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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아카데미의 노답 유급생-16화 (16/233)

〈 16화 〉 주인공이 강해졌다 !

* * *

어느 정도 몸이 풀리고 다시 기숙사로 돌아왔다.

일찍 일어나서 시간이 여유로웠다.

이렇게 부지런하다니.

내 본성이 원래 성실했던 것 아닐까?

상쾌하게 샤워를 한 후 1교시를 듣기 위해 기숙사를 나왔다.

1교시가 검술 수업이었기 때문에 아카데미에서 준 검도 챙겼다.

루나가 빼곡하게 적힌 루나 검을 뽑아서 휘두를 수는 없었으니까.

'루나 검이 아니라니까! 전설의 검이라고!'

검의 쓸데없는 말은 가볍게 무시했다.

"아침 운동 정말 상쾌하네"

전에는 아침 운동을 스스로 절대 해본 적 없었다.

아카데미에서 시키는 운동도 싫어했는데.

뭔가 다시 태어난 기분인걸.

'좋은 기분인가?'

나쁘지 않은 기분이야.

'그렇군. 크흡'

왜 웃냐 ?

검이 기분 나쁘게 웃었다.

'크흡! 아니네.'

찜찜한데.

검술 수업이라.. 빨리 검을 휘두르고 싶군.

뭐야 시발 왜 이래.

나도 모르게 이상한 말투로 독백했다.

'푸핫!'

내 독백을 들은 검이 쳐 웃었다.

왜 쳐웃냐. 똥통에 빠질래?

'아닐세 푸흡'

그 웃음이 묘하게 기분 나빴다.

검술 실습장에 도착했다.

일찍 도착해서인지 몇 명 없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구석진 자리로 가서.

정자세로 앉았다.

아니 시발 ? 왜 정 자세가 편하지 ?

뭔가 이유모를 위화감이 계속 느껴졌다.

나는 억지로 자세를 평소에 앉는 구부정한 자세로 바꿨다.

왜 구부정한 자세가 정자세보다 불편한 거지.

'푸흐흡'

검이 거슬리게 자꾸 웃었다.

"뭐야 ?! 너가 웬일로 일찍 왔어 !?"

옆에서 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케이트가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케이트는 살짝 상기된 얼굴이었다.

"게을러서 항상 지각하는 너가 이렇게 빨리 왔다고 ?!"

케이트가 내게 삿대질을 하면서 말했다.

나는 나보다 약한 녀석에게는 참지 않는다.

그리고 케이트는 나보다 약하다.

"뭐야 시비냐 ? 이 조오.. 뭐야 이거 왜 이래! 조오오 ! 조 !"

좆밥 시발 !

왜 이 단어가 안 나오는거야.

"푸하하하 뭐하는거야 ! 멍청이 !"

케이트가 혀를 내밀고는 돌아갔다.

저런 케이트한테 말싸움으로 지다니.

인생 최대의 굴욕이었다.

지독한 패배감이 엄습했다.

아니 나 이상한데 ?

욕이 평소처럼 매끄럽게 나오지 않아.

"시.. 시.. 시발 !"

안 나오는 욕을 억지로 연습했다.

혼자 연습하다가 큰소리로 욕을 외쳤다.

주변의 몇몇 학생들이 쳐다봤다.

뭘 봐 시발!

욕하는 사람 처음 봐 ?!

몇 번 더 연습하자 전처럼 자연스럽게 욕이 나왔다.

휴 다행이야.

나는 아직 정상이다.

'욕하는 게 정상인가?'

욕은 내 정체성이라고.

"에이든! 왠일로 일찍 왔어?!"

케일이 뒤에서 내 머리를 자신의 옆구리에 꼈다.

"아오 시..시발! 이거 하지 말라니까"

있는 힘껏 케일의 옆구리를 때렸다.

또 내 손만 아팠다.

이렇게 때리는 게 아닌데 ?

나는 다시 한번 자세를 고쳐서 케일의 배를 때렸다.

쿵­ 소리가 나더니 케일이 내게서 떨어졌다.

"으윽 ?! 이건 약자 에이든의 주먹이 아닌데?!"

케일이 내게 맞은 부위를 손으로 감싸면서 주저 앉았다.

정말 나 천재일지도 ?

내 손이 이렇게 매웠다니.

"깝치지말라고 형한테 ! 매콤 주먹이니까 !"

케일에게 주먹을 흔들며 보여줬다.

아파서 주저앉은 케일을 보고 있자니, 그동안 케일에게 쌓였던 감정이 한 번에 풀린 기분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피오라 선생님이 늘 하는 인사를 하면서 실습실을 들어왔다.

"피오라 쨩!"

피오라 선생님을 보자 케일이 벌떡 일어나서 소리쳤다.

뭐야 아픈척 한거야 ?

"저번과 같이 베기 1000번 찌르기 1000번. 시작하세요."

피오라 선생님이 시원한 말투로 말했다.

나는 자세를 잡고 베기부터 시작했다.

한 번 베고 자세가 이상해서 자세를 고쳤다.

