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화 〉 황녀 납치 사건 2
* * *
짜증나.
루나는 시간 마법으로 정신만 돌아와서 짜증 나는 게 한 둘이 아니었다.
시간 돌리기 전이라면 그냥 쓰레기들 한 번에 다 치워버리고 에이든이랑만 둘이서 행복하게 살면 되는데.
돌아오고 나서 이전의 기억을 바탕으로 마력을 빠르게 쌓고는 있지만, 회귀 전의 마력에 비하면 아직 한참 부족했다.
그래서 그 빨간 쓰레기도 못 치우고, 그 건방진 쓰레기도 못 치우고.
다 짜증나.
갑자기 에이든에게 붙여둔 마법이 또 끊어졌다.
저번 사건 때 마법을 더 강화해서 포탈로는 안 끊어질 텐데.
마법으로 언제라도 사랑스러운 에이든의 모습을 마법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 확인하지 못하니 금세 불안해졌다.
불안해불안해불안해.
내 에이든 어디 갔어.
마치 얼굴에 젖은 면을 올린 것처럼 숨이 안 쉬어졌다.
어디갔지어디갔지어디갔지.
씹던 손톱에서 피가 터져나왔다.
에이든으로 가득 찬 머리가 도무지 진정되지 않았다.
내 에이든을 찾으려면 냉정해야 해.
옷 안에 들고 다니던 단검을 허벅지에 찔러넣었다.
살을 파고드는 극심한 고통에 머리가 다시 깨끗해졌다.
상처는 나중에 에이든이 보기 전에 치료해둬야 해.
나는 에이든의 것이니까.
에이든에이든에이든.
수명을 써서 걸어둔 각인은 에이든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분명 저번 회차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아닌가? 있었는데 에이든이 나한테 말하지 않은 건가?
뭐가 되었건 다 짜증났다.
일단 에이든에게 걸어둔 위치 마법의 마지막 위치로 이동하자.
아래에서 쓰레기들이 살려달라고 시끄럽게했다.
그냥 다 청소할까.
아니야 그럴 시간 없어.
마지막 위치는 수도의 시장.
루나는 마법을 사용하여 시장으로 이동했다.
시장에는 쓰레기들이 가득 차 있었다.
냄새나는 쓰레기들.
그중에서 빛나는 갑옷을 입은 쓰레기들이 있었다.
저 쓰레기들의 갑옷에 그려진 문양은 황실 기사단.
지금 부딪히면 좀 피곤해.
저런 쓰레기들도 못 치운다니 짜증나.
"여기서 황녀님이 납치당하셨다는 건가?"
"예. 여기서 마지막으로 목격되었다고 합니다."
"동행인이 있었다고?"
"예. 같은 용사 아카데미 학생이라고 합니다. 남성이고 눈 끝이 약간 올라간."
사랑스러운 에이든 이야기가 들렸다.
결국 건방진 쓰레기 때문에 내 에이든이 위험에 빠진 거야?
역시 그 건방진 쓰레기를 빨리 치워야 했어.
저번 회차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쓰레기인데...
"동행인은?"
"같이 사라졌습니다."
"범인의 인상착의는?"
"모두 흰 가면을 쓰고 있었다고 합니다."
....흰 가면?
'태양이 지기를 원하는 자들'이었나.
그 조직의 특징이 흰 가면이었는데...
건방진 쓰레기가 연관된 거 보면 걔네가 맞는가 보네.
그럼 그쪽에서 건방진 쓰레기를 치워주겠어 히히.
루나는 실실 나오는 웃음을 참지 않았다.
그들은 황족외에는 잘 건드리지 않으니 일단 에이든은 무사할 거야.
여우만 아니면...
여우는 이 시기에 활동 안 했었으니까.
...괜찮을거야
내 에이든을 찾아와야 해.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던 에이든의 얼굴을 못 보니 답답해서 죽을 것 같아.
그 쓰레기들의 본거지가 어디였더라...
