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사 아카데미의 노답 유급생-18화 (18/233)

〈 18화 〉 메론빵을 안 사둔 죄

* * *

오후 수업도 끝내고 나는 검을 챙겨서 연습장으로 갔다.

아까의 근질거림이 도저히 해소되지 않았다.

계속 검을 휘두르고 싶어

검이 최고야.

나 좀 이상해진 거 같은데?

'원래 이상했다'

넌 좀 조용히 하라고.

검술 연습장의 구석에 자리 잡았다.

자세를 고쳐가면서 검을 휘둘렀다.

아니야.

이 자세가 아니야.

이것도 아닌데.

휘두를 때마다 이유 모를 아쉬움이 생겼다.

그 아쉬움에 나는 계속해서 자세를 바꿔가며 휘둘렀다.

아무리 휘둘러도 만족감이 안 들어.

내가 휘두르는 데도 내 동작이 쓰레기 같았다.

'그건 하다 보면 괜찮아질 거다. 적응 과정이니까'

검이 이해못할 말을 했다.

왠지 모를 조급함이 생겼다.

뭐지 이 조급함은.

"에이든 ?"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뒤를 돌아보니 키아나가 보였다.

키아나도 검술 연습을 하려고 왔는지 가벼운 옷차림에 검을 들고 있었다.

물론 가벼운 옷차림에도 불구하고 비현실적인 외모 때문에 챙겨입은 것 같았지만.

저런 천재들도 연습을 하는구나.

내가 그동안 얼마나 안일하고 나태하게 살아왔는지 느껴졌다.

아­ 근데 시발 메론빵 안 사놨는데.

'메론빵?'

그런 게 있어.

"예?!"

챙기지 않은 메론빵이 생각나서 크게 대답했다.

키아나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메론빵을 기대하고 웃는 게 분명했다.

"연습 중이었습니까?"

그것도 검술이냐고 꼽주는건가?

"네. 뭐. 그냥 하고 있었어요."

최대한 부드럽게 대답했다.

"그럼 저랑 대련해보시겠습니까?

나를 훑어본 키아나가 살짝 머뭇거리며 물었다.

"제가요?! 키아나님이랑요? 상대도 안 될 텐데요?"

저거 그냥 메론빵 안 사 왔다고 줘팰려는거잖아.

최대한 키아나의 심기를 안 거슬리기 위해 정중하게 거절했다.

"괜찮습니다. 대련이니까. 그리고 오히려 대련할 때 얻는 것도 많습니다."

키아나가 싱긋 웃으며 몸을 살짝 풀었다.

그 비현실적인 미소에 세상이 밝아졌다.

초식 동물인 내가 거절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까까지는 분명 나도 애들 쥐어패던 육식 동물이었는디.

'저 아이 말이 맞다.강자와의 대련은 늘 무언가를 얻게 해주지'

나는 원래 나보다 약한 사람하고만 싸우는데.

'쓰레기군'

검이 단호하게 말했다.

뭘 새삼스럽게.

내 머릿속에서 강자 레이더는 계속 경고를 하고 있었지만, 내심 늘어난 내 실력이 궁금하기도 했다.

나는 대련용 목검을 두 개 가져와 한 개를 키아나에게 건넸다.

받은 목검을 키아나가 몇 번 휘두르더니 준비됐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가 하는 말처럼 개같이 처맞겠군.물론 자네는 개가 아니지만 하하'

나도 알아.

나는 검을 들고 편한 자세로 서 있는 키아나에게 달려들었다.

시작은 가볍게 좌에서 우로 베기.

키아나가 가볍게 내 검을 막고 밀어냈다.

그 힘이 너무 강해 내 검이 위로 튕겨져 단번에 내 상체가 열렸다.

키아나가 그런 내 상체를 향해 망설임 없이 검을 찔러넣었다.

나는 뒤로 넘어지면서 피해를 줄이려고 했지만 내 속도가 너무 느렸다.

빠르게 내게 찔러진 키아나의 검이 내 명치에 정확하게 박혔다.

시발 대련이라며.

숨이 순식간에 턱 막히며 다리에 힘이 풀려 꼴사납게 주저앉았다.

나 좀 세졌나 했더니.

그냥 좆밥이었네 시발.

한 방에 개 발려버렸다.

"앗 ! 죄송합니다 ! 습관적으로 !"

저저 메론빵 안 사 왔다고 사람 쥐어패고 너무하네.

"켁켁!"

숨이 안 쉬어져 진짜로 시발.

"편하게 누우십쇼."

키아나가 그런 나를 옆에서 안아서 땅에 눕히고는 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내 머리채를 잡은 키아나가 내 머리를 뒤로 젖혔다.

