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엔딩메이커-451화 (451/473)

엔딩메이커 450화

SS #37 강유진(3)

영웅전기2로 가정교육을 받은 유진답게 캐릭터 창에는 수백 명이 넘는 캐릭터들이 등록되어 있었다.

리메이크되면서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12인에서 24인으로 크게 늘었는데, 유진의 캐릭터 창에는 24인의 캐릭터들이 숫자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모두 들어가 있었다.

‘주캐로 갈까?’

24인의 플레이어블 캐릭터들 중에서 가장 많이 키워봤고, 가장 마음이 가는 캐릭터.

코델리아 신봉자인 엄마가 본래는 무척이나 싫어했지만, 리메이크 버전에서 새로운 루트를 추가한 뒤에는 좋아하기 시작한 성검의 계승자.

루카스 흐레스벨그.

하지만 플레이 버튼을 누르기 직전 유진은 선택 캐릭터를 변경하였다.

루카스는 영웅전기2의 캐릭터였기에 유더와 코델리아의 2세인 유리아와는 정말로 아빠와 딸 정도의 나이 차가 있었기 때문이다.

‘좀 그래.’

지금은 순수하게 유리아를 만나는 게 목적이었으니까.

알렉세이의 가르침대로 승리 조건을 떠올린 유진은 캐릭터 창을 살피다가 캐릭터 하나를 선택했다.

레딘.

영웅전기3 리메이크의 플레이어블 캐릭터들 가운데 하나.

여전히 유리아에 비해서는 연상이긴 했지만 그래도 오빠 동생 할 정도의 나이 차인 캐릭터였다.

‘좋아, 진짜로 가자.’

유리아를 만나러.

심호흡을 한 유진은 시작 버튼을 눌렀다.

* * *

유진이 예행연습을 위해 게임에 접속하던 그 순간.

유더와 코델리아는 오랜만에 들른 PC방의 커플석에 앉아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음음, 바로 이 맛이야. PC방에서만 맛볼 수 있는 컵라면 특유의 맛.”

코까지 킁킁거린 코델리아는 작게나마 어깨춤까지 추며 좋아했지만 유더의 표정은 영 탐탁지 못했다.

“왜 또. 컵라면 진짜 오랜만에 먹는 거잖아. 가끔은 불량식품 먹어도 돼.”

평소에도 ‘여신의 입에 들어가는 음식인데’를 운운하며 코델리아 자신이 먹을 음식들을 엄선하는 유더였던 터라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불평 같은 달래기였는데,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유더의 표정은 여전히 딱딱한 편이었다.

‘뭔가 더 있는데.’

눈빛만 봐도 생각을 알 수 있는 사이인 두 사람이었다.

코델리아가 빨리 더 말해보라는 듯 눈짓을 하자 유더는 팔짱을 끼더니 모니터를 노려보며 말했다.

“유진이 그 녀석 주캐가 루카스더라고.”

“루카스가 왜?”

예전에는 루카스를 무척이나 싫어했던 코델리아였지만 그건 정말 옛날이야기였다.

지금의 루카스는 코델리아에게 있어 친한 친구인 동시에 아끼는 동생이자 절친들의 남편이었으니 말이다.

거기다 영웅전기2 리메이크에는 퍼펙트 해피엔딩 루트가 추가되어서 루카스를 고르면 코델리아가 마인이 되는 기분 나쁜 전개는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되었고 말이다.

그런데 유더는 왜 유진이의 주캐가 루카스인 게 탐탁지 않은 걸까.

사실 루카스랑 더 친한 건 코델리아 자신이 아닌 유더일 텐데.

“루카스 성능 좋잖아. 생긴 것도 괜찮고.”

“그래, 하지만 동시에 루카스는 양다리를 걸친 남자이기도 하지.”

카이사와 스칼렛.

루카스의 부인인 두 사람.

그랬다.

루카스는 영웅전기2 리메이크에 등장하는 24인의 플레이어블 캐릭터들 중에서 유일하게 양다리를 걸치는 파렴치한 인물이었다.

“거기다 그 녀석 3에서 주캐가 뭔지 알아?”

“누, 누군데?”

코델리아가 두려움이 섞인 눈으로 묻자 유더는 쯧 하고 혀를 차더니 눈살까지 찌푸리며 말했다.

“레딘.”

“헉! 하렘왕 레딘?!”

“맞아, 하렘왕 레딘.”