무슨 동굴이라고 했었는데.
제국에 동굴이 몇 개가 있을까.
다 뒤져보면 되니까.
***
운도 지지리 없지 하필 걸려도 제국 공적인 저 둘에게 걸리다니.
허름한 옷차림에 녹이 슨 도끼만 들고 다니는 놈들을 발견한 우리 중급 용사 파티는 현상금을 위해 자신감 있게 달려들었지만, 허접해 보이던 제국 공적들에게 모두 한 수를 못 버티고 처참하게 깨졌다.
허름한 모습과는 다르게 그들의 실력은 진짜였다. 언젠가 봤던 상급 용사 정도는 되야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는 왜 그들을 보면 덤비지 말고 제국에 신고하라고 했는지 깨달았지만, 때가 이미 너무 늦었다.
만용의 결과로 남자인 파티원들은 다 머리가 박살 나 죽고 나는 이렇게 나체로 줄에 묶여서 노예처럼 끌려가고 있었다.
어떻게든 줄을 풀어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이 망할 줄은 무슨 미스릴이라도 섞었는지 끊어지지 않았다.
"캬 이런 동굴은 어디서 발견한 거야?"
"임마 형님이 도망자 생활을 몇 년이나 했는데. 다 알지"
"형님은 닝기리 뭔 형님이여!"
"내가 니보다 키도 크고 좆도 큰데 당연히 형님이지!"
"읍읍읍"
"조용히 해 이 년아! 금방 오빠들이 이뻐해 줄 테니까 흐흐흐"
"그나저나 하나만 구한게 아쉽구만"
"이게 둘이서 한 명이랑 하는 맛을 모르는구만 크흐흐"
"같이 하면 니 좆을 봐야 된다는 거 아닌가! 으 상상만으로도 좆이 팍 죽는구만"
"저 년 몸을 봐. 다시 팍하고 바로 슬 걸 크하하하"
"그건 또 맞는 말이네!"
이 개새끼들이 더러운 손으로 몸을 주물럭거렸다.
치욕당하고 죽을 거 혀라도 깨물고 싶었지만, 그조차 이미 내 입안에 쑤셔넣은 냄새나는 팬티때문에 불가능했다.
"여기쯤에서 하지."
"크흐흐 그럼 내가 먼저 하겠네!"
"닝기리 시발?! 왜!"
"내가 좆이 더 작으니께 먼저 해야지! 니가 먼저 하면 내가 넣어도 못 느낄거 아녀!"
"크흡 그건 좀 일리가 있구만. 그럼 먼저 해!"
대머리 개새끼가 침을 삼키면서 내게 다가왔다.
제발 신이 있다면. 제발.
저 개새끼들 좀.
내 기도가 통했던 걸까.
개새끼들 옆에 여자 한 명이 나타났다.
비현실적인 외모를 지닌 여자.
"뭐야?!"
개새끼들이 잽싸게 장난기를 버리고 도끼를 뽑았다.
그 몸놀림이 날카롭고 빨랐다.
"여잔디?!"
"겁나 이쁘네. 이쁜이 이리 와봐. 오빠들이 좋은 거 해줄게."
털이 덥수룩하게 난 개새끼가 자신의 바지를 주무르며 말했다.
"...여기도 아니네 ...몇 개 남았지?"
여자가 중얼거리고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개새끼들의 얼굴이 얼굴 내부에서 폭탄이라도 터진 것처럼 시원하게 터졌다.
신이 존재했구나.
감사합니다 신님.
앞으로 착하게 살게요.
끔찍한 고통과 함께 정신이 아득해졌다.
어?
나는 왜?
***
"나 안마해줘!"
케이트가 침대에 누워서 베개에 얼굴을 묻고 말했다.
"내가 니를 왜 해줘 시발. 너는 여기서 종일 꿀만 빨았잖아. 니가 나를 해줘야지."
종일 침대에 누워서 책 읽다가 밥때 되면 처먹고 다시 눕는 애가 양심이 있어야지.