그렇게 베면서 점점 자세를 고쳐나갔다.

달기기와 달리 아무리 자세를 고쳐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신체 차이가 나니까'

차이가 나기는 누구랑 난다는거야.

마음에 들지 않는 자세를 계속 고쳤다.

"오늘은 자세가 좋아지고 있네요. 좋습니다."

피오라 선생님이 내 옆을 지나가면서 말했다.

내 자세가 정말 마음에 드는지 피오라 선생님의 입꼬리가 약간 올라가 있었다.

살면서 처음 받은 칭찬에 감동이 차올랐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지. 근데 자네는 고래가 아니지 않은가 ?'

시끄러워.

다시 검을 휘둘렀다.

점점 자세가 안정되어갔다.

뭐지 나 진짜 천재였던건가?

휘두를 때마다 점점 나아지는 것이 내게도 보였다.

검을 휘두르는 게 살면서 처음으로 재밌었다.

'크흡'

중간중간 검이 웃는 게 거슬렸지만, 기분이 좋았으므로 봐줬다.

마침내 괜찮은 자세를 취할 수 있게 되었다.

힘의 배분도 좋았고 자세도 굳건했다.

"정말 훌륭합니다 ! 에이든"

그런 내게 피오라 선생님이 눈을 빛내면서 말했다.

"따로 연습을 열심히 했나 보군요. 완벽합니다."

연습은 따로 안 했습니다. 천재입니다.

진짜 춤을 추고 싶은 기분이었다.

'자네 사실 고래가 아닐까?'

시끄럽다니까.

이번에는 찌르기를 시작했다.

찌르기는 베기보다 자세가 더 엉망이었다.

점점 내 자신의 재능에 취해가고 있었다.

자세가 점점 개선되는 게 내 눈에도 보일 정도니까.

재밌다.

검을 휘두르는 게 이렇게 재밌다니.

마침내 찌르기 자세도 완벽해졌다.

완벽해.

난 천재야.

난 최고야.

'크하하하 진짜 못 참겠군'

검의 말은 무시했다.

"지금부터는 대련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앞으로 나와 목검을 하나씩 가져가세요."

피오라 선생님 말에 끝나자 학생들이 목검을 하나씩 가져왔다.

나도 손에 맞는 목검을 하나 가져왔다.

천재인 내게 검술 대련이라니 기대된다.

"가벼운 검술 대련입니다. 급소를 공격하는 것은 금지입니다."

피오라 선생님이 단호하게 말했다.

내 상대는 누구지 ?

빨리 검으로 쥐어패고 싶네.

'인성은 그대로군'

"뭐야 또 너야 ?"

내 상대는 또 케이트였다.

"뭐뭐?! 불만 있어 ?!"

얼굴이 붉어진 케이트가 소리쳤다.

"아 조오오..좆밥! 이랑 하기 싫은데 !"

중간에 욕이 입에서 잘 안 나와서 억지로 끄집어냈다.

"저번에 나한테 맞아서 기절한게 ! 이번에는 안 봐줄 줄 알아 !"

케이트가 목검으로 나를 겨눴다.

분명 다시 싸우면 질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질 것 같다는 느낌이 안 들었다.

나보다 강자를 알아보는 내 직감은 틀린 적이 없다.

이건 내가 무조건 이긴다.

"그래 불쌍하니까 한 번 더 해줄게 ! 덤벼 ! 조조좆밥아 !"

케이트에게 소리쳤다.

어? 내가 왜 선공을 양보하지 ?

선공은 내 필승 전법인데.

"흥!"

케이트가 달려들었다.

상단에서 하단으로 내려치기.

나는 자연스럽게 검을 들어 막았다.

그리고 검에 힘을 주어 밀었다.

힘에서 케이트가 나를 이길 수는 없었다.

케이트가 밀리면서 자세가 무너졌다.

나는 당연하게 무방비 상태인 케이트의 배때기에 목검을 찔러 넣으려고 했지만, 몸이 안 움직였다.

뭐야 시발 왜 이래 이거.

지금 조져야 한다니까.

저 새끼 배 훤히 드러내고 있잖아 시발!

"이익 !"

자세를 잡은 케이트가 다시 달려들었다.

이번에는 좌에서 우로 횡단 베기.

목검을 수직으로 세워서 막았다.

그러자 케이트의 검이 자연스럽게 미끄러져서 내게 찔러 들어왔다.

나는 검을 옆으로 밀면서 뒤로 움직였다.

케이트의 자세가 다시 한번 무너졌다.

다시 배때지에 검을 !

또 몸이 안 움직인다.

시발 이거 왜 이래 ?!

'레이디를 때리는 것은 기사의 덕목에 어긋나지 푸흡'

아니 지금 두 번이나 기회를 놓쳤다.

케이트가 다시 달려들었다.

케이트는 상승 검술에 능숙하지 않은지 자세가 곧잘 무너졌다.

그렇게 몇 번을 더 하자 나는 더 능숙하게 케이트를 제압할 수 있었다.