양다리를 넘어 무려 히로인을 넷이나 거느리는 무절제한 바람둥이 귀축남.

선택하는 주캐들이 하필이면 다 하렘남들이라니.

그나마 루카스는 전생의 인연이라는 참작할 여지가 있었지만 레딘은 그런 것도 아니었다.

코델리아는 유더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있었다.

강유진은 하렘남들만 주캐로 쓰는 놈이다.

즉, 강유진의 심층 심리에는 하렘을 거느리고 싶다는 음흉한 욕망이 도사리고 있다.

그런 놈에게 착하고 예쁘고 순수하고 아무튼 좋은 말은 다 갖다 붙여도 되는 유리아의 옆자리를 내어줘도 되는 것일까?

“어, 어린애니까!”

“어린애?”

“어어, 어린애니까. 어린애니까 그런 거 뭐…… 막 강하고 돈도 많고, 여자도 많고…… 그런 거 동경할 법도 하잖아?”

“싹수부터 노랗다는 이야기군.”

“아니이! 그게 아니라!”

유더가 진지한 얼굴로 말하자 코델리아는 그게 아니라는 듯 가슴을 두드리며 답답함을 호소했지만 이렇다 할 변호거리가 생각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럴 때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하는 것일까.

이럴 줄 알았으면 유희진호랑 같이 올걸.

홍유희는 무리지만 강진호라면 유더와도 말싸움이 가능했을 테니까!

“아무튼, 유리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 끝이야. 전부 무효라고. 애당초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들로 태중 혼약이라니, 무리한 일이지.”

“너랑 내가 태중 혼약이었거든?”

“운명의 두 사람이었으니까. 우린 예외고.”

진지한 얼굴로 어린애 같은 이야기를 하는 유더를 올려다보던 코델리아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무튼 아직 유리아 만난 것도 아니니까 너무 그러지 마. 알았지? 응?”

코델리아가 아이 달래듯 다정하게 말했지만 유더는 끝끝내 대답을 하지 않았고, 코델리아는 으휴- 하고 한숨을 내쉰 뒤 컵라면을 들어 올렸다.

‘뭐, 유더 말이 아주 틀린 건 아니니까.’

중요한 건 결국 유리아와 유진 두 사람의 마음이었으니까.

유더는 유리아의 마음만 중요하다- 아니, 유진의 마음은 이미 정해진 거나 다름이 없다는 투였지만 그건 만나봐야 아는 일이고.

곁눈질로 여전히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더를 훔쳐본 코델리아는 어째 아버지- 체이스 백작을 닮아가는 것 같은 유더의 모습에 피식하고 웃은 뒤 컵라면 먹는 일에 집중하였다.

* * *

시험 기간- 특히 시험 보기 전날 밤 새벽에는 시간이 쏜살같이 흐르는 것처럼 유진의 시간도 순식간에 삭제되었다.

‘버, 벌써 아침이라고?’

NPC 유리아를 세워두고 열심히 대화 연습을 하던 유진은 초조함과 두려움과 기대감이 뒤섞인 복잡 야릇한 기분 속에서 캡슐을 박차고 일어섰다.

“일어났나?”

“네? 네네!”

거실에서 들려온 아빠- 강진호의 목소리에 유진은 얼른 화장실로 달려가 세면을 했다.

방학 중이었지만 유진의 하루는 언제나 아침 7시부터였다.

엄마- 홍유희는 언제나 아침 9시 넘어 일어났지만 그건 엄마이기 때문이었다.

강진호가 세운 강씨 집안의 모든 규율에서 예외인 것이 엄마- 홍유희였으니 말이다.

“좋은 아침, 유진.”

“조, 좋은 아침이에요, 고모.”

탱크탑에 돌핀 팬츠라는, 오늘따라 살색이 많은 것 같은 나타샤의 복장에 유진이 얼굴을 붉히며 말하자 나타샤는 쿡쿡 웃더니 은근한 어조로 말했다.

“유진아.”

“네, 고모.”

“아직 계약서는 유효한 거 알지?”

“노, 놀리지 좀 마요!”

나중에 크면 나타샤 고모랑 결혼할 거라며 지장까지 찍었던 어린 시절의 계약서.

얼굴이 더욱 붉어진 유진은 그대로 화장실로 돌진했고, 나타샤는 어쩐지 모르게 입술을 삐쭉였다.

그리고 시작된 아침.