나는 밖에서 계속 뛰어다니면서 성희롱당하고 청소하고 음식 재료 다듬고...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 그래도! 에이든이 내 시종이잖아!"
얼굴이 붉어진 케이트가 베개에서 얼굴을 들었다.
"시종 타령하네! 진짜 개처맞을라고!"
짜증이 슬슬 올라왔다.
내가 지금, 이 고생을 누구 때문에 하고 있는데. 심지어 이 새끼는 놀기만 하고 있고 시발.
"나 황녀라니까!?"
케이트가 바락바락 대들었다.
"어쩌라고 매콤 주먹 처맞을래?"
내 주먹을 주제 모르는 녀석에게 흔들었다.
"이익!? 이게 뭔 시종이야!!"
케이트가 베개를 내게 던지며 투덜거렸다.
그에 열이 확 올라왔다.
"넌 진짜 안 되겠다. 제국의 미래를 위해서 나한테 교육 좀 받자."
케이트가 있는 침대로 뛰어 올라갔다.
"꺄악! 여기 평민이 감히 황녀를 때린! 악!"
일어나서 도망가려는 케이트의 머리채를 잡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동굴에서 나보다 약한 사람은 얘밖에 없어.
얘한테라도 화풀이하지 않으면 내 스트레스를 풀 곳이 없었다.
"이거 놔! 이 무식한 평민아!"
내 명치를 노리는 케이트의 주먹을 가볍게 피하고 발을 걸어 케이트를 넘어뜨렸다.
넌 뒤졌다. 진짜.
"야! 악!"
상처가 나면 안 되니까 엎어진 케이트 위에 이불을 덮었다.
"이것이 민중의 심판이다!"
이후로 매콤 주먹을 계속 먹였다.
중간중간 안에서 윽 소리가 나는 거로 봐서 아직 무사했다.
분이 어느 정도 풀리고 이불을 내리니까 가드를 올리고 있는 케이트가 보였다.
케이트의 눈에는 눈물이 살짝 고여있었다.
"푸하하하! 이게 뭔 황녀야!"
그 꼴이 우스워 손가락질하며 크게 웃었다.
"이게 진짜!? 황녀 펀치!"
케이트의 주먹이 방심하고 있던 내 명치에 정확히 틀어박혔다.
순간 숨이 안 쉬어지며 온 몸에 힘이 빠졌다.
"황녀 펀치! 신분제 펀치!"
그런 내게 케이트가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렀다.
난 이불이라도 씌우고 때렸는데 진짜 악랄한 년.
가드를 올리고 있는 팔 사이로 환하게 웃고 있는 케이트가 보였다.
저 저 사이코년.
***
"막내야!"
굵직한 목소리가 나를 불렀다.
"네!?"
부르는 소리에 옮기던 짐을 내려놓고 부리나케 뛰어갔다.
"여우님이 부르신다."
짙은 눈썹이 인상적인 사내가 말했다.
여우라면 그 대장같아 보이던 사람인데, 여기에 오고 나서는 그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근데 이제 와서 왜 갑자기 나를 부르는 거지.
존나 가기 싫어.
"빨리!"
"넵!"
물론 선택권은 없었다.
여우가 머무는 텐트는 동굴 제일 깊숙한 곳에 있었다.
유일하게 하얗고 높이가 높은 텐트.
텐트의 입구 부분을 살짝 걷고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의자에 앉아있는 여우가 보였다.
불안한 점은 여우가 가면을 벗고 맨 얼굴로 앉아 있다는 점이었다.
여우는 은발의 생머리에 눈은 붉은색이었다.
그 생김새가 여우라는 이름이 너무 잘 어울렸다.
어디 지방에는 흰색 털을 가진 여우가 있다던데, 그 여우가 사람으로 변신한다면 딱 저런 얼굴일 것 같았다.
옷은 흰색의 가벼운 천을 두르고 찻잔을 손에 든 채 앉아있었다.