그러자 내 입에서 풍선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나면서 숨이 통했다.

키아나가 나를 걱정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저렇게 쳐다보면 화를 낼 수도 없다.

물론 그렇지 않더라도 좆밥인 내가 키아나에게 화를 낼 수 있을 리가 없었지만.

저거 진짜 개 악질이네.

"미안합니다. 습관적으로 손이 나가버렸습니다."

내 머리채를 부드럽게 쓸어넘긴 키아나가 사과했다.

"괜찮아요. 켁켁!"

나는 일부러 좀 더 켁켁 거리며 아픈 척을 했다.

"다음에 제가 메론빵 사줄게요."

그런 내 모습에 키아나가 작게 웃었다.

사람 명치에 검을 박아놓고 메론빵?

얘는 사이코 패스가 분명해.

어이가 없었지만 나는 다시금 웃을 수밖에 없었다.

정색도 힘이 있는 애들이 하는 것이다.

"그래도 자세는 괜찮았습니다. 다만 신체 능력이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요."

나를 일으키는 키아나에게서는 은은한 쇠냄새가 났다.

"다시 한 번 하시죠."

나를 일으킨 키아나가 시원하게 웃었다.

이 년 진짜 개 악질이네.

물론 나는 거절할 수 없었다.

나는 다시 검을 들고 키아나에게 달려들었다.

이번에는 키아나의 배때지를 향해 최선을 다해 검을 찔러넣었다.

내가 봐도 나쁘지 않은 찌르기였지만, 키아나는 가볍게 몸을 움직여 피해냈다.

나는 다시금 검의 방향을 틀어 검 손잡이를 키아나에게 찔러넣었지만, 그 공격도 키아나에게 쉽게 막혔다.

검을 쓰지 않기로 한 건가.

별 상관은 없었다.

나는 손잡이를 더 세게 찔러넣었지만, 키아나에게 잡혀 움직이지 않았다.

얘가 나보다 힘이 더 센데?

'당연하지 너는 기운을 못 다루니까'

기운?

어디서 들어봤는데.

'들어봤을 리가'

검이 피식 웃었다.

키아나가 가볍게 나를 밀어서 나는 중심을 잃고 볼품없이 넘어졌다.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키아나가 나를 내려다봤다.

그 오연한 모습에 오기가 생겼다.

'그건 치기라네'

좀 시끄럽다고.

다시 검을 들고 뛰어들었다.

이번에는 상단에서 하단으로 내려치기.

키아나가 검을 수평으로 들어 가볍게 막고 검을 밀었다.

키아나의 힘 때문에 내 몸이 뒤로 밀렸다.

강한 줄은 알고 있었는데 너무 강한데?

키아나는 어린아이를 상대하듯이 나를 여유롭게 상대했다.

가볍게 미소 짓고 있는 표정이 띠꺼웠다.

어떻게든 매콤 주먹을 한 방 먹이고 싶은데.

'기운을 쓸려고 노력해봐'

기운?

그게 뭔데.

'그건 본인이 깨달아야지'

얄미운 검새끼.

다시 이번에는 중단 베기.

또 부질없이 막혔다.

"너무 공격 경로가 뻔합니다."

가볍게 막아낸 키아나가 다시금 검을 밀었다.

서로 바로 앞에서 싸우는데 어떻게 안 뻔할 수가 있어 시발.

문득 흙이라도 집어 던질까 했지만, 대련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또한 그 이후의 상황이 감당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검이 말한 기운이라는건 감도 안 왔다.

'역시 최악의 재능이군. 그렇게 했는데도..'

검이 이해하지 못할 말을 중얼거렸다.

"아직 기운을 사용하지 못하시는군요."

이번에는 내 검을 그냥 손으로 잡은 키아나가 말했다.

나는 검을 있는 힘껏 밀었지만 내 검을 잡은 키아나의 손은 꿈쩍도 안 했다.

키아나가 슬며시 내 검을 옆으로 밀자 나는 중심을 잃고 옆으로 휘청였다.

쓰러질 뻔한 나를 키아나가 잡아주자 키아나에게 안기는 자세가 됐다.

가까워진 키아나에게서는 미세한 쇠 냄새가 났다.

"일단은 기운을 깨닫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마침 저한테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키아나가 내 자세를 잡아주며 일으켰다.

방법이 있다고?

'흠.. 그런 방법이 있나?'

검도 모르는 방법이라니?

"스승님이 종종 말씀해주셨던 방법인데, 저는 기운을 일찍 깨달아서 사용하지 않은 방법이기는 합니다."