"너 !? 뭐야 !? 왜 갑자기 강해졌어 ?! 누구한테 상승 검술이라도 배운 거야 ?!"

케이트가 땅에 엎어진 상태로 소리쳤다.

"원래 강했다. 주인공이라 힘을 숨긴 것일 뿐. 훗"

최대한 낮은 목소리로 멋있게 말했다.

"푸핫! 뭐야 그 이상한 말투는 !"

케이트가 내 대답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나는 쓰러져 있는 패배자에게 마지막 조롱을 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런 내 생각과는 다르게 몸이 움직였다.

"일어나시죠 레이디."

나도 모르게 웃으며 케이트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뭐야 시발 내 입 왜 이래­

이상한 짓 말고 조롱과 멸시를 하라고 패배자한테 시발!

나 시발 무슨 병 걸렸나 봐.

'크하하하하하 ! 기사병에 걸렸나 보군 크합'

검이 머리가 울릴 정도로 크게 웃었다.

"뭐.. 뭐야 ?! 에이든 오늘 진짜 이상해 !"

케이트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케이트는 내 손을 잡지 않고 일어났다.

"그..그런다고 ! 내가 ! 멋있다고 할 것 같아 ?! 완전 이상하거든 !"

저저 은혜도 모르는 패배자 새끼 말하는 거 봐.

케이트가 패배감에 빨개진 얼굴로 소리치고 뛰쳐나갔다.

심지어 아직 수업 안 끝났는데 ?

"어디 갑니까 !"

"몰라요!"

피오라 선생님의 말에 건방지게 대꾸한 케이트가 사라졌다.

기분이 시원치 않았다.

패배자에게 조롱과 멸시를 못 하다니.

대련한 의미가 없지 않은가.

볼일을 보고 닦지 않은 기분이었다.

'그래도 쓰레기 같은 본성은 어쩔 수 없나 보군'

너 진짜 이따 내가 똥통에 넣을 거야.

'농담이네~ 찡긋'

찡긋을 왜 입으로 하는 거냐.

'나는 눈이 없지 않은가. 어쩔 수 없다네.'

검의 말은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었다.

"이번에는 나랑 하지"

처음 보는 얼굴의 남자가 비릿한 조소를 지으면서 내게 다가왔다.

남자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좆밥으로 소문났으니 그럴만도 했다.

내 강자 레이더는 발동하지 않고 있었다.

저 새끼는 나보다 약하다.

오늘의 나는 좆밥이 아니다.

"덤벼 좆밥아"

이제는 욕을 내뱉는 게 좀 자연스러워졌다.

내 욕에 남자의 얼굴이 구겨졌다.

"이 유급생이 주제를 모르는군"

"덤비라니까 좆밥아"

나는 나보다 약한 녀석에게는 참지 않는다.

"주제를 알게 해주지 ! 루나 님과 어울릴 주제가 아니라는 것을 !"

남자가 달려들었다.

아, 루나 악질 팬덤 중 한 명이었나.

마침 잘 됐다 이 새끼야.

나는 어제의 좆밥이 아니라고.

내가 먼저 가볍게 검을 휘두르며 남자에게 접근했다.

내 공격을 남자가 검을 수직으로 세워서 막았다.

남자는 검에 집중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남자의 모습에 익숙하게 무방비한 남자의 앞발을 세게 밟았다.

처음 해보는 동작인데 익숙했다.

뭐지 이 완벽한 동작은 ?

'앞발 밟기 라고도 하지. 꽤 전통 있는 기술이라네'

검이 중얼거렸다.

"으아아악! 이 비겁한 놈이 ?!"

남자가 고통에 소리 지르며 밟힌 발을 움직였다.

그러자 남자의 자세가 형편없이 무너졌다.

바로 지금이야.

"응. 좆밥!"

그대로 검을 찔러넣었다.

남자의 배때지에 정통으로 검이 박혔다.

공격이 완전 정확하게 들어가 내 속이 다 시원했다.

다리에 힘이 풀린 남자가 주저앉았다.

"좆밥 새끼 맞네 이거."

왠지는 모르지만 남자한테는 욕이 술술 나오네.

남자가 악에 받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런 남자에게 다가갔다.

남자가 뒤로 도망치려했지만 내게 어깨를 잡혀서 못 도망쳤다.

나는 남자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니네 루나 쩔드라. 아주 쩔어."

남자가 미친놈처럼 소리 지르면서 검을 휘둘렀다.

어이쿠 맞을뻔했네.

거리를 벌리고 눈에 핏발까지 선체로 날 보고 있는 남자에게 윙크해줬다.

남자는 분노에 못 이겨 기절했다.

사람이 너무 분노를 하면 혼절할 수도 있구나.

아 상쾌해.

이거지 조롱과 멸시.

케이트에게 하지 못해 쌓여있던 찝찝함이 사라졌다.

나는 강해졌다.

그래 내가 재능이 없을 리가 없었단 말이야.

이제야 내 재능이 빛을 발하는가보군.

나는 천재야.

나는 최고야.

'푸흡'

검의 새어 나오는 웃음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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