그 모습이 고급스러워 제법 귀족의 태가 났다.
근데 저렇게 여우가 맨 얼굴을 보여줬다는 것은... 시발 나를 아예 보내줄 생각이 없다는 거잖아.
나는 최대한 시선을 돌려서 여우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고 다가갔다.
"이리로 오렴 아이야."
여우가 천 아래로 드러난 희고 긴 다리를 꼬면서 달콤하게 속삭였다.
떨어지지 않는 다리를 억지로 움직여 여우의 앞으로 갔다.
여우가 부드러운 손으로 내 손을 잡고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나는 여우의 손에 이끌려 여우의 무릎 위에 앉았다.
여우가 무릎 위에 앉은 나를 살짝 안았다.
여우에게서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향냄새가 났다.
"흐응"
여우가 내 옷에 얼굴을 바짝 붙여서 냄새를 맡았다.
얜 왜 이러는 거야.
"역시 너는 너무 맛있을 것 같아."
여우가 붉고 큰 눈을 끔벅거리며 붉은 입술을 혓바닥으로 핥았다.
그 모습이 배고플 때 맛있는 케이크를 보고 있는 표정과 비슷했다.
'위험해 보이는군 저 여자.'
그런 건 안 말해도 안다고 시발.
"맛있어 보인다고요?"
나오지 않는 말을 억지로 내뱉었다.
"흐응 엄청. 피를 마시고 싶어서 발작하던 다른 동족들의 심정이 이해될 정도로."
여우가 이로 내 목을 살짝 물었는데, 여우의 이가 짐승처럼 날카로워 따끔한 느낌이 들었다.
뭐야 시발 마물이었나봐 미친.
"근데 이렇게 맛있어 보이는 건. 아껴먹어야지. 흐응 미치겠는걸."
여우가 좀 더 내게 밀착했다.
내 목을 이로 살짝 깨문 여우가 혀로 깨문 부분을 핥았다.
목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혀의 감촉에 소름이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돋았다.
여우가 내 몸을 손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지면서 내가 마치 사탕이라도 된 것마냥 구석구석 핥았다.
종종 못 참겠는지 한 번씩 세게 깨물었다가 놓았다.
시발 무서워.
벗어나고 싶었지만 여우의 기세가 너무 흉흉했다.
저항했다가는 바로 물어뜯길 것 같은 느낌.
'크하하하하 이것도 복이라고 봐야 하나?!'
검 새끼가 얄밉게 웃었다.
점점 거칠어진 여우의 손길이 내 옷을 한 번에 찢었다.
아이 왜 이래 시발 진짜.
나는 마치 강제로 순결을 잃은 처녀처럼 찢어진 옷가지를 잡고 웅크렸다.
"하아"
등에 소름 끼치는 여우의 숨결이 느껴졌다.
맹수가 바로 뒤에서 먹이의 냄새를 맡고 있는 듯한 소름 끼치는 느낌이 들었다.
"아얏"
여우가 내 어깨를 세게 깨물었다.
어깨의 고통에 나는 반사적으로 여우의 무릎에서 일어나버렸다.
그리고 재빨리 여우의 눈치를 봤다.
여우에게 깨물린 어깨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여우의 붉어진 얼굴과 살짝 풀린 눈, 그리고 입가에 묻은 피가 지금 굉장히 위험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조금만 더 참아야... 처녀를 바칠 때까지 조금만 더... 참아야 돼? 왜?"
여우가 중얼거렸다.
바치긴 뭘 바쳐 이 야만인 새끼들아.
더 있으면 이거 진짜 생으로 먹히겠다는 생각에 재빨리 텐트에서 나갔다.
다행히도 여우가 막지 않았다.
"어! 막내! 벗고 다니네! 나한테 주려고~?"
"일로와봐 막내야! 이뻐해 줄게!"
주변에서 들리는 성희롱들을 무시하고 케이트의 텐트로 뛰었다.