정자세를 한 키아나가 진지하게 말했다.

나도 덩달아 자세를 고쳐서 키아나와 마주 섰다.

"죽도로­ 죽도록 맞으면 기운을 깨닫는다고 하셨습니다. 스승님이 매번 저에게 '너는 재능이 있어서 맞지 않은 걸 다행으로 생각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힐러가 치료해줄 거니까 걱정하지 마십쇼.제가 꼭 기운을 깨워드리겠습니다!"

눈에서 열정을 줄줄 흘리는 키아나가 대뜸 내게 검을 휘둘렀다.

"아니 그건! 악!"

아니 시발 그거 그냥 농담이잖아. 라고 말하려 했는데, 키아나가 이미 나를 죽도로 패고 있었다.

이거 시발 메론빵 안 사 왔다고 그러는 거 맞지?

진짜 앞으로는 주머니에 메론빵을 넣고 다녀야겠다.

그리고 스승이라는 새끼도 농담의 농자도 모르는 애한테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게 해.

딱봐도 지 스승의 말은 진리로 믿는 애한테 시발.

'무의식을 자극하는 건가.어떻게 보면 저 아이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

뭔 미친 개 같은 소리야.

"악!"

고통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검을 들어서 막았다.

"이것 보십쇼! 움직임이 더 괜찮아졌습니다! 스승님의 방법이 맞았던 겁니다!"

그런 내 모습에 키아나의 눈이 반짝 빛났다.

이건 그냥 살기 위해서 휘두르는 거야 시발.

"아프다고!"

키아나를 떨어뜨리기 위해 검을 휘둘렀다.

무의식적으로 휘두른 검이 키아나의 검에 막혔다.

"점점 더 괜찮아지고 있습니다!"

키아나의 목소리에 열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더 이상 키아나에게는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아니 시발 뭐가 괜찮아져.

대답할 정신도 없이 나는 다시금 검을 들어 키아나의 공격을 막아내야 했다.

좌상단에서 우측하단 베기.

이럴 때는 이렇게 막는 게 효과적이지.

그랬나?

몰라 시발 일단 막아.

우습게도 키아나의 검이 막혔다.

'나쁘지 않았다.'

"방금 건 굉장히 좋았습니다!"

키아나가 환하게 웃었다.

이번에는 중앙 찌르기.

무의식적으로 왼발을 뒤로 움직이면서 피했다.

키아나의 검이 내 복부를 스쳐 갔다.

그 자세 그대로 왼발을 차올렸다.

키아나는 간단히 자세를 잡아 내 왼발을 손으로 가볍게 막았다.

그 이후로도 키아나는 계속 '좋습니다!' 라고 소리치며 나를 쥐어팼다.

정말 메론빵에 대한 원한이라도 있는 모양인지 그 손놀림에는 인정이 없었다.

도대체 뭐가 좋다는 거야.

난 안 좋아 시발.

그 와중에 무의식적으로 휘두르는 검이 점점 익숙해져 갔다.

키아나가 휘두르는 검의 세기가 점점 더 강해졌다.

"살!"

려달라고 시발.

뒷말은 목젖을 향해 날아오는 키아나의 검때문에 말하지 못했다.

그런 폭력속에서 내 몸에 멍이 점점 늘어났다.

어떻게든 막아내고 있었지만 이제 진짜 한계였다.

딱!

키아나의 검이 내 머리에 박혔다.

"앗! 에이든!"

키아나의 놀란 음성과 함께 세상이 어두워졌다.

메론빵 때문에 사람을 이렇게 줘패?

진짜 악질이다 악질이야.

흐릿한 시야 사이로 놀란 표정의 키아나가 보였다.

이쁘기는 더럽게 이쁘네 시발.

***

눈을 뜨니 연습장 천장이 보였다.

머리 뒤가 푹신했다.

뭔가 익숙한 느낌인데.

시선을 올리니 그때 성당에서 본 수녀의 얼굴이 보였다.

"앗! 에이든씨 일어났어요!"

내가 일어난 것을 확인한 수녀가 말했다.

수녀의 무릎을 베고 있었네.

"괜찮으십니까?!"

수녀의 얼굴 옆으로 키아나의 화려한 얼굴이 나타났다.

매콤 주먹에 힘이 들어갔지만 어차피 싸워도 내가 질 것 같아 힘을 풀었다.

"어디 아픈 데는 없어요? 치료하기는 했는데.."

수녀가 내 머리를 부드럽게 만지며 물었다.

미인이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수녀의 치료 능력이 뛰어난 듯 머리에서는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호강을 하는군'

내 외모가 어때서.