씻고 나온 유진은 강진호가 차린 아침 식사를 먹은 뒤 뒤늦게 일어난 유희의 손을 잡고 미용실로 향했다.

평소에 가던 동네 미용실이 아닌 여기가 정말 미용실이 맞나 싶은 으리으리한 곳이었는데, 단순히 머리만 만지는 곳이 아니었다.

“음, 좋아. 우리 아들 잘생겼다. 마음에 들어.”

피부미용부터 시작해 머리 손질까지.

거의 전신 교정을 받은 유진은 어색한 얼굴로 서서 ‘이게 나?’ 운운하며 거울을 보았고, 홍유희와 나타샤와 어느새 합류한 김혜은은 팔짱을 낀 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다시 두어 시간.

집에 돌아온 유진은 두근두근한 가슴을 억누른 채 소파에 바른 자세로 앉아 유더와 코델리아를 기다렸다.

머릿속으로는 새벽 내내 진행했던 유리아와의 만남을 무한 반복하면서 말이다.

‘패턴A에서 패턴Z까지.’

유리아의 대답에 따라 준비한 26개의 대화 패턴.

여기서 다시 분기 패턴까지 하여 천 개가 넘는 대화 패턴을 점검한 유진이었다.

아직 어린아이인 데다 홍유희를 훨씬 더 닮긴 했지만, 유진의 몸에는 강진호의 피 역시 흐르고 있었다.

‘도와줘요, 알렉세이.’

힘을 주세요.

그리고 다시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안방 문이 열리며 유더와 코델리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머나, 우리 유진이 연예인 같네? 유더야, 그렇지 않아?”

“흥, 조금은 봐줄 만하군.”

체이스 백작가의 피는 조금도 흐르지 않는데 어쩜 이렇게 체이스 백작가 사람 같을까- 싶은 반응을 보이는 유더의 엉덩이를 한 대 때려준 코델리아는 다시 유진을 보며 말했다.

“유진아, 준비 다 됐니?”

“준비…… 됐어요.”

진지하게 답하는 유진의 모습이 너무 귀엽다는 듯 흐물흐물한 미소를 지은 코델리아는 홍유희를 보았고, 유진만큼이나 긴장한 얼굴로 서 있던 홍유희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바로 출발하자.”

플레이아데스로.

유리아를 만나러.

코델리아가 공간의 문을 열자 유더는 툴툴거리면서도 코델리아의 손을 잡고 에스코트를 시작했고, 강진호와 홍유희는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유진아, 괜찮아. 잘할 수 있어. 잘 안 되면 고모랑 결혼하면 되잖니?”

“네, 고모. 고마워요.”

유진이 맑게 웃으며 감사하자 나타샤는 쓰게 웃었지만 잠시뿐이었다.

“그래, 가자. 유리아도 결국 사람이야, 사람. 별거 없어.”

나타샤의 응원 아닌 응원에 유진은 마른침을 한 번 꿀꺽 삼킨 뒤 공간의 문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 * *

세상 간 이동.

게임 속 세상- 아니, 영웅전기 시리즈의 기원이 된 플레이아데스라는 세계로의 이동.

이미 엄마와 아빠에게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세상 간 이동 자체는 허무할 정도로 쉽게 이루어졌다.

그냥 공간의 문을 통과하자마자 다른 세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세상’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지할 만한 것은 없었다.

갑자기 이세계의 신이 나타나 우리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한 것도 아니고-

‘-가 아니네.’

“플레이아데스에 온 걸 환영해.”

플레이아데스의 여신.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랑과 마법과 아름다움과 태양의 신 코델리아의 환영.

이세계의 여신이 환영했으니 여긴 이세계가 맞겠지.

그런 거겠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인 유진은 다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돌아보았다.

실내.

정확히는 커다란 방 안.

영웅전기2에서 자주 본 형태의 고급스러운 벽과 천장과 가구들.

“왕도에 있는 우리 저택이야. 혹시 게임에서 본 적 있니?”

코델리아의 물음에 유진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코델리아와 유더를 플레이할 때 등장하는 ‘신혼집 구매 이벤트’는 반드시 발동시켜야 하는 필수 이벤트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유더, 밖이 어두운데…… 혹시 시차 변수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없나?”

어느새 창밖을 살펴본 강진호의 물음에 유더는 흠칫하더니 허공에 손가락을 놀렸고, 오래지 않아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강진호의 말대로야. 시차 변수가 발생했어. 무도회 당일이야. 벌써 시작했고.”

