눈동자.
퇴폐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압도적인 외모에 여인들은 물론이고 사내들까지도 탄성을 토하거나 달뜬 숨을 내쉬었다.
유델리아 신성국은 성십자 수호단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고, 유더는 카마엘의 친우인 란디우스의 제자이니 건국 기념행사에 카마엘이 참석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지만, 그렇다 해도 감탄을 자아내는 것이 바로 카마엘이란 남자의 존재감이었다.
‘루카스, 너도 하늘의 검성이잖아!’
그것도 그냥 검성이 아닌 대륙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검성의 자리에 오른 최연소 검성이었으니 존재감만 따지면 카마엘에게 절대 꿀릴 것이 없는 루카스였다.
하지만 루카스는 마치 동경하던 스포츠 스타를 만난 소년처럼 황홀한 표정을 지었고, 스칼렛은 그 모습이 사랑스러우면서도 애석하여 복잡한 미소를 흘렸다.
그리고 카마엘이 발걸음을 내디뎠다.
다른 누구도 아닌 루카스를 향해 일직선으로 말이다.
“오…… 하늘의 검성과 검귀인가.”
대륙 최강의 검사를 논할 때 언제나 언급되는 것은 ‘무검의 검성’ 유더 어거스트 바이엘과 ‘태양의 전사’ 철인 란디우스였다.
그런데 둘 모두 검을 쓰지 않는 검사라는 굉장히 미묘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었기에 사람들은 자연 ‘최강의 3인자 검사’에 대한 논의를 더 활발히 하였는데, 그때마다 언급되는 것이 바로 하늘의 검성 루카스 흐레스벨그와 검귀 카마엘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하늘의 검성과 검귀가 마주했으니 실로 흥미진진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루카스 앞에 멈춰 선 카마엘.
180을 훌쩍 넘어 후반에 가까운 루카스와 170 초반인 카마엘 사이에는 키 차이뿐만 아니라 덩치 차이까지 있었지만 루카스가 카마엘을 위압하는 분위기 같은 것은 형성되지 않았다.
오히려 안절부절못하는 루카스와 평온하기 그지없는 카마엘의 표정 때문에 루카스가 억눌리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한 호흡.
“카마엘 님을 뵙습니다.”
루카스가 먼저 예를 표하자 카마엘은 고개를 한 번 끄덕이더니 루카스의 이름을 언급하는 대신 다른 것을 입에 담았다.
“빌트바인의 문장이군.”
루카스의 가슴팍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는 브로치.
“헉! 설마 아시나요?”
루카스가 깜짝 놀라 되묻자 카마엘은 여전히 평온한 얼굴로 훗 하고 미소를 짓더니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책이지.”
“아, 아시는군요.”
루카스가 감격한 얼굴로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 동경하던 인물이 자신과 똑같은 취미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어찌 감동하지 않겠는가.
당장에라도 빌트바인 영웅전의 멋짐에 대한 감상을 공유하고 싶다는 듯 루카스가 입술을 달싹거리자 카마엘은 다시 훗 하고 웃더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빌트바인 영웅전, 좋아하나?”
어쩐지 모르게 약간의 초조함이 섞인 것 같은 물음이었지만 잔뜩 흥분한 루카스에게는 그런 미세한 차이 같은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마치 신앙을 간증하듯 경건한 얼굴이 되어 말할 따름이었다.
“네, 좋아합니다. 정말 좋아해요. 저한테는 정말…… 세계 최고의 책입니다.”
“흠…….”
카마엘은 그런가- 하는 느낌으로 침묵했고, 루카스는 다시 입술을 달싹거렸다.
그리고 그런 둘을 옆에서 지켜보던 스칼렛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하고 기울였다.
‘뭐지? 왜 웃음을 참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거지?’
뭐라고 해야 할까.
좋아 죽겠는데 티 내지 않으려고 입을 꾹 닫고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루카스가 빌트바인 영웅전 찬양하는데 왜 저런 표정을 짓는 것일까.
설마 카마엘 저 양반도 루카스만큼이나 빌트바인 영웅전의 빅팬이기라도 한 것일까?
“카마엘 님도…… 빌트바인 영웅전을 좋아하시나요?”
“꽤…… 좋아하는 편이지.”
“오오오.”
“뭐, 잠시 이야기라도 나누겠나?”
“조, 좋습니다. 아! 스칼렛. 그…….”
스칼렛과 춤을 추기로 한 상황이었으니까.
루카스가 당황해서 고개를 돌리자 스칼렛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괜찮아, 흔히 있는 기회가 아니니까. 대신에…… 이따 밤에 보상해 줘야 한다? 알았지?”
“알겠어요, 꼭 그럴게요. 정말 고마워요, 스칼렛.”
해맑게 웃은 루카스는 그대로 스칼렛의 손등을 들어 입술을 맞추었고, 스칼렛은 이것도 나쁘지 않다는 듯 작은 미소를 그렸다.
그리고 그렇게 하늘의 검성과 검귀가 나란히 서서 영웅소설 이야기를 나눈다는 진귀한 광경이 펼쳐지려는 순간이었다.
“교황 성하께서 입장하십니다.”
연회장 높은 곳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연회장에 자리하고 있던 모두가 시선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