"정말 죄송합니다. 에이든씨의 검술 실력이 느는 속도가 빨라 제가 흥분했던 것 같습니다."

키아나가 내게 손을 내밀며 사과했다.

그런 키아나의 눈에는 미안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얼마나 악질이면 자기 자신조차 속일까.

불만은 많았지만 당연히 표현할 수 없었다.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으며 키아나의 손을 잡았다.

굳은 살이 잔뜩 박힌 손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괜찮습니다. 저도 검술 실력이 많이 늘었음을 느끼니까요."

내 입에서 자연스럽게 거짓말이 튀어나왔다.

키아나가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이 정말 가증스러웠다.

"일단 치료는 끝났지만 오늘은 무리하지 않는 게 좋을 거에요."

수녀도 나를 따라서 일어났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슬쩍 키아나를 곁눈질했다.

"혹시나 아픈 곳 있으면 성당으로 오셔서 저를 찾으시면 돼요."

수녀가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네 성수도 필요하니까요."

그러지 않아도 성수가 필요하기는 했다.

"앗! 성수! 네!"

수녀의 얼굴이 갑자기 붉어졌다.

"꼭 드리고 싶어요! 성수!잠시만요!"

수녀가 황급히 덧붙이더니 품 안을 뒤적거리더니 성수병 한 개를 꺼내서 내게 줬다.

성수가 준비되어 있던건가.

역시 성수 장인 수녀다웠다.

근데 성수를 어디서 꺼내는 거야.

수녀에게 건네받은 성수는 따뜻했다.

왜 따뜻하지?

"고마워요. 잘 마실게요!"

역시 내가 아카데미에서 아는 사람 중 유일한 정상인.

마침 갈증도 났기 때문에, 뚜겅을 열어서 마셨다.

따뜻한 게 좀 이상했지만 맛은 지난번이랑 별 차이가 없었다.

신님 저 원샷한 거 봤죠?

제발. 이 악운들 좀 가져가세요. 시발

"아앗! 다 마셨어!"

내가 다 마시는 걸 본 수녀가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사라졌다.

"아는 사이였습니까?"

키아나가 뛰어가는 수녀를 보며 말했다.

"예. 성수가 필요해서 성당 갔다가 만났어요."

"성수요?"

키아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뭔가 요즘 안 좋은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아서요."

너도 그렇고.

"흠.. 성수에 그런 효과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마셔보니 효과가 있는 것 같더라구요."

입 안에서 약간의 비린내가 났다.

성수에서 원래 비린내가 나나 ?

"그렇습니까? 저도 한 번 마셔봐야겠습니다."

키아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 하는 거로.."

나는 살짝 머리 부분을 어루만졌다.

이 정도면 많이 맞았잖아.

"네. 이 정도면 오늘 대련은 충분한 것 같습니다."

키아나가 살짝 웃었다.

세상이 약간 더 밝아졌다.

"제가 다치게 한 것도 있으니, 오늘 저녁은 제가 사겠습니다."

키아나의 말에 세상이 다시 어두워졌다.

물론 거절할 수는 없었다.

밥은 혼자 좀 먹자 시발.

***

"그니까 이게 뭐라구요?"

내 손에 있는 이상한 물체를 흔들었다.

통 안에 먹기 싫은 회색의 액체가 잔뜩 담겨있었다.

도대체 이딴 걸 왜 마시는 거야.

"단백질 쉐이크라는 겁니다."

키아나가 자신의 손에 있는 똑같은 물체를 만족스럽게 쳐다봤다.

"그니까 이게 저녁이라구요?"

장난치는 거지? 아니 꼽주는 거지?

"네. 근육을 키우기에 완벽한 식단입니다. 마시기 편하도록 한 번에 다 갈아넣었습니다."

키아나가 단백질 쉐이크를 흔들어서 섞었다.

저녁 사준다며 개 악질아.

나 배고파.

진짜 배고프다고.

"이래 봬도 꽤 맛있습니다."

키아나가 단백질 쉐이크를 벌컥벌컥 마셨다.

단번에 그 많은 양을 마신 키아나가 내게 미소지었다.

진짜 맛있나?

그런 키아나의 모습에 속은 나는 단백질 쉐이크를 마셨다.

단백질 쉐이크에서는 진짜 말 그대로 좆같은 맛이 났다.

나는 그 끔찍한 맛을 참지 못하고 입에 잔뜩 머금은 쉐이크를 뿜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내용물은 당연하게도 앞에 있던 키아나가 다 뒤집어썼다.

키아나의 굳은 얼굴에서 내가 뱉은 쉐이크가 뚝뚝 흘렀다.

진짜 좆됐다 시발.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