"어?! 평민?!"
케이트의 텐트에 들어가자 한가롭게 침대에서 책을 읽는 모습이 보였다.
진짜 매콤 주먹 마렵네.
"꺄악! 왜 벗고 있어! 이 변태야!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케이트가 베개를 들어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뭐라는 거야 미친.
아 따가워.
여우에게 물린 어깨에서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얼마나 세게 깨문 거야 이거 시발.
살점도 약간 떨어진 거 같은데.
일단 식탁 위에 있는 수건으로 상처 부분을 눌렀다.
"변태?! 너 피!"
케이트가 얼굴을 가리고 있던 베개를 슬쩍 내렸다.
"미친 새끼들이야. 얘네!"
사실 대우가 너무 신사적이라 안심하고 있었던 것도 있었다.
방금 상황으로 다시 우리의 처지를 깨달았다.
우리는 진짜 납치된 거야 시발.
"이...이리 줘봐!"
어느새 다가온 케이트가 내 손에서 수건을 뺏었다.
뒤를 돌아보니 케이트가 잔뜩 붉어진 얼굴로 옆을 보면서 수건으로 내 피를 닦았다.
"이게 무슨 자국이야...?"
피를 닦던 케이트가 어깨의 이빨 자국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 미친 여우가 나보고 맛있겠다고 하면서 핥다가 깨물더라고 미친년 으..."
다시 생각해도 소름 끼치는 상황에 몸이 자동으로 부르르 떨렸다.
"뭐?! 그래서 뽀뽀했어?!"
케이트가 수건으로 상처 부위를 탁 하고 내려쳤다.
"앗! 따가! 시발 뭐라는 거야. 미친"
"뽀뽀했냐구!"
케이트가 내 어깨를 잡아 흔들었다.
"아이 시발! 뭔 개 좆같은 소리야!"
무슨 어린애도 아니고 뽀뽀했냐고 물어보는 건 뭐야 시발.
"묻잖아!"
물어보는 케이트의 얼굴이 더없이 진지했다.
"개 같은 소리 그만하고 시발. 그보다 여우가 처녀를 바친다고 하던데 그게..."
진지한 케이트의 태도에 짜증이 벌컥 올라왔다.
"했어!?"
케이트가 내 말을 자르며 내 어깨를 다시 흔들었다.
"아니 시발 안 했다 안 했어! 됐냐!?"
내 어깨를 흔드는 케이트의 손을 쳐내면서 소리쳤다.
미친 지금 그딴게 중요하냐고.
"진짜지!?"
케이트가 밝아진 얼굴로 물었다.
"그딴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여우가 처녀를 바친다고 했다니까!"
니 이야기 아니냐고 이거 시발.
지금 너가 저 미친 야만인들의 제물로 바쳐질 수도 있다니까?
"중요해!"
케이트가 단호하게 말했다.
진짜 이 년은 빡대가리가 확실했다.
빡대가리는 논외로 치고 일단 사실관계부터 확인해야 했다.
저 싸가지 없는 성격으로 봐서는 처녀가 확실했지만.
"야 케이트."
"응?"
케이트가 붉어진 얼굴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봤다.
"너 처녀냐?"
나는 한없이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미친 변태 새끼야!!!"
내 등에 케이트의 주먹이 꽂혔다.
"아니! 시발 그게 아니라!"
그냥 대답만 하면 되지 왜 발작이야.
"뭐가 아니야! 이 변태 새끼!"
이미 케이트는 이성을 상실한 듯 보였다.
케이트가 내 몸을 마구 주먹으로 두들겼다.
"처녀 아니야?"
그럼 걔네는 도대체 어떤 처녀를 바친다는 거지.
"처녀야!!!!"
케이트가 마치 비명을 지르듯 대답했다.
소리지르는 케이트의 얼굴은 붉다 못해 터질것 같았다.
그니까 맞잖아 처녀.
왜 지랄이야.
* * *