300주년 건국기념회.

본래는 건국기념회 직전 날 도착할 계획이었지만 세상 간 이동 중에 시차 변수가 발생해 버렸다.

세상 간의 시간 흐름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시차 변수는, 아무리 유더라 할지라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는 돌발적인 난수였다.

“얼마나 지났는데? 설마 무도회 끝난 건 아니지?”

“아직이야. 이제 막 시작했을 테니까…… 준비하고 바로 가면 어찌어찌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거야.”

코델리아의 다급한 물음에 빠르게 답한 유더는 연이어 일행을 돌아보며 말했다.

“다들 옷 갈아입어. 아니, 시간이 없으니까 그대로 움직이지 마.”

유더의 말에 모두는 흠칫하며 멈춰 섰고, 바로 이해한 코델리아는 손가락을 놀려 마법을 발동시켰다.

순식간에 이뤄진 환복.

멋들어진 검은 턱시도 차림이 된 유진은 깜짝 놀라 스스로를 돌아보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제법 익숙한지 바로 행동을 개시했다.

“지금 밖에 마차를 불러놨어. 바로 타고 이동하자.”

유더가 손가락을 놀리며 말하자 창문이 열렸고, 코델리아가 연이어 손짓하자 보이지 않는 힘이 일행들을 창밖으로 순식간에 이동시켰다.

그리고 정신 차려보니 마차 안.

반쯤 혼이 나간 유진은 어어어 거리다 창밖을 바라보았고, 눈을 크게 뜨며 감탄했다.

‘왕도! 왕궁!’

세일룬 왕국의 왕도.

그 중심에 자리한 거대하고 아름다운 왕궁.

게임에서 수백, 수천 번은 보았지만 실물로 보니 역시 그 감회가 달랐다.

풀 다이브 가상현실로도 담아낼 수 없는 진짜의 생동감 때문이었다.

‘브, 브금이 들리는 것 같아.’

왕도에 도착하면 들려오는 아름다우면서도 웅장한 왕도의 배경음악.

그리고 착각이 아니었다.

왕도를 본 홍유희와 강진호가 바로 그 배경음악을 콧노래로 불렀기 때문이다.

의도적이 아닌 반사적인 반응에 코델리아는 웃으며 따라 했고, 유더 역시 쓰게 웃으며 동참했기에 마차 안은 어느새 왕도의 배경음악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마차가 왕궁에 도착했다.

대륙 양강 가운데 하나인 세일룬 왕국의 왕궁인 만큼 철저한 경비 체계가 잡혀 있었지만 유더와 코델리아가 함께라면 모든 것이 프리패스였다.

거의 뛸 듯이 걸어 무도회가 열리고 있는 홀 바로 앞까지 당도한 일행은 마지막으로 서로를 돌아보았고, 코델리아는 숨을 크게 삼키더니 유진에게 웃으며 말했다.

“먼저 들어가서 시간을 벌어둘게. 숨 좀 돌리고 들어와. 알았지?”

“넵!”

반사적으로 크게 답하는 유진의 모습에 코델리아는 다시 빙긋 웃었고, 유더는 ‘관등성명은 잘할 것 같군…….’이라는 미묘한 말을 중얼거리며 궁내부원에게 눈짓으로 지시했다.

“여신의 화신께서 입장하십니다!”

개방된 홀의 문으로 입장하는 유더와 코델리아.

두 사람에게 집중되는 수많은 시선들.

유진은 코델리아가 말한 ‘시간 벌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의 등장.

그리고 시작된 두 사람의 춤.

플레이아데스를 수호하는 두 신의 춤이었다.

문자 그대로 이 세상 춤이 아니었기에 모두는 열광할 수밖에 없었고, 그건 유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거의 홀린 듯이 유더와 코델리아의 춤에 빠져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유더와 코델리아의 춤에 푹 빠져 있던 유진은 저도 모르게 시선을 돌렸다.

아니,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유더와 코델리아가 춤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곳을 쳐다보았다.

강한 끌림.

그럴 수밖에 없게 만든 운명의 인도.

천 명도 넘는 사람들 사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사람의 바다 속에서 마치 그녀 혼자 빛을 발하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분홍 드레스를 입은 검은 머리칼의 소녀.

유리아 어거스트 바이엘.

유진은 마른침을 삼켰고, 코델리아와 유더의 춤에 집중하고 있던 유리아는 시선을 돌렸다.

유진을 바라보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